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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모란봉

빈선랑의 일미인


해설 : 정론적 신소설의 행로

지은이에 대해

옮긴이에 대해

저자 소개 2

李人稙

호 국초(菊初)이며 경기 이천(利川)에서 출생하였다. 일본 도쿄[東京] 정치학교를 수학한 뒤 1906년에 『만세보(萬歲報)』 주필이 되면서 신소설 『혈(血)의 누(淚)』를 동지에 연재, 계속 많은 작품을 썼다. 1908년에는 극장 원각사(圓覺社)를 세워 자작 신소설 『은세계(銀世界)』를 상연하는 등 신극운동을 벌이기도 하였다. 국권피탈 때 이완용(李完用)을 돕고 다이쇼[大正] 일본왕 즉위식에 헌송문(獻頌文)을 바치는 등 철저한 친일행동을 하기도 했으나 한국에서 처음으로 산문성(散文性)이 짙은 언문일치의 문장으로 신소설을 개척한 공로는 크다. 『혈의 누』 외에 그의 대표
호 국초(菊初)이며 경기 이천(利川)에서 출생하였다. 일본 도쿄[東京] 정치학교를 수학한 뒤 1906년에 『만세보(萬歲報)』 주필이 되면서 신소설 『혈(血)의 누(淚)』를 동지에 연재, 계속 많은 작품을 썼다. 1908년에는 극장 원각사(圓覺社)를 세워 자작 신소설 『은세계(銀世界)』를 상연하는 등 신극운동을 벌이기도 하였다.

국권피탈 때 이완용(李完用)을 돕고 다이쇼[大正] 일본왕 즉위식에 헌송문(獻頌文)을 바치는 등 철저한 친일행동을 하기도 했으나 한국에서 처음으로 산문성(散文性)이 짙은 언문일치의 문장으로 신소설을 개척한 공로는 크다.

『혈의 누』 외에 그의 대표작으로 알려진 『귀(鬼)의 성(聲)』, 그밖에 『치악산(雉岳山)』 『모란봉(牡丹峰)』 등이 있고, 단편으로 『빈선랑(貧鮮郞)의 일미인(日美人)』이 있다. 한국 최초의 신소설가로서 개화사상을 고취하고 갈등과 성격 묘사, 그리고 사실적 문장을 처음으로 구사하였다고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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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영은 고려대학교 교양교육원 초빙교수와 고려대학교 민족문화연구원 연구교수를 거쳐 현재 전북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현재 근대 초기 문학의 전개 양상 및 지성사, 한국 근대 독서문화사 등에 관해 관심을 두고 있다. 연구자의 삶을 시작하면서 이인직, 이해조, 신채호, 박은식 등과 같은 근대 초기 작가에 대해 본격적인 관심을 갖게 되었고, 그 결과 2011년에 〈이인직 신소설 연구〉로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 논문에서는 이인직의 장편 신소설에 구현된 ‘가족의 해체 및 회합(會合)’ 구조가 이인직의 근대화 전략과 어떠한 연계를 맺고 있는지를 분석했다. 석사 학위를
이만영은 고려대학교 교양교육원 초빙교수와 고려대학교 민족문화연구원 연구교수를 거쳐 현재 전북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현재 근대 초기 문학의 전개 양상 및 지성사, 한국 근대 독서문화사 등에 관해 관심을 두고 있다.
연구자의 삶을 시작하면서 이인직, 이해조, 신채호, 박은식 등과 같은 근대 초기 작가에 대해 본격적인 관심을 갖게 되었고, 그 결과 2011년에 〈이인직 신소설 연구〉로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 논문에서는 이인직의 장편 신소설에 구현된 ‘가족의 해체 및 회합(會合)’ 구조가 이인직의 근대화 전략과 어떠한 연계를 맺고 있는지를 분석했다. 석사 학위를 취득한 이후 한국 근대 초기 지성사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었고, 2018년도에 〈한국 초기 근대소설과 진화론〉이라는 논문으로 박사 학위를 취득하게 되었다. 이 논문에서는 1910년 경술국치 이후부터 3·1운동 직후인 1920년대 초반까지 발표된 비평 및 소설 텍스트를 대상으로 삼아, 식민지 조선에서 진화론이 하나의 사회적 통념으로 자리매김하는 과정뿐만 아니라 진화론의 대항 담론이 구축되는 과정을 통시적으로 검토했다.
〈보편에 이르는 길?최재서의 국민문학론 형성 과정을 중심으로〉로 2012년 고려대학교 대학원 우수논문상을 수상했고, 〈한국 근대소설의 진화론 비판 양상과 주체의 구성에 관한 연구〉로 재단법인 솔벗에서 수여하는 2017년 한국학연구기금 대상자로 선정되었으며, 〈한국 초기 근대소설과 진화론〉으로 고려대학교 민족문화연구원에서 수여하는 2018년 지훈 신진 학술상을 수상했다. 그리고 2021년도에 출간한 《한국 근대문학의 형성과 진화론》이 2022년 대한민국학술원 우수학술도서로 선정되었다.
그 외 2014년에는 〈분열증적 서사 혹은 (탈)주체의 윤리학?윤이형론〉으로 계간 《실천문학》 신인상을 수상하면서 문학평론가로 활동하기 시작했고, 이후 〈희미해지는 ‘것’들을 위한 존재론 : 신인 작가들의 상상력〉(2015), 〈폭력 너머, 혹은 폐허 이후〉(2016), 〈도시의 묵시록, 지옥에서의 글쓰기〉(2018), 〈차이의 페미니즘과 연대의 조건〉(2020) 등 다수의 평문을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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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10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229쪽 | 128*188*11mm
ISBN13
9791143019066

