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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십에 읽는 동의보감
몸이 제 흐름을 찾으면 삶도 제자리를 찾는다
김형찬
유노북스 2026.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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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십에 읽는 동양 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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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시작하며 내 몸에 새겨진 우주의 질서를 읽어라

1부 오십부터 무엇을 지켜야 하는가?
: 정(精)·기(氣)·신(神)이라는 몸의 근본

1장. 오십부터는 밑천을 지켜야 산다
01 내 밑천은 타고난다 / 근본
02 이제는 내리막에 맞춰 방향을 바꿔야 할 때 / 노화
03 몸이 뜨거운 것은 기운이 넘쳐서가 아니다 / 부족
04 흐르는 물은 썩지 않는다 / 순환
05 입이 좋아하는 맛 말고 몸이 좋아하는 맛을 먹어라 / 음식
06 허준의 첫 번째 처방 / 경옥고

2장. 기운이 흐르면 힘이고 막히면 병이다
01 생명은 기의 흐름이다 / 생명
02 몸도 마음도 막히면 아프다 / 소통
03 가슴에 쌓인 것은 그냥 사라지지 않는다 / 울증
04 감정은 기의 방향을 바꾼다 / 감정
05 숨통이 트여야 기가 흐른다 / 호흡
06 뒤집힌 흐름을 바로잡는 처방 / 교감단

3장. 마음이 바로 서야 몸이 바로 선다
01 군주가 흔들리면 나라가 무너진다 / 중심
02 내 마음을 움직이는 다섯 가지 힘 / 정신
03 나를 다루는 방법은 따로 있다 / 자기다움
04 불안은 어느 날 갑자기 오지 않는다 / 불안
05 기억은 나를 만들고 나는 기억을 만든다 / 기억
06 지친 마음을 집으로 돌려보내는 처방 / 귀비탕

2부 오십에는 어디를 살펴야 하는가?
: 형(形)·색(色)·태(態)로 드러나는 몸의 징후

4장. 생긴 대로 병이 오고 생긴 대로 고친다
01 허준과 다빈치는 왜 사람을 다르게 그렸을까?
02 나는 몇 살까지 살 수 있을까? / 수명
03 병은 같아도 사람은 다르다 / 체질
04 기에서 온 남자, 혈에서 온 여자 / 남녀
05 몸을 열어도 보이지 않는 것이 있다 / 장부
06 뿌리를 튼튼하게 하는 처방 / 인삼고본환

5장. 나이 들수록 얼굴에 책임져야 한다
01 내가 장수할 상인가? / 얼굴
02 얼굴빛은 색보다 생기가 중요하다 / 안색
03 눈은 장부를 비추는 거울이다 / 눈
04 피부보다 먼저 몸속을 돌보라 / 피부
05 나이 듦에도 품격이 있다 / 품격
06 마른 몸에 샘물을 대는 처방 / 육미지황원

6장. 몸은 쓰는 대로 달라진다
01 오십부터는 많이보다 고르게 움직여라 / 움직임
02 멈추는 법을 알아야 제대로 움직일 수 있다 / 휴식
03 몸은 반복한 것을 기억한다 / 습관
04 목소리는 속사정을 숨기지 못한다 / 목소리
05 이가 흔들리면 뼈가 약해진다 / 뼈
06 지친 몸에 기와 혈을 채우는 처방 / 쌍화탕

3부 오십 이후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 허(虛)·체(滯)·란(亂)을 다스리는 삶의 방식

7장. 비었다고 아무거나 채우면 안 된다
01 쉬어도 회복되지 않는 데는 이유가 있다 / 소진
02 중년의 열은 부족함에서 타오른다 / 열
03 내 몸은 어디가 얼마나 비어 있을까? / 결핍
04 좋은 것도 내 몸에 맞아야 약 / 보약
05 채우기 전에 나 아닌 것부터 덜어 내라 / 비움
06 가장 평범한 것이 가장 귀한 처방 / 음양탕

8장. 묵은 것을 비워야 새것이 들어온다
01 모든 병은 체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 막힘
02 보이는 병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시작된다 / 신호
03 감정과 욕망은 지나쳐도 막혀도 병이 된다 / 욕망
04 몸과 마음에 쌓인 독을 풀어내라 / 해독
05 살아온 대로만 살기에는 남은 시간이 길다 / 변화
06 묵은 매듭을 하나씩 풀어내는 처방 / 육울탕

