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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책을 시작하기 전에 1. 토깽이 아줌마의 살림 비밀_제철 재료와 양념들 2. 토깽이 아줌마가 애정하는 조리 도구와 살림 도구들 3. 이 책의 계량법과 분량 4. 기타 당부의 잔소리 토깽이 아줌마의 11월 레시피 1. 친정붙이가 찾아왔을 때 해주고 싶은 음식, 시래기밥 레시피 2 “좀 더 삭혀야 혀” 부뚜막 어리굴젓 레시피 3 그 녀석이 준 양배추가 얼마나 귀엽던지, 양배추 깻잎피클 레시피 4 “그것이 조개 맛으로 먹는 것이가니?” 비빔꼬막 레시피 5 부러운 마음, 받고 싶은 마음, 생강청 잔멸치볶음 살림법 1. 겨울 냄새가 맡아지면 언 땅에 튤립 구근을 파묻는 이유 살림법 2. 뭐든 말리기 좋은 계절 살림법 3. 22평에 만족하며 20년을 살 수 있었던 비결 살림법 4. 오십견 아줌마는 명품백을 못 듭니다, 소비 습관 철학 살림법 5. 아날로그의 환대, 난로 꺼내기 토깽이 아줌마의 12월 레시피 1. 콩나물처럼 4남매를 쑥쑥 자라게 해준 콩나물밥 레시피 2. 겨울 시작 첫날을 알리는 딸기잼 레시피 3. 할머니는 막걸리빵을 만들어주셨는데 난 스콘을 만들어 레시피 4. 기어코 그 맛을 먹어보겠다고… 늙은호박죽 레시피 5. 겨울에 흔한 배추로 만드는 배추 잡채 레시피 6. 소설 읽다가 알게 된 맛, 겨울 시금치나물 살림법 1. “왜 겨울만 되면 스테인리스 냄비를 삶고 싶을까요?” 살림법 2. 나 홀로 동계 훈련, 뒷산 겨울 트레킹 살림법 3. 고향은 가고 싶어서… 들기름 찾아 고향길 살림법 4. 서울 베란다에서도 시래기가 잘 마르는 비법 토깽이 아줌마의 1월 레시피 1. 사고가 나도 한 달은 거뜬한 겨울 곰탕 레시피 2. 눈 냄새가 나면 생각나는 들기름으로 구운 김 레시피 3. 선반 위에서 할머니 몰래 꺼내 먹던 강정의 맛, 쌀강정 레시피 4.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맛을 낸다지만, LA 양념갈비 레시피 5. 마지막으로 할머니에게 만들어준 음식, 옛날잡채 레시피 6. 오른 손목이 부러졌을 때 왼손으로 해 먹은 오이무침 살림법 1. 잠 안 오는 겨울밤 소일거리, 나무 도마 기름칠 살림법 2. 겨울에 담그는 장아찌, 무짠지 살림법 3. 중고 서점 나들이 살림법 4. 겨울 식품 저장 여행기, 강원도 황태 구입하기 토깽이 아줌마의 2월 레시피 1. 때 이른 봄맞이, 오이소박이김치 레시피 2. 딸에게 주는 신박한 다이어트식, 콩나물무침 레시피 3. 봄동의 끝없는 활용, 삼겹살과 봄동무침 레시피 4. 냉이와 바꿨던 어묵 다섯 장, 생존의 레시피 어묵볶음 레시피 5. 1분 1초도 허투루 쓰지 않는 고추장멸치볶음 레시피 6. “누나, 그것도 만들 줄 알아?” 소고기장조림 살림법 1. 궁극의 고통을 견디게 해준 화장실 청소 살림법 2. 뚱보 패딩을 격리해 줘야 할 시기 살림법 3. 나이 들면 신발 밑창이 제일 중요해, 신발 정리 루틴 토깽이 아줌마의 3월 레시피 1. 그놈의 파김치, 쪽파김치 레시피 2. 뭐든 기초공사가 제일 중요해, 과채수 레시피 3. “인생이 좀 바삭거릴 순 없을까?” 마른새우볶음 레시피 4. 소풍에 가져간 건 용돈 100원, 옛날소시지부침 레시피 5. 전쟁이 나도 한 달은 지낼 수 있어, 계란장조림 레시피 6. 아빠를 으쓱하게 했던 간장게장 살림법 1. 세 식구가 옷장 세 칸으로 살아가기, 옷장 정리 루틴 살림법 2. 겨울잠을 깨우는 부엌 상·하부장 정리 살림법 3. 김치냉장고 정리, 묵은지 정리법 살림법 4. 봄에 소금을 들여놓으세요 토깽이 아줌마의 4월 레시피 1. 딸의 남자 친구도 홀린 맛, 차돌박이 된장찌개 레시피 2. 