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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이야기
인간은 어떻게 7대양을 항해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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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머리말

1. 자연과 인간
2. 배의 출현
3. 나일 강과 지중해 동부의 초기 배들
4. 지중해 동쪽에서의 배의 건조
5. 북유럽에서의 항해
6. 중세 지중해 연안의 배
7. 지중해식 갤리선의 발달과 쇠퇴
8. 고대 세계의 종말과 새로운 사상 세계의 출현
9. 지구의 표면을 탐험했던 배들
10. 전장범선의 등장
11. 17, 18세기의 배
12. 넬슨 시대의 선상 생활
13. 범선의 종류
14. 증기 엔진의 등장
15. 점점 거세지는 증기 엔진
16. 배의 미래

부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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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

헨드리크 빌렘 반 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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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ndrik Willem van Loon

네덜란드계 미국인인 저자는 1882년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태어났다. 20세가 되던 해인 1903년 미국으로 건너가 미국의 역사가이자 저널리스트, 작가다. 1882년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태어나 20세가 되던 1902년에 미국으로 건너가 하버드대학교와 코넬대학교에서 공부했다. AP 통신 특파원으로 일했으며 1911년에는 독일 뮌헨대학교에서 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05년 혁명기 러시아와 1906년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여러 유럽 국가에서 신문 특파원으로 활동했으며, 전쟁이 끝난 뒤에는 미국으로 돌아와 앤티오크대학교와 코넬대학교 등 여러 대학에서 서양 근대사를 가르쳤다. 역사
네덜란드계 미국인인 저자는 1882년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태어났다. 20세가 되던 해인 1903년 미국으로 건너가 미국의 역사가이자 저널리스트, 작가다. 1882년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태어나 20세가 되던 1902년에 미국으로 건너가 하버드대학교와 코넬대학교에서 공부했다. AP 통신 특파원으로 일했으며 1911년에는 독일 뮌헨대학교에서 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05년 혁명기 러시아와 1906년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여러 유럽 국가에서 신문 특파원으로 활동했으며, 전쟁이 끝난 뒤에는 미국으로 돌아와 앤티오크대학교와 코넬대학교 등 여러 대학에서 서양 근대사를 가르쳤다. 역사, 지리, 예술, 전기 등의 분야에 많은 저작을 남긴 반 룬은 어린이를 위한 많은 작품을 집필하고 삽화도 직접 그렸는데, 어른들에게도 호응을 얻었다.
저서 『인간의 역사』로 제1회 뉴베리상을 수상했으며, 그 외에도 『성서 이야기』, 『예술사』, 『지리학』, 『발명 이야기』, 『배 이야기』, 『관용』 등 20여 권의 책을 저술해 지금까지도 전 세계의 많은 독자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1944년 코네티컷의 작은 마을에서 62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헨드리크 빌렘 반 룬의 다른 상품

저자 : 헨드릭 빌렘 반 룬 Hendrik Willem van Loon
1882~1944. 언론인, 역사가. 1882년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태어나 20세 때인 1902년 미국으로 이주했다. 1905년 하버드 대학 및 코넬 대학을 졸업하고 1911년 독일 뮌헨 대학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 후 미국의 여러 대학에서 서양사를 강의했으며 제1차 세계대전이 일어나자 AP통신 기자로 바르샤바, 모스크바 등지에서 종군하면서 중립국의 동향에 큰 관심을 가졌다. 이 무렵 『네덜란드 공화국의 몰락』을 썼다. 이후 다시 미국으로 돌아와 대학에서 강의를 했으며 1919년 미국 시민권을 획득했다. 1944년 3월 코네티컷의 올드그린위치에서 62세로 생을 마감했다. 『성서이야기』 『렘브란트 전기』 『반 룬의 지리학』 등 20여권의 저서를 남겼다. 그의 대표작 『인류이야기』는 미국의 어린이 및 청소년 책 가운데 가장 훌륭한 책에 수여하는 뉴베리상 제1회 수상작이다.
역자 : 이덕열
1961년 충남 아산에서 태어났다. 다년간 출판사에 근무하면서 기획과 편집을 맡았으며 지금은 독립해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반 룬이 예술사 이야기』 『동물에게 귀 기울이기』 『아래로부터의 세계화』 『세상을 바꾼 전쟁』 『상상력 108배 키우기』 등이 있고, 엮은 책으로는 『미국을 말한다』가 있다.

