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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부
고백의 OST / 황홀한 우주 / 지울 수 없는 사랑 / 혼자만의 이별법 / 저만치 웃는 햇살 / 녹슨 자전거의 비행 / 난청의 밤 / 달의 언어 / 달의 뒤편 / 검은 달 / 우주 미아 / 흔들리는 밤 / 나팔꽃 / 당신은 별을 만들고 제2부 갈대는 허리를 꺾지 않는다 / 압화는 아프다 / 암실의 마술 / 빗살무늬 토기 / 반구대 암각화 / 나비 박물관 / 라떼를 거부합니다 / 셀프 아이덴티티 / 나의 페르소나 / 낯익은 좀비 / 흔해 빠진 드라마 / 짜릿한 불륜 / 네에쥬 / 하나 속에 둘 제3부 백야 / 폐닭 / 다 자란 울음 / 내 속의 어린 나 / 마흔 / 쌍둥이자리 / 가장의 위치 / 쉰 넘어 예순 / 엄마의 숨결 / 가난한 연극 / 별을 신다 / 아버지는 오늘도 수학 정석을 푼다 / 담장을 넘는 그늘 / 계절을 널다 / 단단한 슬픔 제4부 둥근 선인장 / 가난한 계절 / 다녀왔습니다 / 호두까기 인형 / 울음의 위치 / 꽃피는 내일 / 등꽃의 계절 / 마침내 노랑나비 / 밑그림의 예절 / 무명 모델 / 그늘 아래 피는 꽃 / 사과의 주름 / 녹슨 모과 / 묽어지는 슬픔 ▪ 작품 해설 : 견딤과 삭임, 그 끝에 이르는 ‘슬픔’의 완성_김윤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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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만치 웃는 햇살
혼자라는 말을 섣불리 건드렸다 무디어진 감정은 웃는데 무심히 뛰던 심장이 울었다 누구를 향한 배신감인지 허물어지는 새벽 숨결 위로하기엔 너무 희미해 그녀의 손이 차갑다 서툰 공감은 의미 없어 말없이 듣는 귀가 슬프다 밀리고 쓸리며 어디까지 떠돌았을까 퉁퉁 불은 영혼을 말리는 동안 아이들은 건조하게 자랐다 마른 웃음이 찾아올 때까지 머리 빗고 신발 신고 한없이 걸었다 눈물 한 방울 남지 않은 몸 땀이 흘렀다 흥건히 바람이 분다 나뭇잎의 속살이 짙어진다 살아야겠다 갈대는 허리를 꺾지 않는다 속으로 아픔을 삭이다 꺾이지만 말자 다독이던 밤 하늘에 무수한 별들을 보며 대신 울어주었다 그날따라 보름달은 왜 그리 밝은지 달빛에 젖은 갈대 울음이 시냇물을 이뤘다 바람결 거스르는 갈대는 없다 세찬 바람에 머리를 뉘일망정 허리를 꺾지 않는다 산다는 것은 휘몰아쳐 눕는 것 거친 바람이 지나가는 동안 버티다가 다시 일어나면 되는 것 바람에 밀린 몸이 바닥에 엎드려 아무도 모르게 우는 힘으로 꺾이지 않고 버티다 툭툭 털고 일어선다 울음의 위치 혼자 울기 좋은 밤 내 속에 그림자만 남기고 멀리 사라진 줄 알았는데 참지 못하고 돌아온 당신 아픈 마음 헤아리지 못하고 그대를 향해 나가는 손이 뜨겁습니다 그늘 짙은 표정이 흠뻑 부드러워 같이 울어도 아프지 않겠습니다 이 순간을 놓아주지 않으면 아린 추억이 될 수 있을까 밀착된 가슴과 가슴 호흡이 길어집니다 당신의 속삭임으로 귀가 달아오릅니다 따라갈 수 없는 내 목소리를 끌어안고 한참 머뭇대던 그대 풀 수 없는 웃음으로 내 눈물을 닦아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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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세계
신수옥 시인의 『갈대는 허리를 꺾지 않는다』는 슬픔으로 대표되는 어둠과 그늘, 아픔과 상처 등속의 음울한 것들과 다른 한편에 놓인 사랑을 모티프로 하고 있다. 시집의 두 축으로 놓여 있는 슬픔과 사랑 사이에서 시인은 이 둘을 단선적으로 연결하지 않은 채 자신만의 삶의 방식을 제시한다. 시인이 우리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는 이 두 지점을 중심으로 시인이 걸어가는 삶의 여정에 관한 것이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기억의 시간과 일상의 사물과 우주적 상징 사이의 교차를 통해 시인은 슬픔과 사랑을 중첩시키며 서서히 더 큰 사랑과 성장으로 나아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때 드러나는 의식의 양상이 시인이 우리에게 전하는 삶의 모습이거니와 그의 시는 어두운 정서적 질료들을 다루면서도 이에 압도당하는 대신 이를 매개로 타인과 소통하면서 더욱 크고 밝은 세계로 확장되는 길을 열어주고 있다. (중략) 슬픔에 대한 대가가 곧 사랑인 점은 세상을 더욱 견딜 만한 곳으로 여기게 할 것이다. 신수옥의 시집 『갈대는 허리를 꺾지 않는다』에서 중점적으로 전하고 있는 메시지도 바로 이것이거니와, 이러한 과정이 슬픔을 대하는 시인의 고유한 삶의 방식에 기인함은 물론이다. ― 김윤정(문학평론가·강원대 교수) 해설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