9장. 이제는 삶을 나에게 맞춰야 한다
01 화를 다스릴 수 있을 때 어른이 된다 / 분노
02 갱년기는 달라진 나와 화해하는 시간이다 / 갱년기
03 이제는 내 몸의 기준을 내가 세워야 한다 / 기준
04 오십에는 오십의 습관이 필요하다 / 일상
05 흔들리지 않으려면 내 안을 먼저 채워라 / 회복
06 다시 삶의 즐거움을 깨우는 처방 / 소요산

저자 소개 1

서울 종로구 명륜동에서 다연한의원을 운영하는 한의사. 원광대학교 한의과대학을 졸업하고 같은 대학에서 한의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한방신경정신과에서 심신의 관계와 호흡, 선도 수련을 연구했으며, 대한의료기공학회에서 활동하고 전통 양생법과 참장을 오랫동안 익히고 가르쳤다. 한의사가 된 뒤 줄곧 ‘어떻게 하면 많은 사람이 자신의 몸을 제대로 이해하고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는가’에 관심을 두었다. 25년간 1만 명이 넘는 환자들을 진료한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음식부터 수면, 운동, 호흡, 마음, 생활 습관까지 함께 살피는 생활 한의학을 실천하고 책과 신문·잡지 칼럼, 강연과 방송·유튜
서울 종로구 명륜동에서 다연한의원을 운영하는 한의사. 원광대학교 한의과대학을 졸업하고 같은 대학에서 한의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한방신경정신과에서 심신의 관계와 호흡, 선도 수련을 연구했으며, 대한의료기공학회에서 활동하고 전통 양생법과 참장을 오랫동안 익히고 가르쳤다.
한의사가 된 뒤 줄곧 ‘어떻게 하면 많은 사람이 자신의 몸을 제대로 이해하고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는가’에 관심을 두었다. 25년간 1만 명이 넘는 환자들을 진료한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음식부터 수면, 운동, 호흡, 마음, 생활 습관까지 함께 살피는 생활 한의학을 실천하고 책과 신문·잡지 칼럼, 강연과 방송·유튜브를 통해 전하고 있다. 유튜브 ‘생활한의학연구소’와 ‘집밥본능’을 운영한다.
지은 책으로 《참장》, 《뜻하지 않게 오래 살게 된 요즘 사람들에게》, 《내 몸과 친해지는 생활한의학》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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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9월 16일
쪽수, 무게, 크기
400쪽 | 142*210*30mm
ISBN13
9791171831890

책 속으로

내가 오십의 문턱을 넘고 보니 진실은 전혀 달랐다. 오십은 가장 치열하게 흔들리는 현역의 시간이었다. 여전히 해야 할 일은 많은데 몸은 이전과 달라지기 시작했다. 아침이면 어제보다 조금 더 무거워진 어깨가 느껴지고, 어느새 깊어진 눈가의 주름은 생경하다. 무리하면 회복하는 데 며칠이 걸린다. 아직 늙었다고 하기에는 마음은 너무 생생한데 젊다고 우기기에는 몸이 보내는 신호가 너무도 정직하다.
--- p.4

나와 함께 『동의보감』이라는 오래된 지도를 펼쳐 놓고 인간이라는 작은 우주를 들여다보면 좋겠다. 지난 오십 년 동안 소모품처럼 써 온 우리의 몸과 마음이 사실은 얼마나 경이로운지 가만히 들여다보자. 그 과정에서 우리는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비워야 할지, 그리고 내 안의 질서를 스스로 다스린다는 것이 앞으로의 삶에 어떤 자유를 주는지 발견하게 될 것이다.
지난 오십 년 동안 바깥세상을 읽으며 살아왔다면 이제는 내 안을 읽을 때다. 내 몸이라는 소우주의 질서를 이해하면 남은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도 조금씩 보일 것이다.
--- p.14

