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검색을 사용해 보세요
검색창 이전화면 이전화면
최근 검색어
인기 검색어

소득공제 청년패스
AI 시대의 오디세이아
우리가 도달할 이타카는 어디인가
이종관 저
그린비 2026.10.15.
가격
21,000원
10 18,900
YES포인트?
1,050원 (5%)
5만원 이상 구매 시 2천원 추가 적립
결제혜택
카드/간편결제 혜택을 확인하세요

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국내배송만 가능
  •  문화비소득공제 가능

이 상품의 태그

카드뉴스로 보는 책

카드뉴스0
카드뉴스1
카드뉴스2
카드뉴스3

책소개

목차

책을 펴내며 5
프롤로그 _ 현대의 오디세우스들은 어떤 미래로 향하고 있는가? 15

제1장 _ 지도 위에 없는 미래의 길-메토두스와 아포리아
탈신체화된 이동과 감각의 유예 25 | 메토두스: 반듯하게 닦인 공식의 세계 26 | 공식 없인 한 걸음도 뗄 수 없게 된 돌봄의 인프라 28 | 모든 것이 계산서로 바뀔 때 30 | 아포리아: 막다른 골목에서 태어나는 철학의 눈 32 | 아포리아의 언어: 시어 35 | 현대 언어 분석철학, 그 너머 41 | 언어의 왜소화 42 | 두 비트겐슈타인 사이의 긴장과 시어의 야성 44 | 미래보다 먼저 도착한 질문 46

제2장 _ 디킨슨의 겨울빛과 한용운의 오동잎
겨울 오후의 햇살: 디킨슨의 빛과 풍경의 타격 52 | 고요한 낙하의 기척: 한용운의 오동잎과 부재의 향기 57 | 디킨슨과 한용운, 두 시인 사이의 거리 또는 그들의 같은 공간 59 | 풍경의 윤리 62 | 존재 와 모방의 임계점 앞에서 64

제3장 _ 모방과 존재의 혼동-튜링 테스트의 오류
튜링 테스트의 유혹: 발화의 표면과 판별의 유예 67 | 튜링 테스트와 히든싱어 69 | 구별 불가능성의 함정: 모방 가능성과 존재 동일성 사이의 균열 73 | 기계의 출력과 인간의 처신: 윤동주풍 시와 청년의 실존 75 | 이중 왜곡의 재난: AI의 인간화와 인간의 기계화 78 | 거대언어모델에서 창궐하는 제거주의 문명 80

제4장 _ 사랑, 양심, 깨달음을 지우는 언어
문명이 잃어버린 깊이 83 | 계량화된 세계의 차가운 질문 85 | 제거주의의 폭력과 어머니의 장례식 88 | 양심의 흔적, 윤동주의 부끄러움 92 | 깨달음의 순간 또는 메타노이아의 시간 93

제5장 _ ‘이니티움’과 가난한 노래의 씨앗-아렌트, 윤동주, 이육사
첫 숨의 도래: 한 아이가 태어난다는 우주적 사건 96 | 아렌트의 탄생성: 조건 속에 주어지는 절대적 시작 98 | 투명한 양심의 처신: 윤동주의 부끄러움과 잎새의 바람 100 | 황야의 잠재성: 이육사의 광야와 가난한 노래의 씨앗 102 | 배포되는 모델과 탄생하는 실존: 인공지능의 복제성과 인간의 유일성 107

제6장 _ 존재방식의 혼동과 존재론적 재난
존재론적 평면화의 아포리아 110 | 물질체의 존재 방식: 타성적 운동 112 | 기계의 존재 방식: 목적 예속 작동 114 | AI의 존재 방식: 계산과 최적화 115 | 식물의 존재 방식: 생장 117 | 동물의 존재 방식: 생존 118 | 인간의 존재 방식: 실존 120 | 차이는 서열이 아니라 관계의 원리 121

제7장 _ 환경세계와 실존적 풍경
존재론적 혼동의 도시적 귀결: 르 코르뷔지에와 ‘기계로서의 집’ 126 | 인간은 어디에 사는가 128 | 서식하는 동물, 거주하는 인간 131 | 풍경의 진정한 개념 134 | 하늘과 땅이 만나는 자리 137