품목정보

발행일
2006년 04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367쪽 | 619g | 152*204*30mm
ISBN13
9788989938729

출판사 리뷰

“항해의 역사는 순교의 역사이자 고문실의 역사다. 인간은 신이 정해준 공간과 시간을 무시한 대가로 고문실에서 참기 어려운 고통을 감내해야 했다. 인간이 그 고문실에 붙여준 이름은 ‘배’였다.”

* 순교와 고문실의 역사

위 글은 이 책이 시작되는 첫 문장, 첫 문단이다.
이 글을 읽으면서 다소 놀라는 사람들이 있을 것 같다. 배의 역사가 순교와 고문실의 역사라니? 어린 시절 바다 이야기를 듣고 자란 사람이나 수평선 너머 아련한 동경의 세계를 꿈꾸던 사람에겐 그야말로 얼토당토않은 ‘괘씸한’ 발언으로 들릴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저자는 예서 그치지 않고 한마디 더 붙여 쐐기를 박아버렸다.
“일상적인 결핍과 욕구는 인간을 ‘땅에 묶인 동물’에서 해안이나 바다에서도 활동할 수 있는 존재로 바꾼 유인이자 추동력이었다. (…) 다윈도 추가했듯이 ‘잘못된 정보에 기초한 어린 시절의 낭만적 환상’ 등 인간을 물로 향하게 했던 요인들은 많지만, 다른 무엇보다도 제1의 요인은 ‘결핍과 욕구였다.”
“나는 그 최종판단이 몇 가지 정상참작 요인이 있긴 하지만 전반적으로 매우 준엄한 고발장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리고 어쩔 수 없는 측면도 있었지만, 한편으로 전혀 필요하지 않았던 잔인성이 그 주된 내용이 될 것이다.”
유용하고 낭만적이며 동심어린 우리들 ‘배’를 무슨 이유에서 저자는 낙인찍는단 말인가!
이 책을 말하기 전에 저자 헨드릭 빌렘 반 룬을 먼저 소개하는 것이 이해를 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 저자는 네덜란드에서 태어나 19세기 후반과 20세기 전반을 살았다. 1차 대전 중 통신기자로 바르샤바, 모스크바 등지에서 종군하면서 제국주의로 인한 인간 파멸 현장을 목격하고 ‘철 인간’이 지배하는 자본 중심의 사회에 깊은 회의를 품게 된다. 또한 관료적 모습을 띠어가던 소비에트 권력에 대해서도 비판의 끈을 놓지 않는다. 그가 꿈꾸는 세상은 ‘인간적인 모습을 한 세계’로 정리할 수 있다.


