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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철·정주영 사람을 보는 지혜
세계 초일류기업 삼성과 현대는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송동윤 저
스타북스 2026.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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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프롤로그 | 설계자의 눈과 돌격대장의 심장

1장 용인의 철학 - 사람을 보고 얻는 법
01 의심하면 쓰지 말고, 썼다면 끝까지 믿어라
02 “해보기나 했어?”
03 관상의 이병철 vs 현장의 정주영
04 적재적소의 미학
05 삼고초려와 저돌적 영입
06 혈연보다 앞서는 능력주의
07 “반드시 내 사람으로 만들겠다”
08 침묵으로 상대를 관찰하는 법
09 밥상머리에서 나누는 진심
10 결함 있는 천재를 어떻게 쓸 것인가
11 사람을 얻는 자가 천하를 얻는다

2장 소통과 거리 - 관계를 맺고 유지하는 온도
01 서늘한 존중
02 막걸리와 샅바
03 경청의 미학
04 불호령의 역설
05 보고서 한 장의 예의
06 거친 손을 잡는 공감
07 지나친 친밀함을 경계하라
08 “우리는 한배를 탄 동지다”
09 질책의 품격
10 직언을 품는 용기
11 서늘함과 뜨거움 사이

3장 신뢰와 위임 - 믿고 맡겨서 키우는 기술
01 전권(全權)을 넘기는 무게
02 “내가 책임질 테니 밀어붙여라”
03 자율과 규율의 균형
04 실수를 품는 배짱
05 벅찬 짐을 지워라
06 믿음의 이면, 정밀한 통제
07 “너를 믿는다”는 마법
08 전문경영인의 조건
09 야전사령관을 만드는 법
10 묵직한 끄덕임
11 결과로 증명하라

4장 동기부여와 신상필벌 - 사람을 춤추게 하는 보상
01 파격적인 대우
02 과실을 나누는 원칙
03 사업보국(事業報國)
04 “우리가 해내면 나라가 산다”
05 공은 아래로, 과는 위로
06 신상필벌(信賞必罰)
07 패장을 다시 쓰는 법
08 흙수저 신화의 동행
09 자존심을 세워주는 보상
10 보이지 않는 땀방울을 보다
11 스스로 달리게 하는 힘

5장 위기와 결단 - 갈등을 풀고 사람을 지키는 법
01 불황일수록 사람을 지킨다
02 정면 돌파의 힘
03 읍참마속(泣斬馬謖)
04 벼랑 끝의 침묵
05 다그침과 다독임
06 암투와 파벌 다스리기
07 눈빛 하나로 전하는 확신
08 오판을 인정하는 용기
09 퇴로를 열어주다
10 진정성으로 정면 승부하라
11 비바람을 함께 겪은 전우

6장 배신과 이별 - 끝을 맺는 방식의 품격
01 뒷모습을 대하는 태도
02 배신의 상처를 삼키다
03 경쟁사로 간 인재를 보며
04 노마(老馬)의 지혜
05 세대교체의 연착륙
06 보은(報恩)의 철학
07 닫힌 신의의 문
08 명예로운 퇴장
09 적을 만들지 않는 악수
10 해충은 과감히 도려내라
11 회자정리(會者定離)

7장 리더의 품격과 자기수양 - 스스로를 다스려 남을 이끌다
01 지인(知人) 전에 지기(知己)
02 분초(分秒)의 정직함
03 감정의 절제
04 고독을 벗 삼는 서재
05 새벽을 깨우는 발걸음
06 말의 무게
07 편견을 의심하는 겸손
08 소박한 일상
09 평생 멈추지 않는 공부
10 고독한 결단의 자리
11 태도가 곧 운명이다

8장 상호보완의 미학 - 오늘날 우리가 계승해야 할 두 유산
01 설계도 위에 얹은 엔진
02 시스템과 야성
03 이성과 열정의 황금분할
04 새로운 세대와 마주할 때
05 AI 시대의 ‘사람 냄새’
06 신뢰와 검증의 조화
07 도구인가, 동지인가
08 도전을 키우는 피드백
09 관리의 삼성과 돌격의 현대
10 “하면 된다, 할 수 있다”
11 사람을 향한 예의