제8장 _ 하늘에서 별이 빛나면 땅 위의 이슬도 빛난다-사방론의 공간성
별빛과 이슬의 마주침, 그리고 사찰 마당의 적막 140 | 하이데거의 사방론: 대지, 하늘, 죽을 자들, 신성함의 사중주 144 | 신성함의 현상학적 방어 148 | 사방의 위기와 실존적 망명 150 | 사방을 통하게 하는 숨결 153

제9장 _ 숨의 현상학-대지와 인간을 잇는 것
숨 쉬는 몸과 숨 막히는 공간의 기억 156 | 프네우마, 슈티뭉, 르룽의 삼각 현상학 159 | 공기와 빛과 소리의 분위기 속의 세계 162 | 바람길, 습도, 물순환, 식물 생장의 보이지 않는 그물망 164

제10장 _ 장소의 영혼-매혹과 의심을 넘어
‘장소의 영혼’이라는 말속의 위험성과 지혜 167 | 대지와 사물은 의식을 갖지 않는다 169 | ‘지니어스 로키’의 현상학적 재정의 170 | 네 개의 풍경, 네 개의 성격 172 | 시적 언어와 학술적 논증의 구별 175 | 소리풍경에서 완성되는 장소의 영혼 177

제11장 _ 목소리, 프네우마, 풍경
얇은 대기 속에서 솟구치는 저음의 공간성 180 | 육체의 악기화 182 | 들리는 풍경의 인프라 184 | 소리와 숨을 통해 매개되는 하늘, 땅, 인간, 신성함 186 | 티베트 사례와 방법론적 방어벽 189

제12장 _ 비교 음향생태학의 확장
목소리와 장소의 상호적 존재론 192 | 지평선과 바람의 공명: 몽골과 투바의 후메이, 그리고 긴 노래 194 | 반향의 벼랑을 가로지르는 신호: 알프스의 요들과 지형적 거리감 197 | 돌의 폐가 머금은 침묵의 잔향: 중세 성당과 그레고리오 성가 198 | 마당의 활기와 산사의 침묵: 한국의 범패와 판소리, 그리고 장소성의 결 200 | 숨결이 들리는 도시를 위한 주음 203

제13장 _ 과수원이라는 철학적 장소성-콘라드 마르티우스와 식물의 힘
흙과 대지의 교실 207 | 콘라드 마르티우스의 생애와 식물 존재론 209 | 자기세움: 세계의 모든 원소를 살려 내는 건축 212 | 자기디자인: 도면이 없는 적응적 외피의 미학 214 | 자기분지: 중심의 통제를 해체하는 녹색동맥의 네트워크 216 | 열린 개체성: 세계와 삼 투하는 열린 대지의 존재론 219

제14장 _ 감가상각에 맞서는 성숙의 경제학
침묵하는 대지와 오래 기다리는 생명 223 | 김수영의 식물적 기다림 224 | 몸으로 체화되는 성숙의 시간성 226 | 진흙 속의 씨앗을 알아보는 눈 228

제15장 _ 프뉴베지텍처의 도시 존재론-숨, 식물, 건축의 융화
추방의 대지, 봉인된 외피 229 | 균열을 타는 생명, 자라는 구조 230 | 프뉴베지텍처의 존재론적 정립 232 | 프뉴베지텍처의 5대 설계 원리 234 | 건축은 완공품이 아니라 성장체다 238

제16장 _ 로보택시 이후의 도시-주차장에서 공원으로, 속도에서 거주로
자동차가 대지를 점령하는 방식 241 | ‘로보택시’라는 새로운 기술적 사건 243 | 주차장에서 공원으로, 정지에서 생장으로! 245 | 도로가 녹색동맥으로 바뀔 때 247 | 일론 머스크라는 문명론적 거울 249 | 존재론적 재배치: 미래 기술이 거주 철학과 마주할 때 251