봄에 저장해 놓으면 좋을 15년 경력의 맛간장 레시피 3. “역시나 기본이 가장 중요합니다” 성실한 미역국 레시피 4. 대학 MT에서 처음 발견한 내 음식 솜씨, 미역줄기볶음 레시피 5. 그 봄, 명이를 씻으며, 명이장아찌 살림법 1. 겨울에 담았던 무짠지 들여놓기 살림법 2. 약장 정리 살림법 3. 홍삼보다 더 중요한 PT 받는 일 살림법 4. 베란다 창고 정리 토깽이 아줌마의 5월 레시피 1. 딸에게 꼭 알려줘야 하는 콩나물국 레시피 2. 처음 들어봤을 거야, 깻잎물김치 레시피 3. 우도에서 구독자를 만날 줄이야! 오이지 레시피 4. 나를 미워하는 마음이 삭혀질까? 보리밥 열무물김치 레시피 5. 계속 져줄 수만은 없었어, 화해의 부추전 레시피 6. 내가 만든 음식 중에서 제일 슬펐던 오이냉국 살림법 1. 좁은 집에 식물 공중 부양시키기 살림법 2. 화장실 청소 용품 공중 부양 수납 살림법 3. “아빠, 술 좀 깨셨는게라” 양파 저장 루틴 토깽이 아줌마의 6월 레시피 1. 행운은 오지 않을 줄 알았는데… 진미채조림 레시피 2. 고구마순 다듬는 할머니를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고구마순볶음 레시피 3. 여름에 시골집 골목을 들어서면 나던 냄새, 깻잎찜 레시피 4. 오이도 장아찌가 될 수 있어, 오이간장장아찌 레시피 5. 겜블러의 마음을 가라앉혀 준 애호박전 살림법 1. 여름 대비 식물 관리 살림법 2. 냉장고 관리 루틴 살림법 3. 일주일 반찬 만들기 루틴 살림법 4. 마트 대신 시장 다니는 이유, 식비 절약 루틴 1 살림법 5. 카트를 끌고 다니지 않는 이유, 식비 절약 루틴 2 토깽이 아줌마의 7월 레시피 1. 할머니가 뒤주 바닥을 긁던 소리를 기억해, 닭죽 레시피 2. 내 인생의 성실 공식 1, 메추리알장조림 레시피 3. 내 인생의 성실 공식 2, 콩자반 레시피 4. 일상을 잘 살아내는 게 그게 예술이야, 삼색감자채볶음 레시피 5. “엄마는 어떻게 이렇게 다 맛있어?” 애호박 계란말이 살림법 1. 장마철 방충망 관리 살림법 2. 비 온 뒤엔 창틀 청소 살림법 3. 눅눅한 여름철 방바닥 관리 살림법 4. 수세미 예찬 토깽이 아줌마의 8월 레시피 1. 라디오로 배운 레시피, 닭볶음탕 레시피 2. 여름에도 잘 상하지 않는 마른파래무침 레시피 3. 버릴 재료도 다시 보자, 다시마 조림 레시피 4. 여름에 부쳐 먹고 싶은 동태전 살림법 1. 한여름 냉장고 야채 관리 살림법 2. 식중독 예방, 주방 관리 살림법 3. 날파리 퇴치법 살림법 4. 1년 쓸 고춧가루 구입과 보관법 토깽이 아줌마의 9월 레시피 1. 가을의 전령, 얼갈이나물 레시피 2. 도시락 반찬으로 좋을 오징어채볶음 레시피 3. “제가 이거 진짜 잘해요!” 우엉채조림 레시피 4. 집에서 만드는 전주식 콩나물국밥 레시피 5. 초롱무로 담아보는 무장아찌 살림법 1. 저무는 여름 정리하기 살림법 2. 어디에나 구비되어 있어야 할 갱년기 아이템, 손수건 살림법 3. 여름내 눅진한 기름때 범벅이 된 부엌 대청소하기 토깽이 아줌마의 10월 레시피 1. 재수생 마음 데워줄 몽글순두부 황태국 레시피 2. 나의 은인에게 끓여줬던 대추차 레시피 3. 코로나 뒤끝, 레토르트 곰탕으로 끓여 먹은 떡국 레시피 4. 아빠의 고추밭, 간장에 졸인 고추무름 레시피 5. 여행 가고 싶어 몸살 날 때 해 먹는 음식, 공심채볶음 살림법 1. 김장에 쓸 젓갈 준비해 두기 살림법 2. 김치냉장고 정리 루틴 살림법 3. 가을에 헤어질 결심, 살림 솎아내기 에필로그 |
