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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낌없이 주는 나무는 없다
도시의 나무와 함께 시민으로 살아가는 법
최진우
슬로비 2026.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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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먼저 읽었습니다 · 정혜윤
-나무와 눈을 맞추는 연습

첫 번째 이야기 | 우리 곁에 나무가 있다

01 그깟 나무가 아니라, 내 나무
02 어느 야자수의 장례식
03 나의 나무일지
04 우정으로 나무를 지키는 사람들
* 나무 MBTI 테스트 - 나는 무슨 나무일까

두 번째 이야기 | 나무를 알면 도시는 전혀 다르게 보인다

05 도심의 녹색혈관 가로수
06 우리 동네 나무 탐사대
07 숲과 친해지는 사람들
08 우리 곁의 오래된 나무
09 나무에 이름을 지어 주는 사람들
10 내 나무가 되는 시간: 시민과학 이야기

세 번째 이야기 | 도시는 왜 나무를 버리는가

11 누가 이 나무를 죽였을까 : 가로수 독살 사건
12 플라타너스를 기억하는 도시 : 시민이 찾아낸 나무의 역사
13 전주천 버드나무 이야기 : 시민이 지키려 한 풍경의 시간
14 제주에 가로수가 특별한 이유 : 공동체가 나무를 지키는 방식
15 은행나무 수난사 : 가로수는 왜 계속 잘려 나가는가
16 큰 나무는 왜 헐값이 되는가 : 도시의 계산 방식이 나무를 지우는 법

네 번째 이야기 | 우리는 나무의 편이 될 수 있을까

17 과도한 가지치기에 응답하다
18 ‘닭발 가로수’라 부르지 말아달라
19 북극곰이 아니라 바로 앞에 있는 나무부터
20 위험목은 가해자가 아니다
21 음나무에 금줄을 치는 사람들
22 나무를 지키는 일은 민주주의다

다섯 번째 이야기 | 나무는 시민이 될 수 있을까

23 나는 나무잖아
24 이름을 부르면 관계가 시작된다
25 가로수 정치학
26 벚꽃놀이는 정치일까, 추억일까
27 나무의 권리를 위한 시민의 약속
28 사물의 의회에서 숲을 대표하다

-이름을 부르는 연습

저자 소개 1

도시의 나무에게 이름을 붙이고 안부를 묻는 사람. 잘려 나간 가로수 앞에서는 발걸음을 멈추고, 누군가 나무 이야기를 꺼내면 오래 귀를 기울인다. 나무를 관리 대상이나 풍경의 배경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이웃으로 여기다 보니, 나무의 편에 서는 일이 어느새 직업이 되었다. 나무의 겸손한 대변자이고 싶다. 조경학 박사로 연구와 강의를 이어가던 중 나무가 잘려 나가는 현장을 외면할 수 없어 거리로 나섰다. 지금은 서울환경연합 생태도시전문위원이자 가로수시민연대 대표로 시민들과 함께 도시의 나무를 지킨다. 생명다양성재단 이사로 활동하며 가톨릭대학교에서 환경행정론을 강의하고, 도심 속 나무
도시의 나무에게 이름을 붙이고 안부를 묻는 사람. 잘려 나간 가로수 앞에서는 발걸음을 멈추고, 누군가 나무 이야기를 꺼내면 오래 귀를 기울인다. 나무를 관리 대상이나 풍경의 배경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이웃으로 여기다 보니, 나무의 편에 서는 일이 어느새 직업이 되었다. 나무의 겸손한 대변자이고 싶다. 조경학 박사로 연구와 강의를 이어가던 중 나무가 잘려 나가는 현장을 외면할 수 없어 거리로 나섰다. 지금은 서울환경연합 생태도시전문위원이자 가로수시민연대 대표로 시민들과 함께 도시의 나무를 지킨다. 생명다양성재단 이사로 활동하며 가톨릭대학교에서 환경행정론을 강의하고, 도심 속 나무와 우정을 쌓는 시민 플랫폼 시티트리클럽을 기획·운영한다. 《숲이라는 세계》를 썼으며 인터넷 전문지 〈자연자본시대〉에 「다종도시 노트」를 연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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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8월 18일
쪽수, 무게, 크기
220쪽 | 148*210*20mm
ISBN13
9791187135432

출판사 리뷰

지금, 서울 부암동의 한 은행나무가 ‘나무의 권리’를 묻는다

2026년 5월, 서울 종로구 부암동 골목 끝의 오래된 은행나무 잎이 때 이르게 노랗게 말라 떨어졌다. 이상을 느낀 주민들이 인근 CCTV를 확인하자 누군가 나무 밑동에 전동드릴로 구멍을 뚫고 무언가를 주입하는 장면이 담겨 있었다. 주입된 것은 제초제였다. 백 년 넘게 한자리를 지켜온 나무였다.

