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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나는 혼자다
2 나는 지금 혼자인가 3 왜 고독은 나쁘다는 말을 듣는가 4 외로움이라는 괴로움 5 혼자 있는 것도 괜찮은 것일까? 6 고독이 ‘딱 적당할’ 때 7 외톨이, 집순이, 내향인이라니, 이런! 8 ‘혼자’를 만끽하는 법 배우기 9 혼자 해내기 10 나, 그리고 AI 11 홀로 자라기 12 독신으로 살기, 혹은 함께 있으면서 혼자 지내기 13 기꺼이 혼자가 되다 감사의 글 참고문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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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에 대한 고전적이고 통찰력 있는 말로는 17세기 프랑스의 수학자이자 발명가, 철학자인 블레즈 파스칼의 것이 널리 알려져 있다. 그는 이렇게 적었다. “인류의 모든 문제는 인간이 방 안에 혼자 조용히 앉아 있지 못하는 데서 비롯된다.”
--- 「제1장. 나는 혼자다」 중에서 이제 공연을 마치고 관객들이 모두 떠난 뒤, 무대에서 내려온 모습을 상상해보자. 이것이 바로 고독이다. “무대 밖”에서 우리는 온전히 자기 자신으로 있을 수 있다. 지켜보거나 평가하는 사람도 없고, 누군가와 관계를 맺거나 반응하거나 연기해야 할 대상도 없다. 이런 점에서 고독은 사회적 요구로부터의 자유, 진정한 자기 자신으로 있을 수 있는 자유, 그저… 존재할 수 있는 자유이다. --- 「제2장. 나는 지금 혼자인가」 중에서 어떻게 보든, 인간이 ‘사회적 동물’이라는 사실은 꽤 분명해 보인다. 인생의 모든 단계에서, 다른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는 데에는 분명한 이점이 있다. 그런데 여러분도 짐작했겠지만,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있는 것이 좋은 것이기 때문에 고독은 나쁜 것이다”라는 식으로 단순하게 볼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 「제3장. 왜 고독은 나쁘다는 말을 듣는가」 중에서 연구가 시작될 때 각 참가자들은 자신이 다른 학생들과 상호작용하고 있다는 말을 들었지만, 사실 다른 아바타들은 실험을 위해 만들어진 가상의 존재들이었다. 참가자들은 3분 동안 ‘좋아요’를 적게(1~2개), 보통(4~5개), 많이(9~10개) 받는 세 가지 경우 중 하나에 무작위로 배정되었다. 이처럼 짧게 진행된 실험에서도, ‘좋아요’를 적게 받은 참가자들은 이후 더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고 자존감이 낮아지며, 심지어 삶의 의미도 덜 느끼게 된 것으로 나타났다. 신사 숙녀 여러분… 이것이 바로 소셜미디어의 놀라운 힘이다! --- 「제4장. 외로움이라는 괴로움」 중에서 고독이 왜 이로울 수 있는지를 설명하는 근본적인 이유를 한 단어로 요약해야 한다면, “자유”라는 말이 가장 적절할 것 같다. 앞서 언급한 롱과 애버릴의 논문에서도 고독이 어떻게 우리에게 이점을 가져다주는지를 설명하기 위해 자유라는 비유를 사용했다. 고독은 ‘~로부터의 자유’와 ‘~할 자유’를 모두 제공한다. 즉, 타인의 압박과 제약으로부터의 자유, 그리고 우리가 원하는 대로 행동할 수 있는 자유이다. --- 「제5장. 혼자 있는 것도 괜찮은 것일까?」 중에서 나는 2019년 3월, 발달심리학 학회에서 열린 심포지엄 발표에서 어론리니스라는 개념을 처음 소개했다. 그로부터 거의 정확히 1년 뒤 코로나19 팬데믹이 전 세계를 상상조차 하기 힘들 만큼 뒤흔들게 되리라는 사실을, 그때는 꿈에도 몰랐다. 갑자기 모두가 고독에 대해 훨씬 더 많이 이야기하게 되었고, 외로움과 어론리니스라는 경험은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게 주목받게 되었다. --- 「제6장. 고독이 ‘딱 적당할’ 때」 중에서 내향인은 단지 고독을 필요로 한다는 한 가지 특징만으로 정의되는 존재가 아니다. 전반적으로 내향인들이 사회적 상호작용을 더 힘들어하고 에너지를 재충전하기 위해 고독을 찾는 편이기는 하지만, 내향성-외향성이라는 차원은 단순히 고독과 사교성만으로 설명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80여 년 전 아이젠크가 주장했듯, 내향인과 외향인은 고독 그 자체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자기주장성, 충동성, 활동 수준, 자극 추구 같은 보다 폭넓은 특성들에서도 차이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 요컨대, 내향성은 매우 다양한 방식으로 나타난다. --- 「제7장. 외톨이, 집순이, 내향인이라니, 이런!」 