김정은 (토깽이 아줌마)의 다른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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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은 바라지도 않았어요. 평생 딱 한 권만 쓸 수 있으면 좋겠다고 15년간 틈날 때마다 되뇌었습니다. 한 번 읽고 버려지는 책이 아닌, 항상 옆에 있어 주는 친구처럼 쓰임 받을 수 있는 이야기가 담긴 요리 에세이면 좋겠다고 말입니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아줌마의 일상이 유튜브를 통해 세상과 만나게 되면서 지난 3년간 정말 많은 게 바뀌고 여러 감사한 일들이 생겼습니다. 일상의 버릇들이, 내가 가족에게 차려주던 밥상의 추억들이 많은 분께 사랑받을수록 그동안은 혼자서 수도승처럼 행했던 ‘아무것도 아니던’ 일들이 더 반짝거리게 되었어요. 아침에 침대를 정리하는 일, 수건을 개켜서 수건함에 쌓아두는 일, 베란다에서 나와 한 계절을 친구로 지낼 식물을 심는 일, 제철의 나물들을 사들여 손질하고 무쳐내서 저녁을 차리는 일…. 이런 것들이 더할 나위 없이 사랑스러운 나의 일상이더라고요. --- 「프롤로그」 중에서 살림이 초보 수준이었을 때는 할머니가 계절마다 전화를 해줘서 알 수 있었습니다. “정은아! 새우젓 장시 다니는디 새우젓 사놓을까나?” “마늘 트럭이 들어왔고만, 니 마늘도 사놓을라는디 얼마나 필요허냐?” “소금 사놨냐? 지금 사서 간수를 빼놔야 가실에 김장을 담그지?” 할머니만 전화를 하는 게 아니었습니다. 아빠도 한몫 거들어주셨어요. 양파를 사둬야 한다며 전화를 하시고, 고춧가루를 들여놔야 한다고 성화를 부리셨죠. 이 챕터에 쓴 내용들은 두 분이 살아계실 때 저를 채근하며 알려주셨던 것들입니다. 그 기억들 덕분으로 제가 1년의 계절력을 시기에 맞게 저장해 둘 수 있었어요. --- 「토깽이 아줌마의 살림 비밀_제철 재료와 양념들」 중에서 삶은 시래기의 질긴 껍질을 벗기는 일이 조금 수고롭긴 하지만 사연 많은 저의 상념을 달래기 딱 좋은 노동이 되어줍니다. 압력솥의 추가 올라가며 시래기밥의 익은 냄새가 구수하게 집안에 퍼질 즈음 현관문이 벌컥 열렸습니다. “이모” 하며 와락 들어서는 조카에게서 벌써 아가씨 태가 나기 시작했더라고요. 양념장을 끼얹어 밥을 야무지게 비벼서 오목오목 잘 먹는 조카를 바라보는 일이 참 좋았습니다. 친정붙이를 다시 보게 될 줄이야, 싶었거든요. 어릴 때 겨울이면 동생들과 작은 소반에 둘러앉아 시래기밥을 나눠 먹곤 했었습니다. 나도 모르게 준비한 시래기였는데 이게 결국은 마음의 밑바닥에 숨겨뒀던 그리움이었던가 봅니다. --- 「친정붙이가 찾아왔을 때 해주고 싶은 음식, 시래기밥」 중에서 그걸 해놓은 게 정말 뿌듯해서 냉장고에서 어리굴젓을 꺼내어 할머니에게 자랑했었습니다. 손녀딸이 이제 젓갈도 담을 줄 안다고 말이죠. 할머니가 맛 평가를 해주시던 순간이 얼마나 떨렸는지 몰라요. “할머니, 어리굴젓 맛있어?” “어, 괜찮고만. 근디 좀 더 삭혀야 쓴다.” 할머니가 돌아가셔서 이제는 어리굴젓 맛을 보여드릴 수가 없지만 어리굴젓을 담을 때면 저에게 당부하시던 할머니의 음성이 늘 내 옆에 있습니다. 심장에 고여있는 할머니에 대한 슬픈 그리움도 부뚜막 위에 올려놓고 삭히고 있습니다. 11월은 어리굴젓도 익어가고 내 슬픔도 익어가는 계절입니다. --- 「“좀 더 삭혀야 혀” 부뚜막 어리굴젓」 중에서 저는 월요일에 일주일 먹을 밑반찬을 준비해 두는 버릇이 있어요. ‘월요팅’을 외치며 억지 기운을 내야 하는 건 직장인만이 아니랍니다. 주부도 월요팅을 외치며 억지 파이팅을 좀 해줘야 하는 요일이에요. 그 버릇이 오래 자리 잡혀서인지 월요일에 반찬을 몰아서 해놓지 않으면 일주일이 빈곤해지는 기분이 들어요. 일주일의 시작을 배부르게 하려고, 냉장실을 부지런히 채워두는 거죠. 만드는 가짓수는 서너 가지 정도입니다. 마른반찬 두세 가지, 나물류 한 가지 정도로 비율을 잡아요. 