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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1부 잠들지 마라. 잊혀간다(2003-2004) 2부 그냥, 그렇게, 웃는다(2005) 3부 문득 난 이렇게 있었다(2007-2008) 4부 나는 누구인가(2009-2010) 5부 몽유(2011) 6부 이래도 꽃, 저래도 꽃(2013-2017) 7부 가방 속에 뜬 달(2018-2019) 8부 머뭇거리다 간 침묵과 고독(2020-2021) 9부 푸른 잎사귀처럼(2022-2026) |
Choi Jae-Mok,崔在穆, 돌구乭九, 돌돌乭乭, 목이木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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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나침반처럼, 여러 형태로 변형되면서 모습을 드러낸 마음의 얼룩들”
우리는 심심할 때, 혹은 도저히 견디기 힘들 만큼 일이 고단하고 불안할 때 무언가를 끄적인다. 이 책에 담긴 145점의 낙서화(落書畵) 역시 그렇게 탄생했다. 세미나 자료집 귀퉁이나 선물 케이스, 냅킨 위에 볼펜이나 보이차, 매니큐어로 쓱쓱 그려낸 자화상들은 정교한 미술 작품이 아니라, 가장 날것의 감정이 묻어나는 철학적 고백이다. 시간이 빚어낸 자기 인식의 변화, 불안에서 수용으로. 2003년부터 2026년까지의 궤적을 9부로 나누어 담은 이 책은 한 철학자의 심리적 연대기이기도 하다. 초기의 자화상들이 존재의 불안과 심한 흔들림을 담고 있다면, 중기로 갈수록 치열한 자기 정체성 탐색이 두드러지고, 후기에 이르러서는 흩어진 감정들을 끌어안는 수용과 통합의 태도가 나타난다. 다른 사람의 얼굴이나 때로는 부처의 형상을 빌려 변형되는 자화상들은 방향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떨리는 나침반처럼 역동적인 사유의 흐름을 보여준다. 독자가 스스로 완성하는‘사유의 틈새 영토’ 본 도서의 가장 큰 의도는 독자를 감상자의 자리에 머물게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자화상과 저자의 철학적 단상의 구성은 곧이어 독자를 향한 따뜻한 질문으로 이어진다. 저자의 지극히 개인적인 낙서가 보편적인 감정으로 확장되는 이 지점에서 독자는 저자의 얼굴 대신 자신의 얼굴을 그려 넣게 된다. 36년간 대학에서 철학을 가르치고 연구해 온 학자가 자신의 가장 내밀하고 무방비한 ‘허접한 호작질’을 세상에 내어놓은, 이 책은 바쁘게 흘러가는 현대 사회 속에서 자신만의 ‘생각의 틈새 영토’를 잃어버린 모든 이들에게 마음의 거울이 되어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