* 배의 속성-타락과 잔인성

따라서 반 룬의 눈에 비친 배의 역사는 반휴머니즘적인 모습이었다. 왜 그렇게 보였을까? 그는 먼저 ‘배와 바다’라는 속성에서 찾았다.
“땅에서는 군주와 그 신하들의 타락과 만행, 잔인성에 대해 시인들과 예술가들이 창조해낸 수많은 멋진 것들에 의해 꽤 상쇄될 수 있었다. 반면에 배에서는 타락과 잔인성밖에 없었다. 그것을 완화시키는 어떤 요소도 존재하지 않았다.”
“(신교) 복음전도사들은 루이14세의 특별한 앙갚음 대상이었다. 헐벗고 굶주린 사람들을 돌보면서 평생을 보낸 수백 명의 존경받는 노인들이 갤리선 감독관들의 채찍 아래 죽어갔다.”
예나 지금이나 배는 돈이 되는 장사다. 고대의 페니키아 인들은 무역으로 부를 축적하여 지중해 곳곳에 식민지를 건설하고 제해권을 장악하였다. 그러나 인간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존중마저 저버리면서 자기 이익만을 위한 말초적인 명령을 따르는 국민이나 국가, 또는 도시가 영원히 지속될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 카르타고가 꼭 그 꼴이었다. 루이14세도 마찬가지였다. 평생 땅 투기로 돈을 모은 이 왕은 폼 잡는 만큼이나 낭비도 심해 많은 물자들이 필요했다. 그는 선대 앙리4세가 구교와 신교의 화합을 위해 서명한 ‘낭트 칙령’을 펜을 한 번 놀림으로써 파기시키고 신교 사냥에 나선다. 배를 저을 노예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서였다. 중세를 거쳐 근대에 와서도 배 안의 풍속도는 나아지지 않는다. 18세기 경 영국 선실의 풍경을 보자.
“믿거나 말거나, 이들 12살짜리 어린이들이 자기 나이보다 4배쯤 많은 수병들 가운데 유능한 사람을 보고할 권리, 그리고 자신을 어리다고 우습게 생각했다는 심증만으로 수병들에게 채찍질을 가하라고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갖고 있었다. (…) 선장들은 배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수습사관의 코트에(그것이 말리기 위해 빗자루에 널린 것일지라도) 인사하도록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다른 구절 하나만 더 보고 넘어가자.
“1811년 이후 인간 매매로 유죄판결을 받은 사람들은 모두 중죄인으로 취급되어 오스트레일리아로 영구 추방당할 각오를 해야 했다. 그 때문에 그들은 영국전함에 나포될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느껴지기만 하면 곧바로 노예화물들을 그대로 바다에 던져버리기도 했다.”


* 고대 로마-과다한 노예로 인해 멸망의 길로 들어서다

‘벤허’라는 영화를 보면 주인공이 고대 로마의 배에서 노질하는 장면이 나온다. 사슬로 발을 묶고 나무재갈을 입에 물게 한 다음 전투를 하는데, 배끼리 부딪쳐 배가 파손되면 노예들은 배와 함께 그대로 수장된다. 이 노예 엔진들이 수장되는 이유를 저자는 이렇게 설명한다.
“결국 그들은 값싼 인력의 공급 과잉으로 어려움을 겪기 시작했다. 오늘날 우리가 마력의 공급 과잉과 연결된 온갖 악행을 경험하는 것 같은 현상이었다. 오늘날 인간의 명령을 수행하는 ‘철 인간’, 기계 등이 너무 많아서 상황이 점점 더 나빠지는 것처럼 보이듯, 로마는 결국 과다한 노예 때문에 멸망의 길로 접어들고 말았다.”
배를 통해서 인류의 흥망사를 꿰뚫어 본 저자의 식견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에피소드 하나.
고대에도 영역을 둘러싼 이질적인 집단 간에 해전이 자주 벌어졌는데, 이들 해전들은 대부분 민가가 보이는 연안에서 이루어졌다. 전함에 전투병, 노예, 군수물자, 식량, 식수 등을 모두 싣고 몇날 며칠을 전투한다는 게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재미있는 일들이 벌어지기도 했는데, 이를테면 현지인들은 근처의 산꼭대기에 올라가서 자기편 군사들을 응원하고 전세가 불리하다 싶으면 전능하신 제우스나 바알과 같은 신들에게 기도를 했던 것이다.