에필로그 | 오늘, 당신은 어떤 눈과 가슴으로 사람을 마주하는가
프롤로그 | 설계자의 눈과 돌격대장의 심장

1장 용인의 철학 - 사람을 보고 얻는 법
01 의심하면 쓰지 말고, 썼다면 끝까지 믿어라
02 “해보기나 했어?”
03 관상의 이병철 vs 현장의 정주영
04 적재적소의 미학
05 삼고초려와 저돌적 영입
06 혈연보다 앞서는 능력주의
07 “반드시 내 사람으로 만들겠다”
08 침묵으로 상대를 관찰하는 법
09 밥상머리에서 나누는 진심
10 결함 있는 천재를 어떻게 쓸 것인가
11 사람을 얻는 자가 천하를 얻는다

2장 소통과 거리 - 관계를 맺고 유지하는 온도
01 서늘한 존중
02 막걸리와 샅바
03 경청의 미학
04 불호령의 역설
05 보고서 한 장의 예의
06 거친 손을 잡는 공감
07 지나친 친밀함을 경계하라
08 “우리는 한배를 탄 동지다”
09 질책의 품격
10 직언을 품는 용기
11 서늘함과 뜨거움 사이

3장 신뢰와 위임 - 믿고 맡겨서 키우는 기술
01 전권(全權)을 넘기는 무게
02 “내가 책임질 테니 밀어붙여라”
03 자율과 규율의 균형
04 실수를 품는 배짱
05 벅찬 짐을 지워라
06 믿음의 이면, 정밀한 통제
07 “너를 믿는다”는 마법
08 전문경영인의 조건
09 야전사령관을 만드는 법
10 묵직한 끄덕임
11 결과로 증명하라

4장 동기부여와 신상필벌 - 사람을 춤추게 하는 보상
01 파격적인 대우
02 과실을 나누는 원칙
03 사업보국(事業報國)
04 “우리가 해내면 나라가 산다”
05 공은 아래로, 과는 위로
06 신상필벌(信賞必罰)
07 패장을 다시 쓰는 법
08 흙수저 신화의 동행
09 자존심을 세워주는 보상
10 보이지 않는 땀방울을 보다
11 스스로 달리게 하는 힘

5장 위기와 결단 - 갈등을 풀고 사람을 지키는 법
01 불황일수록 사람을 지킨다
02 정면 돌파의 힘
03 읍참마속(泣斬馬謖)
04 벼랑 끝의 침묵
05 다그침과 다독임
06 암투와 파벌 다스리기
07 눈빛 하나로 전하는 확신
08 오판을 인정하는 용기
09 퇴로를 열어주다
10 진정성으로 정면 승부하라
11 비바람을 함께 겪은 전우

6장 배신과 이별 - 끝을 맺는 방식의 품격
01 뒷모습을 대하는 태도
02 배신의 상처를 삼키다
03 경쟁사로 간 인재를 보며
04 노마(老馬)의 지혜
05 세대교체의 연착륙
06 보은(報恩)의 철학
07 닫힌 신의의 문
08 명예로운 퇴장
09 적을 만들지 않는 악수
10 해충은 과감히 도려내라
11 회자정리(會者定離)

7장 리더의 품격과 자기수양 - 스스로를 다스려 남을 이끌다
01 지인(知人) 전에 지기(知己)
02 분초(分秒)의 정직함
03 감정의 절제
04 고독을 벗 삼는 서재
05 새벽을 깨우는 발걸음
06 말의 무게
07 편견을 의심하는 겸손
08 소박한 일상
09 평생 멈추지 않는 공부
10 고독한 결단의 자리
11 태도가 곧 운명이다

8장 상호보완의 미학 - 오늘날 우리가 계승해야 할 두 유산
01 설계도 위에 얹은 엔진
02 시스템과 야성
03 이성과 열정의 황금분할
04 새로운 세대와 마주할 때
05 AI 시대의 ‘사람 냄새’
06 신뢰와 검증의 조화
07 도구인가, 동지인가
08 도전을 키우는 피드백
09 관리의 삼성과 돌격의 현대
10 “하면 된다, 할 수 있다”
11 사람을 향한 예의

