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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사
머리말 E. L. 닥터로 게리 슈테인가르트 니컬슨 베이커 닐 게이먼 닐 더그래스 타이슨 댄 브라운 데이브 에거스 데이비드 미첼 데이비드 세다리스 도나 타트 드루 길핀 파우스트 레이철 쿠시너 리 차일드 리나 더넘 리처드 도킨스 리처드 포드 마이클 셰이본 마이클 코널리 맬컴 글래드웰 메리 히긴스 클라크 메릴린 로빈슨 셰릴 샌드버그 스콧 터로 스팅 실비아 네이사 알랭 드 보통 애너 퀸들런 앤 라모트 앤 패칫 앤드루 솔로몬 에마 톰슨 에이미 탄 엘리자베스 길버트 월터 모슬리 이사벨 아옌데 이언 매큐언 이창래 재레드 다이아몬드 제임스 맥브라이드 제임스 패터슨 제프리 유제니디스 조너선 레덤 조너선 프랜즌 조앤 K. 롤링 조이스 캐럴 오츠 존 그리셤 존 어빙 주노 디아스 줌파 라히리 칼 하이어센 캐서린 부 커티스 시튼펠드 프랜신 프로즈 할레드 호세이니 힐러리 맨틀 옮긴이의 말 찾아보기 |
Pamela Pa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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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끝내지 못하고 내려놓은 책이 있다면요?)『모비 딕』을 읽어내느라 진짜 얼마나 진땀을 흘렸는지! 10년 전에 숙제로 읽게 됐는데, 처음 몇 페이지를 읽고 나니까 어떤 보상 시스템 없이는 도무지 앞으로 나아갈 수가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이 책을 끝낼 때까지는 목욕도 면도도 못 하고 이도 못 닦고 옷도 갈아입을 수 없다는 제약 조건을 고안해냈지요. 결국 저는 그 책보다 더 지독한 냄새를 풍기게 됐죠. - 데이비드 세다리스
(지금까지 읽은 책 가운데 최고의 러브스토리는 무엇입니까?)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서구에서 사랑에 관해 생각해낸 모든 주제들을 추출한 책인 것 같습니다. 미성숙에 관한 고찰이기도 하고요. 샤를로테를 향한 베르테르의 사랑은 그 사랑을 돌려받지 못한다는 사실에 기대고 있지요. 만약에 그녀가 순순히 구애에 응했다면 그의 사랑은 아이 돌보기 같은 일상 속에 시들어 꺼져버리고 말았겠지요. 다른 말로 하자면, 그 작품은 성숙한 관계는 과연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가 하는 부분에서 전형적 사랑 이야기가 우리를 얼마나 무방비 상태로 내버려두는지를 교묘하게 지적하는 사랑 이야기라는 거죠. 그 책은 사전에 아무런 경고도 하지 않고 젊은이들한테 권하면 좋을 것 같아요. - 알랭 드 보통 (작가들 가운데 누구라도 만날 수 있다면 누구를 만나고 싶습니까?) 마크 트웨인을 정말 만나보고 싶어요. 얼마나 특이한 사람이에요! 저는 그가 생기발랄하고, 성적 매력이 가득하고, 잘생기고, 에너지가 가득찬 사람보다도 더 큰 사람, 위대한 이야기꾼, 환상적인 거짓말쟁이, 그리고 마음이 따뜻하고 원칙을 지키는 사람일 거라고 상상합니다. 그를 만난다 해도 특별한 걸 물어보지는 않을 겁니다. 그를 약간 취하게 만든 다음에(그건 쉬울 것 같아요) 그의 발치에 앉아서 그저 그가 하는 이야기를 듣고 있을 거예요. - 이사벨 아옌데 (최근에 읽은 책 가운데 정말로 훌륭하다고 생각했던 책은 무엇입니까?) 최근에 다시 만나게 된 또다른 작품은 조이스의 「죽은 사람들」이었는데요, 지금까지 여러 차례 읽었던 작품이지요. 