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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유도원도
느낌이 깊은 사랑이야기
최인호
청아출판사 2001.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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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저자 소개 1

崔仁浩

1945년 서울에서 3남 3녀 중 차남으로 출생한 최인호는 서울중·고등학교를 거쳐 연세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했다. 서울고등학교(16회) 2학년 재학 시절인 1963년 단편 「벽구멍으로」로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가작 입선하여 문단에 데뷔하였고, 1967년 단편 「견습환자」가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된 이후 본격적인 문단 활동을 시작하였다. 작가는 1970~80년대 한국문학의 축복과도 같은 존재였다. 농업과 공업, 근대와 현대가 미묘하게 교차하는 시기의 왜곡된 삶을 조명한 그의 작품들은 작품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확보하며 문학으로서, 청년 문화의 아이콘으로서 한 시대를 담당해 왔다.
1945년 서울에서 3남 3녀 중 차남으로 출생한 최인호는 서울중·고등학교를 거쳐 연세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했다. 서울고등학교(16회) 2학년 재학 시절인 1963년 단편 「벽구멍으로」로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가작 입선하여 문단에 데뷔하였고, 1967년 단편 「견습환자」가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된 이후 본격적인 문단 활동을 시작하였다. 작가는 1970~80년대 한국문학의 축복과도 같은 존재였다. 농업과 공업, 근대와 현대가 미묘하게 교차하는 시기의 왜곡된 삶을 조명한 그의 작품들은 작품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확보하며 문학으로서, 청년 문화의 아이콘으로서 한 시대를 담당해 왔다. 1975년부터 월간 샘터에 연재소설 『가족』을 연재하여 자신의 로마 가톨릭 교회 신앙과 가족들에 대한 이야기를 썼다. 『가족』은 한 편 한 편이 짧은 연작소설이지만 우리 인생의 길고 긴 사연들이 켜켜이 녹아있는 한국의 ‘현대생활사’이다. 1990년대 들어서부터는 우리의 역사에 천착하며 한민족의 원대한 이상에 접목하는 날카로운 상상력과 탐구로 풍성한 이야기 잔치를 열어왔다.

1973년 스물여덟의 나이에 파격적으로 조선일보에 소설 『별들의 고향』을 연재하게 되었다. 이 소설은 신문에 연재될 때부터 화제가 되더니 단행본으로 묶여 나오자 단숨에 베스트셀러에 오르고, 또 얼마 뒤에는 이장호 감독에 의해 영화로 만들어져 크게 인기를 모은다. 이후 「술꾼」, 「모범동화」, 「타인의 방」, 「병정놀이」, 「죽은 사람」 등을 통해 산업화의 과정에 접어들기 시작한 한국사회의 변동 속에서 왜곡된 개인의 삶을 묘사한 최인호는 "1960년대에 김승옥이 시도했던 ‘감수성의 혁명’을 더욱 더 과감하게 밀고 나간 끝에 가장 신선하면서도 날카로운 감각으로 삶과 세계를 보는 작가"라는 찬사를 받기도 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호스티스 작가’, ‘퇴폐주의 작가’, ‘상업주의 작가’라는 달갑지 않은 평가를 받기도 했다.

1980년대와 1990년대에도 일간지와 여성지 등을 통해 『적도의 꽃』, 『고래 사냥』, 『물 위의 사막』, 『겨울 나그네』, 『잃어버린 왕국』, 『불새』, 『왕도의 비밀』, 『길 없는 길』과 같은 장편을 선보이며 지칠 줄 모르는 생산력과 대중적인 장악력을 보여준 최인호는 2001년 『상도』의 대성공 이후 제 2의 전성기를 맞으며 거듭나는 작가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밖에도 군부독재와 급격한 산업화라는 1970년대의 특수한 시대적 상황에서 관심을 끌지 못하던 장르인 시나리오에도 관심을 가져 『바보들의 행진』『병태와 영자』『고래 사냥』 등을 통해 시대적 아픔을 희극적으로 그려냄으로써 그 만의 독특한 시나리오 세계를 구축하였다. 이렇게 꾸준한 관심의 결실로 1986년엔 영화 「깊고 푸른 밤」으로 아시아영화제 각본상을 수상하며, 분야들의 벽을 허물고 다양한 길을 보여주었다.

