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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팅
볼 데드 범실 페인트 포지션 폴트 타임아웃 사이드 아웃 랠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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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를 해 보지 않은 사람은 도무지 알 수 없을 거다. 미팅이 잘되는 순간의 짜릿함을. 그래서 매번 이 시간이면 혼자서 벽에 공을 때린다. 때리고, 치고, 휘두르고, 마침내 잘 만나기 위해서.
그런데 그것도 다 키가 크고 볼 일이었다. 아무리 우유를 마셔도, 키가 큰다는 스트레칭을 해도, 배구를 하면서 점프를 밥 먹듯이 해도, 매일 밤 10시 전에 침대에 누워도 키는 제자리였다. 정확히는 삼 개월이었다. 삼 개월 동안 1센티미터는커녕 0.1센티미터도 자라지 않은 채 멈춰 있었다. --- p.14 “역시 주장은 다르구나. 나는 배구가 아예 처음이니까 지금부터 빡세게 해야겠다. 많이 도와줘.” 한영원은 제법 어른스러웠다. 나 혼자 괜히 열 낸 셈이었다. 얼굴이 달아오르는 것 같았다. 그만하자, 그만하자. 나는 어디로 튈지 모를 속을 가라앉히기 위해 눈을 꾹 감았다 떴다. “배구를 쉽게 생각하지 마.” 하지만 입 밖으로 나간 말은 최악이었다. 잠시 정적이 흘렀다. 한영원과 눈이 마주쳤다. 속을 알 수 없는 새까만 눈동자가 자못 진지해 보였다. 미묘한 긴장감을 깨뜨린 건 한영원이었다. 눈을 살짝 접어 웃으며 쉽게 생각한 적 없어, 하고. --- pp.29-30 “나도 좋아해, 배구!” 예상치 못한 말에 말문이 턱 막혔다. 나를 한껏 노려보던 다희의 두 눈에 눈물이 차오르는 게 보였다. “울지 마. 네가 왜 울어.” 하지만 그 말과 동시에 다희는 바닥에 주저앉아 꺽꺽 소리 내어 울기 시작했다. 나는 입술을 꾹 깨물었다. “네가 뭘 안다고 그렇게 말해……. 나도 너만큼이나 배구 좋아한다고!” --- pp.99-100 카페를 나오면서 포지션 폴트라고 적힌 간판을 올려다보았다. 지금 있는 이 자리가 제자리인지 아닌지는 여전히 모른다. 하지만 괜찮다. 다시 제자리를 찾으면 되니까. 일단은 지금 있는 자리가 내 자리라고 믿기로 했다. 언제나 그렇듯 의심할 여지는 너무도 많지만, 믿는 이유는 딱 하나뿐이었다. 지금이 좋으니까. 배구가 좋으니까. --- p.15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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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째 배구를 하고 있지만
오빠와 비교당하면서 점점 조급해지는 세미 세미는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6년째 배구를 하고 있다. 누구보다 배구를 좋아하고 잘하고 싶지만, 요즘은 키도 좀처럼 자라지 않고 실력도 마음만큼 늘지 않는다. 반면 축구 선수인 오빠 준호는 연령별 대표 팀 선발을 앞둘 만큼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엄마의 관심과 기대가 오빠에게 쏠릴 때마다 세미는 자꾸 자신과 오빠가 비교당한다고 느낀다. 그런 세미에게 국가대표 핸드볼 선수 출신인 엄마가 뜻밖의 말을 꺼낸다. “너, 배구 계속할 거야? 아직 안 늦었어, 다른 운동 해도 돼.” 배구를 그만두는 일은 세미가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는 선택이다. 그런데 운동선수의 현실을 누구보다 잘 아는 엄마는 지금이라도 다른 종목을 선택할 수 있다고 한다.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그만둘 생각을 안 했는데 갑자기 다른 운동을 하라고? 잘하고 싶은 마음은 간절하지만 결과는 따라오지 않고, 오빠와 자신을 비교할수록 세미의 마음은 점점 조급해진다. 173.4센티미터 세미 앞에 나타난 183.4센티미터 전학생 한영원 세미의 키는 173.4센티미터다. 중학생으로서 작은 키는 아니지만 배구 선수인 세미에게는 중요한 문제다. 병원에서 예상한 기대 신장은 180센티미터였지만 최근 3개월 동안은 0.1센티미터도 자라지 않았다. 잘 먹고, 일찍 자고, 스트레칭까지 해 봤지만 키는 그대로다. 그런 세미 앞에 정확히 10센티미터가 더 큰 한영원이 나타난다. 그런데 영원은 놀랍게도 배구가 처음이라고 한다. 중학교 3학년에 배구를 처음 시작한다고? “키 좀 크다고 배구를 우습게 생각하지 마.” 키 때문에 콤플렉스에 시달리는 세미에게 영원의 신체 조건은 신경 쓰일 수밖에 없다. 심지어 감독님은 세미에게 영원의 훈련까지 맡긴다. 헉, 내 연습을 하기에도 시간이 모자란데 배구 초짜까지 가르치라니! 다희가 배구를 그만둔다고? 같은 코트에 서 있어도 모두 같은 마음일 수는 없다 어느 날 세미는 영원에게 뜻밖의 이야기를 듣는다. “세미 너는 몰랐어? 다희, 스토브 리그 끝나면 배구 그만둔다던데.” 오랫동안 함께 배구를 해 온 찐친 다희가 운동을 그만둔단다. ‘감독님도 코치님도 한영원도 아는데, 나만 몰랐던 거야?’ 더 화가 나는 것은 다희가 배구를 그만둔다는 사실보다 자신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는 거다. 늘 함께 다니고 누구보다 가까운 친구라고 생각했는데. 그래 놓고선 이렇게 주절거린다. “나도 좋아해, 배구! 나도 너만큼이나 배구 좋아한다고!” 좋아하는데 왜 그만둬? 거짓말하지 마! 세미는 좋아하면서도 그만둘 수 있다는 다희의 마음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좋아하는 마음만으로 계속할 수 있을까? 노력해도 마음대로 되지 않는 순간을 지나가는 아이들의 희망 찾기! 세미는 배구를 계속하고 싶고, 영원은 이제 막 배구를 시작했으며, 다희는 배구를 좋아하면서도 그만두기로 했다. 같은 코트에 서 있어도 좋아하는 방식과 앞으로 나아가는 방향은 모두 다를 수 있다. 『1cm 더』는 운동을 계속할지 말지에 대한 고민을 단순히 의지나 노력의 문제로만 다루지 않는다. 재능과 신체 조건, 가족의 기대, 친구 관계, 진로처럼 자신의 마음만으로 결정할 수 없는 문제들이 세미 앞에 놓인다. 그 과정에서 세미는 다른 사람의 선택을 마주하고 자신의 마음을 확인한 뒤 스스로의 길을 찾아 꿋꿋이 걸어 나간다. 이 작품은 노력하면 반드시 성공한다고도, 좋아한다면 끝까지 계속해야 한다고도 말하지 않는다. 뜻대로 되지 않는 순간마다 흔들리고 멈추더라도, 수없이 바닥에 떨어졌다 다시 떠오르는 공처럼 자신의 자리를 다시 찾아가는 세미와 배구부 소녀들의 성장 이야기를 그린 청소년 스포츠 성장 소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