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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감독으로 산다는 것
1부 세상의 보편성과 소통할 수 있을까? 네 이웃의 재능에 관심 갖지 마라 열정이냐, 권태냐 예민하지만 게으른 족속들에게 글쎄, 손끝을 보지 말라니까 말을 해, 말을 하란 말야! 말하기의 어려움 웃자고 한 얘긴데 뭘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너답지 않게 왜 그래? 우린 그렇게 자랐다 나의 바캉스 실패기 망각, 진실의 반대말 버스 그리고 정류장에 대한 기억들 반성을 회의함 아름답고 다정한 나의 이웃1 아름답고 다정한 나의 이웃2 아름답고 우아한 발끝의 감각 문제는 ‘왜’가 아리고 ‘어떻게’ 눈에 힘주는 사회 아이를 위협하는 이유 나는 대학생 말투가 싫다 요지경 극장 풍경 광화문 연가 반바지여 영원하라 2부 영화 반칙왕 K의 하산기 사람의 탈을 쓴 배우―최민식 말 잘하고 똑똑해서 좋다―김혜수 매력 넘치는 차가운 카리스마―임수정 거부할 수 없는 은밀한 매혹―스즈키 세이준 삶의 극단적인 잔인성―<오디션> <행복> 나는 어찌하여 DVD를 사랑하게 되었는가? DVD 여행 나의 B무비 베스트 3부 달콤한 인생―우리 이러면 환장하죠_제작기 장화, 홍련―탐미적인 공포 실내극 ―아름답고 무섭고 슬픈_제작기 반칙왕―반칙을 허하라 조용한 가족―코믹잔혹 데뷔작 인터뷰―세상에 아름다운 것 하나_지승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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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내가 어느 영화사를 찾아가 제작자에게 ‘설날 아침 같은 영화’라거나 ‘나른하면서도 관능적이고, 아름답지만 왠지 슬픈 영화’를 만들고 싶다고 얘기한다면 돌아오는 말이란 게 대충 이럴 것 같다. “음, 어떤 분인지 모르겠지만 참으로 훌륭한 제작자를 만나셔야 되겠군요. 그럼, 얘들아! 감독님 가신단다.” 그렇다고 설날 아침에 세배하다 말고 연쇄살인 사건이 일어난다거나, 나른하면서도 관능적이고 아름답지만 왠지 슬픈 영화인데 여기에 총격전이 벌어져요, 이럴 순 없는 것이다. (…) 지극히 개인적인 언어로 세상의 보편성과 소통할 수 있을까? 그게 화두다.「세상의 보편성과 소통할 수 있을까?」
--- p.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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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의 연예정보 프로그램이었다. 거기서 어떤 영화 현장에 찾아갔는데 감독이 OK 사인을 내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열연을 아끼지 않은 배우에게 뛰어가 “바로 그거야!”를 외치면서 그 배우를 거의 안다시피 했다는 얘길 들었다. 그 얘길 들으면서 난 정말 한번이라도 배우나 스태프한테 느낀 감동을 그렇게 표현한 적이 있었나? 하고 생각해보았다. 한번도 없었다. 분명 감동받은 적은 있지만…….(…) 나는 대중예술을 하는 사람으로서뿐만 아니라 한 자연인으로서 솔직하고 열정적으로 감정을 표현하고 싶은 욕망과, 과연 본질은 무엇일까 하고 냉정하게 회의하고 반문하는 노 예술가의 처연함에 대한 동경, 그 사이에서 불안하고 게으른 화두를 짐처럼 들고 서 있다. 「열정이냐, 권태냐」
--- p.36~3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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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감독 김지운의 모든 것!
첫 기록 『김지운의 숏컷』출간 김지운은 자신의 언어를 가진 감독이다. 코미디(<조용한 가족> <반칙왕>)를 시작으로 호러(<쓰리―메모리즈> <장화, 홍련>), 누아르(<달콤한 인생>), SF(<천상의 피조물>), 웨스턴(<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가제))까지 다양한 장르를 종횡무진하며 변주를 이루어내고 있는 영화감독 김지운. 하지만 어떠한 장르를 틀로 가져온다 하더라도 그의 영화는 ‘김지운’이라는 이름, 그만의 독특한 스타일로 묶일 수 있다. 그는 자신의 언어를 가진 감독이기 때문이다. 김지운은 조용한 감독이다. 그는 말수가 적다. 좀처럼 웃지도 않는다. 낯을 많이 가리는 그는 상대와 눈이 마주치는 것을 못 견뎌할 정도로 쑥스러워한다. 그래서 그는 시선을 어디에 두어야 할지 몰라서 (실내에서도) 선글라스를 즐겨 쓴다고 한다. 인터뷰어 지승호는 김지운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를 ‘외로움’이라 말하고, 국민동생 문근영은 ‘감독님 혼자 다니지 마세요’라고 부탁(?)하기도 한다. 차갑고 건조한 듯한 인상의 김지운, 그러나 그의 짙은 선글라스 너머에는 우리가 모르는 수많은 이야기가 숨어 있다. 김지운은 영화광 감독이다. 서울아트시네마와 같은 시네마테크나 영화제에 가면 혼자 영화를 보러 온 그를 발견할 수 있다. 그는 영화광으로서의 정체성이 영화를 만드는 데 영향을 미친다고 말한다. 명작을 보고 감동했던 장면들을 자신의 영화에서 구현하고 싶은 욕구 때문이다. 그는 어느 인터뷰에서 ‘감독’과 ‘관객’의 위치 중 하나를 택하라면 고민 없이 ‘관객’을 택하겠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는 감독이기 전에 어쩔 수 없는 영화광이다. 김지운 감독의 첫번째 산문집 『김지운의 숏컷』(마음산책)은 이처럼 변화무쌍하고 복합적이며 다양한 이야기를 가진 그의 ‘진짜’ 모습을 속속들이 보여준다. 이 책에 담긴 에세이, DVD 일기, 제작기, 배우론, 인터뷰 등의 글은 스크린 안과 밖을 넘나들며 조용한 감독 김지운의 정체를 밝혀나간다. 짧고 경쾌한 글, 웃으면서 베일 수 있다! 데뷔부터 각종 매체에 틈틈이 기고해온 김지운 감독은 ‘글 잘 쓰는 감독’으로도 유명하다. 『김지운의 숏컷』에 담긴 김지운의 글은 짧고 생생하며 경쾌하다. 김지운 스타일의 입담과 재치로 시종 킬킬거리며 웃게 만들지만, 그의 날카로운 통찰력에 자신도 모르게 베일 수 있다. 그는 좋은 말과 글이란 “맨눈으로 보고 느끼고, 맨몸으로 부딪쳐서 느끼고 그런 것들을 고민하”는 사유 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나와야 한다고 말한다. 그의 글이 경쾌하지만 가볍지 않고, 달콤하지만 날카로우며, 코믹하면서도 잔상을 남기는 것은 ‘맨눈’과 ‘맨몸’으로 경험한 후 김지운만의 남다른 시각으로 세상을 투시하여 자신의 말로 풀어냈기 때문일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