한의학에서 말하는 우리 몸을 지탱하는 세 기둥은 정(精)·기(氣)·신(神)이다. 촛불에 비유하면 정은 양초의 몸통, 즉 연료이고, 기는 타오르는 불꽃, 신은 그 불꽃이 내뿜는 빛이다. 초가 다 타 버리면 불꽃은 꺼지고 빛도 사라진다. 정이 든든해야 기운이 살고, 기운이 살아야 마음도 힘을 얻는다.
--- p.29

침과 뜸, 부항은 이 경락이라는 기의 도로의 흐름을 조절하는 스위치 역할을 하는 경혈(經穴)을 자극해서 막힌 기혈의 흐름을 소통시킨다. 어깨가 아플 때 손과 발에 침을 놓는 것이 이상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꽉 막힌 도로의 앞뒤 진입로를 함께 열어야 정체가 해소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몸 전체가 경락으로 연결된 하나의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 p.74

혼·신·의·백·지로 구성된 한의학적 정신관에서 신(神)은 정신의 지휘자다. 혼백이 외부 자극에 반응하고 의지가 학습하고 기억하는 동안, 신은 그 전체를 조율하고 통합한다. 내 안의 주인인 심(心)에서 나오는 것이 신이고, 신이 혼백과 의지를 통솔해 몸과 마음을 조율한다.
--- p.117

살이 찐 사람의 몸 안에는 습(濕)이 고여 있기 쉽다. 물기가 많은 땅처럼 기의 흐름이 더디고 무겁다. 반대로 마른 사람의 몸은 기의 흐름이 빠르고 화(火)가 많아 금세 달아오르고 진액이 쉽게 소모된다. 피부색도 마찬가지다. 창백한 사람은 폐의 기운이 약하고, 거무스름한 사람은 신장의 기운이 탄탄할 확률이 높다.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이 같아도 몸의 토대가 다르니 치료가 같을 수 없다. 이것이 『동의보감』이 말하는 형색기수(形色旣殊), 즉 사람이 다르면 같은 병이라도 달리 치료해야 한다는 원칙이다.
--- p.163

허준은 색을 두 부류로 구분한다. 생색(生色)과 사색(死色)이 그것이다. (...) 색의 생사를 가르는 것은 바로 택(澤)이다. 택은 윤기, 광채, 생기를 의미한다. 안색이 윤택하고 은은하게 빛나면 살아 있는 색이고, 마르고 빛이 없으면 죽어 가는 색이다. 색이 아무리 고와도 택이 없으면 좋지 않고, 병색이 보여도 택이 살아 있으면 회복 가능성이 있다. 우리가 누군가 아프고 나이 들었다고 느끼는 것은 주름 때문이 아니라 바로 이 윤택함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생리적으로 장부의 활력이 저하되기 시작하는 오십 이후 얼굴에서도 이 낯빛이 가장 어두워지기 시작한다.
--- p.196

『동의보감』에서 말하는 오로소상(五勞所傷)의 핵심은 ‘오래[久(구)]’다. 과도하게 오래 머문다는 것은 곧 흐름의 정체가 발생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한의학은 흐름의 의학이다. 그래서 병의 치료와 예방 그리고 좋은 건강의 유지에서 기혈이 막힘없이 역동적으로 순환하는 상태를 목표로 삼는다.
--- p.230

기의 흐름이라는 무형의 변화와 몸에 드러나는 유형의 결과 사이에는 시차가 있다. 흐름이 이미 나빠지기 시작했어도 몸은 아직 버티고 있다. (...) 기울이 습(濕)을 부르고, 이 습이 열(熱)을 품는다. 열이 담(痰)을 만들고, 담이 혈(血)의 흐름을 막고, 이 상태가 지속되면 물질의 분해와 변화가 제대로 일어나지 않게 되고, 마침내 비괴(痞塊)라고 불리는 덩어리가 몸 안에 생긴다.
--- p.328

오십 이후의 건강은 더 많이 알고 트렌드를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내 몸과 삶의 주인으로 서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흉내 내고 따라 하는 것이 아니라 내 안의 기준으로 사는 것. 이것이 『동의보감』이 우리에게 전하는 진짜 처방이다.
--- p.377

출판사 리뷰

몸이 제 흐름을 찾으면 삶도 제자리를 찾는다

오십 이후의 몸을 지키는 문장을 꼽는다면 이것일 것이다.

