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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사회
우리에게 한국전쟁은 무엇이었나? 개정판, 양장
김동춘
돌베개 2006.11.30.
베스트
사회 정치 top100 2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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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1부 또 다른 전쟁
1. 한국전쟁을 보는 시각 전쟁 발발을 기념하는 국가 | 압제하는 앎과 예속된 앎 | 전통주의와 수정주의 2. 왜 다시 한국전쟁인가? 3. 전쟁·국가·정치 정치의 연장과 과정으로서의 전쟁 | 국가 건설과 계급정치로서의 전쟁 4. 피란·점령·학살
2부 피란
1. 피란, 전쟁의 미시정치 2. 전쟁 발발 당시의 표정 한국군과 이승만: 허를 찔린 군대, 침착한 이승만 | 민중들 3. 위기 속의 국가와 국민 이승만과 국가 | 기로에 선 국민: 피란과 잔류 4. 정치적 책임과 한계 정치와 윤리: 무책임한 이승만 | 무책임의 배경: 주권의 부재 5. 맺음말
3부 점령
1. 뒤집어진 세상 2. 혁명으로서의 전쟁 인민정권 | 점령정책 3. 신이 된 국가 적과 우리 | 전시동원 4. 정복인가, 해방인가 5. 맺음말
4부 학살
1. 조직적 은폐, 강요된 망각 2. 학살의 실상 학살의 개념 | 학살의 유형 및 전개 3. 학살의 특징 학살의 장면들: 인간 사냥 | 비교의 관점에서 본 한국전쟁 시의 학살 4. 학살의 정치사회학 구조적인 배경: 국가 건설·혁명·내전의 삼중주 | 주체적 배경 5. 맺음말
5부 국가주의를 넘어서
1. 상처받은 반쪽 국가의 탄생 2. 민족구성원 대다수가 피해자인 전쟁 3. 정치의 연장으로서의 전쟁 4. 전쟁의 연장, 분단의 정치 5. 21세기에 바라보는 한국전쟁

저자 소개 1

金東春

사회학자. 서울대학교 사범대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사회학과에서 「한국 노동자의 사회적 고립」이라는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비판적 사회학자로 학계와 시민운동 진영에서 활동하면서 『역사비평』 편집위원, 『경제와사회』 편집위원장, 참여연대 정책위원장, 참여사회연구소 소장을 역임했고,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상임위원으로 활동했다. 현재 성공회대학교 사회융합자율학부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같은 대학 민주주의연구소 소장으로서 학교 민주시민교육 과제를 수행 중이다. 제20회 단재상과 제10회 송건호 언론상을 수상했다. 지은 책으로 『반공자유주의』 『대한민국은 왜?』 『한국
사회학자. 서울대학교 사범대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사회학과에서 「한국 노동자의 사회적 고립」이라는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비판적 사회학자로 학계와 시민운동 진영에서 활동하면서 『역사비평』 편집위원, 『경제와사회』 편집위원장, 참여연대 정책위원장, 참여사회연구소 소장을 역임했고,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상임위원으로 활동했다. 현재 성공회대학교 사회융합자율학부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같은 대학 민주주의연구소 소장으로서 학교 민주시민교육 과제를 수행 중이다. 제20회 단재상과 제10회 송건호 언론상을 수상했다.

지은 책으로 『반공자유주의』 『대한민국은 왜?』 『한국인의 에너지, 가족주의』 『사회학자 시대에 응답하다』 『이것은 기억과의 전쟁이다』 『전쟁과 사회』 『미국의 엔진, 전쟁과 시장』 『독립된 지성은 존재하는가』 『분단과 한국사회』 『한국 사회과학의 새로운 모색』 『한국사회 노동자 연구』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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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06년 11월 30일
판형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488쪽 | 830g | 148*210*30mm
ISBN13
9788971992494

예스24 리뷰

6·25와 한국전쟁은 동의어가 아닙니다
--- 김성광 (comma99@yes24.com)
2009.08.24.
외국의 모든 학자들은 이 전쟁을 한국전쟁(Korean War)이라 부르고 있다. 그런데 왜 유독 남한에서만 한국전쟁이라 부르지 않고, 6·25라고 부르고 있는가? ...(중략)...