에필로그 | 오늘, 당신은 어떤 눈과 가슴으로 사람을 마주하는가

저자 소개 1

영화감독이자 소설가. 1980년 5월 광주에서 죽을 고비를 넘기고 대학을 두 번이나 자퇴하는 후유증을 겪다가 살기 위해 유학을 떠나 독일 보훔대학교에서 연극영화TV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한일장신대학교 연극영화학 교수를 지냈다. 영화 《서울이 보이냐》 《바다 위의 피아노》의 감독과 《블랙 아이돌스》 《마장호수》 《5월 18일생》의 각본과 연출을 맡았으며 《HID 북파 공작원》의 시나리오 작업을 했으며 《5월 18일생》은 5월 개봉을 앞두고 있으며, 최근에는 서울에 있는 ‘지구촌학교’와 손잡고 학생 지도, 영화기획과 시나리오 작업, 글로벌 공연기획 등 열정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
영화감독이자 소설가. 1980년 5월 광주에서 죽을 고비를 넘기고 대학을 두 번이나 자퇴하는 후유증을 겪다가 살기 위해 유학을 떠나 독일 보훔대학교에서 연극영화TV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한일장신대학교 연극영화학 교수를 지냈다. 영화 《서울이 보이냐》 《바다 위의 피아노》의 감독과 《블랙 아이돌스》 《마장호수》 《5월 18일생》의 각본과 연출을 맡았으며 《HID 북파 공작원》의 시나리오 작업을 했으며 《5월 18일생》은 5월 개봉을 앞두고 있으며, 최근에는 서울에 있는 ‘지구촌학교’와 손잡고 학생 지도, 영화기획과 시나리오 작업, 글로벌 공연기획 등 열정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
저서로는 『송동윤의 영화 이야기』 『흔들리면서 그래도 사랑한다』 『영웅의 부활』 『블랙 아이돌스』 『5월 18일생』이 있으며, 엮은 책으로 『나는 왜 니체를 읽는가』 『헤르만 헤세 청춘이란?』 『헤르만 헤세 인생론』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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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10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376쪽 | 143*210*30mm
ISBN13
9791157958115

책 속으로

사업의 성패도 조직의 흥망도 결국 사람이라는 수수께끼를 어떻게 푸느냐에 달렸다. 그러나 사람의 마음을 얻고 움직이는 일만큼 어렵고 위태로운 승부도 없다. 조금만 다가가면 사적인 정에 얽혀 원칙이 무너지고, 조금만 물러서면 차가운 불신과 냉소가 조직을 갉아먹는다.
여기, 풀리지 않는 인간이라는 숙제 앞에서 가장 찬란한 답을 남긴 두 거인이 있다. 바로 호암 이병철과 아산 정주영이다. 한 사람은 얼음 같은 지성으로 사람의 그릇을 꿰뚫어 완벽한 무대를 설계했고, 다른 한 사람은 용광로 같은 심장으로 진흙탕에 뛰어들어 사람의 영혼에 불을 질렀다. 완전히 다른 눈과 가슴으로 인재를 얻어 시대를 바꾼 두 거인의 발자국은, 관계의 빈곤 속에서 길을 잃은 우리에게 명쾌하고 묵직한 나침반을 건넨다.
---pp.4~5 「프롤로그 - 설계자의 눈과 돌격대장의 심장」 중에서

호암 이병철이 평생을 걸쳐 인재를 등용하고 조직을 경영할 때 금과옥조로 삼았던 경구는 바로 ‘의인불용 용인불의’였다. 의심스러운 자는 애초에 자리에 앉히지 말 것이며, 일단 적임자라 판단해 발탁했다면 추호의 의심도 품지 말고 전적으로 믿고 맡겨야 한다는 뜻이다. 이는 단순한 도덕적 수양이 담긴 격언이 아니었다. 사람이라는 가장 가변적이고 불확실한 매개체를 통해 거대한 기업 제국을 굴려야 했던 노회한 승부사가, 뼈를 깎는 배신의 쓰라림과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정립한 가장 서늘한 리스크 관리이자 차가운 인사 원칙이었다.
---p.19 「의심하면 쓰지 말고, 썼다면 끝까지 믿어라」 중에서

아산 정주영에게 사람의 가치를 매기는 기준은 결코 명문대 졸업장이나 번드르르한 말솜씨가 아니었다. 아산의 동물적인 직관이 포착한 유일하고도 결정적인 조건은 단 하나였다.
“그 사람의 눈빛 속에 불가능을 뚫고 나가려는 투지와 굶주림이 서려 있는가.”
안락한 연구실에 앉아 책장을 넘기던 먹물들의 한숨 섞인 통계와 분석보다, 흙먼지를 뒤집어쓰고라도 현장에 달려가 온몸을 던질 준비가 되어 있는 야생마를 그는 본능적으로 알아보고 사랑했다.
---p.24 「해보기나 했어?」 중에서