통하면 아프지 않고, 막히면 아프다
通則不痛 不通則痛
통즉불통 불통즉통

『동의보감』에 담긴 이 여덟 글자는 허준이 사람의 몸을 바라본 관점을 압축해서 보여 준다. 오십이 되면 몸 여기저기에서 전에 없던 신호가 나타난다. 어깨가 굳고 소화가 더뎌지며, 잠을 설치면 며칠이 피곤하고, 이유 없이 가슴이 답답하거나 기운이 떨어진다. 이때 우리는 잔병마다 원인을 따로 찾고, 방송에 나온 몸에 좋다는 음식이나 영양제를 챙겨 먹기 쉽다. 하지만 『동의보감』에 따르면 몸 전체의 흐름부터 살펴야 한다. 몸은 장기들이 따로 작동하는 부품의 집합이 아니라 장부와 기혈, 몸과 마음이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하나의 살아 있는 세계이기 때문이다. 오십부터는 어디가 아픈지만 볼 것이 아니라 무엇이 부족하고, 어디가 막혔으며, 어떤 균형이 흐트러졌는지를 살펴야 한다.

『동의보감』은 인간을 천지의 질서 안에서 살아가는 하나의 작은 우주로 보았다. 몸과 마음, 음식과 호흡, 움직임과 휴식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하나의 생명을 이룬다. 음식과 호흡을 통해 들어온 것은 몸 안에서 변하고 순환하며, 필요한 것은 저장되고 쓰인 것은 다시 채워진다. 기운은 오르고 내려가며 모였다 흩어진다. 감정도 몸의 흐름을 바꾼다. 화가 나면 기가 위로 치솟고, 생각이 많으면 기가 뭉치며, 두려우면 기가 아래로 가라앉는다. 『동의보감』이 400년이 지난 지금까지 불후의 고전으로 남은 이유는 수많은 처방을 남겼기 때문만이 아니라 인간의 몸을 연결된 전체로 바라보는 근본적인 시선에 있다. 오늘날에도 몸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병을 보기 전에 사람을 보고, 증상을 보기 전에 몸 전체의 관계와 흐름을 읽어야 한다. 이것이 『동의보감』을 펼쳐야 하는 이유다.

『오십에 읽는 동의보감』은 25년간 1만 명이 넘는 환자를 진료한 김형찬 한의사가 오늘의 오십에게 『동의보감』이라는 몸의 지도를 펼쳐 보이는 책이다. 저자는 그동안 환자의 식사와 수면, 운동과 호흡, 마음과 생활 습관을 함께 살피며 병뿐 아니라 그 사람에게 쌓인 시간도 보아 왔다. 자신도 오십을 지나며 중년 환자들이 입버릇처럼 말하던 “예전 같지 않다”는 감각을 몸으로 이해하게 되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허준이 남긴 지혜를 지금의 몸과 마음, 삶에 맞게 읽는다. 지난 오십 년 동안 세상의 속도에 몸을 맞춰 살아왔다면 이제는 삶을 내 몸에 맞추자. 몸이 제 흐름을 찾으면 삶도 제자리를 찾는다.

몸, 마음, 인생을 다스리는 한의학의 지혜 54가지

1590년, 오십을 막 넘긴 허준은 두창으로 위독해진 훗날 광해군이 되는 왕자를 치료했고, 이후 임진왜란과 유배를 겪은 끝에 1610년 『동의보감』을 완성했다. 수많은 병과 죽음을 가까이에서 본 그는 사람이 어떻게 생명을 유지하고, 나이 들면서 무엇이 쇠하며, 그 힘을 어떻게 오래 지킬 것인지를 『동의보감』에 체계적으로 담았다. 그가 사람의 몸에서 무엇을 보려고 했는지는 책을 펼치자마자 만나는 〈신형장부도〉라는 그림 한 장으로 드러난다.

허준과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왜 같은 사람의 몸을 전혀 다르게 그렸을까? 다빈치의 〈인체도〉가 인체의 비례와 구조를 정밀하게 보여 준다면, 〈신형장부도〉는 몸의 정확한 비례나 장기의 모양을 재현하기보다 장부와 척추, 생명의 흐름을 담았다. 이는 어느 그림이 더 정확하다는 문제가 아니라 사람의 몸에서 무엇을 보려 했는가의 차이다. 예를 들어 한의학에서 신장은 성장과 노화, 생식과 뼈의 건강까지 연결해 이해한다. 몸 안의 상태 역시 얼굴빛과 눈, 피부, 목소리와 움직임을 통해 밖으로 드러난다. 살아 있는 몸을 안과 밖, 몸과 마음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하나의 연결된 전체로 보는 것이다.