분명한 것은 한국전쟁에 관한 남한의 공식적인 인식과 국가가 국민들을 향해 말하고자 하는 모든 내용이 '6·25'라는 규정에 담겨 있다는 점이다. 바로 1950년 6월 25일 북한에 의해 전쟁이 '기습적으로' 시작되었다는 점, 그리고 전쟁으로 인해 초래된 모든 불행과 고통은 전쟁을 도발한 북한의 책임으로 귀착된다는 결론이 전제되어 있다. '6·25'라는 개념 규정 속에는 '상기하자 6·25, 무찌르자 공산당'의 구호에 집약된 것처럼 전쟁의 발발, 즉 전쟁 개시의 책임자가 누구인가, 누구 때문에 우리가 그러한 민족적 비극을 두고두고 되새김질하자는 문제의식이 강하게 깔려있다.그 결과 온 나라가 전쟁 개시일자인 6·25를 기념하고 있으며, 서울의 한복판 용산에는 '전쟁기념관'이 존재하고 있다.

그리하여 한국인들은 전쟁이 개시된 날짜는 너무나 잘 알아도 휴전된 날짜는 알지 못한다. '6·25'라는 규정이 모든 것을 설명하는 한도에서는 1953년 7월 27일, 즉 휴전일이 설 자리는 거의 없었다.
--- 본문 중에서

오늘은 2009년 8월 24일. 7월 27일 휴전 기념일에 맞추어 읽었던 책 이야기를 하려고 하니, 조금은 스스로가 게을러 보이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든다. 하지만 한국전쟁 이후 50년이 넘게 남한사회에 영향을 미친 이 '숫자'가 글을 쓰는 지금이라고 그 영향을 거둬들였을 리는 없으니 그렇게 뜬금없는 얘기는 아닐 것이라 믿어 본다.

이 책을 처음 만났던 때는 2000년. '6·25'라는 이름 대신 '한국전쟁'이라는 이름을 접할 기회가 조금씩 늘어가던 즈음이었다. 그리고 지금 2009년. 예전과 비해 6, 2, 5 이 세 숫자가 한자리에 모여 있는 광경을 볼 기회는 많이 줄어든 것 같다. 하지만 이것이 한국전쟁에 관한 인식의 전환을 상징하기보다는, '한국전쟁'이라는 주제 자체가 특별히 되새겨지지 않는 국면을 나타내는 것 같다. 결국 '6·25'로 상징되는 인식은 잠복-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것이 상당히 불편한데, 여전히 한반도에 남한과 북한이 존재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전쟁에 대한 인식은 북한에 대해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할 지, 우리의 현대사를 어떻게 보아야 할 지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저자는 6월 25일이라는 ‘전쟁발발일’을 기념하는 것이 많은 것을 내포한다고 말한다. 전쟁의 ‘기원’ 혹은 ‘발발’이 아닌 발발‘일’을 기념하는 것은 ‘그날 누가 총을 먼저 쏘았느냐’를 주목하는 것이고 그것은 곧 전쟁의 책임을 총을 먼저 쏜 자에게 묻고자 하는 의도를 반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 한국전쟁의 발발을 살펴보기 위해서는 해방정국에서 폭발한 민족적·계급적 모순의 해소요구와 좌우익간의 대립, 미소의 개입 등 수많은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 또한 6월 25일 이전에 이미 남한과 북한 상호간에 부분적인 남침과 북침이 아주 빈번하게 일어났던 ‘준전시’ 상황이었던 것을 기억해야 하며, 좌우익 간의 테러, 식민지 시기의 친일인사 들에 대한 테러, 미군정에 맞선 봉기와 유격전, 그리고 탄압과 토벌, 일부지역 보도연맹원들에 대한 학살 등 ‘사실상의 전쟁’ 상황이었던 것을 기억해야 한다.