제17장 _ 녹색동맥의 도시와 바우보타닉-속도를 리듬으로, 철학을 공법으로
철학은 공법이 되어야 한다 255 | 녹색동맥: 가로 단면을 생명의 길로 재조직하는 공법 257 | 중력식 입체 물순환: 건축의 옥상에서 대지의 흙까지 260 | 바우보타닉: 살아 있는 나무를 건축 구조로 삼는 시도 262 | 바우보타닉의 4대 엔지니어링 기술 265 | 현실적 한계와 현장의 윤리: 구조 안전과 유지관리의 책임 267 | 생명과 기계의 공명장으로: 심포이에틱 시티를 향하여 268

제18장 _ 기술은 ‘말하는 자’가 아니라 ‘청취자’가 되어야 한다-‘플로라 로보티카’에서 ‘심포이에틱 시티’로
들을 줄 모르는 기계의 독백 270 | 플로라 로보티카, 식물과 로봇의 융합 구조체 271 | 실험적 성과와 과학적 성찰 274 | 인공지능, 통제자에서 보조 감각기관으로 276 | 로봇 시스템은 식물의 돌봄을 보조하는 정원사 277 | 공동생성 도시 279 | 네 가지 윤리적 주의와 저항선 281 | 한국의 대지, 미래의 항로 284

결론 _ K-프뉴베지텍처 시티-한국의 지형과 전통이 세계에 제안하는 미래
한국의 도시들, 산과 강을 품은 압축 근대의 두 얼굴 287 | 골목과 마당, 그리고 공동체의 기억 289 | 건설, 모빌리티, 반도체와 AI의 가능성 290 | K-스마트 시티, 똑똑하지만 숨 막히는 도시의 위험 291 | K-프뉴베지텍처 시티의 5대 원칙 292 | 별과 이슬, 그리고 작은 씨앗의 기다림 293

에필로그 _ 칼립소 너머 이타카의 올리브나무 아래에서 296

보론 1 _ 미래를 위한 진정한 오디세이아를 노래하기 위하여
다시 호출된 오디세우스 301 | 『오디세이아』의 핵심은 탈출이아 니라 귀향이다 302 | 생존은 거주가 아니다 303 | H자동차그룹의 가능성: 스페이스X는 없지만 H건설이 있다 305 | 스페이스X와 다른 미래: 감속의 지혜를 포함한 기술 311 | 화성으로의 탈출보다 지구로의 귀향 312

보론 2 _ 오디세이아의 공간존재론-트로이에서 이타카까지
들어가며 315 | 거주가 무너지는 장소들 318 | 존재 방식의 경계를 통과하다 328 | 장소가 다시 시작되는 곳 337 | 맺으며: 목마, 배, 올리브나무 347

장별 참고문헌과 독자를 위한 확장 참고문헌
I. 장별 참고문헌 351 | II. 저자 및 하이데거 관련 핵심 참고문헌 356 | III. 일반 철학·문학·AI·장소·식물 참고문헌 357 | IV. 목소리·티베트·몽골·알프스·범패 심화 참고문헌 360 | V. 바우보타닉 심화 참고문헌 363 | VI. 플로라 로보티카와 바이오 하이브리드 건축 심화 참고문헌 363

저자 소개 1

성균관대학교 철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한 뒤, 독일 뷔츠부르크대학에서 수학하고 트리어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춘천교대를 거쳐 현재 성균관대학교 철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건교부 산하 미래주거연구위원회 자문위원, 정보통신정책연구원 기획총괄위원,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미래포럼자문위원, 교육과학부 융합학문발전위원회 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논문으로는 「그림에 떠오르는 현대문화」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에 대한 현상학적 연구」 「성애의 현상학」 「과학, 현상학 그리고 세계」 「마지막 탱고 그 후, 후설의 정처주의를 옹호하며」 등이 있으며, 주요 저서로는 『공간의 현상학, 풍경
성균관대학교 철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한 뒤, 독일 뷔츠부르크대학에서 수학하고 트리어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춘천교대를 거쳐 현재 성균관대학교 철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건교부 산하 미래주거연구위원회 자문위원, 정보통신정책연구원 기획총괄위원,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미래포럼자문위원, 교육과학부 융합학문발전위원회 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논문으로는 「그림에 떠오르는 현대문화」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에 대한 현상학적 연구」 「성애의 현상학」 「과학, 현상학 그리고 세계」 「마지막 탱고 그 후, 후설의 정처주의를 옹호하며」 등이 있으며, 주요 저서로는 『공간의 현상학, 풍경 그리고 건축』 『사이버문화와 예술의 유혹』 『과학에서 에로스까지』 『자연에 대한 철학적 성찰』 『소설로 읽는 현대 철학, 소피아를 사랑한 스파이』 『포스트휴먼이 온다』 등이 있다.

