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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소설을 잘 쓰는 나라를 꿈꾸며
01 발상 익숙한 세계에 낯선 압력을 넣기 02 아이디어 확장 사물에 욕망과 시간을 심기 03 인물 결핍과 모순을 선택의 패턴으로 04 욕망과 갈등 주인공이 반드시 움직이게 하라 05 시점 누가 보고, 무엇을 숨기는가 06 장면 설명을 행동과 공간으로 바꾸기 07 대화 말보다 더 많은 것을 들리게 08 배경 장소를 인물의 운명으로 만들기 09 디테일 구체적인 사물이 세계를 증명한다 10 상징과 모티프 반복되는 사물에 의미를 쌓기 11 유머 웃음 뒤에 아픔을 남기는 법 12 현실성 사회적 조건을 설교 없이 쓰기 13 구조 시간을 배열해 감정을 증폭하기 14 결말 마지막 이미지로 작품을 다시 쓰기 15 퇴고와 완성 초고를 작품으로 만드는 마스터플랜 맺음말 당신의 다음 문장을 기다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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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에게 이력서가 있듯 중요한 사물에도 이력이 필요하다. 다만 제조연도와 재질만 조사하는 것이 아니라 누구의 손에서 누구에게로 이동했고 어떤 시간을 품었는지를 기록한다. 손상 흔적은 설명보다 오래된 시간을 짧게 보여 준다. 둥근 냄비 자국이 난 시집, 테이프로 감은 충전기, 이름이 지워진 화이트보드는 누군가의 행동이 지나간 자리이다.
--- p.33 사람은 자기 행동의 이유를 언제나 정확히 알지 못한다. 인물도 마찬가지이다. 그는 돈을 아끼려고 결혼식 뷔페에 들어간다고 믿지만, 실제로는 평범한 축하와 풍요의 자리에 잠시 섞이고 싶어 하는 것일 수 있다. 또한 상대를 위해 일정을 관리한다고 말하지만 버려질 가능성을 통제하려는 것일 수도 있다. 1. 인물이 남에게 말하는 공개 이유 2. 인물이 스스로 믿는 이유 3. 행동이 실제로 드러내는 이유 여기서 이 세 가지 이유가 완전히 같으면 투명하지만 이야기가 단순해질 수 있고, 전부 다르면 혼란스러워진다. 두 개는 겹치고 하나가 어긋나는 정도를 알맞은 균형으로 생각하고 그 작은 틈이 독자에게 해석할 자리를 주도록 인물을 구상한다. --- p.48 현실에서는 목적 없이 이어지는 말이 많다. 날씨를 묻고, 같은 소식을 되풀이하고, 상대가 이미 아는 사실을 확인한다. 소설 속 대화는 현실처럼 들려야 하지만 현실의 모든 군더더기까지 품어서는 안 된다. 장면에 남길 대사는 누군가의 판단이나 행동을 조금이라도 바꾸어야 한다. ‘오늘 비 온대’라는 말도 상황에 따라 전혀 다른 행동이 된다. 우산을 챙기라는 배려일 수 있고, 약속을 취소하고 싶다는 탐색일 수 있으며, 상대가 자신을 데리러 오기를 바라는 우회적인 요청일 수 있다. 문장의 사전적 뜻보다 그 말을 지금 꺼낸 목적이 중요하다. 대사를 쓰기 전에 인물이 무엇을 말하는가보다 무엇을 하려 하는가를 동사로 적어 보자. ‘묻는다’, ‘떠본다’, ‘달랜다’, ‘시험한다’, ‘숨긴다’, ‘지연시킨다’, ‘몰아붙인다’, ‘허락받는다’, ‘미룬다’. 동사가 정해지면 같은 ‘괜찮아’도 목소리와 타이밍이 달라진다 --- p.124 원고를 영원히 닫지만 마십시오. 하루 뒤든 한 달 뒤든 다시 열어 한 문장을 고치십시오. 쓰고, 끝내고, 고치고, 다시 쓰는 사람에게 실패한 원고는 버려진 시간이 아니라 다음 작품의 재료가 됩니다. 이 책의 기술은 당신의 목소리를 대신하기 위해 존재하지 않습니다. 당신이 끝까지 데려가고 싶은 사람과 장면을 지켜 주기 위한 도구입니다. 어느 날 당신의 소설을 읽은 누군가가 자기 삶을 조금 다르게 바라보게 될 것입니다. 그 한 사람을 아직 만나지 못했을 뿐입니다. 그러니 서두르지 말되 멈추지 마십시오.. --- p.27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