진미채나 고추장멸치 등의 마른반찬류는 일주일 내내 먹는 저장 반찬이 되지만 나물류는 이틀 안에 먹을 수 있는 양만 만들어둡니다. 저의 소소한 살림 버릇인데요. 이렇게 해놓으면 아무리 바빠도 외식을 덜 하게 되고 배달 음식도 거의 시켜 먹지 않게 되더라고요. 식비도 줄일 수 있는 성실한 루틴입니다. --- 「일주일 반찬 만들기 루틴」 중에서 감칠맛이 빠져버린 불린 다시마에 맛간장으로 단맛을 보충하고 물엿을 조금 넣어 졸이니, 식감이 다시 살아나 오독오독 좋더군요. 그때 웃음이 났습니다. 버려지던 다시마가 순간 ‘나’ 같았거든요. 15년 동안 남의 집 반찬을 만들며, 내 인생도 이미 단물이 다 빠져버린 줄 알았어요. 그런데 그 심심한 일상에 카메라를 들이밀자, 무심히 흘러가던 지난 시간이 버려짐 없이 차곡차곡 영상에 쌓이기 시작했습니다. 식감이 바뀐 다시마처럼, 저도 오독오독 살아났습니다. 그래서 주부님들께 꼭 말씀드리고 싶어요. 지금은 아이 키우고 가족을 위해 애쓰느라 나의 진액이 다 빠져나가는 것 같아도, 언젠가 그 시간이 고스란히 쌓여, 인생을 다시 재밌게 갱신해 줄 날이 옵니다. --- 「버릴 재료도 다시 보자, 다시마 조림」 중에서 그날, 그 복잡한 마음을 다잡으면서 다음의 수업을 준비해야 했는데요. 나보다 뛰어난 분을 넘어설 욕심을 부리기보다 내가 가르쳐주고 싶은 수업의 한 장면을 보여주자는 생각을 하니 마음이 급속도로 차분하게 가라앉았어요. 그냥 솔직해지면 될 일이었습니다. 케이터링을 멋지게 하는 수업은 다른 곳에서 배우면 될 일이고 저는 제가 잘하는 집밥의 한 계절을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속상한 마음을 다독이고 동태전을 부쳤습니다. 제가 이맘때 식구들에게 자주 해주던 음식이거든요. 작열하는 태양 볕에 지쳤던 식구들이 집에 들어오면 시원한 물김치 한 그릇과 지글거리는 프라이팬에 따뜻하게 전을 데워서 밥상을 차려줬었어요. 멋진 작업실과 화려한 케이터링은 지금 내가 보여줄 수 있는 한 장면이 아니었습니다. 내 가족에게 저녁상을 차려주듯 그런 밥상으로 8월의 수업을 마무리했습니다. 앞으로도 저는, 그저 가족 밥상처럼 따뜻한 집밥 한 그릇으로 제 수업을 이어가려 합니다. 그게 제 진짜 얼굴이거든요. --- 「여름에 부쳐 먹고 싶은 동태전」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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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만 구독자가 사랑한 ‘토깽이 아줌마’가 전하는
평범한 하루에서 발견한 단단한 생활의 힘 침대를 정리하고, 수건을 개켜 넣고, 저녁에 먹을 국을 끓인다. 철이 바뀌면 옷장을 정리하고, 시장에 나가 제철 채소를 사고, 오래 쓴 냄비와 도마를 다시 손질한다. 매일 반복하기에 대단하게 느껴지지 않는 일들이다. 작가 역시 오랫동안 이런 하루를 그저 ‘아줌마의 일상’이라 생각했다. 직장을 그만두고 딸을 키우며 20년이 넘는 기간 동안 가족의 밥을 짓고 집을 돌봤다. 그러다 마흔 후반, 심한 갱년기를 지나며 시작한 유튜브에 자신이 살아가는 모습을 하나둘 담기 시작했다. 뜻밖에도 사람들은 화려한 요리보다 평범한 저녁 밥상에, 새것보다 손에 길든 살림 도구에, 묵묵히 하루를 돌보는 그의 태도에 마음을 내어주었다. 그렇게 〈토깽이 아줌마의 살림일기〉는 36만 구독자가 찾는 채널이 되었다. 『토깽이 아줌마의 계절이 드는 집』은 그동안 영상으로 나눠온 생활의 풍경을 처음 한 권에 담은 에세이 레시피북이다. 