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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소개
누가 죽였느냐 약혼녀의 악마성 K 박사의 명안 명탐정 S. 뿌레크 편집자 노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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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부!”
크라벳트는 새파래져서 소리를 질렀다. “두 사람은 감쪽같이 이야기를 바꿔놓았습니다. 죄를 내게 다 씌우려고요.” “그것을 증명할 증거가 있나?” “네! 증거? 증거는……” p. 18 〈누가 죽였느냐〉 중에서 사방은 조용한데 에봐 윈터와 삐만은 도서실에 앉아서 테이트 경부의 언제 끝날지 모르는 지루한 심문에 대답하고 있었다. 크라벳트는 얼굴이 새파래진 채 다음에 일어날 기적을 -그것이 자신의 생명을 구해줄 것이다- 기다리고 있었다. 별안간 뿔스 순사가 숨을 헐떡이며 뛰어 들어왔다. “경부!” 뿔스는 눈을 크게 뜨고 소리쳤다. “왜 그래?” 테이트 경부가 귀찮다는 듯 대답했다. p. 27 〈누가 죽였느냐〉 중에서 연애에 열중한 젊은이가 이처럼 불행한 처지에 놓였을 때, 약혼녀를 증오하고 저주하다가 마침내 살의까지 품게 되는 것은 충분히 있을 법한 일이었다. 이것이 판사와 경찰관들의 의견이었다. 동기가 있고 증거품이 있고 알리바이가 없으니, 이제 김영호의 유죄를 누구도 부인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었다. p. 63 〈약혼녀의 악마성〉 중에서 “모르실 겁니다. 어느 나라의 경찰 기록에도 전례가 없는 사건입니다. 당신네들께서 사실상 이대로 심리를 계속한다면 직무상 과실을 면할 수 없으실 것입니다. 저하고 함께 요양원으로 가시지요. 신용하실 수 없으시면 판사로서가 아니라 개인으로서 가시면 좋지 않습니까? 가령 저의 추측이 틀렸다고 하더라도 겨우 두 시간 정도 낭비에 불과하니까요.” M 판사는 이만세의 말을 거절할 수가 없어서 부인요양원에 가기로 승낙하였다. p. 75 〈약혼녀의 악마성〉 중에서 시- 하는 아크등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다음 순간, 막 위에 구름 같은 것이 나타났다. 그러더니 구름처럼 보이던 속에서 차츰 물건의 형체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아! 그곳에는! 그곳에는! 희미하고 윤곽이 흐릿한 사진처럼 보이지만 틀림없는 그 남자의 얼굴이…… p. 104 〈K 박사의 명안〉 중에서 “네. 그것은 종두입니다. 즉 우두를 맞은 지 약 나흘쯤 된 흔적입니다. 이것으로 미루어 생각하건대 이 젊은이는 셋필드라는 마을에서 온 연세공이 분명합니다.” “어떻게 그렇게 단정적으로 말씀하십니까?” “이 젊은이는 확실히 나흘 전에 우두를 맞았습니다. 그런데 지금 영국 북부에는 우두를 맞히는 곳이 없고, 유독 셋필드에서 천연두가 유행하여 전 시민에게 우두를 맞힌다는 말을 들었으니까요.” p. 135~136 〈명탐정 S. 뿌레크〉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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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발한 착상과 재치, 네 편의 추리소설
표제작 〈누가 죽였느냐〉는 유명 추리소설가가 살해당하면서 시작된다. 사건 현장에 나타난 조수 크라벳트는 오히려 살인범으로 몰리고, 공범 두 사람이 짜고 내놓은 일치된 증언 앞에서 자신의 결백을 증명해야 하는 처지에 놓인다. 누구의 말을 믿어야 하는가? 증언은 진실을 밝히는 열쇠인가, 아니면 진실을 감추는 도구인가? 문손잡이의 지문과 목격자의 존재를 둘러싼 치밀한 심리전이 흥미롭게 펼쳐진다. 〈약혼녀의 악마성〉은 경성 근교에서 발견된 젊은 여성의 참혹한 시신을 둘러싼 이야기다. 약혼남에게 의혹이 집중되는 가운데, 한 통의 편지와 불확실한 알리바이, 수상한 인물들의 관계가 사건을 더욱 복잡하게 만든다. 추리소설가 이만세가 수사에 관여하면서 드러나는 뜻밖의 단서들은 사건을 새로운 방향으로 이끈다. 사랑과 질투, 감춰진 관계와 인간의 욕망이 얽히며 독자의 예상을 흔드는 작품이다. 