이종관의 다른 상품

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10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368쪽 | 140*210*17mm
ISBN13
9791124949108

책 속으로

시어와 정밀한 계산은 서로를 사정없이 배제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 계산은 말의 혼동을 줄이고 논증의 엄밀한 책임을 세우며, 시어는 계산이 정작 무엇을 다루어야 하는가 하는 이름 없는 미지의 경험을 발굴해 낸다. 정밀한 계산에만 몰두한다면 우리의 질문은 현재 지배적인 언어의 틀에 영원히 갇히고 말 것이며, 시어의 세계에만 지나치게 몰입한다면 그 숭고한 통찰이 검증되지 않은 감상적 감동에 그치고 말 것이다. 따라서 이 두 사유 양상 사이에 흐르는 팽팽한 긴장감이야말로 우리의 사유를 한층 풍요롭게 가꾸어 주는 진정한 자양분이다.
--- p.49

모든 언어가 전례 없이 빠르고 매끄러우며 문법적으로 완벽해진 시대, 그러나 그 문장의 이면에 ‘자기 존재를 걸고 책임지는 존재’(The Being of Responsibility)가 사라져 버렸을 때 그 완벽한 문장들은 대지 위에 뿌리내리지 못하고 허공을 떠돌아다니는 유령의 기호들로 변모한다. 인간 사회에서 사과란 완벽한 문장 형식을 조립하는 메토두스가 아니다. 그것은 자신의 과오로 인해 훼손된 관계의 상처 앞에서 상대의 분노와 고통을 자신의 신체로 고스란히 감당하겠다는 위험한 처신이다. 애도란 적절한 감정어의 나열이 아니라 소중한 존재를 상실해 버린 텅 빈 세계의 시간을 자신의 몸으로 묵묵히 견뎌 내며 부재하는 이를 내면의 새로운 풍경으로 품어 안으려는 고통스러운 영혼의 시간이다. 밤새 고민한 끝에 하는 사랑의 고백은 세련된 수사의 배달이 아니라 자기 삶의 주도권을 타인에게 양도하겠다는 실존적 도박이자 결단이다.
--- pp.81-82

정밀한 생물학적 조견표를 전수조사하여 읽어 내린 뒤에도 우리의 실존 안에는 여전히 번역되지 않은 채 묵직하게 남아 있는 의미의 심연이 존재한다. 왜 어떤 연인들은 수많은 데이터와 확률적 대안을 모두 거스른 채 오직 단 한 사람의 불완전함과 상처를 향해 자신의 전 생애를 열어젖히는 위험한 결단을 내리는가. 왜 어떤 사랑은 호르몬의 유효 기록 주기가 모두 만료되어 생물학적 보상 회로가 차갑게 식어 버린 뒤에도 병든 연인의 침상 곁을 지키며 그의 야위어 가는 손을 잡고 밤을 지새우는 책임의 언어로 거주하는가. 과학은 사랑이 일어나는 물리적 ‘조건’을 각종 정밀기계로 검출할 수는 있지만 그 조건 속에서 한 인간이 타자를 향해 자신의 주권과 자유를 양도하며 일구어 내는 실존적 ‘의미’의 깊이까지 말해 주진 못한다.
--- p.86

AI는 세계를 있는 그대로 직시하는 중립적 눈이 아니다. 그것은 인간과 제도가 남긴 흔적을 재료 삼아 구축한 ‘계산적·모델적 존재’(Computational & Model Being)이다. 프랑스 파리의 지도가 파리 풍경을 대신할 수 없듯 AI의 통계적 모델은 살아 숨 쉬는 세계와 인간의 실존을 대체할 수 없다. AI의 계산 결과 뒤로 숨어 한 인간의 존엄을 평가하거나 책임을 회피하는 것은 모델과 영토를 혼동한 문명적 도착이다.
--- pp.116-117

