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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시인의 말

1부 이름을 불러줘 이름을 견디는 이름을
Topology | 토폴로지―바람/ Topology | 토폴로지―Wind Wishes/ 목격자/ 세계의 끝/ 건축/ 종이 인형 목욕시키기/ 모리아 연대기/ Shape of Water/ 마이아토니아 콘제니타/ 경계인 1/ 화이트아웃/ 3막 1장/ 어스름

2부 눈을 감으면 어제는 이불을 덮고
아침/ 고등어/ 손톱nail/ 유전/ 트라우마/ 컷/ 체인질링/ 크레바스 인 크레파스/ 크레파스 인 크레바스/ 안개/ 물의 집/ 그윽한 밤/ 상담/ 귀인

3부 거울과 거울을 마주대면 무한히 표정을 반성할 수 있다 그것이 우리가 서로에게 말을 거는 방식
Topology | 토폴로지―불변량(不變量)/ Topology | 토폴로지― Invariant/ 아쿠아오리|Æquorī/ 트랜스-lation/ 메타픽션/ 달팽이 사육/ Phantom Pain/ 듣고 말하기/ 다시 듣고 말하기|Listen and Repeat Again―Untranslatable Poem/ 악센트/ 너는 꿈| In your dream, you dreamt/ 노래의 집

4부 그걸 굴절된 미래라고 부르자 아무리 휘어져도 부러지지 않는
Topoloy | 토폴로지―One/ Topoloy | 토폴로지―사람/ 축척 1:1/ Benediction/ 다음 이야기는 실화를 바탕으로 쓰였습니다/ 이국의 운동장은 풀밭―The grass is greener on the other side/ 옐로 피버/ 방문/ 밀키 웨이/ Smoke Writing/ 페르소나/ 피아노 레슨/ 기원/ 너무 추운 날이면 눈물도 눈이 되지/ 습(襲)/ 상자/ 탁본

해설|곁과 결
조강석(문학평론가)

저자 소개 1

2022년 『시와반시』 신인상을 수상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서울에서 태어나 뉴질랜드, 영국을 거쳐 현재는 호주에서 건축가로 일하며 살고 있다. 2023년 제1회 시드니문학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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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9월 21일
쪽수, 무게, 크기
160쪽 | 130*224*20mm
ISBN13
9791141691080

책 속으로

쉽게 구겨지는 마음은 물에 젖으면 찢어지지 않고
쓰다듬을수록 풀어져
없어져요 사람들은 그런 걸 목욕이라고 한 대요

사람은 씻는 건지 끌어안는 건지 아직 몰라
여태 나는 그 저녁에 담겨 있어요
---「종이 인형 목욕시키기」중에서

나는 거친 땅에 심어진 첫 웃음
죽은 언어의 사후경직
버려진 세계를 엿보고 다시 주워온 사람
---「모리아 연대기」중에서

나에게는 당신을 찌를 무기가 없습니다
당신에게 내민 손바닥은 사실 나의 뒷모습입니다
방향이 없으니 적은 나를 쉽게 통과합니다 적의 적은 나
입니까
나는 나를 수없이 벗어나고 다시 돌아옵니다
---「Phantom Pain」중에서

여기는 한국어로 시작해 영어로 갔다가 흑역사로 이어지
는 한랭전선
또는 그 반대라 해도 별로 따뜻할 건 없었고

길에 쓰레기를 버리다가 들킨 것처럼 항상 등골이 싸늘해요
그렇다고 내 말이 쓰레기라 하면 너무 섭섭하고요

차라리 눈 위를 걷는 이야기라면 어땠을까
아무도 걷지 않은 첫눈 위로 사각사각 이름을 새기고
---「악센트」중에서

어때요? 나라는 나라는?

바깥에서 보는 나는 예쁜가요
나도 알아요 I am a good material to read
아무도 모르죠 나는 어두운 숲으로 혼자 춤추며 왔어요
내 붉은 신은 사실 피투성이랍니다

내게 아픈 신발을 사람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구겨 신고
또 그게 유행이 되죠
고마워요 덕분에 나는 산뜻해요
---「이국의 운동장은 풀밭—The grass is greener on the other side」중에서

너에게 갈수록
내가 뚫린 날들
나는 이미 거기 없습니다

온몸을 배배 꼬아봐도 긁을 수 없는 내장적 간지러움
거기까지 닿는 것, 찌르는 것,
거기까지 긁어주는 것만이 사랑이라고 생각하던
우리 갸륵한 날들도 있었지요
---「기원」중에서

내가 본 흰 뼈들
나는 뼈보다 뼈의 흔적을 더 사랑했다
그건 내 옆구리를 스치고 간 당신의 손길 때문

때로는 만지는 것이 보는 것이 될 수도 있지

당신은 내가 만진 가장 부드러운 뼈

우리는 찢어지지 않고
조용히 공들여 떨어질 것이다
---「탁본」중에서

출판사 리뷰

■ 시인의 말

공중에 흩날리는 손들이 너무 많다.
어지럽게 떨어지는 손, 울컥거리는 빈손, 손가락 사이로 놓친 너의 흰 손, 그 손을 보는

슬픔은 영원하고 다함이 없지만,
나는 느리게 슬픔을 누르고 싶다.
책장 사이에 꽃을 눌러 압화를 만들듯 조심스럽게 천천히

짓무른 너를 하나 주워
오래된 책장 속에 넣고
자장자장 재운다.

2026년 9월
수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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