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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소개
황금충 적사병 가면극 아몬티야도 술통 옮긴이의 글 |
Edgar Allan Po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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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말한 두 시간이 지났을 때, 우리는 땅을 1.5미터 깊이까지 팠지만, 보물 같은 것은 흔적도 보이지 않았다. 모두 정적에 빠졌고 나는 이제 이 우스운 놀이가 끝났다는 희망이 싹텄다. 러그랜드는 낙심한 기색이기는 했지만 골똘히 생각에 빠진 채 이마를 훔치고 다시 일을 시작했다. 1미터 남짓 원을 전부 팠으니, 이제 한계를 약간 넓혀서 50여 센티미터 깊이를 더 팠다. 그래도 아무것도 없었다.
---「황금충」중에서 모두가 완전히 기진맥진한 상태였다. 하지만 보물을 찾았다는 흥분 때문에 쉬는 일도 불가능했다. 우리는 불안한 상태로 서너 시간 잠을 잔 뒤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동시에 일어나서 보물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앞 궤짝은 뚜껑 높이까지 꽉 찼고 그 내용물을 살피는 일은 하루를 다 써도 모자라 다음 날 밤까지 이어졌다. 질서나 체계 같은 것은 없었다. 모든 게 되는대로 그냥 쌓여 있었다. 우리는 모든 걸 공들여 분류한 뒤 보물의 가치가 애초 예상보다도 훨씬 더 크다는 걸 알게 되었다. ---「황금충」중에서 ‘붉은 죽음’이라는 뜻의 적사병(赤死病)이 나라를 휩쓴 지 오래되었다. 모든 역병 가운데 그토록 치명적인 역병도 그토록 흉측한 역병도 이때껏 없었다. 붉은 피는 그 병의 현신이자 인증이었다. 환자는 격심한 고통과 갑작스런 현기증을 겪다가 모공으로 피를 철철 흘렸다. 몸, 특히 얼굴에 붉은 얼룩이 지면 그 사람은 환자로 낙인이 찍혀 주변 사람들의 도움이나 연민을 차단당했다. ---「적사병 가면극」중에서 종이 울리는 시간이 길어진 탓인지 연회객 중 조금 더 사려 깊은 사람들 머릿속으로 더 많은 생각이 찾아들었다. 아마도 그런 이유로 그 긴 괘종소리의 마지막 울림이 사그라들기 전에 꽤 많은 사람이 이전까지 아무도 눈길을 주지 않았던 가면 쓴 인물의 존재를 알아차리게 되었다. 이 낯선 인물에 대한 이야기가 조용히 퍼지더니 어느새 모두가 웅성거리며 불만과 놀라움을 표현했고, 이어 공포와 혐오가 뒤따랐다. ---「적사병 가면극」중에서 포르투나토가 내게 안겨준 천 가지 상처를 나는 최대한 참았지만, 그가 모욕을 감행하자 서 마침내 복수를 결심했다. 하지만 내 성격을 아는 이들은 내가 무슨 협박의 말을 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어쨌건 복수할 결심은 확고했다. 하지만 그렇게 확고했기에 그 과정에 모험을 개입시킬 수는 없었다. 나는 그를 벌해야 했지만 그 일로 내가 벌을 받을 수는 없었다. 잘못된 일을 응징했다고 응징한 자가 곤란해지면 그것은 제대로 된 응징이 아니다. 또 잘못한 사람이 응징으로 느끼지 않는다면 그것 역시 제대로 된 응징이 아니다. ---「아몬티야도 술통」중에서 그때 내실에서 낮은 웃음소리가 들려 머리카락이 쭈뼛 일어섰다. 그런 뒤 딱한 목소리가 이어졌는데 그것은 도저히 고귀한 포르투나토의 목소리 같지가 않았다. 그 목소리가 말했다. “하하하! 히히히! 멋진 농담이야. 훌륭한 장난인걸. 앞으로 우리 둘이 이 일을 이야기하며 웃음을 나눌 일이 많겠어. 히히히! 와인도 마시면서. 히히히!” ---「아몬티야도 술통」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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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리즈 소개
니케북스 문학 큐레이션 니케북스 문학 큐레이션은 ‘단숨에 읽는 손안의 고전’을 지향합니다. 고전을 통해 오늘을 이해하고, 오늘의 감각으로 고전을 새롭게 만나는 경험이 되길 희망합니다. 이 기획은 큐레이션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서로 다른 주제 아래 작품을 선별한 하위 시리즈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시대를 초월해 독자들의 사랑을 받는 고전의 깊이는 놓치지 않되, 부담 없이 펼칠 수 있는 만듦새까지 고려했습니다. 니케북스는 오래된 이야기들이 다시 살아나는 순간을 독자와 함께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니케북스의 ‘비명과 침묵’ 시리즈 공포와 미스터리, 가장 먼저 읽어야 할 고전들 니케북스 문학선 ‘비명과 침묵’은 미스터리와 공포 문학의 원형을 이루는 고전들을 새롭게 소개한다. 인간은 오래전부터 설명할 수 없는 사건과 감춰진 진실, 그리고 이름 붙일 수 없는 공포에 매혹되어 왔다. 이 시리즈는 범죄와 추리, 기이한 환상과 심리적 불안을 통해 인간 내면의 어두운 심연을 탐색한 작품들에 주목한다. 오늘날의 추리소설과 스릴러, 호러 장르를 가능하게 한 상상력의 기원을 여기에서 만날 수 있다. 비명은 공포와 경악 앞에서 터져 나오는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목소리이고, 침묵은 범죄와 죽음이 남긴 가장 완전한 흔적이다. ‘비명과 침묵’은 공포와 미스터리라는 두 장르를 상징하는 이름으로, 두려움의 순간과 진실이 드러나는 순간 사이에서 탄생한 고전들을 소개한다. 이 시리즈에 실린 작품들은 단순히 범인을 찾거나 공포를 자극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욕망과 광기, 죄와 양심, 이성과 미신이 교차하는 경계에서 인간 존재의 본질적인 질문을 던진다. 시대와 언어를 넘어 살아남은 이 고전들은 오늘의 독자에게 여전히 낯설고도 강렬한 경험을 선사한다. 각 언어권 전문 번역가들의 원문에 충실한 번역과 작품의 역사적 맥락 및 장르적 의의를 짚어 주는 해설은 고전과 현대 독자 사이의 거리를 좁혀 준다. 한여름 밤의 서늘한 전율부터 오래도록 마음에 남는 불안과 공포까지, ‘비명과 침묵’은 미스터리와 공포 문학의 가장 오래된 목소리를 현재로 불러오는 시리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