책 속으로

옥련(玉蓮)이가 또한 그 못 가운데 고기 노는 것을 내려다보다가 제 그림자를 보고 홀연히 감동되는 일이 있었더라.

‘모란봉 밑에서 총을 맞고 누웠던 옥련이가 여기 와서 있는가? 간호수(看護手) 들것 위에 담겨서 야전병원(野戰病院)에 들어가던 옥련이가 여기 와서 있는가? 정상(井上) 군의(軍醫) 아버지 손에 재생인(再生人) 되던 옥련이가 여기 와서 있는가? 구완서(具完書)의 은혜를 입어 화성돈(華盛頓)에 유학(留學)하던 옥련이가 여기 와서 있는가? 반갑다. 옥련의 그림자를 옥련이가 보아도 참 반갑다. 나는 물 위에 선 옥련이요, 너는 물 아래 거꾸로 선 옥련이라. 내가 너더러 물어볼 일이 있다. 네가 형체가 있는 물건[有形物]이냐? 형체가 있을진대 네 손 잡고 반겨 보자. 네가 형체 없는 물건[無形物]이냐? 형체가 없을진대 내 눈에 보이는 네가 무엇이냐? 이 몸이 이 물가를 떠날진대 네 형체가 소멸하고, 이 몸이 이 세상을 버릴진대 한(恨) 많고 사려증(思慮症) 많던 내 마음도 또한 소멸할 것이니, 영혼불멸(靈魂不滅)이라 하였으나 알 수 없는 것은 사람의 일이로다.’

_〈모란봉〉 중에서


(부) “여보 참말이오? 내가 무슨 복력에 그러한 사위를 본단 말이오? 내가 상전같이 쳐다보고 구세주(救世主)같이 우러러보던 서 서방이 내 사위가 된단 말이오? 그래, 조카님 마음에서 나온 말이오? 서 서방 마음이 그러하오?”

(숙) “….”

(부) “이애 옥련아, 이제는 내가 죽어도 마음을 놓고 죽고, 눈을 감고 죽고 은혜 갚지 못하여 애쓰던 한을 풀고 죽겠다. 네가 일평생에 한갈같은 마음으로 서 서방의 뜻을 받아서 너도 또한 서 서방과 같은 어진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 옥련아, 옥련아, 고개 좀 들고 무슨 말 좀 하여라.”

옥련이가 그 말을 듣고 가만히 생각하니, 그 어머니가 창졸에 하는 말이 아니라 서숙자와 무수히 의논한 말이요, 그 아버지까지 속허락이 된 것 같은지라. 어머니 마음은 그러할 뜻한 일이나, 야속한 것은 아버지 마음이라. 만일 내 입으로 결정하는 말이 없으면, 필경 혼인을 정하고 사주까지 받을 모양이라. 아무리 말하기 난처하더라도 입 다물고 있을 수는 없는 일이라.