이승만이 ‘북진통일’을 줄기차게 외쳐왔고, 한국전쟁에 있어서 미국과 이승만이 ‘남침을 유도’한 측면에 대한 제기도 이뤄지고 있다는 것도 주목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6월 25일’만을 기억하게 하려는 것은 전쟁을 북한의 책임으로만 떠넘기려는 시도이며, ‘적’을 명확히 함으로써 국가의 내적통합력을 높이려는-유지하려는 의도란 것이다. 즉, 발발일을 기억의 중심에 두는 것은 고도의 정치적 이해가 깃들어 있는 것이다.

따라서 저자는 한국전쟁에 대한 시야를 ‘발발일’에서 옮기고 보다 더 넓은 시야를 확보할 것을 제안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 전쟁 기간에 있었던 일들을 총체적으로 드러내는데, 이것은 단지 과거의 사실들을 ‘복원’하는데 머물지 않는다. 전쟁에 대한 기억왜곡('원수'로서의 북한을 상기하자는 주장)이 이후 남한에서 사상적 스펙트럼을 극도로 좁게 허용하고(좌파의 절멸, 우파의 독재), 이를 바탕으로 정치적 반대자들을 손쉽게 제거하였던 억압적 현대사의 출발점이라는 점을 이해한다면 저자의 작업은 우리 현대사를 새롭게 그리기 위한 스케치 작업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즉, (과거의) 복원을 넘어서는 새로운 설계인 셈이다.

그리고 마침내 한국 전쟁은 일방적으로 선과 악을 구분할 수 있는 일차원적 전쟁 영화가 아니었다는 것을 이해할 때, 북한과의 관계설정에 대한 우리 사회의 합의가 도출될 수 있을 것이며 우리 현대사에 대한 평가도 새롭게 이루어질 수 있다. 이미 북한과 현대사에 대한 냉?시대의 인식은 조금씩 무너지고 있지만 이 책을 읽는 것은 냉전시대의 인식이 왜 '반드시' 무너져야 하는지에 대한 흔들림 없는 근거를 우리들의 머리 속에 확실히 심어줄 수 있을 것이다.