존재하는 것들은 같은 평면 위의 점들이 아니다. 물질의 인과, 기계의 기능, AI의 모델, 동물의 환경세계, 식물의 생장, 인간의 실존이 겹겹이 층위를 이루며 장소의 깊이를 형성한다. 그 깊이를 지워 버릴 때 관계는 조작과 관리의 폭력으로 기울어지지만, 그 깊이를 직시하고 인정할 때 관계는 비로소 ‘돌봄과 책임의 문법’을 얻게 된다.
--- pp.123-124

프뉴베지텍처가 세우는 생명의 존재론 속에서 건축의 준공은 가치의 완성이 아니라 성숙을 향해 첫 호흡을 내딛는 위대한 ‘출발의 이니티움’일 뿐이다. 건축가가 그려놓은 도면과 초기 시공의 하드웨어는 대지 위에 식물과 인간의 삶이 시작될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해 준 최소한의 가능성의 뼈대일 뿐이며, 진짜 건축의 가치는 준공 이후의 세월 속에서 비로소 날마다 새롭게 제작된다.
--- p.239

인간의 거주(Dwelling)를 기억, 죽음, 공동체, 신성함이라는 네 개의 실존적 기둥을 통하여 해명하고자 했던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인간은 자신이 통과해 온 세월의 시간을 기억하고, 유한한 생의 한계를 숙연히 의식하며, 타인과 어깨를 맞대어 공동의 세계를 가꾸고, 세계의 그 거룩한 사물들 앞에서는 자신의 이기적인 욕망을 낮출 줄 아는 존재다. 이 네 가지 실존적 경험이 하나의 땅 위에 오랜 세월 축적될 때, 차가운 기하학적 공간(Space)은 비로소 인간의 숭고한 삶을 품어 안는 따스한 거처, 즉 장소(Place)로 살아난다.
--- pp.316-317

출판사 리뷰

현생 인류가 도달해야 할 이타카를
시(詩)-철학-공학으로 선명하게 그려내다!

스펙터클을 넘어 ‘새로운 공학의 공법’을 향해 나가는
미래의 오디세이아

2026년 여름, 크리스토퍼 놀란의 〈오디세이〉가 한국에서 천만 관객을 돌파했다. 3천 년 전 고대 신화를 소재로 한 영화가 AI와 로봇의 미래를 논하는 21세기의 한복판에서 일으킨 신드롬은 홍보만으로는 불러일으키기 어려운 현상이다. 영상미와 연출의 힘뿐 아니라 감독이 우리에게 던진 질문은 그만큼 문제적이었다. 철학자 이종관 교수의 신간 『AI 시대의 오디세이아』는 〈오디세이〉 신드롬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무엇인지 진단하며, 그 지점에서 새로운 질문을 던진다. 문명의 전환기 속에서 인류가 나아가야 할 새로운 미래는 과연 어떠해야 하는가?

인류는 지금, 그 옛날 트로이전쟁 이후 지난한 귀향길에 오른 오디세이처럼 한 번도 가 본 적 없는 길 위에 서 있다. 새로운 오디세이아를 써야 할 때인 것이다. 이종관 교수는 시어(詩語)와 철학을 통해 인류가 나아가야 할 새로운 길을 정향(定向)하며 구체적 대안까지 제시한다. 책의 출발점은 극장 문을 나서자마자 스마트폰 지도 앱의 안내선에 걸음을 내맡기는 현대인의 일상이다. 목적지에 닿는 방법(Methodus)은 정밀해졌지만, “어떤 미래로 가야 하는가?” 하는 물음 앞에서 우리는 정작 막다른 아포리아(Aporia)에 부딪힌다.