이 작품은 하나의 중편소설로, 그러니까 『더블린 사람들』의 다른 작품들과는 완전히 분리된, 하나의 완벽한 중편소설로 간주할 필요가 있어요. 연례행사로 열린 겨울파티에서 시작해서, 나중에 호텔에서 부부간에 있었던 그간의 오해와 진실이 드러나는 장면이 이어지고, 마침내 주인공이 죽음의 필연성에 대해서 명상하는 동안 눈이 내리기 시작하고 주인공이 서서히 잠에 빠져드는 것으로 이야기가 끝을 맺는데, 저라면 「죽은 사람들」의 마지막 열두 페이지를 『율리시스』의 어떤 열두 페이지와도 바꿀 겁니다. 하나의 형식으로서, 소설은 여기저기로 마구 뻗어나가는 성향이 있기 때문에 결코 완벽할 수가 없는 장르입니다. 완벽할 필요도 없고 그걸 추구하지도 않죠. 시는 완벽을 성취해낼 수가 있지만?단 한 단어도 바꿔선 안 되죠?중편소설이 그런 경우는 정말로 드물지요. - 이언 매큐언 (최근에 읽은 책 가운데 정말로 훌륭하다고 생각했던 책은 무엇입니까?) 프리모 레비의 『이것이 인간인가』는 진짜 훌륭한 책입니다. 레비의 책은 젊은 이탈리아 유대인 화학자가 제2차 세계대전 당시에 레지스탕스에 참여했다가 붙잡혀서 아우슈비츠에 보내진 후에 살아남게 된 이야기를 쓴 자전적인 책입니다. 다른 측면에서 보자면, 일반적인 삶의 문제에 관해서 확대경처럼 들여다본 책이라고도 할 수 있죠. 삶과 죽음의 우연적인 결과들, 악의 문제, 도덕적 규범을 그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환경으로부터 분리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사실, 그리고 파괴된 정의와 악한 인간들 앞에서 청결과 인간성을 유지하는 것의 힘겨움 같은 것들에 대해서 말이지요. 레비는 이런 문제들을 다루었고, 아우슈비츠에서 살아남아, 전후 이탈리아의 위대한 작가들 가운데 한 사람(논픽션과 픽션 모두에서)이 되었다는 점에서 그는 운이 좋은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그의 생존에는 대가가 따랐어요. 그 한 가지는 종교적 믿음을 잃어버린 것이죠. 이 점에 대해서 그는 이렇게 요약합니다. “아우슈비츠의 경험은 내가 이전에 받았던 종교 교육의 파편들을 단 한 조각도 남기지 않고 깨끗하게 쓸어내버렸다고 말해야겠다. 아우슈비츠가 존재했고, 따라서 신은 존재할 수가 없었다. 나는 그 딜레마에 대한 해답을 찾지 못했다. 해답을 찾으려고 애써봤지만 찾을 수가 없었다.” - 재레드 다이아몬드 (대통령께 단 한 권의 책을 권할 수 있다면 어떤 책을 권하시겠습니까?) 모든 지도자는 셰익스피어의 『줄리어스 시저』를 읽어야하지 않을까요? 그 책은 수사의 힘과 한계뿐만 아니라, 폭정과 배신과 교만한 야심의 위험에 대한 연구서니까요. 물론 즐거운 독서거리이기도 하고요. 인간 존재의 모든 측면에 대한 논평으로 봐도 좋을 멋진 연설이나 달콤한 문장 표현들로 꽉 차 있는 책이니까요. 사실 제 새 소설의 제목도, 살아 숨쉬는 비유와 설득력에서 경이 그 자체인 브루투스의 한 유명한 연설에서 딴 겁니다. - 이창래 (헤밍웨이 작품의 어떤 점이 맘에 안 드시나요?) 단편들에 나타난 몇 가지를 제외하고는 모든 게 다요. 풍부한 상상력을 요하는 문학에, 누구나 다 알고 있는 금언에 관한 글을 위한 자리는 없습니다. 그런 건 소설가나 극작가가 아니라 저널리스트를 위한 조언이지요. 소포클레스나 셰익스피어나 디킨스가 그런 조언에 귀를 기울였다고 한번 생각해보세요! 헤밍웨이의 문장은 광고 문구로 써도 될 만큼 짧고 단순하죠. 사람을 불쾌하게 만드는 터프가이 제스처도 그래요. 윗입술이 뻣뻣해지도록 입을 꾹 다물고는, 진짜 사나이라면 과묵해야 해, 뭐 그런 식이잖아요! 저는 멜빌의 조언이 맘에 듭니다. “전율 대신 즐거움을 주려고 애쓰는 자, 화 있을진저!” 저는 멜빌을 무척 좋아합니다. 멜빌과 헤밍웨이를 동시에 좋아할 수 있을까요? 그런 독자가 있을지도 모르지요. 하지만 전 그럴 수 없습니다. - 존 어빙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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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해마지않은 ‘인생의 책’
