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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문_ 감사의 글
김민부_ 서른 한 번의 죽음 그리고 서른 한 번의 가을 임홍재_ 남사당패가 되어 날아간 새의 노래 송유하_ 니르바나를 향한 단독자의 길 김용직_ 기찻길, 그로테스크, 투신 김만옥_ 먼 바다 파랑주의보 이경록_ 하얀, 해변의 죽음 박석수_ 철조망 속의 파라다이스 원희석_ 파주, 빠징코 그리고 시와 정치 기형도_ 천사는 지상에 오래 머무르지 않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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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갑자기 그로부터 전화가 걸려오고, 그래서 우리는 시큰둥하게 만나서 으레 하던 습관처럼 막소주집에서 소주를 홀짝거리며, 병실과 에테르와 죽음을 얘기하고, 시를 논하고, 세상을 약삭빠르게 살아가는 친구들을 욕하고, 지랄하고, 뭐하고, 뭐뭐하고, 그러고는 12시가 임박해서야 그의 빈손에 의무처럼 몇 닢의 동전을 건네고, 오줌을 깔기고, 각자 총총히 돌아설 테니까…….”
「기찻길, 그로테스크, 투신」(김용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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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마냥 놀기를 좋아하고 그는 시를 좋아했다. 나는 그에게 당구, 바둑, 고스톱을 가르쳐줬고, 그 대신 그는 가끔 시집을 빌려줬다. 2학년 마치고 군대를 다녀와 그에게서 2년 동안 ‘속성’으로 시를 배웠다. 학교에서는 가르쳐주지 않는 것들이었다.”
「천사는 지상에 오래 머무르지 않는다」(기형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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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부, 임홍재, 송유하, 김용직, 김만옥, 이경록, 박석수, 원희석, 기형도
이 책에 소개되어 있는 아홉 명의 시인들은 저마다 천재적이라고 할 만한 기질을 타고 났지만 불우한 환경과 끊임없이 이어지는 고난 속에서 때 이른 죽음을 맞이할 수밖에 없었던 운명의 소유자들이다. 다른 이들보다 빨리 세상을 떠나야 했기에 주어진 시간 안에서는 그 누구보다도 치열할 수밖에 없는 삶이었다. 가곡 <기다리는 마음>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는 부산 출신의 천재 시인 김민부는 화마(火魔)에 휩쓸려갔고 서울 변두리 기찻길 옆의 판자집에서 가난에 허덕이며 살아야 했던 김용직은 술로써 시를 쓰다 간경화로 생을 마감했다. 이밖에도 농약을 마시고 자살에 이르거나(김만옥), 심야극장에서 의문의 죽음(기형도)을 맞이한 시인들의 안타까운 모습은 예술가에게 부여된 ‘운명’이란 것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그러나 이 책이 주목하고 있는 것은 요절시인들의 때 이른 죽음만이 아니다. 그보다는 진지한 삶과 매혹적인 작품세계에 있다. 저자도 밝히고 있듯 “시적 사유, 즉 초월을 꿈꾸는 자들의 중심에 죽음이 놓여 있다는 사실은 오히려 지당하고도 정당”하기 때문이다. 시인에게는 가혹한 삶이었지만 그들은 단 한순간도 시에 대한 열정을 거두지 않았다. 그들이 거두어들인 것은 시에 대한 열정이 아니라 오히려 목숨이었다. 이러한 까닭에 시인들이 남기고 간 몇 편의 시들은 세월의 더께가 쌓일 대로 쌓인 오늘에 와서도 탁월한 생명력을 발휘한다. 요절시인을 기억하는 목소리들도 한결같이 그들의 천재적인 재능과 타고난 성품을 따뜻한 추억으로 간직하고 있다. 저자가 직접 만난 ‘남겨진 사람들’은 ‘떠나간 시인들’을 한 마디로 “착한 사람”이라고 설명하곤 한다. 독자는 그들의 뛰어난 시적 세계나 탁월한 작품들과는 별개로 투명한 영혼을 가진 한 명의 인간을 만나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