〈K 박사의 명안〉은 시체의 동공에 비친 영상을 사진으로 현상한다는 기발한 발상을 바탕으로 한 짧은 추리소설이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사진술과 그 원리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초기 과학 추리소설 특유의 상상력과 재미를 엿볼 수 있다. 〈명탐정 S. 뿌레크〉는 영국의 인기 탐정소설 ‘섹스턴 블레이크 시리즈’를 바탕으로 최유범이 번안한 작품이다. 예리한 관찰과 추론으로 사건의 실마리를 찾아가는 명탐정의 활약은 서구 탐정소설의 고전적인 재미를 보여준다. 동시에 외국의 이야기가 한국 독자들에게 소개되고 수용되던 당시의 출판문화와 추리소설의 형성 과정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낯설지만 흥미로운, 한국 추리소설의 시작을 만나다 오늘날 추리소설은 정교한 트릭과 치밀한 복선, 예상하지 못한 반전으로 독자를 사로잡는다. 그러나 이러한 장르적 문법이 처음부터 완성된 형태로 존재했던 것은 아니다. 서구에서 유입된 탐정소설을 번역하고 번안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이야기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이를 창작으로 확장하려는 시도들이 쌓이면서 한국 추리문학의 역사가 만들어졌다. 최유범의 작품은 바로 그 변화의 한 장면을 보여준다. 과장된 표현과 극적인 사건 전개, 때로는 엉뚱하게 느껴지는 착상 속에는 독자를 놀라게 하고 이야기에 몰입시키려는 작가의 열정이 살아 있다. 특히 사건의 진실을 둘러싼 증언의 충돌, 사랑과 질투가 불러오는 범죄, 과학적 지식을 활용한 추리 등은 시대를 넘어 오늘의 독자에게도 흥미로운 질문을 던진다. 『누가 죽였느냐』는 잊힌 작가 한 사람을 다시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우리가 익숙하게 알고 있는 한국 문학의 역사 이면에 얼마나 다양한 장르적 실험과 이야기들이 존재했는지 보여준다. 동화작가 최병화의 또 다른 얼굴을 발견하는 동시에, 한국 추리소설이 처음 만들어가던 낯설고도 매혹적인 세계를 만나는 기회가 될 것이다. · 시리즈 소개 니케북스 문학 큐레이션 니케북스 문학 큐레이션은 ‘단숨에 읽는 손안의 고전’을 지향합니다. 고전을 통해 오늘을 이해하고, 오늘의 감각으로 고전을 새롭게 만나는 경험이 되길 희망합니다. 이 기획은 큐레이션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서로 다른 주제 아래 작품을 선별한 하위 시리즈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시대를 초월해 독자들의 사랑을 받는 고전의 깊이는 놓치지 않되, 부담 없이 펼칠 수 있는 만듦새까지 고려했습니다. 니케북스는 오래된 이야기들이 다시 살아나는 순간을 독자와 함께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니케북스의 ‘비명과 침묵’ 시리즈 공포와 미스터리, 가장 먼저 읽어야 할 고전들 니케북스 문학선 ‘비명과 침묵’은 미스터리와 공포 문학의 원형을 이루는 고전들을 새롭게 소개한다. 인간은 오래전부터 설명할 수 없는 사건과 감춰진 진실, 그리고 이름 붙일 수 없는 공포에 매혹되어 왔다. 이 시리즈는 범죄와 추리, 기이한 환상과 심리적 불안을 통해 인간 내면의 어두운 심연을 탐색한 작품들에 주목한다. 오늘날의 추리소설과 스릴러, 호러 장르를 가능하게 한 상상력의 기원을 여기에서 만날 수 있다. 비명은 공포와 경악 앞에서 터져 나오는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목소리이고, 침묵은 범죄와 죽음이 남긴 가장 완전한 흔적이다. ‘비명과 침묵’은 공포와 미스터리라는 두 장르를 상징하는 이름으로, 두려움의 순간과 진실이 드러나는 순간 사이에서 탄생한 고전들을 소개한다. 이 시리즈에 실린 작품들은 단순히 범인을 찾거나 공포를 자극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욕망과 광기, 죄와 양심, 이성과 미신이 교차하는 경계에서 인간 존재의 본질적인 질문을 던진다. 시대와 언어를 넘어 살아남은 이 고전들은 오늘의 독자에게 여전히 낯설고도 강렬한 경험을 선사한다. 각 언어권 전문 번역가들의 원문에 충실한 번역과 작품의 역사적 맥락 및 장르적 의의를 짚어 주는 해설은 고전과 현대 독자 사이의 거리를 좁혀 준다. 한여름 밤의 서늘한 전율부터 오래도록 마음에 남는 불안과 공포까지, ‘비명과 침묵’은 미스터리와 공포 문학의 가장 오래된 목소리를 현재로 불러오는 시리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