삼성전자 초창기, 일본에서 영입해 온 한 천재 반도체 설계 인력이 있었다. 그는 기술력 하나는 당대 최고였으나, 성격이 극도로 괴팍하여 부하 직원들에게 폭언을 일삼고 타 부서와는 일절 협력하지 않아 그룹 내에서 원성이 자자했다. 인사팀에서는 당장 그를 해고하거나 보직을 변경해야 한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호암의 판단은 달랐다. 호암은 그에게서 부하 관리 권한과 조직 행정 업무를 완전히 박탈했다. 대신 독립된 특수 연구실을 따로 차려주고, 오직 혼자서 반도체 핵심 회로 설계만을 파고들 수 있도록 완벽한 방음벽을 쳐주었다. 그리고 그가 연구실 밖으로 나와 타 부서와 마찰을 일으키지 않도록, 성품이 서글서글하고 대인 관계가 원만한 덕장형 중간관리자를 붙여 그의 일상과 외부 소통을 전담하게 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괴팍한 천재는 아무런 방해 없이 연구에만 몰두하여 삼성이 일본 도시바를 제치고 메모리 반도체 개발 속도를 획기적으로 앞당기는 데 결정적인 기술을 쏟아냈다.
---p.58 「결함 있는 천재를 어떻게 쓸 것인가」 중에서

하루는 사막 한가운데서 용접 작업을 하던 한 젊은 노동자가 탈진해 쓰러졌다. 소식을 듣고 달려온 아산은 그를 안아 그늘로 옮기고, 자신의 얼음물통을 열어 물을 먹였다. 노동자가 정신을 차리고 눈을 떴을 때, 눈앞에 있는 사람이 정주영 회장임을 알고 깜짝 놀라 일어나려 했다. 아산은 그의 어깨를 꾹 누르며 거칠게 갈라진 노동자의 손을 두 손으로 덥석 쥐었다. 기름때와 모래가 범벅이 된 손이었다.
“일어나지 마라. 자네들이 흘리는 이 뜨거운 땀방울이 고향의 부모 형제를 먹여 살리고 이 가난한 나라를 다시 세우는 거요. 고맙소, 정말 고맙소.”
총수의 눈가에 맺힌 눈물을 바라보며 그 노동자는 오열했다.
---p.87 「거친 손을 잡는 공감」 중에서

호암은 사람을 일단 자리에 앉히면 인사권과 예산 집행권의 칼자루를 온전히 넘겼다. 일상적인 결재 라인에 오너가 끼어들어 감 놔라 배 놔라 참견하는 일은 철저히 삼갔다.
1950년대 중반, 제일제당 부산공장을 세우고 본격적인 설탕 생산에 돌입했을 때의 일화는 호암식 전권위임의 진수를 보여준다. 당시 설탕 정제 공정에서 예상치 못한 기계 고장과 원당 변질로 막대한 손실이 발생했다. 실무진과 공장장은 사색이 되어 대구 본사로 올라와 호암 앞에 엎드렸다. 오너가 노발대발하며 공장장을 갈아치울 것이라 예상했던 참모들의 생각과 달리, 호암은 장부를 덮고 나직하게 말했다.
“공장을 돌리다 보면 쇠가 부러질 수도 있고 원료를 버릴 수도 있는 법일세. 그 기계의 구조를 나보다 공장에 있는 자네들이 열 배는 더 잘 알지 않는가? 복구하는 데 필요한 자금은 비서실을 통해 전액 지원할 테니, 자네 소신대로 뜯어고쳐 보게. 내가 자네를 책임자로 보낸 이상, 현장의 결정은 온전히 자네 몫일세.”
호암은 그 후 복구 작업이 끝날 때까지 단 한 번도 공장에 전화를 걸어 진행 과정을 캐묻지 않았다. 오너의 간섭이 사라진 자리에서 공장장과 엔지니어들은 눈물을 흘리며 밤을 새웠고, 결국 독일제 기계를 능가하는 정제 라인을 완성해 냈다.
---p.114 「전권(全權)을 넘기는 무게」 중에서

