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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도날드 사수 대작전 _007천년여왕 _037위험한 독서 _067고독을 빌려드립니다 _099달팽이를 삼킨 사람들 _127공중관람차 타는 여자 _153게임의 규칙 _183황홀한 사춘기 _219해설 | 서영채(문학평론가)작가는 어떻게 태어나는가: 김경욱이라는 소설 기계의 탄생에 대하여 _249초판 작가의 말 281개정판 작가의 말 2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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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를 꿰뚫는 통찰력과 대담한 상상력으로읽는 이를 사로잡는 마술적 고독의 세계 현실의 단면을 유머러스하게 승화하는 김경욱의 문장 이면에는 날카로운 통찰이 숨어 있다. 웃음 뒤에 도사린 예리한 날이 현실 속 위기의 양상을 선득하게 드러낼 때, 불안감은 더욱 선명해진다. 패스트푸드점에 테러 전단이 뿌려지는 당혹스러운 소동 속에서 자본주의 산하에 놓인 개인의 기계화를 포착하는 소설 「맥도날드 사수 대작전」, 비범하고 압도적인 독서 이력을 지닌 아내 앞에서 무력감에 빠지는 신인 작가의 심리를 그려낸 「천년여왕」, 무능력한 남편을 대신해 가난의 굴레에서 벗어나고자 대리모를 자처하는 아내가 등장하는 「달팽이를 삼킨 사람들」, 무엇이든 대여해준다는 업체에서 ‘고독’을 대여해 고단한 일상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공간으로 도피하는 이야기 「고독을 빌려드립니다」는 외부의 공격으로부터 훼손되기 쉬운 자신의 연약한 본체, 무기력한 스스로를 보호하고자 분투하는 현대인의 표상이 담긴 작품들이다. 표제작인 「위험한 독서」와 「공중관람차 타는 여자」에 이르러 작가는 인물의 내면을 한층 관찰자적인 시선으로 탐구한다. 두 작품에는 공통적으로 사랑에 실패한 여성이 등장하는데, 작품 속 화자는 연인과의 이별을 결심하고 ‘독서치료사’인 자신을 찾아온 여성(「위험한 독서」)과 대낮에 홀로 공중관람차에 탑승한 여성(「공중관람차 타는 여자」)을 저마다의 방식대로 상상하고 해석해나간다. 결코 온전히 헤아릴 수 없는 타인을 자의적으로 판단하고 재정립하는 일은 물론 위험하지만, 그만큼 매혹적이고 중독적이기 마련이다. 하나의 세계에 발을 들이게 된다는 점에서, 이렇듯 한 사람을 알아가는 일과 한 권의 책을 읽는 일은 나란하게 겹쳐진다. 「게임의 규칙」과 「황홀한 사춘기」에 이르러 작가는 독서를 개인을 넘어 과거 한국사를 간접 경험하게 만드는 차원으로 확대한다. 어릴 적 천재로 불리다 이제는 평범해진 한 남자가 경품을 타기 위해 퀴즈 대회에 나서서 ‘독창적으로 패배’하는 과정을 그리는 「게임의 규칙」과 학력고사 세대인 한 남학생의 위태로운 수험 생활을 그린 「황홀한 사춘기」에는 지구 종말설이 맴돌던 세기말, 미래에 대한 불안이 극에 달했던 시대적 분위기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게임의 규칙」에는 단일 시즌 최다승을 기록한 전설적인 야구선수 ‘장명부’와 남파공작원 색출로 뒤숭숭했던 당시 시대상이, 「황홀한 사춘기」에는 스파르타식 기숙 학원과 1988년 ‘귓속에 도청장치가 있다’며 난입한 괴한으로 빚어진 뉴스 방송 사고, 서울 올림픽으로 들썩이던 국가적 분위기 등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삽화들이 촘촘하게 삽입되어 서사의 핍진함을 배가시킨다. 이토록 세밀하게 이야기의 배경을 구축해내는 건 김경욱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이는 “근대를 대표하는 서사 장르로서 소설이 지니고 있는 원초적인 힘”, 즉 “자기가 겪고 생각한 삶에 대해” “고백하고자 하는 충동”(서영채 문학평론가, 해설)으로부터 비롯되는 것일 테다. 도저히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 눈앞에서 대수롭지 않게 벌어지는 것을 목격하고, 놀라운 우연에 전율하며, 언제 스스로를 무너뜨릴지 모를 내적 균열을 품고 살아가는 『위험한 독서』 속 인물들은 현재의 우리에게도 여전히 유효한 문제의식들을 상기하게 만든다. 세월이 지났음에도 우리 삶을 비추는, 시간이 흘러도 결코 낡지 않는 이야기. 이것만으로도 『위험한 독서』 개정판을 펼쳐 보아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 · 작가의 말 2008년에 출간한 소설집을 고쳐 묶는다. 발표 시점으로 치면 스무 해도 넘은 단편들이다. 당시 서른 중반이던 내 나이는 어느덧 오십 줄 한복판을 통과하고 있다. 문학동네로부터 개정판 제의를 받았을 때만 해도 간단한 작업일 줄 알았다. 문장에 내려앉은 시간의 더께만 좀 닦아내면 되겠지, 했는데 오산이었다. 먼지를 닦아내다보니 벽지가 낡아 보였다. 벽지를 뜯어내고 보니 곰팡이투성이였다. 독한 세제를 뿌려대고 팔이 빠져라 박박 닦아내며 스무 해 넘는 시차를 지우려 애썼다. 그러면서도 내심 바랐다. 담쟁이덩굴처럼 거리낌없이 뻗어나가던 그때 그 시절의 시퍼런 기운이 독한 세제에 지워지고 새 벽지에 가려지지 않기를. 2026년 여름김경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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