[샘터]지에 34년 6개월 간 연재한 '가족'을 건강상의 이유(2008년 발병한 침샘암 투병중)로 2010년 2월을 기해 연재중단을 선언하였다. 2010년 1월에는 죽음과 인생에 대해 성찰하는 내용을 담은 에세이집 『인연』을 출간하였고, 2010년 2월에는 어린이를 위한 동화 『빨리 어른이 되고 싶어』를 선보였다. 2011년에는 투병 중 집필한 『낯익은 타인들의 도시』를 발표하며 등단 이후 왕성하게 활동을 했던 ‘제1기의 문학’과, 종교·역사소설에 천착했던 ‘제2기의 문학’을 넘어, ‘제3기의 문학’으로 귀착되는 시작을 알렸다. 이 소설로 2011년 동리목월문학상을 수상하였다. 암 투병 중에 병세가 악화되어 2013년 9월 25일 오후 7시 10분에 향년 68세로 사망하였다.

최인호는 1970년대 청년 문화의 중심에 선 작가다. 세련된 문체로 ‘도시 문학’의 지평을 넓히며 그 가능성을 탐색한 그는 황석영, 조세희와는 또 다른 측면에서 1970년대를 자신의 연대로 평정했다. 1970~80년대 한국문학의 축복과도 같은 존재였다. 농업과 공업, 근대와 현대가 미묘하게 교차하는 시기의 왜곡된 삶을 조명한 그의 작품들은 작품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확보하며 청년 문학의 아이콘으로서 한 시대를 담당했다. ‘최연소 신춘문예 당선’, ‘최연소 신문 연재 소설가’, ‘작품이 가장 많이 영화화된 작가’, ‘책 표지에 사진이 실린 최초의 작가’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었으며, 담배를 피우지 않는 대신 시거를 피웠다. 아침 여섯 시에 일어나 청계산에 오르는 생활 습관이 있었으며 컴퓨터로 작업한 글은 "마치 기계로 만든 칼국수" 같고 왠지 "정형 수술한 느낌"이 들어 지금도 원고지 위에 한 글자, 한 글자씩 새겼다.

소설집으로 『타인의 방』, 『잠자는 신화』, 『개미의 탑』, 『위대한 유산』 등이 있으며, 『별들의 고향』, 『도시의 사냥꾼』, 『잃어버린 왕국』, 『길 없는 길』, 『상도』, 『해신』, 『유림』, 『낯익은 타인들의 도시』 등의 장편소설을 발표했다. 수필집으로는 『어머니는 죽지 않는다』, 『천국에서 온 편지』, 『최인호의 인생』 등이 있다. 작고 이후 유고집 『눈물』, 1주기 추모집 『나의 딸의 딸』, 법정스님과의 대담집 『꽃잎이 떨어져도 꽃은 지지 않네』, 문학적 자서전이자 최인호 문학의 풋풋한 향기를 맡을 수 있는 아주 특별한 작품집 『나는 나를 기억한다 1, 2』, 세 번째 유고집 『누가 천재를 죽였는가』, 네 번째의 유고집 『나는 아직도 스님이 되고 싶다』와 5주기 추모작 『고래사냥』이 재간행되었다. 현대문학상, 이상문학상, 가톨릭문학상, 불교출판문학상, 현대불교문학상, 동리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2013년 ‘아름다운 예술인상’ 대상 수상자로 선정되었고, 은관문화훈장이 추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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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01년 08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126쪽 | 327g | 148*210*20mm
ISBN13
9788936802356

책 속으로

배 위에 타고 있는 그부부의 모습은 예전에 그들이 보아오던 걸인 부부의 모습이 아니었다. 맹인은 화모를 쓰고 있었으며 눈부시게 화려한 복장에 늠름한 풍채를 갖고 있었다. 그뿐 아니라 더욱더 놀라운 것은 그 남편이 더 이상 소경이 아니라 두 눈을 활짝 뜨고 있음이었다. 얼굴은 해와 같이 빛나고 온몸은 눈부시게 보였다.

