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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머리에
2학기 -8월 23일~12월 29일 겨울방학, 1학기 - 1월 1일~5월 21일 |
金龍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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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싱한 어깨, 까만 머리의 푸른 내 청춘 앞에 앉아 있는 코흘리개들을 보며, 이들과 함께 인생을 시작했으니 머리가 하얗게 셀 때까지 아이들과 함께 살기로 다짐했었다. 그런 삶도, 그런 한평생도 아름다울 수 있으리라는 생각을 했다.
이 일기는 내가 선생 노릇을 그만두려 하다가 다시 교단에 서며 쓴 글들이다. 나는 감동 없는 일상을 못 견뎌한다. 어린이들에게 나는 늘 새로워야 했고, 어린이들 앞에 서서 나는 늘 살아 있는 생명 자체로 싱그러워야 했다. 아이들이 뛰어 노는 운동장, 그 땅을 달리는 아이들의 튼튼한 발길들을 나는 오늘도 바라본다. - 머리말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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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온다. 천천히, 가만가만, 조심조심, 조용조용히 온다. 함박눈이다. 나뭇가지에 얹히고 까만 나뭇가지 사이로 내린다. 아름답다. 곱다. 행복하다. 생이, 사는 일이, 즐겁다. 내 마음에 사랑의 물결이 인다. 평화다. 내 아이들과 내 아내와 내 앞에 앉아 있는 이 작은 아이들에게 내 사랑이 눈송이처럼 가 닿기를, 오! 눈을 봐라.
-3월 5일 일기 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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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 시인 김용택이 다시 학교로 돌아왔다!
새싹같이 맑은 아이들과 울고 웃으며 함께 쓴 명랑유쾌한 행복일기! 이 일기는 2004년 8월 23일 2학기가 개학하며 시작된다. 개학하여 선생 보니 좋다고 달려와 안기는 아이들을 보니 행복하기 그지없다. 이 아이들을 소중히, 훌륭하게 키워내야겠다, 제대로 선생 노릇 해야겠다, 새삼 다짐한다. 그러나 이 아이들 만만치 않다. 숙제 검사를 하니 하루도 일기를 쓰지 않은 애들이 있지 않나, 모두들 방학 전에 달달 외웠던 구구단을 다 까먹어버렸다. 화를 꾹 누르고 교과서를 나눠주니 다음날 잃어버렸다며 천연덕스레 이야기하는 아이들. 이 천방지축 아이들이 연신 일으키는 온갖 말썽과 사고들 앞에서 꿀밤 한 대 쥐어박고도 열이 식지 않는다. 하지만 이 아이들이 그를 울리고 웃기며 교사로 살아가게 만든다. 혼내 놓고 그게 마음이 시려 밤새 끙끙 고민하다가 다음날 교실에 들어서면 어제 무슨 일이 있었다는 양 “선생님~”하며 달려와 안기는 아이. 이순신 장군이 “내 죽음을 알리지 말라”라는 마지막 말을 “내 죽음을 ‘말’리지 마라” 바꿔 놓고도 사람들이 왜 웃는지 모르는 아이. 선생님을 “용택이, 용택이”라고 부르는 동네 오빠에게 화가 나 “난 우리 선생님 별명을 부르는 사람은 용서 안 하고 내가 선생님 대신 반은 죽여놓을 것이다”라고 일기에 쓰는 아이. 옆에 딱 붙어 서서는 졸졸 따라다니다가 어느샌가 허리춤을 꼬옥 껴안으며 “아빠”라고 부르고는 머쓱한 웃음 짓는 아이……. 이 아이들이 일으키는 명랑유쾌한 사고들에 키득거리다 어느 순간 짠한 감동이 다가오며 덕치초등학교로 가서 이 아이들과 만나고 싶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