이 눈으로 몸을 들여다보면 오십에 흔히 겪는 증상도 다르게 보인다. 얼굴이 달아오르고 가슴이 두근거린다고 기운이 넘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몸을 식혀 주고 제어할 정혈이 부족해서 생기는 ‘허열’일 수 있다. 주말 내내 누워 쉬었는데도 계속 피곤하다면 무조건 더 쉬는 것이 답이 아니다. 몸이 허하다고 무조건 보약과 좋은 음식을 채워 넣어서도 안 된다. 무엇으로 채울지를 고민하기 전에 왜 비었는지, 제대로 소화하고 순환시킬 힘은 있는지부터 살펴야 한다. 『오십에 읽는 동의보감』은 이처럼 익숙한 증상을 새로운 시선으로 볼 수 있도록 54가지 이야기를 풀어낸다. 노화와 음식, 불안과 감정, 호흡과 체질, 얼굴과 피부, 움직임과 휴식, 소진과 보약, 비움과 갱년기, 회복까지 다룬다.

원기를 살려야 하는 오십을 위한 최고의 건강 고전

오십부터는 건강의 목표가 달라야 한다. 더 강해지기보다 지금 가진 원기를 오래 지키는 일이 중요하다. 『동의보감』은 마흔을 지나면서 몸의 기운이 쇠하기 시작하며 오십이 되면 몸이 무거워지고 눈과 귀가 예전 같지 않다고 기록했다. 이 말은 늙었으니 포기하라는 뜻이 아니다. 이제부터는 젊은 날과 다른 방식으로 몸을 관리해야 한다는 가르침이다. 한의학에서 정(精)은 부모에게 물려받은 선천적인 밑천과 매일의 생활을 통해 쓰고 채우는 후천적인 자원을 아우르는 생명의 밑천이다. 오십부터는 이 자원을 얼마나 더 끌어다 쓸 것인가보다 남은 것을 어떻게 지키고, 부족해진 것을 어떻게 채우며, 꼭 필요한 곳에 어떻게 쓸 것인가가 중요해진다.

그러므로 오십의 건강에는 ‘많이’보다 ‘알맞게’가 필요하다. 『동의보감』은 “흐르는 물은 썩지 않는다”며 몸을 움직이라고 하면서도 오래 걷고, 오래 서고, 오래 앉고, 오래 눕고, 오래 보고, 오래 듣는 것 역시 수명을 줄인다고 경고한다. 약을 밥처럼 챙겨 먹기보다 식사와 수면 같은 일상을 바로잡으라고도 말한다. 여기에는 중요한 원칙이 있다. 움직여야 하지만 지나쳐서는 안 되고, 채워야 하지만 넘쳐서는 안 되며, 쉬어야 하지만 고여서는 안 된다. 세상에서 좋다는 음식과 영양제를 많이 먹는 것이 건강 관리의 전부가 아니다. 잠이 부족하면 제대로 자고, 오래 앉아 있었다면 움직이고, 지나치게 소모했다면 멈추고, 감정이 막혔다면 그것이 흘러갈 길을 만들어야 한다. 이것이 『동의보감』이 말하는 양생이다.

이 지혜는 평균수명이 크게 늘어난 지금 더 절실하다. 오늘의 오십에게는 살아갈 시간이 수십 년 더 남아 있다. 수명만 늘어난 것이 아니라 일하고 책임지고 누군가를 돌보며 자신의 삶을 꾸려 가야 하는 시간도 함께 길어졌다. 『오십에 읽는 동의보감』은 내 몸을 읽고 남은 생명의 힘을 어떻게 지키고 써야 하는지 안내한다. 오래 사는 것보다 건강하게 오래 사는 일이 중요해진 시대, 이 책은 오십 이후의 몸과 삶을 다시 설계하게 하는 최고의 건강 고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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