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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1부 나의 삶 2부 2개의 상자 3부 행복한 혁명가 4부 체 게바라의 유언 |
Ernesto Guevara de la Ser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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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를 떠날 때,
누가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당신은 씨를 뿌리고도 열매를 따먹을 줄 모르는 바보 같은 혁명가"라고... 내가 웃으며 그에게 말했다. "그 열매는 이미 내 것이 아닐 뿐만 아니라 난 아직 씨를 더 뿌려야 할 곳들이 많다 그래서 나는 더욱 행복한 혁명가"라고... --- "행복한 혁명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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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 없는 시대가 영웅을 부른다
체 게바라Che Guevara 올해는 60년대의 혁명 영웅 체 게바라가 볼리비아 정부군의 의해 처형된 지 40주년이 된다. 의사 출신이지만 혁명가로서 제국주의인 ‘미국’에 대항하는 수많은 ‘베트남’을 만들기 위해 전 세계의 전장을 뛰어다니며 목숨까지도 아까워하지 않았던 게바라는 혁명과 저항의 상징이 되었다. 아직까지도 쿠바에서는 그를 ‘평등과 정의’로 여기며, ‘가난한 사람과 짓밟힌 사람을 구하기 위해 목숨을 바친 자’ 라고 말하고 있다. 쿠바를 해방시킨 뒤 국립은행 총재 등의 고위직을 얻었음에도 자발적으로 힘들게 노동하는 사람들 틈에서 일을 했으며, 결국엔 그 부와 명예를 모두 버리고 자유와 평등을 위한 투쟁지역에 찾아가는 그의 모습은 혁명 정신을 완벽하게 구현한 인물로 시간이 지날수록 사람들의 머릿속에 상기되고 있다. 그는 사상과 행동을 일치시킨 특별한 사람이었고, 이상을 꿈꾸며 그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죽음까지도 두려워하지 않는 인간이었다. 이러한 영웅을 다시 찾아볼 수 있을까? 우리가 이토록 체 게바라에 열광하는 이유는 세상이 이상을 좇는 사람을 외면하고 그로 인해 그것을 찾아가는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이며, 뚜렷한 자신만의 이상이 없는 사람들 속에서 무의미하게 시간을 흘려보내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라며 다시 한 번 게바라를 생각해 본다. ■ 혁명적 순수성을 견고히 지켜나간 서정! 체 게바라와 이산하의 첫 만남 매년마다 추모 주기가 되면 전 세계 각국의 젊은이들은 체(che)의 열풍으로 뜨겁다. 체 게바라가 전 세계 젊은이들의 우상이 되고 20세기 혁명가들 가운데 모범이 된 이유는 혁명적 순수성과 뜨거운 인간애를 실천한 진정한 휴머니스트이기 때문일 것이다. 게바라의 시집이 출간된다는 사실이 어쩌면 그 혁명적인 순수성을 해치는 일이 아닐지 작가와 출판사 측은 내심 조심스러웠다. 그의 시집이 출간된 것은 처음이며, 그가 남긴 수많은 글들 속에 게바라의 살아 있는 시심을 발견하고 그것에 혼을 불어넣어 시인 체 게바라를 만들어 내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3년 동안 이 작업을 조심스럽게 준비했으며 그것은 장편서사시 <한라산>의 필화사건으로 구속된 바 있었던 시인 이산하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 엮은이와 인터뷰 Q. 체 게바라의 시집을 엮으며 가졌던 심정은 어떠했습니까? - "이 시집을 엮어 내면서 솔직히 고해성사를 하는 마음이었습니다. 줄곧 체 게바라의 찢어진 군화를 꿰매고 구겨진 전투복을 다리미질하는 마음으로 엮었습니다. 그의 영혼의 날이 제대로 서 있는지, 또 그의 영혼은 빛나는 별처럼 늘 깨어 있었지만, 그러나 우리는 너무 오랫동안 그것을 잊어오지 않았는지 줄 곧 반성하면서 우리의 영혼도 그의 별처럼 빛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수없이 가졌습니다. 그렇게 3년의 과정을 거치는 동안 저는 엮은이의 글에 단 한 줄을 자신 있게 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즉, '부끄러워서 고개조차 들지 못한다면, 머리 숙인 채 눈물을 흘리며 참회해야 할 것이다'라는 스스로에 대한 반성입니다." Q. <한라산> 필화사건 이후 제2의 한라산을 기대했던 많은 사람들이 있었는데, 어찌보면 이번 시집이 그런 의미가 있지는 않은가 생각됩니다. 본인은 어떻게 생각하시는 지요? - "체 게바라의 시집을 엮는다는 시도가 <한라산> 이후 다시 강한 창작 의욕을 갖게 한 동기가 되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전에 이미 시집을 한 번 내었었고 이번 작품은 그 시집에서의 약속을 지켜내고자 했던 것이기도 합니다." 