* 배의 3가지 변수-노예, 화약, 증기 엔진

저자는 다른 사람들처럼 연대별에 따른 배의 형식과 모양으로 배를 구분하지 않는다. 그렇게 구분하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으며, 자기 같은 전문가 눈에는 그런 짓은 배를 잘 모르는 사람들을 현혹하는 협잡술에 지나지 않고, 괜히 아무것도 아닌 내용을 이리저리 치장하고 말을 돌려 표현하며 전문가인 양 행세한다는 것이다. 그는 말한다.
“배의 건조에서 진정으로 중요한 변수는 세 가지뿐이며 그 변화는 노예제, 화약, 증기 엔진에 의해 유발된다는 것을 기억해두어야 한다.”
그러면서 이런 말들을 덧붙인다. 16세기경 유럽 북쪽 나라들이 스페인이나 포르투갈에 비해 조선 건조 능력이 뒤진 까닭이 기술에서가 아니라 시스템이 비효율적이어서 그랬다는 것이다. “남쪽 나라들이 중앙조직의 지시대로 일하는 반면, 북쪽은 소규모 도시에 흩어져” 있어 ‘협력 시스템’이 부재했다는 것이다. 또 “1682년에서 1700년 사이에 새 전함을 172척 건조했던 네덜란드가 18세기 전반기에 겨우 3척만 건조”한 까닭은 어디에 있을까? 그것은 항구의 입지 조건과 항구 수의 부족 때문이었다. 그러다보니 18세기 전반의 네덜란드는 700톤 이상의 배를 건조할 수 없었던 것이다. 오늘날 표현대로하면 ‘인프라’가 취약했던 것이다. 결국 이것을 계기로 해서 네덜란드는 영국과 프랑스에 제해권을 넘겨주어야 했다.


* 뱃사람들은 왜 보수적일까?

그러면 뱃사람들의 성향은 어땠을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뱃사람들이 보수적인 이유를 반 룬은 이렇게 적고 있다.
“별로 중요하지 않은 그런 작은 관념들이 일단 문화에 고착되면 그것을 제거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옛날 범선에는 선실이 고물(선미)에 있었는데, 프로펠러가 발명되고 50년이 지난 뒤 기선에도 계속 선실은 고물에 있었다. ‘이제까지 계속 그래왔기 때문이다.’”
“선원들이 지적 욕구를 채워줄 수 있는 유일한 원천은, 최소한 옛날에는, 구약과 신약에서 모호한 부분을 매일 면밀하게 읽어보는 것뿐이었다. 그것은 본질적으로 자신이 하잘 것 없는 존재임을 인식하게 하고, 육지에서보다 바다 한복판에서 훨씬 격렬하게 나타나는 신의 의지의 발현 앞에 한없는 무력감을 확인시켜 주었다.”
“이제 사람들은 이런 (바다의) 괴물들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현대인들은 그런 괴물들을 대단히 유치하다고 생각한다. (…) 하지만 배에서 별이 총총한 하늘을 바라보며 며칠 밤을 지내보라. 그리고 검은 물결의 수면 아래에는 아직까지 사람에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확실하지 않은 무엇이 있다고 생각해보라. 그리고 물 속을 한 번 들여다보라!”
그랬다! 그들은 뭍의 사람들보다 자연의 위험에 더 노출되었고, 그 위험에 날마다 직면하고 있었으며, 사방이 온통 하늘과 바다뿐인 곳에서 몇 달이고 생활해야 했던 것이다. 그리하여 그들의 보수성은 배를 정성들여 치장하여 그것으로 종교적 위안을 받고자 했다. 그들은 수호성인의 형상을 뱃머리에 조각하거나 사이렌 같은 바다괴물들의 형상을 만들어 기도했던 것이다. 바다는 육지보다 ‘신의 의지가 더욱 잘 드러났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들 뱃사람의 심리를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뱃머리에서 고물(배 끝, 선미)까지 멋진 나무 조각 작품으로 장식해야 했던 이유는 아주 단순하다. 영어에서 배는 she 또는 her로 지칭되는 ‘숙녀’였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배는 당연히 조금 더 배려를 받고, 주목을 받아야 하며, 자신에게 자부심을 갖고 만족감을 느낄 수 있도록 치장에 신경 쓸 자격이 주어졌다.”