저자는 시(Poetry), 철학(Philosophy), 공학(Engineering) 사이를 절묘하게 항해하며, 현대 문명이 도달해야 할 미래의 이타카로서 ‘프뉴베지텍처(Pneu-Vegitecture) 시티’를 제시한다. 시어를 길잡이로 항해를 시작하는 이 책은, 에밀리 디킨슨의 겨울 햇살, 만해 한용운의 오동잎, 윤동주의 부끄러움과 양심, 이육사의 가난한 노래의 씨앗, 정미조의 애가 〈엄마의 봄〉 등 효율의 언어가 지워버린 시어와 노래의 깊이를 현상학적으로 사유한다. 그리고 시어가 연 질문을 철학적 통찰로 심화시켜, 대지 위에 숨 쉬는 ‘새로운 공학의 공법(工法)’으로 완결 짓는 실천적 삼위일체(시-철학-공학)를 제시한다.

놀란이 삭제한 한 장면, 올리브나무 침대
-왜 ‘올리브나무 침대’인가

놀란의 〈오디세이〉는 트로이 목마와 괴물들의 위협을 강렬한 영상으로 되살렸지만, 원작에서 귀향의 결정적 징표였던 ‘올리브나무 침대’를 삭제했다. 저자는 바로 이 사라진 침대에서 미래 문명의 핵심 열쇠를 찾는다.

20년 만에 귀향한 오디세우스에게 그 침대는, 공산품인 가구가 아니라, 집을 짓기 전부터 대지에 뿌리내린 살아 있는 올리브나무 줄기를 있는 그대로 기둥 삼아 만들어진 생명 건축의 일부였다. 대지와 나무, 두 남녀의 신체와 사랑의 세월이 응결된 침대는, 그것이 자리한 곳에서 다른 곳으로 옮기는 순간 장소의 모든 관계가 파괴돼 버린다. 저자는 오디세우스의 정체성이 ‘몸의 흉터(신체) → 활(행위) → 올리브나무 침대(장소)’로 심화됨을 밝히며 문명사를 세 사물로 압축한다. 즉 목마는 ‘정복의 기술(파괴 기계)’이고, 배는 ‘이동의 기술(알고리즘 통로)’이며, 올리브나무 침대는 대지에 뿌리박힌 ‘거주의 기술’이다. 인류는 정복과 이동 기술을 비약적으로 발전시켰지만, 과연 한곳에 인간답게 머무는 ‘거주의 기술’까지 발전시켰는지는 의문이다.

튜링테스트와 히든싱어
-동주처럼 시를 쓰는 AI는 동주의 삶을 살았는가

인공지능의 아버지인 천재 수학자 튜링이 고안한 테스트(Turing Test)는 기계가 출력한 언어가 인간의 언어와 구별되지 않으면 기계도 지능을 가졌다고 간주한다. 오늘날 거대언어모델(LLM)은 윤동주의 문체를 흉내 내어 단 3초 만에 그럴듯한 시를 출력해 낸다. 그러나 저자는 대중 예능 프로그램 〈히든싱어〉를 통해 이 얕은 모방의 함정을 통렬하게 폭로한다. 모창자가 원조 가수의 가창력을 완벽하게 모방해 청중의 귀를 속였다고 해서 그가 원조 가수가 될 수는 없다. 원조 가수의 목소리에는 무명의 고독, 상처와 눈물이라는 ‘신체적 역사’가 살이 되어 살아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AI의 시가 확률 계산이 낳은 ‘출력’(Output)이라면, 후쿠오카 감옥 바닥에서 숨진 윤동주의 시는 그가 처한 역사적 상황을 유한한 신체로 감당한 ‘실존적 응답’(Comportment)임을 역설한다. 또 사랑과 슬픔을 뇌 신경망의 호르몬 반응으로 환원하려는 ‘제거주의 문명’에 맞서, 정미조의 애가 〈엄마의 봄〉을 통해 수치로 대체할 수 없는 인간 존엄의 깊이를 회복한다.