줄거리

이 책은 ‘피난’, ‘점령’, ‘학살’이라는 세 과정을 중심으로 한국전쟁의 체험을 재구성하며 그에 따른 새로운 문제들을 제기하고 있다.
먼저 ‘피난’에서는 주로 국가, 이승만과 지배층, 민중들이 각각 전쟁을 어떻게 맞이하였으며, 어떻게 대처했는지를 살펴봄으로써 한국전쟁의 성격을 살펴보고, 나아가 전쟁 속에서 국가와 국민은 무엇인지 묻는다.
이승만을 비롯한 정치 지배 엘리트층과 일반 민중들 모두 (물론 서로 다른 이유로) 전쟁 발발 소식을 듣고 크게 놀라지 않았다. 저자는 그 이유를 분석함으로써 피난 과정에서 보이는 국민들의 행동 양태를 기존의 공식화된 인식과는 다르게 해석한다. 지배자 중심의 전쟁 인식에서 피난은 ‘공산주의를 피하기 위한 행동’으로 단순화되었으며, 그래서 피난 여부는 ‘반공’의 표식이 되었다. 하지만 저자는 전쟁 발발 직후의 정치적 피난과 1·4 후퇴를 따라 혹은 미군의 폭격을 피해 움직이던 생존을 위한 피난, 두 가지를 구분한다. 또 모든 피난 과정에서 철저하게 무책임성을 보인 국가와 이승만의 행동 양태를 분석하며 지배층의 무책임의 정치가 오늘의 정치 현실에까지 어떻게 이어지고 있는지를 살펴본다.
다음으로 ‘점령’에서는 북한 인민군의 남한 점령과 동원 과정을 살펴봄으로써 8·15 이후 남북한에서의 혁명과 반혁명, 국가 건설을 둘러싼 정치적 갈등이 어떻게 전쟁과 연관되는지 설명하고자 한다. 특히 여기서는 북한의 점령 시기와 유엔군의 남한 수복 시기의 정치적 측면이 어떤 차이와 유사성을 보이는지 비교해 본다.
구체적으로 국민 또는 인민의 국가로의 편입 과정을 살펴보고 있는데, 북한은 주로 일제강점기 친일의 경력을 고려하였으나 남한은 인민군 점령하의 부역 사실만을 중점적인 판단 기준으로 삼았다. 한편 북한은 ‘적’으로 분류된 사람에 대해 즉각적인 처형이나 납치의 방법을 택하였으나 남한은 형식적으로라도 법적 절차를 거쳐 국민으로서의 승인 여부를 결정하였다. 하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사적인 갈등과 증오, 보복이 전시체제하의 모든 정책을 압도하였고, 혁명을 기치를 내건 전쟁 역시 혼란과 공포의 전쟁으로 치달았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 과정 속에서 국가가 신격화되는 과정, 반공이나 사회주의가 객관화된 정치 이념이 아닌 신앙의 대상으로 전락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학살’에서는 국가가 전쟁 과정, 즉 ‘적’과의 전투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적’으로 돌변하거나 ‘적’의 지지 세력이 될 수 있는 주민들을 어떻게 취급하였는지 살펴봄으로써 전쟁이 민간인에게 어떤 의미였을지 추론한다. 특히 학살의 개념과 유형을 비교 고찰하면서 단순한 사실 발굴의 차원이 아닌 학살에 대한 정치사회학적 접근을 시도한다.
저자는 한국전쟁 당시의 학살을 국가기구에 의한 작전으로서의 학살과 사법적 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처형으로서의 학살, 그리고 사실상 국가의 묵인하에 이루어진 사적인 보복으로서의 학살로 구분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학살을 가능하게 했던 구조적 배경과 주체적 배경을 살펴보면서 나치의 유대인 학살, 일본의 난징 학살, 베트남전의 학살 등과 한국전쟁을 비교 분석한다. 특히 학살의 구조적 배경에는 국가 건설의 과정이자 혁명의 과정, 그리고 내전의 과정으로서의 성격을 동시에 갖는 한국전쟁의 특수성이 깔려 있음을 지적한다. 인적 배경으로는 취약한 권력기반에서 비롯된 국가의 반공주의 콤플렉스, 일제강점기로부터 이어온 군대와 경찰의 반민중성·상명하복의 정신, 전통사회에서 유지되어 온 반역의 담론 등을 살펴본다.