* 배의 사멸과 진화

배는, 특히 범선은 장기간 항해해야 했으므로 배 안에는 반드시 먹고 마실 것이 있어야 했다. 그러나 저장기술이 발달하지 못해 늘 절인 돼지고기나 절인 콩 따위가 주메뉴였다. 이렇게 신선한 음식을 먹지 못한 선원들의 건강은 말이 아니었다. 먼저 치아 상태가 좋지 않았다. 그리고 괴혈병, 이질, 장티푸스 등에 시달려 바다에서 죽어나간 사람들이 한둘이 아니었다. 그러다가 의술의 발달로 새로운 ‘사실’이 알려졌다.
“괴혈병 환자들에게 신선한 야채, 감자, 양파, 양배추, 순무나 사과 등을 주기만 하면 거의 하룻밤 새에 감쪽같이 낫는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엄청난 싸움이 벌어졌다. 모든 해양국가가 주요 해상무역 통로 길목에 있는 섬들을 확보하기에 혈안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통조림이 개발되고 대양 중간에 기지를 확보하여 신선한 물과 야채를 공급받음으로써 선원들의 건강이 한결 좋아졌다.
그러면 배는 어떻게 진화를 거듭하거나 사멸했을까? 그 이유는 무엇일까? 저자는 먼저 지리학이 지닌 의미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인간이 시도한 어떠한 분야도 지리학처럼 드넓은 모험과 사색의 터전을 제공한 것은 없었다. 지리학에는 중요한 것만 언급해도 항해와 천문학, 입체 기하학, 기상학, 인류학 등 10여 가지 다른 재미있는 논제들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역사의 중심지역이 이동함에 따라 배의 모양도 중심지역의 필요에 따라 모양을 달리하며 발전해간다는 것이다. 예컨대 지중해권의 중심적인 배였던 갤리선이 대서양 시대를 맞이하여 한동안 번창하다가 얼마 후 자취를 감추게 되는데, 저자는 그 이유를 “갤리선은 대중이나 지도자들의 도덕적 고려 때문에 종말을 고한 것은 아니었다. 갤리선이 바다에서 사라진 것은 단순한 수학 문제 때문이었다.”라고 설명한다.
다시 말해 ‘조용한 내해’인 지중해에서는 ‘갤리선 노예’라 불리는 동력을 사용하여 전함으로도 무역선으로도 자기 역할을 다할 수 있었다. 그러나 대서양은 지중해와는 달랐다. 거친 바다에서 사람의 힘으로 배를 몬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풍력을 이용한 항해법이 대두되었고 범포가 발달하여 새로운 대서양 시대에 맞는 배가 탄생한 것이다.
아울러 스페인 무적함대와 영국 및 네덜란드 연합군이 제해권을 놓고 벌인 전투에서 스페인 해군이 대패함으로써 서서히 쇠퇴해가던 지중해 연안 이탈리아 도시들에게 일격을 가하고 말았다. 스페인에 붙어 재기를 노리던 이탈리아 내 도시국가들의 배들이 거의 다 파괴되고 소수만이 돌아왔기 때문이다. 드디어 대서양 시대가 열리면서 배의 목적이 크게 달라졌다.