1976년, 20세기 최대의 토목공사라 불리던 사우디 주베일 산업항 공사 수주 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세계 유수의 건설사들이 불가능하다고 혀를 내두를 때, 아산은 기술자들에게 말했다.
“우리가 이 공사를 따내지 못하면 나라에 달러가 없어 공장이 멈춘다. 우리가 해내면 대한민국이 산다.”
기술자들은 밤낮없이 계산기를 두드리고 공법을 혁신하여 세계 1위 건설사 벡텔(Bechtel)을 제치고 공사를 따냈다.
정주영은 부하들에게 “너희는 한낱 현장의 노동자가 아니라, 이 민족의 미래를 두 어깨에 짊어진 거인들이다”라는 거대한 자부심을 선물했다. 리더가 부하의 가슴속에 국가적 자긍심과 존재의 의미를 일깨울 때, 인간은 비로소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어 초인적인 괴력을 발휘한다. 아산의 뜨거운 열정은 가난한 노동자들을 세상을 놀라게 한 신화의 주인공들로 바꾸어 놓은 가장 강력한 기폭제였다.
---pp.168~169 「우리가 해내면 나라가 산다」 중에서

1973년 말 터진 제1차 오일쇼크는 한국 경제의 숨통을 사정없이 죄어왔다. 원유 가격은 4배로 폭등했고, 세계 무역 장벽은 얼어붙었다. 당시 막 도약의 날개를 펴려던 삼성의 전자 및 섬유 계열사들은 창고마다 팔리지 않은 재고가 산더미처럼 쌓여갔다. 공장 가동률이 50% 밑으로 곤두박질치며 매일 눈덩이 같은 적자가 쌓이자, 임원 회의실에서는 비상경영 보고서가 빗발쳤다.
“회장님, 공장 두 곳을 폐쇄하고 최소 30%의 인력을 감원하지 않으면 그룹 전체가 연쇄 부도 위기에 처합니다!”
참모들이 하얗게 질린 얼굴로 감원 명단을 내밀었을 때, 이병철은 돋보기를 벗어 책상 위에 탁 내려놓으며 얼음장 같은 목소리로 일갈했다.
“기업의 이익이 줄었다고 해서 가장 먼저 사람부터 길거리로 내치는 것은 장사치의 파렴치한 짓일세. 기업의 주인은 주주만이 아니라 그곳에 청춘을 바친 사원들이야. 위기일수록 사람은 기업의 짐이 아니라, 불황이 끝났을 때 기업을 다시 일으켜 세울 유일한 밑천일세. 내 사재를 털어 넣어서라도 단 한 명의 직원도 내보내지 말게!”
---pp.195~196 「불황일수록 사람을 지킨다」 중에서

아산 정주영의 작별은 그 특유의 야성과 호걸다운 온기가 넘쳐흘렀다. 현대에서 잔뼈가 굵은 간부가 자신의 사업을 하겠다거나 새로운 길을 가겠다고 찾아오면, 아산은 처음엔 특유의 불호령으로 섭섭함을 터뜨리기도 했다. “이놈아, 현대라는 밥그릇이 좁아서 나가겠다는 거냐!”라며 호통을 쳤지만, 부하의 눈빛 속에 담긴 독립의 결기를 확인하는 순간 표정을 바꾸어 껄껄 웃었다.
현대건설 중동 현장에서 잔뼈가 굵었던 한 현장소장이 귀국해 중소 토목회사를 차리겠다고 사직서를 냈을 때, 아산은 그의 사직서를 탁자에 내려놓고 두툼한 손으로 그의 어깨를 감싸 쥐었다.
“호랑이 새끼를 키웠더니 제 굴을 파고 나가겠다고 하는구먼. 그래, 사내대장부가 태어나서 제 뜻을 한번 펼쳐보겠다는데 내가 어찌 말리겠나. 나가서 죽을 쑤지 말고 보란 듯이 성공해라! 자네가 망하면 현대 망신이야.”
아산은 떠나는 부하의 손을 으스러지도록 쥐어주며, 빈손으로 나가지 않도록 현대의 하청 일거리와 건설 자재 구매권을 떼어주는 등 실질적인 자립의 종잣돈을 쥐여 주었다. 심지어 경쟁이 불가피한 분야로 나가는 인재에게도 “밖에서 현대와 한번 멋지게 겨뤄보자”며 등을 두드렸다.
---p.245 「뒷모습을 대하는 태도」 중에서