출판사 리뷰

『전쟁과 사회』 초판이 출간될 2000년 당시 국내 학계에는 ‘한국전쟁’에 관한 기본적인 사실관계들도 정리되어 있지 않은 상태였다. 국내 학자들의 연구는 특정 주제(전쟁의 발발과 그에 대한 책임규명의 문제)에 한해, 냉전적 시각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이를 두고 저자는 한국의 젊은 역사연구자들이 한국 현대사 최대의 난제인 한국전쟁을 피하려 하는 것이 아닌가 비판하기도 했는데, 그후 이러한 비판에 답하기라도 하듯, 많은 연구자들이 본격적으로 연구 성과를 풍부하게 제출했다.
가령 박명림, 정병준 등의 학자들이 새로이 발굴된 관련 자료들을 꼼꼼히 정리해 당시의 사실들을 객관적으로 구성해내려는 방대한 저작들을 출간했고, 해방전후사에 꾸준한 관심을 보였던 소장 연구자들 기광서, 도진순, 이완범, 정용욱 등이 본격적으로 한국전쟁을 다루기 시작했다. 탄탄한 사료구성이나 치밀한 분석이 돋보이는 대작들도 나오고, 또 반공주의적 관점이 지배하던 학계에 평화나 인권의 관점을 도입한 연구도 나온 것이다. 또 학살 문제에 대해서도 방선주, 유영익, 이채진, 양영조, 전상인 최형식 등이 중요한 저서 및 논문을 발표했고, 나아가 구술청취와 생활사, 지역사 등 인류학적 조사방법론을 동원한 연구들도 ‘한국전쟁’ 연구에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냈다. 김기진의 학살관련자료집이나 권귀숙, 김귀옥 등의 작업은 이러한 새로운 관심을 잘 보여주는 성과들이다.
하지만 이러한 화려한 연구 성과들에도 불구하고, 한국전쟁에 관한 전반적 시각은 객관성이라는 순수학술적 포장 아래 오히려 보수화되었다는 것이 저자의 진단이다. 이는 구소련·중국 측의 배후 개입을 확인할 수 있는 새로운 자료의 발굴 때문이기도 하지만, 실제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그 공개된 자료 자체의 불균형·비대칭성을 꿰뚫어볼 수 있는 비판적 안목이라는 것이다. 당시 미국의 전쟁 개입 과정, 전쟁 발발 전후 미 정보기관의 활동 등에 관한 핵심적인 자료들은 거의 공개되지 않았고, 붕괴된 구사회주의권의 자료들만이 공개되어 있을 뿐인데, 그 조건 자체를 문제 삼지 않는다면 이는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냉전 이후 미국의 신패권주의에 암묵적으로 동의하는 것일 수 있다고 예리하게 비판한다. 이런 점에서 개정판 『전쟁과 사회』는 다시 한 번 현재의 학술적 흐름을 성찰하고 ‘한국전쟁’에 관한 논의의 틀을 점검하는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사회적 변화 역시 학술적 변화에 못지않았다. 인구 구성에서 전쟁세대가 차지하는 비중이 줄어들고 그 상처가 희미해짐에 따라 냉전적 시각·반공주의적 시각만이 천편일률적으로 지배하던 사회의 분위기도 달라졌다. 뿐만 아니라 ‘학살’의 진상을 비롯한 전쟁의 실체에 접근하고자 하는 열망이 조금씩 현실화되었고, 공식적 영역에서조차 그러한 과거사 청산이 주요 의제로 설정되기에 이르렀다. 『전쟁과 사회』는 출간 이후 꾸준히 이러한 문제를 제기하고 논의를 이끌어냄으로써, 그 자체가 이러한 사회의 변화에 일조한 바 있다. 하지만 한국전쟁을 ‘통일전쟁’이라고 지칭했다가 구속·해고된 강정구 교수 사건이나 인천에서 일부 단체가 맥아더 동상을 철거하려다 발생한 충돌 등 한국 사회에서 ‘한국전쟁’은 여전히 민감한 정치적 사안이다. 앞으로 한반도 평화 문제와 관련해서도 한국전쟁을 바라보는 방식에 대해 더 많은 논란과 충돌의 전개될 것이다. 이런 시점에서 다시, 논의의 중심에 (당연히 단일하기보다는 다양하고도 복잡한, 하지만 미국인·일본인의 관점과는 분명히 다른) 남북 코리언들의 관점을 놓아야 한다는 이 책의 주장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특히 무엇보다, 평화라는 관점에서 이 책이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국제전으로서의 한국전쟁을 야기한 지구정치적적 요소들은 오늘날에도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아니 오히려 재편·강화되었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때문에 저자는 “만약 한국전쟁이 없었다면 베트남전쟁이 그러한 방식으로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고, 베트남전쟁이 다르게 전개되었다면 오늘의 미국과 세계도 다른 상황에 놓여 있을지 모른다”고 지적한다. 한국전쟁 시기 민간인 학살이, 한국전쟁의 비극적 교훈이 전후의 미국인 및 전 세계 사람들에게 확실히 인식되었다면 지금 이라크에서 수만 명의 무고한 희생자들이 발생하는 일 따위는 없었을지 모른다는 것이다. 오늘날 아프가니스탄·이라크·레바논에서 벌어지고 있는 평화에 대한 위협들, 그것의 지구정치적 함의를 읽기 위해서는 한국전쟁을 정치사회학적으로 다시 읽는 작업이 반드시 필요하다. 따라서 이 책의 역할은 6년 전에 비해 결코 줄지 않았다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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