_〈모란봉〉 중에서


부인이 깜짝 놀라며,

(부) “응, 고장팔의 허락이라니?”

(옥) “어머니께서 고장팔의 은혜를 잊으셨습니까? 밤은 깊어 사람의 자취는 끊어진 대동강 물에 풍덩 빠져 둥둥 떠내려가는 어머니를 건져서 회생시키던 고장팔의 은혜가 더 중합니까, 허연 대낮에 구경꾼이 물 끓듯 하는 도회처에서 나 죽겠다 외치고 나가는 어머니를 쫓아가서 붙들던 서일순 씨의 은혜가 더 중합니까? 고장팔이는 가난한 상놈이요, 서일순 씨는 재물 많은 양반이라. 가난한 상놈의 은혜는 커도 잊어버리고, 부자 양반의 은혜는 적어도 아니 갚을 수 없단 말씀이오니까? (…) 어머니, 어찌하리까? 고장팔의 집으로 가라 하시면 지금이라도 가겠소. 어머니, 어머니, 왜 아무 말씀도 아니 하십니까? 장팔이도 고맙거니와 장팔 어미는 더 고맙습디다. (…) 내가 장팔의 계집이 되어서 똥오줌을 받아 내게 돼 장팔 어미를 내 손으로 공양할 지경이면, 참 부모의 은혜를 갚은 듯한 생각이 있겠소. 말이 난 김에 얼른 결단합시다. 어머니 마음에 좋으실 것 같으면, 내가 이 자리에서 구완서에게 혼인 파약하자는 편지를 쓰겠소. 일은 크고 작은 것을 교계하는 것이라, 덕의상에 큰일은 조그마한 신용 관계를 돌아볼 수가 없는 것이오.”

_〈모란봉〉 중에서


“여보, 영감 이 상. 내가 영감을 원망하는 것이 아니라 내 팔자 한탄이오. 나같이 어림없고[馬鹿], 나같이 팔자 사나운 년이 어디 또 있겠소? 영감이 내지에 있을 때에 얼마나 풍을 쳤소? 조선 있는 사람은 아무것도 모르는 병신 같고, 영감 혼자만 잘난 듯 조선에 돌아가는 날에는 벼슬은 마음대로 할 듯, 돈을 마음대로 쓰고 지낼 듯 그런 호기쩍은 소리만 하던 그 사람이 조선을 오더니 이 모양이란 말이오? 일본 여편네가 조선 사람의 마누라 되어 온 사람이 나 하나뿐 아니언마는 경성에 와서 고생하는 사람은 나 하나뿐이오그려. 남편의 덕에 마차 타는 사람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머리 위에 금테를 두셋씩 두르고 다니는 사람의 마누라 된 사람은 좀 많소? 나는 마차도 싫고 금테도 부럽지 아니하고 돈 얼굴을 한 달에 한 번씩만 얻어 보고 살았으면 좋겠소. 여보, 큰 기침 그만하고 어디 가서 한 달에 20, 30원이라도 생기는 고용(雇傭)도 못 얻어 한단 말이오? 내가 문밖에 나가면 혹 내지 아이들이 등 뒤에서 손가락질을 하며 요보의 오가미상[朝鮮人女房]이라 하니, 옷이나 잘 입고 다니며 그런 소리를 들으면 어떠할는지, 거지꼴 같은 위인에 그 소리를 들을 때면 얼굴이 뜻뜻…”

