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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사는 존재는 인생과 맞서 대적하기에는 너무 가볍고 나약하다. 성별이 어떠하건 구멍이 숭숭 뚫린 작은 보트에 불과하다. 그는 침몰해서 상어와 가오리들에게 뜯기느라 시간을 허비한다. 그러고는 보기 딱한 인생의 끝에 이르면 바닥에 가라앉는다. 부부는 장갑함이다. 부부가 번식을 하게 되면 항공모함이 된다. [...]
최고로 부유한 독신자는 자신의 임종 장소에 더 안락하게 이르기 위해 휴대용 잠수함을 바랄 텐데, 다미앙이 그런 식으로 죽는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우리는 그 애가 자기 배를 무장할 수 있게 도울 것이다. 우리 배가 극도의 노화라는 지평선에 이른 뒤 위풍당당함을 잃지 않고 침몰할 때도 우리는 그 애의 거대한 스크루를 바라볼 것이다. 최후의 순간에 이르러서야 거기서 눈을 뗄 텐데, 그 순간 우리는 바다의 일부분을 공유하는 데 불만을 품은 어떤 왕자가 매설해놓은 지뢰로 인해 돌바닥에 부딪혀 폭발할 것이다. --- pp.136~13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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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들은 틀림없이 이 가족을 이상하다고 여겼을 것이다. 그러나 사랑 이야기만큼 이상한 것이 어디 있겠는가. 모든 가정은 정신병동이다. 다미앙은 태어나자마자 정신병동의 수동적 수감자였으며, 세월이 흐르면서 그는 그곳의 회원이 되었다. 나는 그를 그 시설에서 빼낼 수 있다고 믿었다. 비록 우리가 종종 일요일에 그곳을 방문했고, 그곳에 갈 때면 그가 기꺼이 머리부터 처박긴 했지만. 하지만 이제 그는 그곳에 다시 감금되려고 떠났다. 그는 너무나 오래전부터 그 집으로 복귀하려는 저항할 수 없는 욕구 때문에 고통받고 있었다. 칸막이 쳐진 좁은 공간과 샤워기, 환자들이 모여서 재잘거리며 휴식을 취하고, 특히나 터무니없는 말들을 고래고래 외치며 나누고, 부어오른 고통스런 기억을 대면함으로써 자신들의 광기를 유지하는 커다란 거실을 갖춘 그 집으로 말이다. 그들은 긴장이 풀어진 정신질환자들의 엄청난 힘으로 서로 치고받으면서 자신들의 상처를 다시 개봉한다.
--- p.24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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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헤어져, 헤어진다고!”
길가는 남자들을 아무나 붙잡고 유혹을 하다가는 돌연 윽박지르는 여인. 소설은 제정신이 아닌 듯한 여자(지젤)의 횡설수설로 시작한다. 이후 이야기는 6년간 동거해온 지젤과 다미앙이라는 커플의 예사롭지 않은 결별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다미앙이 여느 때와 다름없이 일터로 떠난 사이, 다미앙의 아버지 조셉이 찾아와 아들 대신 결별을 전한다. 불쑥 찾아와 아들의 결별 의사를 전하는 아버지는 아들의 물건을 챙기면서 자기 가정사를 시시콜콜 늘어놓는가 하면, 짐 옮기는 일까지 여자에게 도와달라고 요구한다. 거기다 한술 더 떠서 자신의 욕구불만까지 털어놓으며 여자에게 자기와 함께 잘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슬쩍 제안까지 한다. 그렇게 남자의 아버지가 무대를 떠나고 나면 이번엔 남자의 어머니가 등장해서 여자에게 아들이 그녀를 떠날 수밖에 없는 이유를 가혹하게 늘어놓더니, 얼마 뒤에는 결별 통고가 난폭하게 이루어졌으므로 좀더 부드럽게 ‘다시’ 통고하기 위해 결별을 잠시 유보하겠다고 나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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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증적인 가족의 기상천외한 결별사건
이 작품은 결별이라는 사건을 통해 평범한 중산층 부르주아 가족의 비열함과 속악함을 부각시킴으로써 가족이라는 이름하에 애증으로 결속된 인간관계와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아름답게 포장된 감정을 예리하게 해부하고 있다. 연예와 결혼, 가족 제도의 현주소 작품은 제도 안에 고착된 사랑의 추한 모습을 드러낸다. 인물들은 저마다 사랑을 얘기하지만 그들이 말하는 사랑이란 “공해”, “거북스런 장애물”, “습관”, “피를 빨다가 문득 우리의 몸이 역겨워진, 피곤한 모기” 같은 것일 뿐이다. 그들은 사랑을 “이용”하고, 그 “해독”을 경계하고, “파괴적이고 위험한” 그 감정의 무절제함을 두려워한다. 작품은 결별하는 연인을 통해 사랑이라는 가장 숭고한 인간 감정의 추악한 이면, 어쩔 수 없이 포기하지 못하는 개인의 이기심을 낱낱이 들춰낸다. 하지만 넓은 의미에서 작품은 인간의 본질적인 불안과 고독, 자신이 만들어낸 환상 속에 갇힌 개인의 폐쇄성을 묘사하고 있다. 때로는 자기모순적인 발언들까지 서슴지 않는 가족들의 횡설수설은 개인들 사이의 의사소통의 불가능함, 존재의 공허함과 우리 안에 잠들어 있는 잔인한 야수성을 되돌아보게 한다. 작품의 주인공들은 절대 정신병동에서 탈출한 사람들이 아니다. 우리의 이웃, 가족, 그리고 나 자신이다. 나도 인간이기에 우리의 사랑이 어떤 가치를 지니는지 알고 있다. 사실을 말하자면 사랑이란 거의 있을 수 없는 감정이다. 사랑이란 어쩌면 중세 승려가 선정적인 머리 모양을 한 숫처녀를 강간하고 살인한 데 대해 변명하기 위해 의례적인 질문에 대답하려고 고안해낸 것인지도 모르며, 19세기 중엽 산업사회가 인쇄술의 발달로 대량생산이 가능해져 싼값에 팔게 된, 약간 태를 부린 듯한 그림엽서를 팔기 위해 그것을 독점하지 않았더라면 주술서와 몇몇 소설 속에 꽁꽁 숨겨져 있었을지 모른다. 오늘날도 여전히 사랑은 마케팅과 광고에서 잘 활용되고 있다. 반면 결혼 생활은 대개 전혀 언급되지 않는다. (145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