* 배의 목적이 달라지다

이에 대해 저자의 말을 들어보자.
“전에는 배의 선체를 단단하고 무겁게 만들어서 대포를 정확하게 발사하는 데 모든 정력을 소비했다면, 이제는 새로운 형태의 상선을 만드는 데 모든 정력을 기울였다. 그것은 다른 무엇보다도 ‘기일 엄수’와 ‘속도’라는 두 가지 목적에 봉사해야 했다. 전장범선이 등장한 것이다.”
그리고 좀더 세월이 흘러 증기기관이 발명되었다. 제1세대 노예 엔진에서 제2세대 바람 엔진을 거쳐 제3세대에 이른 것이다.
“제임스 와트의 증기 엔진은 당시 사람들에게 인류가 드디어 태곳적부터 내려오는 모든 짐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었다고 믿게 만들었다. 인류는 이제 ‘지칠 줄 모르는 철제 노예가 열심히 일해 주는 동안’ 곁에 앉아서 ‘손가락을 만지작거리고 담배를 피우면서 신문을 읽을 수’ 있게 되었다.”
기선과 쾌속범선은 꽤 오랫동안 왕좌의 자리를 놓고 다투었다. 당시 사람들은 막 등장한 기선에 대해 호의적이지 않았다. 시커먼 연기를 내뿜으며 운항하는 모습도 별로였고, 초기엔 속도도 빠르지 않았다. 아니, 당시 사람들은 요즘처럼 시간을 다툴 만큼 바쁜 일이 많은 것도 아니었다. 부르주아지들은 천천히 즐기기만 하면 되었던 것이다. 그러기에는 쾌속범선만큼 좋은 게 없었다. 품위도 있었고 무엇보다 낭만이 있었다. 그러나 범선은 기선에게 완벽하게 패배했다. 왜 그랬을까?
“기선으로 하여금 범선을 바다에서 최종적으로 내쫓아버리게 한 힘은 무엇일까? 수에즈 운하는 런던에서 인도까지의 항해를 수개월이나 단축시켰다. 이런 짧은 노선에 투입될 수 없는 범선은 분명하게 패했다. 범선을 몰락시킨 것은 기선이 아니라, 수에즈 운하였다.”
그리고 바야흐로 아메리카 대륙이 커다란 시장으로 떠올랐다. ‘시간’을 정확히 지킬 수 있는 기선이 바다의 맹주로 떠오른 것이다. 기선은 분명히 돈을 벌어주는 확실한 물건이었다.
“바야흐로 유럽 대륙의 배고픈 군중에게 미국이 막 새로운 희망으로 떠오르던 때였다. 이민자 수송사업은 엄청난 수익을 냈다. 이민자들은 가난하고 제대로 교육받지 못한 사람들이었다. 수송업자들은 배의 화물칸에 사람들을 수천 명씩 짐짝처럼 쑤셔 넣고도 특급좌석에 해당되는 요금을 듬뿍 물렸다.”
이런 과정을 거쳐 기선은 좀더 대량화되고 고속화되면서 여객선과 화물선으로 우리 곁에 여전히 남아 있는 것이다.


* 배-역사의 준엄한 고발장

저자는 배의 역사를 고찰하면서 인간 ‘고통의 산물’이며 이 ‘살아 있는 화석’에 대해 이렇게 마무리하고 있다.
“자주 들르는 술집 벽에 결린 멋진 쾌속범선 사진을 보고 감탄사가 절로 난다면 감탄하면 그만이다. 쾌속범선은 보기에 그렇게 멋있을 수 없다. 하지만 거기에 탄 사람들에 대한 대우를 생각하면 그것이 바로 물 위의 지옥이었다. 그것들은 사라졌다. 다만 소름끼치는 추억이 남아 있을 뿐!”
그러면서 이 글 처음에 말했던 것처럼 “정상참작 요인이 있긴 하지만 전반적으로 매우 준엄한 고발장이 될” 거라면서 그 주된 내용은 배가 내포하고 있던 ‘잔인성’ 때문이라고 단정하고 있는 것이다. 아래 저자의 말을 음미해보고 다시 배의 역사를 돌아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오늘날의 세계에서 확실한 것이 한 가지 있다. 하는 일이 즐겁지 않으면 집단적으로 하든 혼자 하든, 어떤 결과도 이루어내지 못한다는 것이다. 혼신의 힘을 쏟지 않는 한 일이란 그저 하나의 직업, 다시 말해서 생계수단으로만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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