뿐만 아니라 소경의 아내 아랑은 그의 남편 곁에 바짝 앉아 있었는데 그들이 평소에 보아온 분소의를 입은 병들고 늙은 노파의 모습이 아니었다. 그들은 그처럼 아름다운 여인의 모습을 일찍이 본 적은 물론 들어본 적도 없었다. 아랑은 남편의 곁에 앉아서 남편이 부는 피리 소리에 맞추어서 그들이 이미 들어 알고 있는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 p.121

눈동자를 뽑힌 도미는 그래도 사람들에게 끌려서 아리수의 강변으로 나아갔다. 이미 도미의 부인 아랑은 갈대숲에 숨어서 이제나 저제나 군사들에게이 끌려 남편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아랑은 흰 상복을 입고 있었으며, 머리카락을 풀어내리고 있었다. 마침내 약속대로 도미는 군사들에게 이끌려 강변에 나타났는데, 이를 갈대숲에 숨어서 지켜복 있는 아랑은 너무나 기막히고 슬퍼서 그대로 까무러칠 것만 같았다. 나면 도미는 살아 있는 사람이 아니라 이미 죽어있는 사람의 형상이었다. 머리카락과 수염이 자라서 온 얼굴을 덮고 있었고, 눈동자가 뽑히어 앞이 보이지 않았으므로 양옆에서 사람들이 부축하고 있었지만 두 손을 허우적 거리고 있었다.

도미를 실을 배는 미리 준비되어 있었다. 문자 그대로 일엽편주였다. 사람을 태우는 배가 아니라, 오직 죽은 사람만을 실어서 강물에 띄워 떠나 보내는 수장용 배였으므로 사람의 크기만한 목관에 불과하였던 것이었다. 이윽고 도미를 실은 배가 빠른 물살에 실려서 흘러가기 시작하자 군사들은 떼지어 사라지기 시작하였다. 그들이 사라져버리자 아랑은 남편 도미의 모습을 좀더 잘 보기 위해서 갈대숲을 나와서 가변을 따라 달려가기 시작하였다.

"서방님."

갈대숲이 아랑의 맨발을 찌르고, 베어 피가 흘러내려도 아랑은 그대로 배 를 쫓아 달려나갔다. 흰 상복이 갈가리 찢겨져 나가도 아랑은 피를 토하듯 고함을 지르면서 배를 쫓아 달려나갔다. 아랑의 외마디 소리에 숲속에 잠들어 있던 물새떼들이 놀라서 일제히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핏빛으로 물든 하늘 위호 솟구쳐 올랐다. 불러도 외쳐도 소리가 닿을 수 없는 먼 곳, 살아서는 서로 만날 수 없는 머나먼 곳. 죽어야만 만날 수 있는 사바를 뛰어넘은 정토의 세계 이승을 뛰어넘어 저승으로 가는 그 생사의 경계선을 향해서 조각배는 아득하게 멀어져가고 있을 뿐이었다.

마침내 도미를 실은 배가 시야에서 멀어져 보이지 않게되자 아랑은 그 자리에서 한바탕 곡을 하여 울고 마음을 정리하였다.
"이제는 어쩌는 수가 없다."
아랑은 무서운 결심을 하였다.
'남편 도미를 마음속에서 떠나보낸 이상 이제는 어쩔 수가 없다. 어쩔 수 없이 대왕을 받아들여 그의 부인이 되는 수 밖에 없을 것이다.'

--- pp.85~87

그 아름답던 얼굴을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물 위에는 귀신의 얼굴 하나가 떠올라 있을 뿐이었다. 곱던 살결은 거칠어져 마치 창병에 걸린 듯하였으며 부드럽고 윤기 있던 머리카락은 말라 비틀어진 고엽처럼 시들어 있었다. 빛나던 눈동자는 풀어져 정기를 잃었으며 그새 수십 년이 흘러가 백발의 노파가 되어버린 듯 머리카락은 희게 변하였고 얼굴에는 잔나비와 같은 주름이 가득하였다.
철저하게 변하여버린 자신의 얼굴을 보자 그것이 원하던 바이긴 하였지만 아랑은 긴 한숨과 더불어 숨죽여 울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그것이 인생이었다.

--- p.

출판사 리뷰

대왕 여경(개로왕)은 한낮에 잠을 자다 짧은 꿈을 꾸는데, 그는 꿈속에서 절세의 미인을 만났다. 꿈속에서 깨어났으나 대왕 여경은 꿈속의 여인을 잊지 못하고 그 여인과 닮은 사람이 있으면 왕궁으로 불러들이도록 하였다. 향실은 수소문 끝에 꿈에 보았다는 여인을 찾아 내었으나, 그 여인의 이름은 아랑으로 이미 결혼을 하였으며, 그의 남편은 마한족의 우두머리인 읍차 도미이었다. 대왕 여경은 아랑을 차지하기 위하여 사냥꾼을 위장하여 그녀의 집으로 찾아 들어 남편 도미와 생명을 건 내기 바둑을 두어 아랑을 차지하려고 한다.