어느 깊은 밤, 노름판에서 돈을 잃고 돌아와 문을 열었을 때 달빛 아래 곤히 잠든 세 아이의 천진난만한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그 순간 호암의 등줄기에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내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귀한 청춘을 허송세월하며 아이들에게 어떤 아비가 되려는가.” 그 처절한 자각의 순간, 호암은 자신의 나약함과 안일함을 정면으로 응시했다. 그는 그 길로 골패를 아궁이에 던져 넣고 사업의 길로 뛰어들었다. 이후 호암은 매일 밤 잠들기 전 서재에 앉아 거울을 보듯 하루 동안 내린 결단과 언행을 냉정하게 복기하는 엄격한 내면의 검사를 평생 멈추지 않았다.
호암은 자신이 현장에서 기계를 직접 뜯어고치는 공학 엔지니어가 아니라는 사실, 저돌적으로 메가폰을 잡고 대중을 선동하는 웅변가가 아니라는 사실을 누구보다 명확히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자신의 한계를 솔직하게 인정하고, 그 결핍을 메워줄 당대 최고의 기술 관료와 지성들을 모셔와 전권을 쥐여주었다.
---p.290 「지인(知人) 전에 지기(知己)」 중에서

아산은 특히 《삼국지》와 이순신 장군의 일대기를 수없이 되풀이해 읽으며, 위기 상황에서 장수가 가져야 할 배짱과 전술적 융통성을 가슴에 새겼다. 1984년 충남 서산 간척지 공사 당시, 유속이 초당 8미터에 달해 집채만 한 바위도 쓸려 내려가던 절체절명의 난관을 폐유조선으로 틀어막아 해결했던 전설적인 ‘유조선 공법(정주영 공법)’ 역시 우연한 번뜩임이 아니었다. 수많은 역사 소설 속 해전사에서 배를 침몰시켜 물길을 돌렸던 고대 전술을 현대 토목 공학의 원리와 머릿속에서 치열하게 융합해 낸 아산의 사색의 산물이었다.
“사람들은 내가 무작정 몸으로만 밀어붙이는 줄 알지만, 나는 남들이 잠든 밤에 천 번, 만 번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을 돌린다. 책을 읽지 않고 생각하지 않는 놈은 평생 남의 뒤나 쫓아다니는 지게꾼 신세를 면치 못한다!”
아산에게 독서와 사색은 거친 야성에 예리한 지성의 날을 벼려주는 숫돌이었다.
---p.303 「고독을 벗 삼는 서재」 중에서

출판사 리뷰

관계의 빈곤 속에서 길을 잃은 당신에게, 거인의 안목과 심장을 건네다
대한민국 경제의 기적을 일군 두 거인의 인재를 찾아 움직이는 인간학

100년이 지나도 일어서지 못할 나라에서 세계를 뒤흔들기까지

2세기 중반, 전쟁의 포화가 휩쓸고 간 한반도는 1인당 국민소득 60달러의 최빈국이었다. 당시 유엔 사절단은 “이 나라는 100년이 지나도 스스로 일어서지 못할 쓰레기통”이라고 냉소했다. 그러나 이 절망의 잿더미 위에서 두 개의 거대한 실루엣이 걸어 나왔다. 바로 호암 이병철과 아산 정주영이다.

설탕과 직물을 짜던 나라에서 메모리 반도체 1위 제국을 세우고, 통통배 하나 못 고치던 나라에서 세계 최대의 조선소와 독자 모델 자동차를 만들어낸 기적. 세상은 이를 저임금 노동력이나 차관 같은 경제학 공식으로 설명하려 하지만, 그 한가운데에는 수치로 환산할 수 없는 원초적 엔진, 즉 '사람'이 있었다. 이 책은 아무것도 없던 시대에 오직 사람의 잠재력을 믿고 시대를 바꾼 두 거인의 인간학을 가장 극적이고 입체적으로 복원해 낸다.

