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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는 글
첫 번째 이야기 “노조가 있응게, 힘이 생겼어요” - 학교급식 조리원 노동자 김옥자 씨 두 번째 이야기 그 자체로 존중받아야 할 ‘알바 노동’ - 알바 노동자 구교현·조윤·윤가현 씨 세 번째 이야기 “용서해준다? 저희가 무슨 죄 지었습니까?” - 장례지도사 유준한 씨 네 번째 이야기 투쟁 700일, 매일 1인시위를 하는 사람 - 콜센터 상담원 봉혜영 씨 다섯 번째 이야기 그들의 조용한 꿈 - 대리운전 노동자 최장윤 씨 여섯 번째 이야기 우리의 노동은 봉사가 아니다 - 청주시노인전문병원 요양보호사 권옥자 씨 일곱 번째 이야기 고속도로 위 마네킹처럼 앉아 있는 그녀들 - 서울고속도로 톨게이트 수납원 한은미 씨 여덟 번째 이야기 그림자 청소부 - 고려정업 청소 노동자 박봉순 씨 아홉 번째 이야기 몸으로 익혀온 삶의 철학 - 보조출연자 문계순 씨 열 번째 이야기 우리의 목소리를 되찾다 - 대형마트 노동자 김진숙 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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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비정규직이라는 말을 해도 당당해요. 왜? 노조가 있응게 당당한 거예요. 노조 조끼 입고, 지나가는 사람한테 팜플렛 돌리고 해도 하나 넘부끄럽도 안 해. 우리 조끼가 ‘노동조합’ 이렇게 써 있고 근데도, 나는 그거 입고 운동도 다녀요. --- p.32
사장님한테 좀 개겨도 보면 좋겠고, 알바노조처럼 ‘내 편’이 있다는 걸 알면 좋겠어요. ‘난 알바니까 그런 나쁜 대우를 받아도 된다’고 쉽게 인정하지 않으면 좋겠어요. --- p.58 회사가 말하는 ‘용서해준다’ 그 말이 참 웃긴 게, 저희가 무슨 죄 지었습니까? 헌법이 보장한 노동3권을 사용하고 있는 중인데, 회사에서 용서해준다? 저희 죄 지은 거 아니지 않습니까. --- p.82 제가 제일 두려웠던 것은 ‘나를 드러내는 것’. 그런 게 정말 싫었거든요. 하지만 투쟁을 하다보면 저를 숨기지 않고 드러내야 할 텐데 감당할 수 있을까 두려웠죠. 하지만 해야 되겠다고 시작하고 나니 그때부터 되게 수월해지더라고요. --- p.101 현장으로 못 들어가고 투쟁을 접더라도 저는 제가 패배했다고 생각 안 해요. 어떤 결과물을, 완성된 작품처럼 만들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려고요.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쥐어짜서 했기 때문에, 패배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 p.108 우리는 어제도 오늘도 그 자리에서 일하고 있는데, 얼굴 한 번 못 본 사장이 바뀌었다는 이유로 연차가 없어졌어요. 주말과 명절에 쉬는 것이 아니어서 우리는 연차 활용을 잘해야 해요. 가정도 챙겨야 되고, 경조사도 있고. 그런 것들이 깡그리 없어졌을 때 반감이라든지 실망감, 자괴감이 들 정도였어요. 그런 것들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죠…… --- p.185 대신 시민들의 지지가 힘이 됐다. 금천점 앞에서 20일 넘게 천막농성을 하면서 아침, 저녁으로 음악을 틀고 집회를 해도 항의하는 지역 주민들이 없었다. “정말 10년 일해도 100만 원밖에 못 받아요?”라면서 안타까워하거나 “여기서 장 안 보면 돼요? 어떻게 도와주면 됩니까?”라며 함께할 방법을 물었다. --- p.26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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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 최약자들의 불안정노동 보고서
우리가 매일 만나는 노동자들. 그들은 누구일까? 그들은 어떤 환경에서 어떤 일을 하고 있을까? 그들은 어떤 개인사를 간직한 채 지금 그곳에서 땀 흘리고 있을까? 성실하고 착하게 노동을 해왔는데 왜 제대로 된 노동의 대가를 받지 못하는 것일까? 왜 노조를 만들었다는 이유만으로 해고되어야 할까? 왜 비정규직이라고 차별을 받아야 할까? 일터를 지키기 위해 왜 갖은 모욕감과 수치심을 참아야 하는 걸까? 이 책은 우리가 오히려 다들 알고 있다고 ‘착각’하는 이들의 삶, 우리가 놓치고 사는 노동자들의 이야기이자 우리 사회 최약자들의 불안정노동 보고서이기도 하다. 저자들은 한 노동자의 개인사를 통해 노동의 풍경을 묘사하고 재구성했다. 되도록 자신의 목소리를 절제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왜곡 없이 전하려 노력했다. 르포작가의 목소리는 ‘후기’를 통해 직접 들을 수 있다. 기록자로서 그들의 고민과 사유, 인터뷰의 행간을 접할 수 있는 후기는 또 하나의 흥미롭고 소중한 읽을거리이다. 우리가 매일 만나는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들어야 하는 이유는 본문의 영화 [카트]의 대사를 인용한 구절에서 만날 수 있다. 해고를 당한 마트 노동자 염정아가 시민들에게 외친 목소리다. “우리는 투명인간이 아닙니다.” 이 책이 타자에 대한 상상력을 회복하고 우리 곁의 노동,노동자와 연대하는 계기가 되길 바라는 심정으로 작가들은 거리를 누비며 사람을 찾고 그들의 목소리를 담았다. 제대로 안다는 것은 연대의 출발이기 때문이다. 외롭게 싸우는 사람들의 이야기 이 책은 외롭게 싸우는 이들의 이야기이고 우리 사회 불안정노동의 보고서이기도 하다. 최근 박근혜 대통령은 국가가 비상사태에 빠졌다며 자칭 ‘노동개혁법안’을 통과시키려고 하고 있다. 그 법이 통과되면 정말 이 책에 등장하는 노동자들의 삶이 나아지는 걸까? 파견제가 합법화되고, 비정규직이 더 늘어나고, 해고가 쉬워지는데 사회의 약자들인 노동자들의 삶이 나아지는 걸까? 이 책에 등장하는 노동자들은 그 누구도 보호해주지 않아 스스로 싸우고 있다. 심지어 봉혜영 씨는 보건복지부 산하기관인 한국보건복지정보개발원에서 쫓겨나 700일이 넘게 홀로 1인시위를 하고 있다. 그리고 이 책의 노동자들은 이렇게 말하고 있다. “비정규직이라는 게 알고 보니까 앞이 안 보여요. 평범한 우리 아들은 어른들이 만들어놓은 비정규직 테두리 안에서 평생을 살아야 돼요. 집 한 칸도 살 수 없는 최악의 삶을…… 내가 사는 이 비정규직의 삶을 그대로 물려줘야 되는 거예요. 내가 살아본 비정규직 세월이, 이 대우가 만만치 않은데 나중에 애들한테 무슨 희망을 줘야 되나. 지금 싸워야 되지 않을까. 내가 유산이라고 물려줄 수 있는 게 그것밖에 없지 않을까 싶어요.” 비정규직이 늘어나고 해고가 더 쉬워지는 박근혜 정부의 노동개혁안은 ‘개혁’이 아니라 ‘개악’이 아닐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