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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만 귀 기울여 주세요. 아주 잠깐이면 돼요.
김기옥 (flytoafrica@yes24.com)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니. 왜 혼자 한 걸음 뒤에서 속상해만 하고 있어.
길게 설명하지 않아도 돼. 솔직하게 들려 주겠니. 너의 얘기를. "저는요.." 책장을 넘기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세 글자. 저 세 글자 뒤에는 얼마나 많은 이야기가 들어 있을까. 저 말을 꺼내기까지 얼마나 많은 용기가 필요했을까. 『내 말 좀 들어 주세요』는 미처 말로는 표현하지 못했지만 어른들이 자신들을 이해해주기 바라는 아이들의 마음이 담겨 있는 그림책이다. '외돌토리', '겁쟁이' 소리를 듣는 아이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단지 혼자 노는 시간이 재미있을 뿐이었는데, 무엇인가 새로운 일에 선뜻 나서기가 두려웠을 뿐인데 그 마음을 누가 알아줄까. 책 속에서 대신 이야기하고 있는 아이들의 마음을 듣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거창한 이야기 없이도, 단 한 두 문장 만으로도 그 마음은 고스란히 전해지는 느낌이었다. 어쩌면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바와도 상통할지 모르겠다. 긴 설명 없이 짧은 한 문장만 들어줄 수 있다면, 그 정도의 시간만 내어줄 수 있다면 아이의 마음의 짐을 한결 덜어줄 수 있다는 것을. 여느 책과는 조금 다른 구성과 색다른 그림이 낯설게 다가올 수도 있겠지만, 아이와 함께 읽으며 서로의 마음을 나눌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아마 이 이야기를 꼭 해주게 되지 않을까 싶다. "너만 그런 것은 아니야. 다른 친구들도, 그리고 어른들도 모두 때로는 두렵고 가끔 외롭단다." "내 말을 들어 주어 고마워요.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어요." - 마지막 장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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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았던 아이들에게...
가족이 단란해지고, 우리는 날마다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살아가는 것 같지만 그 속에서 아이들은 어쩐지 더 외로워 보입니다. 바쁜 어른들의 무관심 속에서, 어른들보다 더 바쁜 또래들 틈에서 현대의 아이들은 감정을 표현하는 법을 배우지 못한 채 마음의 문을 닫아 갑니다. 아픈지도 모르고 가만히 웅크리고 있는 아이들은 그냥 보면 괜찮아 보입니다. 어쩌면 오히려 얌전하다거나, 의젓하다는 칭찬을 듣고 있을지도 모르지요. 우리를 귀찮게 하지 않는 이 아이들은 정말 괜찮을까요? 도타운 믿음이 될 그림책 한 페이지를 다 차지하며 무겁게 자리잡은 단어들 맞은편에서 주인공들은 춤을 추거나 놀거나 울거나 혹은 아무 것도 안 하면서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목소리는 작지만 또렷이 전해집니다. 차분한 색조와 단정한 선으로 표현된 아름다운 그림의 안내를 받아 주인공들의 내면을 들여다보면서 책장을 넘기면, 그저 이야기를 주고받는 것만으로 우리의 마음이 한결 평화로워질 수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내 말 좀 들어 주세요 이 책은 두 작가의 오랜 공동작업 끝에 만들어졌습니다. 작가와 화가는 우연히 만나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는 가운데, 같은 생각을 오랫동안 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글쓰기를 가르치면서 상담 활동을 하던 작가는 생각보다 많은 문제가 단지 소통의 단절 때문에 일어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무방비의 아이들이 아무것도 아닌 일로 상처받아야 하는 현실이 안타까워서 이 글을 쓰기 시작했고, 화가 역시 같은 생각을 하며 자신의 그림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막바지 작업 회의를 하면서 두 작가는 이 생각이 책으로 나오다니 꿈만 같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누군가 이 책을 만난 것이 꿈만 같다고 말하는 장면을 상상했습니다. 어디가 아픈지, 왜 아픈지 모르고 가만히 웅크린 우리 아이들에게 내 말 좀 들어 달라고 말해도 된다고 이야기해 주세요. 그리고 들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