중에서 나의 토마토 이야기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 중 하나는, 고독이 단 하나의 모습만을 가진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고독에 관한 한, 우리 모두는 저마다의 취향을 가진 개인이다. 앞 장에서 살펴보았듯, 성격 특성이 서로 다른 사람들은 혼자 보내는 시간에서 얻는 여러 가지 장점 중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도 각기 다르다. 이것이야말로 고독의 경험이 지극히 개인적일 수밖에 없는 또 하나의 이유이며, 사람들이 자신만의 방식으로 고독을 경험할 때 그 효과가 가장 커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결국 여기서 얻을 수 있는 조언은 아주 단순하다. 고독에 관한 한, 자신만의 방식을 따르라. --- 「제8장. ‘혼자’를 만끽하는 법 배우기」 중에서 샤워 중에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다. 실제로 이런 현상을 가리키는 이름도 있다. 바로 샤워 효과이다. 오스트레일리아의 심리학자 린다 오빙턴과 동료 연구진은 1,000명 이상의 성인을 대상으로 “아하!” 순간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사람들은 샤워를 할 때, 이동 중일 때, 운동을 할 때, 그리고 자연 속에 있을 때 창의적 통찰을 가장 자주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 --- 「제9장. 혼자 해내기」 중에서 얼마 전까지만 해도 “혼자 있는가?”라는 질문은 예 또는 아니오로 답할 수 있는 단순한 질문이었다. 다른 사람과 함께 있는가, 아니면 그렇지 않은가의 문제였던 것이다. 하지만 오늘날의 청소년만큼은 더 이상 그렇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들에게 고독은 분명하게 구분되는 상태라기보다 연속선에 가깝고, 가상 상호작용이 늘어날수록 자신이 혼자라는 느낌은 점차 약해진다. 캠벨과 로스가 논문에서 말한 것처럼, 이제 우리는 서로 다른 빛깔의 고독에 대해 생각해야 할지도 모른다. --- 「제10장. 나, 그리고 AI」 중에서 내가 어느 정도 자란 아이를 둔 부모들에게 가장 먼저 해주고 싶은 조언은 아이에게 혼자만의 시간과 공간을 마련해주라는 것이다. 어느 정도 자란 아이들에게는 ‘나만의 시간’을 방해하는 여러 요인이 있다. 이는 쉽게 인지되지 않는 스트레스 요인이 될 수 있으며, 특히 혼자만의 시간을 갈망하는 아이들에게는 더욱 그렇다. 부모는 아이가 정기적으로 혼자 있을 시간과 공간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도와줄 필요가 있다. --- 「제11장. 홀로 자라기」 중에서 그러나 이 책에서 지금까지 살펴본 내용을 생각하면, 혼자 사는 것과 외로움의 관계가 생각보다 훨씬 복잡하다는 사실은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 혼자 사는 사람들이 모두 같은 것은 아니다. 혼자 사는 것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는 그 사람이 혼자 사는 이유와 깊은 관련이 있다. 이혼이나 사별, 또는 직업상의 이유로 어쩔 수 없이 혼자 살게 되는 사람들도 있다. 반면, 자기가 원해서 혼자 사는 사람들도 있다. 우리가 이미 알고 있듯이 고독에 있어서는 선택이 중요하며, 혼자 사는 문제에서도 마찬가지이다. 혼자 시간을 보내는 이유가 서로 다르듯 혼자 사는 이유 또한 서로 다르며, 이러한 차이는 우리의 행복과 안녕감 등에 각기 다른 방식으로 영향을 미친다. --- 「제12장. 독신으로 살기, 혹은 함께 있으면서 혼자 지내기」 중에서 고독은 여전히 역설적이다. 거꾸로 뽑힌 은둔자 타로 카드처럼, 고독은 외로움과 우울의 전조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똑바로 뽑힌 은둔자 카드처럼 평온과 더없는 행복을 약속하기도 한다. 우리 모두가 사회적 삶과 고독의 삶 사이에서 자신에게 맞는 균형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동안, 세상에 혼자뿐인 것처럼 느껴지기도 할 것이다. 우리는 모두 때때로 혼자가 된다… 그리고 그것은 좋은 일이다. --- 「제13장. 기꺼이 혼자가 되다」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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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 사랑하지만 혼자 있고 싶어