무엇을 먹고 어떻게 집을 돌보며 살아왔는지를 따라가다 보면, 평범한 하루를 잘 살아내는 일이 생각보다 꽤 큰 힘을 품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저자에게 집안일은 삶을 반듯하게 유지해주는 작은 질서이기도 했다. 마음이 복잡할 때 냄비를 닦고, 속상한 날에는 반찬을 만들고, 한 철이 지나면 집 안 곳곳을 정리했다. 그렇게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일들을 계속해온 시간이 결국 자신의 삶을 지탱했다. 이 책은 그 오래된 생활의 힘을 조용히 건넨다. 할머니에게 배운 ‘계절의 시간표’와 열두 달에 담아낸 64가지 집밥 레시피! 저자의 기억 속에는 특별한 달력이 있다. 봄에는 소금을 들여 간수를 빼고, 초여름이면 마늘과 양파를 마련한다. 8월에는 햇고춧가루를 사고, 가을에는 김장에 쓸 젓갈을 준비하고, 겨울을 앞두고는 시래기를 말린다. 이것들은 모두 어렸을 적 할머니가 알려준 ‘계절의 시간표’다. 책은 그 기억을 따라 11월부터 이듬해 10월까지 이어진다. 시래기밥과 어리굴젓, 겨울 곰탕과 시금치나물, 봄의 파김치와 명이장아찌, 여름 오이지와 열무물김치, 가을 얼갈이된장국과 무장아찌까지 총 64가지 음식을 담았다. 특별한 날을 위한 거창한 메뉴보다 가족에게 여러 번 만들어주고 다시 찾게 되는 익숙한 집밥을 소개한다. 이 책에 소개된 레시피의 특별한 점은 늘 기억이 함께 있다는 점이다. 시래기밥을 만들면 어린 시절 한 소반에 둘러앉았던 동생들이 떠오르고, 어리굴젓을 담그면 돌아가신 할머니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콩나물국에는 딸에게 꼭 전해주고 싶은 엄마의 마음이 담겨 있다. 그래서 요리를 따라 읽다 보면 어느새 한 사람의 삶까지 만나게 된다. 음식은 허기를 채우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함께 먹었던 사람과 지나온 시간을 기억하게 한다. 이 책이 레시피북이면서 동시에 한 편의 생활 에세이이기도 한 이유이다. 많이 소유하기보다 오래 쓰고, 바꾸기보다 잘 돌보는 생활, 장보기부터 냉장고 관리까지 바로 써먹을 수 있는 살림법 46! 저자에게 살림은 단순히 집을 깨끗하게 유지하는 일이 아니다. 마음이 어지러운 날에는 냄비를 닦고, 계절이 바뀌면 옷장을 정리하고, 복잡한 생각이 밀려올 때는 반찬을 만들었다. 눈앞의 작은 일을 하나씩 해내는 동안 흐트러졌던 마음도 조금씩 제자리를 찾았다. 그렇게 살림은 오랜 시간 저자의 일상을 붙들어주는 생활의 리듬이 되었다. 책에 담긴 46편의 살림 이야기에도 그런 태도가 고스란히 배어 있다. 몇천 원을 주고 산 나무 도구를 십 년 넘게 길들여 쓰고, 오래된 냄비를 다시 닦아 쓰며, 계절마다 필요한 곳을 조금씩 손본다. 새것을 계속 들이기보다 이미 가진 것을 돌보고, 한꺼번에 완벽하게 바꾸기보다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해나간다. 독자는 그 모습을 통해 매일 반복되는 집안일 역시 자신의 생활과 마음을 지켜주는 시간이 될 수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무엇보다 저자가 소개하는 실제 생활에서 오래 반복해온 방법이라 실용적이다. 시장에서 필요한 만큼 장을 보고, 냉장고를 주기적으로 살피고, 먹을 만큼만 반찬을 만들며 낭비를 줄인다. 특별한 재능이나 큰 비용 없이 바로 따라 할 수 있고, 생활비와 집안일의 부담도 자연스럽게 덜어준다. 『토깽이 아줌마의 계절이 드는 집』을 통해 독자는 맛있게 차린 제철을 담은 밥 한 끼와 정돈된 작은 공간이 때로는 사람을 다시 살아가게 한다는 것을, 그리고 그것을 준비하는 일이 작지만 소중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