그러나 정조 깊은 아랑은 위급한 상황이 다가와도 자신을 대신하여 시종을 들여보내는 등, 끝까지 자신의 정조를 지키려 하였으나 끝내 지킬 수가 없자, 할 수 없이 임금에게 몸을 바치기로 하고, 달빛이 부서지는밤 목욕을 하게 된다. 아랑이 하도 슬피 울고 있노라니 어디선가 남편을 싣고 갔던 일엽편주가 나타난다. 남편은 아랑이 정조를 지키려 임금을 속였다는 이유로 두 눈을 잃고 배에 실려 강물에 떠내려 갔었다. 아랑은 정조를 잃느니 차라리 죽는 쪽을 택하고 남편이 탔던 일엽편주에 오른다. 배는 강물 하구로 흘러 흘러 좁은 계곡을 굽이쳐 가고, 아랑은 까마득 정신을 잃어 버린다.한참 후 다시 깨어나 모래톱 위로 올라서는데 어기선가 필률(피리)소리가 들렸다. 틀림없이 남편이 부는 피리소리 였다.

남편을 만난 아랑은 모래톱에서 풀부리를 캐어 먹으며 근근히 살아간다. 어느 날 아랑은 물에 비친 자신의 고운 얼굴을 보며 이 얼굴 때문에 남편이 눈을 잃고 자신의 운명도 이처럼 기구하게 되었구나 라고 생각을 하였으며, 아랑은 갈대를 꺾어 자신의 고운 얼굴을 긁어내려간다. 아랑은 이제 더 이상 아릅답지 않았다.

추운 겨울이 오기전 이들 부부는 고구려의 땅에 이르러 살았다. 이들 부부는 동냥하여 먹고 살았다. 남편은 피리를 불고 부인은 춤을 추곤 하였다. 고구려 사람들은 처음에는 이들을 불쌍히 여겼으나, 점점 이들이 이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부부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마을 사람들은 너무나 오랬동안 피리소리를 듣지 못했음을 알게 되어 바닷가로 달려가 본다. 그런데 초막에는 맹인 남편이 누워있고 그의 부인이 곁에서 간호를 하고 있었다. 회생할 기미가 보이지 않은 남편에게 마을 사람들은 술을 가져다 주었다. 죽어가는 맹인은 마지막 술을 마셨으며 그의 아내도 주거니 권커니 하면서 합주를 하였다. 죽어가는 남편이 피리를 불자 여인은 일어서서 춤을 추기 시작하였는데 여인의 모습은 성의를 걸친 선녀와도 같아 보였다.

다음 날 마을 사람들이 다시 바닷가로 가보았을 때, 움막에는 아무도 없었고, 며칠 뒤 고기잡이에서 돌아온 어부들이 마을 사람들에게 이상한 소식을 전한다. 안개 속에서 낯익은 피리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바다 위에서 웬 피리 소리인가 하고 이를 믿지 아니하였는데, 점점 그 피리소리가 가까워 와서 보니 배 위에 타고 있는 그 부부의 모습은 예전에 그들이 보던 모습이 아니었단다. 맹인은 화모에 눈부시게 화려한 복장과 늠름한 풍채를 가지고 있었다. 게다가 놀라운 것은 남편이 더 이상 소경이 아니고 눈을 활짝 뜨고 있었던 것이다. 뿐만 아니라 남편 옆에 바짝 붙어 앉아 있는 그의 아내 아랑은 일찍이 본 적은 물론 들어본 적도 없는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낮잠의 짧은 꿈속에서 만났던 몽유의 여인, 현실 속에서 그 천상의 여인을 찾으려 했던 대왕 여경, 그러다가 비참한 최후를 맞게 되는 비극의 주인공 여경. 그를 한갓 어리석은 사람이라고 비웃을 수 있는 것인가.어차피 우리들의 인생이란 한낱 꿈속에서 본 도원경을 현실에서 찾기 위해 헤매는 몽유병의 꿈놀이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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