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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새들의 사회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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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혜영
문학동네 2026.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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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목차

우리가 가는 곳 007
새들의 사회성 041
포도밭 묘지 075
초록 스웨터 107
아파트먼트 137
목욕 165
자매들 193
남은 사람 221

해설|인아영(문학평론가)
살아남은 삶을 살리는 247

작가의 말 267

저자 소개 1

Hye-Young Pyun

1972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예대 문예창작과와 한양대 국어국문학과 대학원을 졸업했다. 2000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했으며, 소설집 『아오이가든』, 『사육장 쪽으로』, 『저녁의 구애』, 『밤이 지나간다』, 『소년이로』, 그리고 『어쩌면 스무 번』 등이 있고, 장편소설 『재와 빨강』, 『서쪽 숲에 갔다』, 『선의 법칙』, 『홀The Hole』, 『죽은 자로 하여금』 등이 있다. 앤솔러지 『놀이터는 24시』에 「우리가 가는 곳」을 수록했다. 한국일보문학상, 이효석문학상,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젊은작가상, 동인문학상, 이상문학상, 현대문학상, 셜리 잭슨상, 김유정문학상, 제
1972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예대 문예창작과와 한양대 국어국문학과 대학원을 졸업했다. 2000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했으며, 소설집 『아오이가든』, 『사육장 쪽으로』, 『저녁의 구애』, 『밤이 지나간다』, 『소년이로』, 그리고 『어쩌면 스무 번』 등이 있고, 장편소설 『재와 빨강』, 『서쪽 숲에 갔다』, 『선의 법칙』, 『홀The Hole』, 『죽은 자로 하여금』 등이 있다. 앤솔러지 『놀이터는 24시』에 「우리가 가는 곳」을 수록했다. 한국일보문학상, 이효석문학상,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젊은작가상, 동인문학상, 이상문학상, 현대문학상, 셜리 잭슨상, 김유정문학상, 제1회 젊은작가상을 수상했다. 현재 명지대 문예창작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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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8월 0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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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용량
EPUB(DRM) | 56.53MB ?
글자 수/ 페이지 수
약 11만자, 약 3.6만 단어, A4 약 69쪽 ?
ISBN13
9791141618544

출판사 리뷰

좀처럼 행운이 따르지 않는 삶의 어린 초심자들
그 취약함 속에서도 끝내 포기할 수 없는 우정과 살아 있음의 움직임


이번 소설집에서는 주로 사회적, 심리적, 경제적으로 취약한 위치에 처한 어린 사람들의 이야기가 그려진다. 첫 단편 「우리가 가는 곳」은 그 취약함이 인물들로 하여금 과연 무엇까지 하게 만드는지 보여주는 흥미롭고 독창적인 소설이다. 삶의 막다른 길에 내몰려 ‘자발적 실종’, 즉 ‘증발’을 감행하는 것만이 ‘사는 길’이라고 여기는 여자가 있다. 그 여자에게 필요한 것은 바로 실종 대행업자라고 알려진 사람의 도움이다. 그 대행업자는 버스를 타고 귀가하던 학원 강사가 실종된 것처럼 사건을 꾸미거나 한 숲에서 추락한 차를 교통사고 차량으로 위장함으로써 지금의 삶에서 분리되기를 간절히 원하는 사람들을 이 세상에서 사라지도록 도왔다. 하지만 그것은 모두 오래전 이야기이다. 이제 대행업자는 사업을 접고 사무실을 정리하려는 상황이다. 그런 대행업자의 사무실로 여자가 찾아와 자신의 사정을 고백한 뒤 이렇게 말한다. “저는 죽고 싶지 않아요.”(26쪽) 언뜻 시니컬하고 매정해 보이던 대행업자가 여자의 제안을 물리치지 ‘못하면서’ 증발을 도모하려는 두 사람의 뜻밖의 여정이 펼쳐진다.

