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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가 꾼 꿈 언어 속의 속옷 죽음과 섹스 식물의 강함 해질녘 닫힌 놀이터 빼앗긴 재키 먹는 것이 소설이었던 시절 파티 도우미 가족은 소리 없이 붕괴한다 아버지가 보내주는 돈 아버지의 만년필 여름 바다 해고 피와 언어 엄마에 대한 복수 ― 아이를 낳지 않는 것 『가족 시네마』의 원형 주인 없는 뜰 유미리를 잘 부탁합니다 엄마의 부동산 소개소 2. 앵도기 밤 속의 밤 결혼 전 여행 돌은 갑자기 떨어진다 세상에서 제일 잘난 …… 당신의 메시지를 공포의 자동 응답기 망고를 받고서 연기가 있을 장소 인생 시네마의 소도구 둘의 생활 검둥이 죽다 어떤 생활의 기억 길 잃은 양에게 축복을 애도와 축복 꿈 웨딩 드레스 결혼 적령기 연애는 '죽음에 이르는 병'이 아닐까 사랑에 대하여 신주쿠 2가의 노교수 MERRY'S HOTEL STORY 온천 여관과 오키나와 기지 스토커와 온천 강가의 온천 최고의 온천 가이드 북 아아, 고향 손바닥과 손 딸기색 피 나의 사망 기사 3. 도쿄도 미나토구 해안3가 7번지 19호 일곱 살 때 쓴 일기 꽃과 졸업식이 있는 봄에 앞으로는 착실하게 하겠습니다 나는 소설을 쓴다 하나의 전통을 이루고 싶다 '무뢰파' 연극술 미완성의 드라마 '증오'를 넘어선 언어 레몬 자살 수업 창 너머 햇살 처녀작의 떨림 가족이란 픽션의 희비극 쓴다는 것은 끔찍한 일상 이분의 일의 수상 정부의 아이를 밴 것처럼 세계의 균열과 혼의 공백을 다른 세계에서 온 사자 안식의 시간 고독한 섬에 홀로 남아 짧은 여름의 도피 날아 들어온 '포포' 히가시 유타카 씨를 추모함 옮긴이의 말 |
Miri Yuu,ゆう みり,柳 美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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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스토이이 어록에 이런 말이 있다.
'행복한 가정은 모두 엇비슷하지만, 이혼하는 부부는 서로 다른 불행을 껴안고 있다.' 나는 남들 눈에는 불행한 가정으로 자라난 사람으로 보일 것이다. 열한 살 때, 엄마는 나와 둘째 남동생을 데리고 집을 나왔고, 아버지와 첫째 남동생과 여동생은 우리가 그때까지 살았던 집에 그대로 남았다. 그렇다고 나는 내 가족들이 수치스럽다거나 가엾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아니 오히려 기억 속에 가족들을 가두어 놓고 남몰래 추억하고 있다. 불행한 가족일수록 이루지 못한 꿈을 좇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 p.53--- 가족은 소리 없이 붕괴한다..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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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살때부터 나는 일기를 썼습니다. 내 안에서 용트림한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죽여버릴거야'라는 욕망을 갓 배운 글자로 써 내려갔습니다. 일기속에서 나는 선생님을, 우리 반 아이들을 죽였습니다. 젊은 나이에 귀가 잘 들리지 않는 엄마도, 빨래 더미, 이불자락, 가디건, 신문지 같은 것들에 머리를 쿡 쳐박고 자는 야윈 여동생과 남동생들도.... 그리고 가장 증오스런 나자신, 어딘지는 모르겠지만 불구인 나 자신을 몇번이고 몇번이고 죽였습니다. 일기 속에서 죽이지 않으면 현실 속에서 정말 죽여버릴 것 같아 두려웠기 때문입니다. 일곱살 때 쓴 일기가 나의 출발점입니다.
--- p.2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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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날, 뭐 갖고 싶니?'
이런 질문에도 뭐라 답하면 좋을지 난감하다. 갖고 싶은 것은 있지만 말을 하지 못한다. 집요하게 물으면 전혀 상관없는 갚싼 물건의 이름을 아야기한다. 동정심에 주는 선물이 아닌데도 호의를 견디지 못하는 것이다. 나는 어쩌면 무의식적으로 모두가 나를 배신하고 비웃고 피해를 주는 존재이기를 바라고 있는 것이 아닐까. 그렇지 않으면 마음이 놓이지 않는 것이 아닐까 --- p.1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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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초등학교 자연 시간에 죽음에 대해 배우기 전까지는 모든 살아 있는 것의 죽음은 자연사가 아니라 자살에 의한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 나비의 자살을 방조하기 위해서 나는 아버지의 책상 제일 윗서랍에 들어 있던 외제 라이터를 몰래 꺼내 주머니에 넣고 한여름 한낮의 들판으로 나갔다. 내 자신의 짤막한 그림자를 깡충깡충 밟으면서. 그러고는 잠자리채 안에 나비를 가둬놓고 오른손 집게손가락과 엄지손가락으로 살며시 날개를 잡아 가져온 라이터로 불을 붙였다. 나비는 불타오르며 8월의 하얀 태양을 향해 나풀나풀 날아오르다 금세 땅으로 떨어졌다.
나는 아마도 그 나비처럼 죽으리라. --- pp.25-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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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를 내 자신안에 가둬두기 위하여 쓸 수 있는 모든 것을 쓰고, 아픔의 물로 내 자신을 포위하였다. 헤엄치지도, 떠오르지도, 가라앉지도 않고 침묵과 아픔 속에 정지해 있는 물고기-물고기는 때로 아픔에 겨운 나머지 입을 벌리지만 물에 에워싸여 있어 소리가 나지 않는다. 거품이 수면으로 올라갈 뿐이다.
