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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eline Virginia Wool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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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은 매끈한 회색 자갈의 등이나 갈색 나선형 줄무늬를 지닌 달팽이 껍데기에 떨어졌고, 빗방울 속으로 떨어질 때면 물의 얇은 막을 붉고 푸르고 노란 빛으로 가득 부풀려 빗방울은 금방이라도 터져 사라질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방울은 다시 한번 은회색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빛은 이제 잎의 살갗에 내려앉아 표면 아래로 뻗은 가지 같은 잎맥을 드러냈고, 다시 움직여서는 하트 모양과 혀 모양의 잎들이 이룬 둥근 천장 아래 드넓은 녹색 공간에 제 광휘를 퍼뜨렸다. 그러다 머리 위로 활기찬 미풍이 홱 불었고, 색채는 위쪽 허공으로, 7월의 큐 식물원을 걷는 사람들의 눈 속으로 빛을 반짝 쏘았다.
--- p.1 “나한테 옛날이란 입맞춤이야. 스무 해 전, 어린 여자애 여섯이 이젤 앞에서 그림 그리는 모습을 떠올려봐. 나는 그때 처음 보는 붉은 수련을 그리고 있었어. 그런데 갑자기 누군가가 내 목덜미에 입을 맞췄지. 오후 내내 손이 떨려서 그림을 제대로 그릴 수가 없었어. 나는 시계를 꺼내서 그 입맞춤에 대해 생각하는 건 딱 5분만이라고 정해두고 시간을 쟀어.” --- p.1 움푹 파인 곳마다 깊은 녹색 물웅덩이를 품은 갈색 절벽들, 뿌리부터 우듬지까지 미세하게 흔들리는 칼날처럼 넓적한 나무들, 넓은 표면에 가느다란 균열을 드러낸 회색 둥근 바위들―이 모든 것이 줄기들 사이를 하나씩 지나 목적지로 나아가려는 달팽이 앞을 가로막고 있었다. --- p.1 “오늘이 금요일이 아니라니 운수가 좋네.” 그가 말했다. “왜? 운수 같은 걸 믿어?” “금요일에는 6펜스를 내야 하니까.” “6펜스가 뭐라고? 그게 6펜스 값도 안 돼?” “그게라니, 그게 뭘 말하는 거야?” “아, 아무것도 아니야. 내 말이 무슨 뜻인지 알잖아.” 그들의 대화 사이에는 긴 휴지기가 있었다. 두 사람은 높낮이가 없고 단조로운 목소리로 말을 주고받았다. --- p.1 그러나 그들로부터 목소리들이 연신 흘러나왔다. 마치 두툼한 밀랍 양초에 매달린 불꽃들이 너울거리듯이. 목소리들, 그래. 목소리들. 말 없는 목소리들. 깊은 만족감으로, 열정적인 욕망으로, 혹은 아이들처럼 산뜻한 놀라움으로 갑자기 고요를 깨뜨리는 목소리들. --- p.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