함께 길을 나서는 또다른 한 쌍이 있다. 「새들의 사회성」에는 오랜만에 재회한 고등학교 동창 두 사람이 등장한다. 하지만 둘의 만남은 대개의 재회가 자아내는 뭉클함과는 거리가 있다. 두 사람이 다시 만난 곳이 경찰서이기 때문이다. 제약회사 마케팅팀에 겨우 인턴으로 취직한 ‘나’는 정규직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거의 없는데도 꿋꿋이 회사를 다니는 상황이다. 문제는 잦은 회식에 빠짐없이 참석해야 하고 회식비 또한 예외 없이 나눠 내야 한다는 것. 그날도 ‘나’는 은행 자동화 코너에 돈을 뽑으러 갔다가 ATM기에 놓인 빨간 지갑을 보게 된다. 시간이 지나도 지갑의 주인은 돌아오지 않고, ‘나’의 통장 잔액은 고작 십일만원 정도이다. 아무도 없는 틈을 타 ‘나’는 지갑에서 삼만원을 슬쩍 꺼낸다. “삼만원이 없다고 당장 망하지는 않으니까. 그저 재수없는 셈 치면 되니까.”(56쪽) 그리고 ‘점유이탈물횡령죄’로 신고를 받아 경찰에 도착하고서야 ‘나’는 자신이 함정에 걸렸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신고자가 피식 웃으며 지갑에는 ‘삼만원’이 아니라 ‘백만원’이 있었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그 신고자가 바로 ‘나’의 고등학교 동창 ‘신도’이다. 피의자와 피해자 신분으로 재회한 두 사람은 ‘빚’으로 서로 묶인 채 ‘어쩔 수 없는’ 동행을 시작하게 된다. 그 동행은 두 사람을 어디로 이끌까?

책의 표제이기도 한 ‘새들의 사회성’이란 표현은 취약한 처지에 있는 인물들이 약해 보이지 않기 위해 마치 하늘을 브이자 대형으로 나는 새떼처럼 함께 어울려 다니는 것을 가리킨다. 삶을 살아가는 동안 어쩔 수 없이 터득할 수밖에 없는 이 사회성은 과연 새들의 연약함에서만 비롯되는 것일까? 「포도밭 묘지」는 상업고등학교 시절부터 사회 초년생 시절까지 함께 겪으며 서로의 좌절과 안간힘의 순간을 모두 지켜본, 그렇기에 영원히 친구일 수 있는 네 사람의 이야기를 다룬다. 네 사람 중 유일하게 대학을 다닌 사람은 한 명뿐이고 그마저도 은행 일을 하며 야간대학을 병행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이들의 부모는 “형편이 좋지 않으니 고등학교까지 가르치면 족하다는 식”의 단순한 생각을 갖고 있었기에 이들은 “최소한의 미래에 순응”(82쪽)해야 하는 처지이다.

그럼에도 인물들은 미래의 가능성을 조금이나마 넓히기 위해 부단히 애쓰는데, 「포도밭 묘지」는 그런 움직임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흔들림 없는 문장으로 한 자 한 자 써내려간다. 그리고 이야기의 끝에 다다르면 우리는 새들의 사회성을 만든 사회 그 자체에 눈을 돌리게 된다. 문학평론가 인아영이 “노동자의 감춰진 고통에 이름을 붙이는 것이 사회운동의 일이라면, 그 고통에 이야기를 부여하는 것은 문학의 일이 아닐까”(해설 「살아남은 삶을 살리는」, 259쪽)라고 말했듯 편혜영의 이번 소설집은 매일의 노동을 반복하며 사회 안에서 살아나가는, ‘생계와 노동이 한 번도 웃음거리였던 적이 없는’(「아파트먼트」, 154쪽) 사람들의 이야기로 두터워진다.

“삶에 냉담해질 이유가 많았지만
그렇게 되지 않은 것은 그 기억 때문이었다.”


다리에 화상을 입어 끔찍한 통증에 시달리는 「남은 사람」의 ‘그녀’는 “인생은 그렇게 여기지 않을 게 분명하지만 언제나 가져간 것이 더 많”(230쪽)다고 생각한다. 「자매들」의 ‘정서’는 어떠한가. 정서는 보호자처럼 믿고 따르던 언니에게서 갑자기 전화가 걸려왔을 때 크게 놀라기보다는 언니에게 심각한 일이 벌어졌으리라 확신한다. 그것이 어린 시절 내내 억압적이면서 무관심한 부모 밑에서 자란, ‘불행하지 않은 미래’를 상상하기 어려운 정서의 삶에서는 자연스러운 생각의 흐름이므로.