_〈빈선랑의 일미인〉 중에서

출판사 리뷰

■ 정치성의 소실 − 두 옥련 사이의 거리

《모란봉》(1913)은 《혈의 누》(1906)의 서사와 긴밀히 연계되어 있어 《혈의 누》의 하편으로 간주된다. ‘일청전쟁’ 난리 속에 부모와 헤어져 고아가 된 일곱 살 김옥련이 일본을 거쳐 미국의 워싱턴이라는 문명 세계로 나아가는 이야기가 《혈의 누》라면, 《모란봉》은 열일곱으로 성장한 김옥련이 평양으로 돌아와 늑혼에 휘말리는 이야기다. 김옥련은 서일순과 혼인하라는 어머니 최씨 부인의 권유를 물리친다. 전통적인 신분 질서와 가족 중심의 혼인 관습에서 벗어나 자신의 감정과 의지에 따라 사랑의 대상을 선택하려는 김옥련의 이야기는, 봉건적인 규율을 넘어서는 근대적 개인의 자율적인 사랑을 강조하는 듯 보인다. 그러나 ‘정절’을 내세우는 김옥련의 형상은 《춘향전》의 성춘향, 즉 전대소설에서도 빈번하게 그려졌던 여주인공들과도 유사하다. 바로 그런 면에서 《모란봉》은 정절이라는 전통적 가치와 자율적 사랑이라는 근대적 가치 안에서 흔들리는 과도기적 텍스트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더욱 주목되는 것은 《혈의 누》와의 간극이다. 문명 국가 건설과 여성 교육에 앞장서겠다는 포부를 밝히는 《혈의 누》의 김옥련은, 《모란봉》에서 그러한 정치적 전망을 상실한 채 자유연애론을 제창하는 데 그치고 만다. 두 작품 사이에 놓여 있는 것은 국권의 상실(1910). 《혈의 누》의 김옥련과 《모란봉》의 김옥련 사이의 거리는, 조선의 자주적 개혁이 이제는 불가능하다는 이인직의 목소리를 드러내는 듯하다. 《모란봉》의 옥련은 더 이상 조선의 문명화를 지향하는 선각자도, 여성 교육론을 주창하는 지도자도 아니다. 이렇게 본다면 《모란봉》은 1912년의 조선에서 문명화론이나 계몽 담론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이인직의 정론적 메시지를 함축하고 있다고 하겠다.


■ 하루짜리 소설

〈빈선랑의 일미인〉은 1912년 3월 1일자 《매일신보》에 실린, 그야말로 하루치 분량의 짧은 소설이다. 가난한 조선인 남편과 그와 결혼해 조선으로 건너온 일본인 아내의 살림살이를 그린다. 조선인 남편은 집세와 외상값도 내지 못할 정도로 가난한 처지에 놓여 있다. 아내는 남편의 무능을 원망하며 "일본 여편네가 조선 사람의 마누라 되어 온 사람이 나 하나뿐 아니언마는 경성에 와서 고생하는 사람은 나 하나뿐"이라 한탄한다. 이 작품에서 문제적인 것은 식민지 조선의 빈곤 문제를 조선(인) 내부의 문제로 환원하고 있다는 점이다. 1910년 토지 조사 사업 이후 가속화된 조선(인)의 경제적 몰락은 식민 지배에 의한 구조적인 문제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빈선랑의 일미인〉은 빈곤의 원인을 제국−식민지 체제의 모순이 아니라, 그 체제에 적응하지 못한 개인을 문제 삼음으로써 궁극적으로는 독자들에게 일제에 대한 암묵적인 긍정을 유도하고 있는 것이다. ‘내선결혼’이라는 당대로서는 낯선 소재를 다루면서도, 이 소설이 결국 말하는 것은 조선인 자신을 탓하라는 목소리다.


■ 정본 《모란봉/빈선랑의 일미인》

이 책은 1913년 2월 5일부터 6월 3일까지 《매일신보》에 연재된 〈모란봉〉과, 1912년 3월 1일 같은 지면에 발표된 〈빈선랑의 일미인〉을 저본으로 삼았다. 두 작품 모두 단행본으로 간행된 적이 없어 연재본만이 유일한 판본이다. 전북대학교 국문과 이만영 교수(고려대학교 문학박사)가 편집을 책임졌다.


■ 함께 읽을 신소설

이인직 지음, 이만영 옮김, 《혈의 누》, 지만지한국문학, 2026년 10월 발행

이인직 지음, 이만영 옮김, 《귀의 성》, 지만지한국문학, 2026년 10월 발행

이인직 지음, 이만영 옮김, 《은세계》, 지만지한국문학, 2026년 10월 발행

이인직·김교제 지음, 이만영 옮김, 《치악산》, 지만지한국문학, 2026년 10월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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