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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세희는 3학년이 돼 새 짝을 만난다. 그런데 실망이 이만저만 아니다. 덩치도 크고 생김새도 이상해 늘 혼자인 아이, 고릴라라는 별명을 가진 항서가 짝이 된 것이다. 지각을 일삼는 새 짝은 어느 날 콩 세 알 때문에 또 지각을 한다. 등굣길에 차에서 쏟아진 것을 줍느라 늦은 것이다. ‘겨우 콩 세 알 때문에 지각이라니’ 어처구니없는 이 일이 세희와 항서를 잇는 가교역할을 한다.
항서는 늘 혼자다. 학급 단체사진을 찍을 때도 한쪽 구석자리로 밀려나기 일쑤다. 반 전체가 하는 축구시합에서도 빠지거나 기껏해야 ‘명색’만인 감독이 되거나 한다. 그런데 세희는 그런 항서가 점점 안쓰러워진다. 그러던 항서가 콩 세 알을 자신만의 공간, 학교 정원 한쪽에 심고 보살핀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 탓에 항서는 번번이 수업에 늦는다. 항서의 비밀공간에 초대받은 세희, 이제 세희는 항서의 비밀을 나누는 친구로 가까워진다. 세희는 가족과 극장에 갔다 돌아오는 길에 포장마차에서 항서를 만난다. 아픈 아버지 대신 일하러 나온 것이다. 자기를 아는 체하는 항서가 부끄러워 걸음을 재촉하는 세희, 그러나 항서네 어려운 가정형편과 그럼에도 의젓하기만 한 항서의 태도에 놀란다. 항서가 처음 선생님으로부터 칭찬을 받는 ‘사건’이 터진다. 숙제로 제출한 동시 때문이었다. 수업 중에 선생님은 항서에게 동시를 읽도록 한다. 짝인 세희를 별이라고 생각하고 지은 동시였다. 아이들은 세희까지 싸잡아 빈정거리고 놀린다. 세희는 화가 나, 항서에게 따지고 화풀이한다. 선생님에게 자리를 바꿔달라고 건의한 날, 항서는 학교에 나오지 않는다. 항서가 죽은 것이다. 항서의 영안실을 찾은 세희네 일행에게 항서 엄마는 ‘살을 빼려고 아침에 달리기를 하다 교통사고를 당했다’고 전한다. 세희와 친구들은 미안하고 슬픈 마음에 고개를 들지 못한다. 장례식 조사를 낭독하게 된 세희, 세희는 다짐한다. 항서를 잊지 않겠다고, 항서가 보살피던 비밀공간을 잊지 않고 자기가 잘 보살피겠다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