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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역에 대해_마음을 닦는 경전
주역과 셰익스피어 무망괘_진실 진실하더라도 섣불리 행동하면 흉하다 함괘_사랑 예의 없는 사랑이라면 차라리 독신이 낫다 비괘_꾸밈 꾸미지 않는 사랑은 사랑이 아니다 간괘_멈춤 가야 할 때를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아름답다 중부괘_신뢰 나를 믿어야 남의 신임도 얻는다 난세의 처세 건괘_난관 어려운 때일수록 마음을 닦는다 비괘_난세 창랑의 물이 맑으면 갓끈을 씻고 창랑의 물이 흐리면 발을 씻는다 명이괘_어둠 총명함을 감추는 것도 지혜이다 규괘_분열 미운 사람일지라도 만나야 한다 곤괘_곤경 뜻을 굳게 지키되 편협하지 않으면 형통하다 돈괘_은둔 그대가 강호이거늘 어찌 강호를 떠날 수 있겠는가 치세의 처세 이괘_수양 자신에게서 세상으로 향하는 배움 진괘_나아감 나아가야 할 때는 나아가라 정괘_안정 뒤집어엎었으면 바로 세워라 비괘_연대 함께하면 길하다 처신의 덕목 정괘_덕성 마음속에 마르지 않는 우물을 파라 절괘_절개 괴롭고 힘든 절개라면 올바를 수 없다 겸괘_겸손 가득 차면 엎어지고 모두 비우면 설 수가 없다 복괘_회복 근본으로 돌아가라 리괘_배려 예를 따르면 호랑이 꼬리를 밟더라도 물리지 않는다 지은이의 말_주역은 탱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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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역의 상징과 언어의 뜻을 이해하는 것은 바로 우리 삶의 실존적 경험을 통해서이다. 그래서 정이천은 주역의 괘효사를 읽고 의미를 이해하는 것은 인간 자신에게 달려 있다고 한다. 정이천은 죽기 바로 전에 문인들에게 자신의 역전을 주면서 이렇게 말한다. “내가 해놓은 것은 단지 70퍼센트에 불과하다. 너희는 이것을 바탕으로 살면서 스스로 느껴 얻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주역은 지나온 삶의 역사이며, 우리의 생생한 삶에 대한 기록이다. 주역은 인간의 마음을 깨달아서 현실에서 올바로 실천할 수 있는 지침이 담긴 ‘삶의 실천적 지혜서’다. 때문에 주역을 ‘마음을 닦는 경전(洗心經)’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 p.13~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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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역, 점집을 탈출하다
“주역 하면 무엇이 떠오르나요?”라고 물으면, 열에 아홉은 “점이요.”라고 대답한다. 보통사람들에게 주역은 곧 점이다. 과연 그런가? 주역은 원래 제사와 점을 치는 일을 관장하는 무당과 사관史官들이 점을 치는 일 또는 역사 자료와 생활 경험에서 우러나온 지혜를 담은 기록들이었다. 이런 측면에서 ‘주역은 점이다’라는 명제는 타당하다. 하지만 주역이 점만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저자는 상수역象數易학과 의리역義理易학으로 나뉘어 발전해 온 역학의 역사를 통해 주역이 ‘우주 운행의 변화’에 관한 점서이면서 동시에 ‘인간과 역사의 변화’에 관한 경전이라는 점을 밝히고 있다. 우선, 상수역학은 한대에 이르러 꽃을 피운다. 우리가 지금 알고 있는 음양오행, 12간지와 결합한 이해 방식이 바로 여기서 유래한 것이다. 그리고 송대에 이르러서는 우주 질서를 수량화하고 체계화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까지 발전한다. 하지만 상수역학의 우주론적 체계와 천문학적 관점은 매우 지루하고 복잡해지면서 점차 그 의미와 기능을 잃어버린다. 이러한 상수역학의 복잡한 독해 방식을 뒤엎은 사람이 바로 의리역학의 효시라 부르는 왕필이다. 그는 “삶의 의미를 파악했다면 괘가 나타내는 상징은 잊어버려라.”라며 주역을 해석하는 관점을 뜻과 이치의 문제로 전환한다. 그는 괘상을 하나의 구체적 현실 상황으로 이해했고, 효를 괘가 상징하는 상황에서 어떻게 적합한 행위를 할 것인가를 드러내는 상징으로 독해했다. 그리고 이러한 왕필의 관점은 송대에 이르러 정이천에 의해 꽃을 피운다. 그는 주역의 괘효사를 읽고 의미를 이해하는 것은 인간 자신에게 달려 있다고 보았다. 따라서 하늘의 뜻에 따르는 운명론적 관점을 배제하고 능동적인 해석과 판단 그리고 자기 수양을 강조했다. 정주리학의 창시자답게 주역을 신유학의 관점에서 새롭게 정립한 것이다. 정이천의 뒤를 이은 양만리는 역사 속 인물을 예로 들어 각각의 괘효에 나타난 삶의 도리를 설명함으로써 주역이 ‘마음을 닦는 경전’이라는 점을 보다 분명히 했다. 이처럼 주역은 점에서 비롯되었지만, 유학자들에 의해 거듭 해석되면서 유교 경전으로서의 면모를 일신해 왔다. 세상과 삶의 이치에 골몰했던 공자의 “나에게 몇 년 만 더 주어져 마침내 주역을 공부한다면, 큰 과오는 없을 것이다.”라는 고백도 이런 태도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이다. 주역을 점서로만 볼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왕필, 정이천, 양만리 _ 대학자들의 다양한 해석을 비교하며 맛보는 재미 텍스트에 대한 해석은 개인에 따라 시대에 따라 다르다. 주역이라고 예외일 수는 없다. 다른 경전에 비해 주역은 더 많은 해석의 차이를 보이는 있는데, 이것은 주역이 갖고 있는 고도의 상징성 때문이다. 실제로 주역의 원형을 이루고 있는 벽돌 같은 괘와 몇 글자 안 되는 괘사는 불친절하기 그지없는 상징 덩어리이다. 동양학을 공부했다는 사람들이 주역하면 고개를 숙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마찬가지로 같은 의리역학 계열이지만 왕필, 정이천, 양만리, 소동파의 주역 해석도 구체적인 상황에 들어가면 차이가 있다. 이 책을 읽는 맛은 바로 이렇게 여러 선학들의 창조적 해석을 비교하면서 읽는 수 있다는 데 있다. 지기식세知機識勢 _ 주역에서 찾은 실전 인생 지침 주역은 64괘로 이루어져 있다. 이 책은 그 가운데 현대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20개 괘를 골라 그 원리와 의미를 분명히 밝혀 삶의 지침이 되도록 했다. 그러나 저자는 각각의 괘의 뜻을 밝히는데 그치지 않는다. 20개 괘를 포함해 주역의 64괘가 말하고 있는 지혜의 핵심을 ‘지기식세知機識勢’라고 말함으로써 지침의 보편성을 확보한다. 즉 낌새를 알아채고, 세의 흐름을 파악해 치우침 없이 행동하는 것, 바로 이것이 주역의 정수라는 것이다. 이것은 유학의 핵심 개념인 시중·중용과 맞닿아 있는 개념이다. 그래서 주역을 ‘역경’이라 부르고, 경전 가운데 으뜸 경전이라 하는 것일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