2024년, 영국 옥스퍼드대와 과학 저널 ‘뉴사이언티스트’는 한 해의 과학 이슈를 대표하는 ‘올해의 단어’ 중 하나로 ‘어론리니스(Aloneliness)’를 선정했다. 어론리니스란 혼자만의 시간을 뜻하는 ‘Alone’과 외로움을 뜻하는 ‘Loneliness’의 합성어로, 혼자만의 시간을 충분히 갖지 못했을 때 느끼는 부정적인 감정을 의미한다. 칼턴대학교 심리학과 교수이자 이 책의 저자 로버트 J. 코플란이 2019년에 처음 명명한 이 개념은, 팬데믹 이후 소셜미디어 등에서의 ‘과잉 연결’로 인한 현대인들의 피로감을 관통한 키워드로 떠오르며 여러 매체에서 재조명되었다. 코플란은 외로움이 ‘혼자 있어서’ 느끼는 고통이라면, 어론리니스는 ‘혼자 있지 못해서’ 느끼는 고통이라고 설명한다. 즉 어론리니스는 누구에게나 적당한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함을 전제로 한다. 싱글이든 커플이든, 누군가와 함께 살든 홀로 살든 마찬가지다. 과도한 사회적 연결로 소모된 정신을 환기하고 재충전하기 위해, 고독은 인간에게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홀로 있고 싶든 지독하게 외롭든, 우리는 ‘혼자만의 시간’을 잘 보내는 법에 대해 깊이 생각해본 적이 없다 고독이란 무엇일까? 흔히 우리는 고독이든 외로움이든 ‘타인과 물리적으로 분리된 상태’라고 뭉뚱그려 생각한다. 하지만 고독과 외로움은 서로 다르다. 가령 우리는 사람들로 가득 찬 공간에서도 외로움을 느낄 수 있다. 친구들로 둘러싸인 파티에서도, 가족과 함께하는 식사에서도 지독한 외로움과 소외감을 느낄 수 있다. 반대로 완전히 혼자 있으면서도 전혀 외롭지 않을 수 있는데, 이를 우리는 흔히 ‘고독을 누린다’라고 표현한다. 이렇게 봤을 때 고독은 단순한 외로움이나 물리적 단절만으로 설명할 순 없는 개념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다시 고독이란 무엇일까? 코플란에 따르면 고독은 존재의 상태라기보다는 마음의 상태에 가깝다. 즉 고독은 ‘스스로 원해서 혼자 있으며 이를 즐겁게 느끼는 상태’이다. 고독 속에서 우리는 온전히 자기 자신으로 존재할 수 있다. 나를 지켜보거나 평가하는 사람도, 눈치를 보며 반응해야 할 대상도 없다. 오늘날 고독의 정의는 여전히 모호한 면이 있으며 학계의 의견 또한 분분하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주체적으로 선택한 고독이 우리의 행복과 안녕감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며, 타인과 함께 있을 때는 발견할 수 없었던 뜻밖의 기회와 가능성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고독 속에서 비로소 보이는 것들 『고독 사용 설명서』는 고독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코플란이 30년 이상의 연구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고독과 건강한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는 법을 안내한 책이다. 심리학, 신경과학, 문화인류학, 진화생물학의 최신 연구 결과를 비롯해 개인적 경험과 소셜미디어 트렌드까지 아우르며 고독의 복잡성과 잠재력을 심도 있게 탐구하고 있다. 이 책의 전반부(1~7장)에서는 고독의 본질을 비롯해, 고독이 지닌 양면성과 이것이 우리에게 미치는 긍정적·부정적 영향에 대해 살펴본다. 그 과정에서 “반려동물과 함께 있는 것도 고독일까?”라는 질문부터 “온라인 공간에서의 따돌림도 현실에서의 따돌림만큼 영향을 줄까?”라는 질문, 그리고 “혼자 숲속을 걸으면 왜 마음이 더 차분해질까?”라는 질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물음에 답해나간다. 후반부(8~13장)에서는 고독에 대해 얻은 이 지식을 바탕으로, 삶의 여러 영역에서 혼자 있는 경험을 보다 잘 활용하는 방법을 살펴본다. 혼자만의 시간을 일상적 루틴으로 만드는 법과 ‘혼자’와 ‘함께’ 사이의 황금 밸런스를 찾는 법을 비롯해, 고독과 디지털 기술의 상관관계, 그리고 “아이들에게도 고독이 필요할까?”라는 질문부터 “기혼자는 독신자보다 행복할까?”라는 질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화두에 대한 답을 찾아간다. 말미에는 일종의 ‘고독 사용 설명서’를 넣어 각 장의 요지를 갈무리했다. 고독은 양날의 검과 같다. 더없는 평온과 행복을 선사하는가 하면, 때로는 결핍과 불안과 분노의 악순환에 갇히게 만든다. 인간이 타인과의 상호작용 없이는 살 수 없는 사회적 동물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만큼이나 나 자신을 온전히 사랑하기 위해, 우리에게는 혼자만의 시간도 필요하다. 이 책을 계기로 과도하게 연결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작은 고독의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때로는 혼자가 되어야만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있는 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