법정 스릴러의 대가인 스콧 터로는 추천사를 통해, 작가의 창작 비법보다 그들이 읽는 책이 더 궁금한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작가가 애착을 보이는 책들은 지면에 드러나지 않는 그의 생각이나 문학적 취향을 들여다볼 수 있게 해주는 창이다.” 알랭 드 보통은 『사랑의 단상』을 읽지 않았다면 자신의 첫 책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는 쓸 수 없었을 것이라며 롤랑 바르트에게 경의를 표하고, 맬컴 글래드웰은 심리학자 리처드 니스벳이 “세계에 대한 시각의 기본”을 마련해주었고 저술가로서의 자기 인생을 바꿔놓았다고 술회한다. 댄 브라운은 어린 시절 『시간의 주름』을 읽고 “이야기의 마술과 인쇄된 단어의 힘을 인식하게 되었다”고 회상하고, 제프리 유제니디스는 앨리스 먼로의 단편을 읽을 때마다 “인생을 다 살아버린 것 같은 느낌에 그냥 바닥에 드러누워 죽고 싶었다”고 고백한다. 오랫동안 종교 교리의 허구성을 비판해온 리처드 도킨스가 순수한 문학적 즐거움을 위해 성경을 즐겨 읽는다는 대목은 신기하기까지 하다. 작가의 길로 인도한 책 많은 작가들이 책을 읽는 즐거움이 결국 책을 쓰게 만들었다고 고백한다. 데이비드 세다리스는 레이먼드 카버의 단편을 읽으며 말문이 막혔던 기억이 동시대 작가들에 대한 관심의 문을 열어주었고 그를 작가의 길에 들어서게 만들었다고 한다. 게리 슈테인가르트는 다섯 살 때 『닐스의 이상한 모험』을 읽고 자기만의 소설을 써서 엄마에게 소련 치즈 100덩이를 인세로 받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앤 라모트는 샐린저의 『아홉 가지 이야기』를 읽고 어린 영혼이 완전히 바뀌는 경험을 했고, 이사벨 아옌데는 특이하게도 마르케스의 『백 년 동안의 고독』을 읽고 “이 사람이 할 수 있는 거라면 나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작가가 되었다고 한다. 모두가 좋아하는 작가, 일부만 좋아하는 작가 한 번이라도 만나보고픈 작가로 작가들은 너도나도 셰익스피어를 꼽았다. 이언 매큐언은 『햄릿』에서 “인간 묘사에 대한 일종의 도약이 이루어졌고 그로 인해 인간의 내적 삶이 우리의 숙고 대상이 되었다”고 평한다. 무인도에 가져가고 싶은 책으로 가장 많이 거론되는 작가도 셰익스피어다. 하지만 동일한 책이나 작가에 대해서 정반대의 반응들이 나오는 경우도 심심찮게 발견된다. 흔히 가장 위대한 영미 소설 중 하나로 흔히 평가되는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스』에 대해서 정작 여러 작가들은 의구심을 표한다. 과대평가된 책의 대표적 사례라는 것이다. 리처드 포드는 『율리시스』를 “교수들을 위한 책”이라고 혹평하고, 엘리자베스 길버트는 몇 번이나 읽으려고 시도했지만 매번 열 페이지를 벗어나지 못했다고 털어놓는다. 또한 많은 작가들이 찬탄해마지않는 헤밍웨이에 대해서 존 어빙은 “그의 문장은 광고 문구로 써도 될 만큼 짧고 단순하다”며 그의 모든 책이 과대평가되었다고 열을 올린다. 포기한 책, 남몰래 즐기는 책 작가라고 유명 작품을 다 읽은 것은 아니다. 