--- 머리말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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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가 꾼 꿈』이라고 제목을 정했다. 물고기는 물에 에워싸여 있다. 물이 없으면 살 수 없다. 내가 물고기라면, 물은 아픔이다. 아픔이 없어지면 나는 쓸 수 없다. 그리고 글을 씀으로 하여 내 아픔의 수위는 더욱 높아진다. 나는 나를 나 자신으로부터 구해내겠다는 생각 따위는 하지 않는다. 오래도록 나를 구해줄 누군가를 꿈꿔왔지만, 두 남자와의 결별을 끝으로 꿈꾸기를 그만두었다.
나는 나를 내 자신 안에 가둬두기 위하여 쓸 수 있는 모든 것을 쓰고, 아픔의 물로 내 자신을 포위하였다. 헤엄치지도, 떠오르지도, 가라앉지도 않고 침묵과 아픔 속에 정지해 있는 물고기 - 물고기는 때로 아픔에 겨운 나머지 입을 벌리지만 물에 에워싸여 있어 소리가 나지 않는다. 거품이 수면으로 올라갈 뿐이다. 아무쪼록 수면을 응시하고, 귀기울여 주시기를...... --- pp.9 <글머리에>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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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가 꾼 꿈』이라고 제목을 정했다. 물고기는 물에 에워싸여 있다. 물이 없으면 살 수 없다. 내가 물고기라면, 물은 아픔이다. 아픔이 없어지면 나는 쓸 수 없다. 그리고 글을 씀으로 하여 내 아픔의 수위는 더욱 높아진다. 나는 나를 나 자신으로부터 구해내겠다는 생각 따위는 하지 않는다. 오래도록 나를 구해줄 누군가를 꿈꿔왔지만, 두 남자와의 결별을 끝으로 꿈꾸기를 그만두었다.
나는 나를 내 자신 안에 가둬두기 위하여 쓸 수 있는 모든 것을 쓰고, 아픔의 물로 내 자신을 포위하였다. 헤엄치지도, 떠오르지도, 가라앉지도 않고 침묵과 아픔 속에 정지해 있는 물고기 - 물고기는 때로 아픔에 겨운 나머지 입을 벌리지만 물에 에워싸여 있어 소리가 나지 않는다. 거품이 수면으로 올라갈 뿐이다. 아무쪼록 수면을 응시하고, 귀기울여 주시기를...... --- pp.9 <글머리에>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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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쿠타가와 상 수상작 『가족 시네마』의 실제 이야기 유미리의 사랑과 과거, 가족에 대한 담담하고 솔직한 고백!
"나는 어쩌면 가족산(産) 이야기를 팔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가족의 해체와 정체성의 혼란을 주제로 작품을 써온, 아쿠타가와 상 수상작가 유미리가 이번에는 자신의 가족과 주변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풀어냈다. 1992년부터 2000년까지 8년에 걸쳐 여러 매체에 기고한 짧은 글들을 모아 묶은 『물고기가 꾼 꿈』은 스물세 살부터 서른두 살에 이르는 유미리의 모습이 생생하게 느껴지는 자전 에세이집이다. "피와 언어가 숨쉬는 한, 나의 가족 이야기는 계속 될 것이다"라는 그녀의 말처럼, 이 에세이집에서도 다른 작품집들처럼 가족의 이야기가 주요 테마를 이루는데, 허구화된 소설이나 희곡보다 훨씬 생생하게 살아 있는 가족 개개인의 모습들이 유미리의 작품을 이해할 수 있는 또 하나의 고리를 제시한다. 더불어 글을 쓰게 된 계기, 가족 이야기에 천착하는 이유 등 자신의 문학에 대한 이야기도 담담하게 풀어냈다. 『물고기가 꾼 꿈』에는 불우했던 어린 시절과 비정상적인 가족 관계, 학창시절 친구들과 선생님들로부터의 이지메, 극단에서의 연극배우로서의 생활 그리고 배우의 삶을 정리하고 글을 쓰게 되기까지의 유미리의 인생 여정이 솔직하게 드러난다. 한국에서 밀항하여 소위 '파칭코 못 기술자'로 일하다 도박과 경마에 빠져 가정을 파탄으로 몰고 간 아버지, 가정의 생계를 이유로 카바레에 다니다 애인이 생겨 별거를 선언한 엄마, 부모님의 별거로 시작된 가족의 붕괴……. 그녀에게 가족은 고통이고 아픔이다. 그녀는 이런 고통과 아픔의 근원인 가족이 자신의 문학의 출발점이었음을 밝힌다. 그러나 감정을 배제한 듯 담담하게 쓰여진 글들을 통해 그녀는 결코 "가족을 수치스럽다거나 가엾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다. 스스로 재일 한국인이라는 의식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말하는 유미리는, 그러나 일본 사회의 이방인으로서의 자신의 정체성의 문제나 자살에 천착하는 모습도 보이는데, 스스로 많은 사람들과 같은 시간을 공유하면서도 관계의 형성보다는 파괴를, 사람과의 만남보다는 이별을, 삶보다는 죽음에 가까운 삶을 살아왔음을 고백한다. 『물고기가 꾼 꿈』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으면서 우리는 유미리라는 작가에게 한 발자국 더 가깝게 다가서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