1. 차가운 관상의 눈과 뜨거운 현장의 가슴

책의 전반부는 두 거인의 극단적으로 대조되는 인재 채용과 위임의 방식을 흥미롭게 펼쳐 보인다. 호암의 용인술은 한 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정밀 검증’과 ‘전권 위임’이다. 화려한 스펙보다 걸음걸이와 시선의 흔들림, 내면의 탐욕을 꿰뚫어 보는 서늘한 눈을 가졌던 그는 일단 사람을 쓰면 일상 업무에 일체 간섭하지 않았다. 대신 결과에 대한 냉혹한 책임을 요구함으로써 프로페셔널의 자율성과 긴장감을 동시에 이끌어냈다.

반면 아산의 용인술은 흙먼지 날리는 현장 속에서 피어난 ‘야성’과 ‘전우애’였다. 학벌이나 경력 대신 “눈빛 속에 일을 되게 만들려는 투지와 굶주림이 있는가”를 물었고, "해보기나 했어?"라는 벼락같은 일갈로 영혼을 깨웠다. 실패한 장수를 내치지 않고 "회사가 대신 내준 값비싼 수업료"라며 든든한 방패가 되어주었던 아산의 품안에서 수많은 평범한 이들이 거대한 야수로 거듭났다.

2. 보상, 위기 돌파, 그리고 이별의 품격

사람을 얻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것은 사람을 다루고 위기를 넘으며 아름답게 이별하는 법이다. 책은 파격적인 대우와 사업보국이라는 거대한 사명감으로 인재를 춤추게 한 동기부여의 기술을 전한다. 또한 불황 속에서도 고용을 보장하며 신의를 지키고, 벼랑 끝에서 정면 돌파로 조직을 지켜낸 거인들의 결단을 보여준다. 특히 배신한 인재나 떠나는 참모를 대할 때 원망 대신 깊은 침묵과 품격 있는 출구 전략을 택했던 대인거배의 면모는 오늘날 좁은 도량으로 갈등을 빚는 리더들에게 깊은 부끄러움과 울림을 선사한다.

3. 오늘날 우리가 품어야 할 두 유산

오늘날 우리의 일터는 데이터와 메신저 뒤에 숨어 “시스템대로 하라”며 무관심의 벽을 치는 리더와, 책임은 지지 않으면서 “우리는 가족”이라는 공허한 구호만 외치는 리더들로 가득하다. 그 결과 젊은 인재들은 직장을 떠나고, 관계는 메말라간다. 저자는 바로 이 지점에서 두 거인의 유산을 양손에 쥐어야 한다고 역설한다. 머리는 호암처럼 서늘하게 식혀 시스템과 공정한 룰로 소통하고, 가슴은 아산처럼 뜨겁게 데워 실패를 품는 무한한 신뢰와 체온을 건네야 한다는 것이다.

4. 기술을 넘어서는 궁극의 무기, ‘사람 냄새’

이 책은 단순한 옛날 기업가들의 무용담이 아니다. 불확실성의 파도를 건너는 모든 리더와 직장인을 위한 가장 치열하고 실전적인 ‘인간학의 지도’다. 특히 생성형 AI가 지적 노동을 대신하고 효율만이 강조되는 현대 사회일수록, 데이터 너머의 체온과 직관, 즉 ‘사람 냄새’가 승부를 가른다. 기계를 다루는 것은 기술이지만,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결국 진심 어린 온기이기 때문이다.

5. 당신은 어떤 눈과 가슴으로 사람을 마주하는가

오늘, 당신은 어떤 눈으로 곁에 있는 사람을 바라보고 있는가? 어떤 온도의 가슴으로 손을 잡고 있는가? 이 책은 관계의 해체 속에서 신뢰와 성장의 실마리를 찾는 모든 이들에게 묵직한 이정표가 되어준다. 이 책을 펼치는 순간, 당신 곁의 평범한 사람은 시대를 바꾸는 거인으로 다시 태어날 것이며, 당신 또한 누군가의 삶을 깨우는 진짜 리더로 거듭나게 될 것이다.

시대가 묻고 거인이 답하다

결국 리더십의 본질은 제도가 아니라 사람을 향한 태도에 귀결된다. 이 책은 시대를 앞서간 두 경영자의 발자취를 통해, 메말라가는 현대의 조직과 관계 속에서 진정으로 사람을 움직이는 힘이 무엇인지 깊은 통찰을 건넨다. 거인들이 남긴 안목과 심장의 온기가 오늘날 길을 잃은 모든 이들의 가슴에 뜨거운 불꽃으로 지펴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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