나무 곁에 모인 이들은 이 은행나무에 ‘수화(樹話)’라는 이름을 붙였다. 담장 너머 환기미술관이 기리는 화가 김환기의 호 역시 수화다. 화가 수화를 기리는 미술관 곁에서 정작 나무 한 그루가 말없이 시들어 가고 있었다.

이름을 얻은 나무는 더 이상 익명의 한 그루가 아니었다. 안부를 묻고, 회복을 빌고, 그 권리를 대신 말해야 할 존재가 되었다. 책에는 「이름을 부르면 관계가 시작된다」는 꼭지가 있다. 원고가 책이 되어 가는 사이, 그 문장이 도시 한복판에서 실제 장면이 되었다.

그리고 질문은 한 그루를 살리는 데서 더 멀리 나아갔다. 소유권은 살아 있는 생명을 마음대로 훼손할 권리까지 뜻하는가. 인간이 아닌 존재도 법의 보호를 받을 주체가 될 수 있는가. 이 책의 다섯 번째 이야기는 바로 이 질문을 던진다.

나무는 시민이 될 수 있을까.

나무는 늘 무언가를 ‘위한’ 존재였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라는 오래된 통념 속에서 나무는 조건 없이 베푸는 존재였다. 도시에서도 나무를 보는 눈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경관을 위해, 그늘을 위해, 공기를 맑게 하기 위해. 필요할 때는 보호하고 관리하지만, 열매에서 냄새가 나고 간판을 가리거나 개발에 방해가 되면 언제든 치워진다. 보호와 관리의 대상이었던 적은 많지만 관계의 주체였던 적은 드물었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는 없다』는 그 익숙한 관계를 뒤집어 본다. 나무가 인간에게 무엇을 주는지가 아니라, 나무가 도시에서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를 묻는다. 조경학을 공부하고 20년 넘게 도시의 나무 곁을 걸어온 저자 최진우는 이 질문을 들고 거리로 나간다.

가로수 앞에 영정 사진을 세운 사람들

2022년 1월, 서울 응암로의 말라 죽은 플라타너스 세 그루 앞에 검은 리본을 단 사진 액자가 놓였다. 사람이 아니라 나무의 영정사진이었다.

그런데 뜻밖의 일이 일어났다. 빠르게 걷던 사람들의 발걸음이 조금씩 느려지기 시작했다. 검은 리본이 묶인 마른 나무 앞에서 한 박자 멈추고, 어떤 이는 멀찍이 서서 한참 바라보았다. 이 나무들은 누군가 밑동에 구멍을 뚫고 고독성 농약을 주입해 죽인 나무였다.

저자는 이 장면에서 사람들이 나무의 죽음을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같은 종류의 큰 나무를 다시 심는다고 수십 년의 시간까지 되돌릴 수는 없다. 나무가 사라질 때 함께 지워지는 것은 그늘만이 아니라 그 곁을 지나온 사람들의 기억이기도 하다.

책에는 응암로의 플라타너스뿐 아니라 덕수궁 돌담길에서 벌목을 피한 플라타너스, 하루아침에 잘려 나간 전주천 버드나무, 열매 때문에 수난을 겪는 은행나무, 개발과 관리의 논리 앞에 놓인 오래된 나무들이 등장한다. 그러나 이 책이 오래 바라보는 것은 상처 입은 나무만이 아니다. 죽은 나무를 추모하고, 옛 사진 속에서 그 역사를 찾아내고, 서명하고 목소리를 내며, 곁에 함께 서는 사람들이다.

한 그루를 다시 보는 순간, 도시도 다르게 보이기 시작한다.

북극곰이 아니라 바로 앞에 있는 나무부터

기후위기와 생태에 대한 관심은 높아졌지만, 그 관심은 여전히 먼 곳을 향하기 쉽다. 녹아내리는 빙하와 북극곰을 걱정하면서도 정작 매일 지나치는 가로수 앞에서는 시선이 좀처럼 멈추지 않는다. 이 책은 그 거리를 좁혀, 지금 내 곁의 한 그루에서 시작하자고 제안한다. 책 속 꼭지 「북극곰이 아니라 바로 앞에 있는 나무부터」는 이 책의 태도를 압축해 보여준다.

나무를 지키는 일은 결국 나무만의 문제가 아니다. 어떤 존재의 목소리를 들을 것인지, 도시의 기억과 풍경을 누가 결정할 것인지, 우리가 무엇과 이웃하며 살아갈 것인지 묻는 일이다.

통계와 정책보다 먼저, 한 사람과 한 그루의 장면이 있다

그렇다고 이 책이 주장으로 가득한 것은 아니다. 선언문이나 정책 보고서처럼 쓰이지 않았고, 환경운동의 기록물도 아니다. 저자의 표현을 빌리면 “도시에서 나무를 다시 보는 연습의 기록” 에 가깝다.

