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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부 기다리다
못다 읽은 책 / 바다 서재 / 산사 음악회 / 덩그러니 / 바람 기억 / 나무 의자 / 그댈 위해 / 연리지 / 블랙커피 / 비누를 세우다 / 너 떠난 뒤 / 이른 봄 / 우두커니 / 지천명을 지나며 / 길 위에서 / 바람의 대답 제2부 시간의 벽 붉은 낙타 / 포말 / 쑥대머리 / 엄마 생각 / 풍경(風磬) / 탑돌이 / 태화강은 흐르고 / 푸른 고래 / 팔레트 / 새벽에 / 시계추 / 누름돌 / 파도 꽃 / 가을 소묘 / 시간에 기대어 제3부 그 얼굴에 묻어둔 산방(山房) / 동백꽃 연서 / 낮달 / 뮤즈 / 소나기 / 민들레 꽃씨 / 핸드폰 / 독감 / 묘약 / 마리오네트 인형 / 그해 가을, 길상사 / 야누스 / 밤비 제4부 잠들지 않는 꽃들은 / 그냥 그런 / 커피콩 / 해바라기 / 격자창 아침 / 가을 쪽지 / 장마 / 억새밭 시정 / 바람의 문장 / 아네모네 / 검정새치 / 하얀 새치 / 가위손 / 그 끝에 그대 / 먼 길 ▪ 작품 해설 : 신발이 사라지자 비로소, 순례가 시작되었다 _ 김남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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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기억」
빛바랜 사연 한 줄 허기로 오는 저녁 연필심 새로 깎아 밑그림을 그려봐도 좋았던 한 시절만은 그려지지 않았다 「붉은 낙타」 지평선 계단 삼아 터벅터벅 걸어온다 등에 진 삶의 무게 오를수록 힘에 겨워 시작도 끝도 없는 길 바싹 마른 낙타 입술 무겁던 눈썹 내리고 감췄던 마음 하나 길게 휜 하루해가 사막 위에 등짐 풀면 일몰이 베푸는 축제 씨앗 한 톨 새로 문다 「새벽에」 나무는 수런대며 사연들을 쟁인다 서폭 걸린 연못으로 달그림자 숨어들고 허스키 겨울 까마귀 하늘 찢고 있었다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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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세계
시와 시조가 그다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옛 시의 정취와 품격을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시조는 살아남은 격조이고, 현대시 사이에서도 독립성을 잃지 않는다는 점에서 시조는 과거 시관(詩觀)의 마땅한 유산이다. 김은하 시인도 이러한 격조와 유산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려는 시인이다. (중략) 김은하 시인이 시를 쓰는 동안은 언제든 사막을 건너는 순례가 계속될 것이다. 시를 벼리고 자신을 가다듬어도 그 순례가 결코 끝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시-쓰기’와 ‘문학하기’는 늘 그렇게 어디론가 가고 가는 이유를 찾고 때로는 그 이유를 입속에 물고 되새겨야 할 순례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낙타의 순례가 시가 될 수 있고, 신발을 두고 떠나야 했던 여정이 새로운 세계로 향하는 길이자 도전일 수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 김남석(문학평론가·국립부경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해설 중에서 ‘시인의 말’ 중에서 시 그는 분분히 흩어지기에 말보다 느린 걸음으로 발을 맞추어야 한다. 길이 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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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하의 작품은 그녀의 성실하고 진중한 품성을 만나는 기회가 된다. “무겁던 눈썹 내리고 감췄던 마음 하나 (…) 일몰이 베푸는 축제 씨앗 한 톨 새로 문다.” 누구에게나 자신이 처한 환경을 헤쳐 나가야 하는 숙제가 있다. 그 숙제는 예외가 없다. 조개가 진주를 품듯이, 순결한 언어의 집을 차근차근 완성해 가는 그녀의 걸음이 참 미덥다. 마음속으로 기도한다. 그녀가 찾아낸 그 따뜻한 시어들 속에서 생을 견디어가는 위로와 용기를 얻을 수 있기를. 당당하게, 그러나 차분하게 내딛는 그녀의 걸음이 가닿는 곳에 기쁨이 그득하기를! - 권비영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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