엮은이 이산하는 절필 10년 여만에 내 놓았던 <천둥 같은 그리움으로>(문학동네)에서 이렇게 말한 바 있었다. 그동안/날지 않고 울지 않는 새처럼 살았다/이제 날개는 꺾이고 목은 녹슬었다 <날지 않고 울지 않는 새처럼> 중에서 그래서였을까? 시인 이산하는 체 게바라의 글을 모으고 시로 형상화하는 기나긴 작업 끝에 "이제서야 자기 자신에게로 돌아온 것 같다"고 말한다. 이산하는 87년 당시 <한라산>이라는 제주 4·3항쟁을 다룬 서사시의 주인공으로써 이제 또 다른 <한라산>과 같은 체 게바라의 시집을 가지고 마침내 동 세대에게 말을 걸기 시작한 것이다. Q. 체 게바라가 시를 썼다는 기록은 사실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었습니다. 그런만큼 체 게바라의 문헌들에 숨겨진 시심을 발견하는 데 적잖은 어려움이 있었으리라 생각되는데요? - "사실 그 점이 가장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평전이 한 인물을 입체적으로 조명해 내는 것이었다면, 시를 통해서 한 인물을 근원적으로 회고해 보는 작업도 가능하리라 생각되었습니다. 가능한 많은 자료를 수집하려고 했고, 준비하는 동안 평전 등 번역 출간된 도서들도 많아져서 적잖은 도움이 되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도 이 작업에 참여해서 자료수집과 정리를 도와준 많은 분들이 계셔서 정말 고마웠습니다. 제가 느낀 점은 우리 젊은이들이 체 게바라에 열광하는 모습이 매우 긍정적이었다는 점입니다. 젊은이들의 순수성이 그를 알아보지 않을 수 없었다, 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요? 정치적으로 존경받는 인물이 부재한 우리 사회에서 매우 긍정적인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체 게바라의 시집이 동시대의 젊은이들에겐 어떤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시는지요? - "우리 시대는 아직까지도 '선택'을 중요시하는 문화가 존재합니다. 무엇을 위해 살 것인가 보다는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문제가 중요하게 생각되는 것이지요. 그런 측면에서 어떠한 삶을 살아야 하는가를 진지하게 고민하는 젊은이들에게 체 게바라는 이런 대답으로 그들의 삶에 하나의 지표를 던져주기도 합니다. 의사로서의 책임과/혁명가로서의 의무 중에/어느 것을 선택할 것인가의 기로에서/나는/내 생애 처음으로 갈등에 빠졌다 <선택> 중 내 나이 열다섯 살 때,/나는 무엇을 위해 죽어야 하는가를 놓고 깊이 고민했다/그리고 그 죽음조차도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는/하나의 이상을 찾게 된다면,/나는 비로소 기꺼이 목숨을 바칠 것을 결심했다 <나의 삶> 중 결국 이 시집에서 체 게바라는 그가 겪은 과거와 현재의 이야기를 조용한 목소리로 들려주는 한 사람으로 다시 태어난다. 시적으로 정제된 형식과 최소한의 언어가 한 인간의 모습을 거울처럼 비춰주며, 열정에 넘치지만 그 안에 담긴 고뇌의 감정을 전달하는 담백한 시적 분위기로 독자들을 인도한다. Q. 이 시집을 통해서 ‘엮음 문학’에 대해서도 이야기 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 "제가 체 게바라의 호흡을 옆에서 거든 것 외에 아무 것도 한 것이 없다고 말하면, 사람들은 제가 이미 출간되어 있는 체 게바라의 글들을 그냥 짜깁기한 것이 아니냐고 말할 겁니다. 하지만 그건 모르고 하는 말입니다. 우리에게 진정한 엮음의 문학은 아직 요원한 것이 사실입니다. 있다고 해도 그건 아직 활성화되고 있지 않다고 말하고 싶군요. 진정한 엮음의 문학이 무엇이냐를 보여주고 싶은 것도 이 시집을 내게 된 또 하나의 의도이기도 합니다. 한 인간의 글을 엮을 수 있으려면, 그 대상이 되는 인간과 엮는 사람 본인의 끊임없는 동일시가 필요하다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반복적이고 지속적인 동일시 행위와 함께 시라는 문학 형식으로 산문들 안에 숨겨진 시적 혼을 재구성한다는 것은 분명 쉽게 하기는 어려운 일이라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진정으로 체 게바라의 삶을 반성적인 측면에서 저 자신을 되돌아보는 데 주안점을 두게 되었던 것입니다. 이런 심정은 타이틀 시 격인 <먼 저편>-미래의 착취자가 될지도 모를 동지들에게 에서 아주 잘 드러나 있습니다. Q. 마지막으로 이 시집을 읽게 될 독자들을 위해 한 말씀하신다면? - 우리 시대를 살아 온 30대와 40대에게는 무엇보다도 자신의 삶에 대한 반성적 성찰의 시집이 되기를 바랍니다. 아직 청년기를 보내고 있을 20대에게는 앞으로의 삶을 꿈꾸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시집이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