그래서 책은 늘 장면에서 출발한다. 제주 공항을 나서며 만나는 야자수, 한겨울 공원에서 나무를 찾아 뛰어다니는 아이들, 나무 그늘 아래를 걸으며 그곳에 계속 나무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시민. 독살 사건과 벌목 논란, 시민과학과 나무의 권리를 다루지만 정책과 정보는 이 장면들 뒤를 따라온다.

책이 나아가는 흐름도 이와 같다. 한 그루가 ‘내 나무’가 되는 경험에서 출발해, 그 눈으로 도시를 다시 보고, 도시가 나무를 버리는 현실과 마주한다. 이어 그 곁에 서는 방법을 찾고, 마침내 나무도 시민이 될 수 있는지 묻는다. 다섯 부가 그렇게 이어진다.

환경 보호를 ‘해야 할 일’로 설득하기보다 사람이 스스로 한 그루를 발견하게 하는 것. 이 책이 택한 방법이다.

이름이 관계를 만들고, 관계가 행동을 만든다

저자에게 도시의 나무를 지키는 일은 오랫동안 싸움이기도 했다. 과도한 가지치기에 항의하고, 벌목 계획을 막고, 제도를 바꾸기 위해 목소리를 내야 했다. 하지만 나무를 둘러싼 모든 일을 ‘싸워야 할 문제’로만 바라보면 마음도 지친다.

그래서 이 책이 도착하는 자리는 분노만이 아니라 우정이다. 좋아하니까 오래 바라보게 되고, 오래 바라보면 알게 된다. 그리고 알게 된 존재가 다칠 때에는 전처럼 모른 척하기 어려워진다.

이름을 붙이는 일은 그 변화를 가장 잘 보여준다. 종의 이름이 아니라 한 그루만의 이름을 갖게 된 나무는 더 이상 여럿 중 하나가 아니다. 이름을 부르고 나면 잎의 색이 달라진 것이 눈에 들어오고, 뿌리 곁에 시멘트가 버려졌거나 불법 현수막이 걸렸을 때 지나치기 어려워진다. 가로수 정책에 특별히 관심이 있어서가 아니다. 내 나무니까 가만히 있을 수 없을 뿐이다.

그렇게 관계는 행동으로 이어진다. 나무의 권리를 생각하는 일도 법 조문에서만 시작되는 것은 아니다. 한 그루의 이름을 부르는 순간, 나무는 시설물에서 ‘누군가’로 바뀐다.

나무를 지키는 일은 결국 민주주의의 문제다

덕수궁 돌담길의 플라타너스가 베일 위기에 놓였을 때 시민들은 옛 사진을 찾아 나무의 역사를 추적하고, 서명을 모으고, 벌목의 근거를 물었다. 시민의 개입 뒤 나무는 살아남았다.

전주천 버드나무는 다른 운명을 맞았다. 시민들과 오랜 시간 함께해 온 나무들이 잘려 나간 뒤 사람들은 나무를 추모하고, 왜 이런 결정이 내려졌는지를 물었다.

어떤 나무를 심고 자를 것인가에는 개발 계획과 예산, 행정의 판단, 주민의 의견, 그 장소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기억이 얽혀 있다. 그러므로 나무 문제는 어느 순간 도시의 결정 과정에 누가 목소리를 낼 수 있는가라는 문제로 확장된다. 그때 시민의 질문도 달라진다.

왜 이 나무를 베어야 하지?
누가 그렇게 결정했지?
나는 어떤 도시에서 살고 싶은 거지?

나무 한 그루를 지키는 일은 그렇게 내가 살아가는 도시의 결정 과정에 참여하는 일이 된다. 바로 그 지점에서 나무의 문제는 민주주의의 문제가 된다. 나무를 다시 보는 일은 결국 시민으로 살아가는 연습이다. 책 속 나무들을 한 그루씩 따라가다 보면 저자가 쓴 이 문장의 의미가 비로소 또렷해진다.

달라진 것은 나무가 아니라 나였다.

추천평

이 책에는 가로수 독살 사건 같은 가슴 아픈 이야기도 있지만 멋진 순간들도 많다. 나무 그늘 아래 있는 순간들, 하늘을 올려다보는 순간들, 나무에 이름을 붙여주고 안아주고 매일 찾아가겠다고 약속하는 순간들. 모든 좋은 책이 그렇듯이 이 책도 우리를 어디론가 데려간다. 한 번이라도 나무를 더 보게 만든다. 내가 사랑하게 된 것을 지키면서 내 삶도 가벼워진다. 하기로 마음먹은 일을 하면서 우리는 자신이 되어간다. 저자인 최진우가 그렇게 살고 있다. 나무의 겸손한 대변자로서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알고, 그 일을 해낼 힘을 끌어모아 이 책을 썼다. 그는 지금도 나무와 우리의 새로운 관계를 발명하는 중이다. - 정혜윤 (작가·CBS PD, 《삶의 발명》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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