읽다가 포기한 책, 남몰래 즐기는 책을 고백하는 부분에서는 슬며시 웃음이 나온다. 리처드 도킨스는 유명한 책을 가장 적게 읽은 사람이 이기는 게임을 한다면 자신이 승자라며 매번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를 읽겠다는 계획만 세우고 있다고 말한다. 데이비드 세다리스는 『모비 딕』을 읽으려 안간힘을 썼다고, 제임스 맥브라이드는 러시아 작가들의 작품을 하나도 안 읽었다고, 리나 더넘은 『위대한 개츠비』를 읽다가 포기했다고 밝힌다. 맬컴 글래드웰은 조앤 K. 롤링의 책을 읽다가 덮었다며, 자신에게 문제가 있냐고 반문한다. 그들이 고상한 것만 읽는 것은 아니다. 리나 더넘은 영적 접근을 하는 자기계발서를 떳떳하지 못한 마음으로 즐겨 읽으며, 엘리자베스 길버트는 타블로이드 신문을 통해 유명 인사들의 아기들 이름까지 줄줄이 꿰고, 데이비드 세다리스는 남몰래 『해리 포터』 오디오북을 듣는다! 대통령에게 권하고픈 책 이 부분에선 작가들의 재치와 유머가 특히 돋보인다. 맬컴 글래드웰은 “한 남자가 기지와 주먹만 가지고 세상의 문제를 전부 해결하는 게 가능한 세계로 도피해보라”는 이유로 리 차일드의 책을, 이언 매큐언은 “공화당 경쟁자의 마음도 녹일 수 있도록” 사랑에 관한 시를, 존 그리셤은 “그도 재미와 여유를 찾을 권리가 있다”며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를 권한다. 가난과 부패, 권력 남용 문제, 동성애자의 인권 등에 대한 대통령의 관심을 촉구하는 언급들에서도 작가들의 문제의식과 분노가 고스란히 표출된다. 악착같은 열정으로 읽다 독서에 대한 악착같은 열정이야말로 거의 모든 작가들의 공통점이라는 사실을 『작가의 책』은 거듭 확인시켜준다. 조이스 캐럴 오츠는 전화 수화기에서 잠시만 기다려달라는 안내원의 목소리가 흘러나오는 동안에조차 책을 집어든다. 댄 브라운은 맬컴 글래드웰의 책을 오디오북으로 들으며 조깅을 하다가, 뒷이야기가 궁금해 1.6킬로를 더 달린다. 재레드 다이아몬드는 예순한 살에 이탈리아어를 배우기 시작해서 이탈리아 문학을 읽는 즐거움에 빠져버렸고, 줌파 라히리 역시 이탈리아어에 푹 빠져, 몇 년간 이탈리아어로 된 책을 탐독중이다. 이언 매큐언은 “독서가 주는 최고의 즐거움은 자기 존재의 망각”이라고 선언한다. 그들의 창작론과 작품론 작가들이 독서를 통해 받은 지적인 충격과 영감은 결국 그들의 독특한 관심과 창작론의 바탕이 된다는 사실을 『작가의 책』은 보여준다. 이창래는 “절망적일 정도로 소외되어 있지만 늘 게임의 규칙을 이해하고 싶은 갈망에 사로잡힌 인물”을 선호한다. 주노 디아스는 “고통을 사랑하거나 완벽이라는 유혹에 이끌리는 단편 작가야말로 최고의 작가이며 반대로 장편의 매력은 절대로 완벽한 작품을 쓸 수 없다는 것”이라고 단언한다. 마이클 코널리는 “가장 빨리 쓴 책이 가장 좋은 책”이라며 글쓰기의 탄력성을 옹호하고, 댄 브라운은 좋은 스릴러의 요건으로 “이야기의 핵심을 자극하는 윤리적인 논쟁이나 도덕적 딜레마의 포함”을 거론한다. 인간의 어두운 내면을 파고드는 작가인 조이스 캐럴 오츠는 자신의 모든 작품에 “한 방울의 유머”를 몰래 심어놓으려고 노력한다며 창작 지론을 밝힌다. 오늘날 책을 읽는다는 것 한때 책장에 진열해놓은 책을 통해 자기 자신을 드러내던 시절이 있었다. 책을 읽는 사람들이 점점 줄어드는 현실 속에서, 『작가의 책』은 잊혀버린 명저에 대해, 작가들이 현재 주목하고 있는 책에 대해, 그리고 앞으로 읽게 될 책에 대해 무궁무진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우리의 마음속 서재에는 어떤 책들이 꽂혀 있는가. 자, 이제 독자의 차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