하지만 놀랍게도 『새들의 사회성』은 자신 앞에 펼쳐진 상황을 그저 비관하거나 감내하는 인물들의 이야기에 머물지 않는다. 「목욕」의 ‘나’는 영업 실적에 압박을 느끼며 회사생활의 녹록지 않음을 매 순간 체감하지만, 아버지의 죽음을 계기로 그전에는 전혀 몰랐던 아버지의 면모를 새로이 알게 되면서 노동과 삶을 대하는 또다른 시각 하나를 얻는다. 그것은 식량이 넉넉지 않은 전쟁 상황에서 수프를 끓여먹으려 보리를 갈던 용도로 쓰인 수동 커피밀을 바라보며 “사람은 그처럼 별거 없다고, 그저 실용적인 존재라고, 언제나 먹고사는 일을 제일로 둔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그렇다니까요. 그렇게 대단하잖아요”(187쪽)라고 순순히 감탄하는 일이다.

우정과 사랑에 연이어 실패하며 관계 맺기에 두려움을 느끼던 「초록 스웨터」의 ‘나’ 또한 엄마와 엄마의 친구들이 서로 멀어졌다가도 어떻게 용기를 내어 서로에게 다시 다가가는지를 바라보며 관계란 처음부터 끝까지 완벽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중간에 어긋나더라도 다시 조율하며 매만질 수 있는 것임을 마음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그것은 스웨터를 “잘못 뜨는 걸 겁내지 말라고”, “틀리면 다시 뜨면 되고 잘못되면 풀어버리면 된다”(133쪽)는 조언과 포개지는 것이기도 하다. 엄마의 친구가 다음에 집에 또 놀러오라며 ‘나’의 손을 꼭 잡을 때, 그 접촉은 오랜 병환 끝에 세상을 떠난 엄마가 응급실에 실려가기 전 잡아주었던 손의 감촉을 상기시킨다. 그렇듯 이번 소설집에는 어느 때보다 많은 삶과 죽음이 한 손 안에 깃들어 있다. 원했으나 끝내 가지지 못한 것이 더 많은 삶에서, 동경했으나 가닿지 못한 것이 더 많은 삶에서, 그럼에도 우리가 슬픔만을 느끼지 않도록 하는 것. 삶에 냉담해지지 않도록 손을 잡아주는 것. 그것이 『새들의 사회성』이 어렵게 도달한 성취이자, 우리가 오랫동안 기억하게 될 편혜영의 새로운 얼굴이다.

*

이번 책에 담긴 소설들을 살펴보면서 내가 전보다 이야기 뒤에 덜 숨는다는 걸 깨달았다. 인생의 태반을 소설을 쓰거나 읽어온 덕에 소설의 아량과 포용을 배우며 조금 달라졌는지도 모르겠다. 만약 용감해진 것이라면 소설 덕분이다. 대범해졌거나 뻔뻔해진 일면도 소설 덕분이다.

책을 내는 해는 언제나 그 책의 이름으로 기억에 남는다. 올해 여름은 푸른 하늘을 어울려 나는 작은 새들을 그리며 보내게 될 것 같다. 약하고 작은 존재들이 서로 연결되어 허공을 나는 모습은 아름답기만 하다. 책을 읽는 독자분들께도 그 아름다움이 가닿기를 바란다. _‘작가의 말’에서

정확한 디테일, 적절한 상징, 공감어린 시선, 깊은 여운이 어우러진 이 소설은 우리가 편혜영이라는 작가에게 경탄하게 될 순간이 아직 많이 남아 있다는 사실을 놀랍게 알려준다. ‘시험능력주의’와 ‘학벌신분사회’라는 말로 요약되는 우리 시대를 향한 작가의 회고적 응답이라고 할 만한「포도밭 묘지」에, 동시대 청년들의 삶에 드리워진 그늘에 누구보다 예민했던 김승옥의 이름을 딴 소설상이 주어지는 것은 몹시 합당한 일로 보인다. _김승옥문학상 심사평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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