올리브나무에서 미래도시로
-‘프뉴베지텍처’와 성숙의 경제학

저자는 현대 문명이 맞닥뜨린 위기를 극복하는 미래 삶의 공간으로 프뉴베지텍처(Pneu-Vegitecture)라는 개념이자 공법을 제안한다. 또한 프뉴베지텍처는 대기의 숨결(Pneuma), 식물의 생장(Vegetation), 건축(Architecture)이 AI와 로봇을 통해 융화를 이루는 미래 문명의 현장이라 할 수 있다. 이를 위한 5대 공법은 생명막 외피 다공성 공법, 미세숨 발코니, 얇은대지 옥상, 순환적 중정과 회랑, 중력식 입체 물순환이다. 이 공법이 향하는 결론은 선명하다. “건축은 준공 순간부터 감가상각되는 무기물이 아니라, 시간과 함께 나이테를 더하며 숲처럼 깊어지는 살아 있는 성장체”인 것이다.

보론에서 저자는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 및 스페이스X와 대한민국 H자동차그룹을 정면 비교한다. 머스크의 미래는 망가진 지구를 버리고 화성으로 떠나는 ‘탈출’(Escape)이자 돔 기지 안에서의 ‘단순 생존’(Survival)이다. 그러나 저자는 단언한다. “생존은 거주가 아니”라고! 인간은 인공 캡슐이 아니라 사방(하늘, 땅, 인간, 신성함)이 숨 쉬는 지구 대지에서만 거주할 수 있다.

저자는 H자동차그룹이 우주 경쟁에 뛰어들 이유가 없다고 역설한다. 모빌리티 역량뿐 아니라 보스톤 다이나믹스의 로봇, 그리고 대지와 도시를 조형해 온 ‘H건설’이라는 압도적 인프라가 H자동차그룹에 결합되어 있는데, 공간 대전환을 이끌 기업은 모빌리티, 로봇, 그리고 건설을 아우르는 기업뿐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리하여 저자는 도로를 생명의 ‘녹색동맥’으로 재편하고 AI를 도시의 숨결을 살피는 보조 감각기관으로 삼는 일과, 속도의 독점이 아닌 대지를 회복하는 ‘지구로의 귀향(Nostos)’이야말로 H자동차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미래라고 거듭 강조한다.

『오디세이아』의 파격적 해석
-트로이에서 이타카까지의 공간존재론

두 번째 보론에서 저자는 호메로스의 서사를 ‘공간존재론’으로 독해한다. 트로이 목마는 기술적 지략이었으나 삶의 터를 불태운 파괴의 기계였고, 그 직후 오디세우스는 지도가 사라진 ‘아포리아의 바다’로 내던져진다. 표류하는 배에서 그는 기억을 지우는 로토스의 섬(기억이 증발한 공간), 약육강식의 키클롭스 동굴(공동체가 상실된 공간), 파멸의 세이렌(정보 과잉의 공간), 불멸로 인간의 시간성을 빼앗는 칼립소의 섬( 탈시간화된 공간), 하데스의 저승을 차례로 통과하며 ‘단순 생존’을 넘어 참된 ‘거주자’로 거듭나는 시험을 치른다.

숱한 난관을 헤치고 나서 도착한 이타카의 올리브나무 침대는 하늘과 땅, 사랑과 신성함이 결합한 ‘참된 거주의 안식처’였다. 오디세우스의 위대함은 어딘가를 정복했기 때문이 아니라 집으로 ‘돌아왔다는 사실’ 자체에 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더 빠른 배가 아니라 대지에 영혼의 닻을 내리는 ‘올리브나무 침대의 지혜’다. 흥미롭게도 저자는 이 미래 건축의 철학과 3천 년 전 올리브나무 침실 사이에서 하나의 존재론적 공명을 발견한다. 오디세우스는 건축을 위해 생명을 제거하지 않았다. 이미 뿌리내린 나무의 자리를 받아들이고 그에 맞춰 집의 형태를 조정했다. 저자는 이를 프뉴베지텍처의 직접적인 역사적 선례라기보다, 대지·생명·건축의 관계를 바라보는 태도에서 나타나는 ‘존재론적 상응’으로 신중하게 설명한다.

첫번째 리뷰어가 되어주세요.

첫번째 한줄평을 남겨주세요.

사락 별점0

혜택 및 유의사항

첫번째 별점을 남겨주세요.

첫번째 밑줄을 남겨주세요.

18,900원
총 1개 18,9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