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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과학
1장 진보 2장 원인 3장 확률 2부 정신 4장 실재하는 관념 5장 물체와 정신 6장 타인 3부 자유 7장 보편적 인과 8장 자유 9장 유혹 10장 옳음과 그름 4부 앎 11장 확실성 12장 현상의 베일 13장 회의주의 14장 초월적 확신 15장 상식 5부 언어 16장 보편자 17장 추상 18장 이름 19장 소통 6부 객관성 20장 지각 21장 관념 없는 삶 22장 진리 23장 객관성 7부 신 24장 신 25장 원인과 계획 철학이란 무엇인가? 26장 철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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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은 무엇이고 우리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신은 존재할까? 사람은 어떻게 살아야 할까? 우리가 감각을 신뢰하는 것은 합리적인가, 아니면 단지 어쩔 수 없이 신뢰하는 것인가? 소통은 관념의 전달일까? 세계에 대한 지식을 향상시키는 최선의 길은 무엇일까? 철학은 이런 근본적인 물음을 다룬다. 우리에겐 이러한 물음의 이해를 도울 만한 명료한 지도가 필요하다. 근본 문제들이 서로 어떤 관계를 맺고 있고 어떤 지점에서 어떻게 다른 차원의 물음으로 이어지는지 보여주는 지도를 말이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사는 이 시대에는 철학 전체를 명확히 보여주는 지도가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는 아직도 그 철학의 고통스러운 문제들 사이를 헤매며 길을 찾고 있다. 이 책은 그러한 지도의 윤곽을 그리고 있으며, 철학의 길목에 들어서는 이들에게 유용한 길잡이가 될 것이다. 우리는 지금까지 주요 철학자들과 개념들을 하나씩 잘 재단해서 정리한 철학 입문서들을 많이 만나 왔다. 그러나 이 책은 그러한 책들과 달리 ‘인과(因果, causality)’ 개념을 주된 축으로 삼아 뚜렷한 주장을 하고 있다. 우리가 풀려고 노력하는 철학적 문제의 대부분은 ‘원인’에 대한 우리의 생각이 지난 2,500년 동안 변화함에 따라 발생했다는 것이 그 주장이다. ‘원인’은 ‘목적’으로 여겨졌다가, ‘충격’으로 생각되었고, 그 후에는 ‘상관’으로 이해됐다. 또한 ‘인과’ 개념은 겉보기에 전혀 무관한 듯한 문제들 사이에도 서로 관련성이 있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철학의 독특한 전체론적 본성을 드러낸다. 철학에서는 한 문제가 다른 문제들에 폭넓게 영향을 끼친다. 그러므로 ‘인과’는 이 책에서 두 가지 구실을 한다. 즉, 철학의 핵심 문제들이 어떻게 발생하는지 설명하며, 또한 그 문제들이 서로 별개일 수도 있고 별개가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철학하기의 ‘큰 그림’, 즉 문제들의 연결망에 대한 지도와 문제들의 역사적 서열에 대한 설명은 철학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필요할 것이다. 이 책은 인과 개념이 그 모든 것을 제공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원인 개념은 일상생활에서도 중요하다. 우리는 하루에도 ‘왜냐하면’이라는 말을 얼마나 많이 쓰는가. 그러나 원인 개념이 가장 엄밀하게 쓰이는 분야는 과학이므로 우리가 관심을 기울일 첫 번째 주제는 과학의 본성이다. 1부에서 다루고 있는 이 주제는 인과 개념에 얽힌 여러 문제를 살펴볼 수 있게 해준다. 4장에서부터 제기한 두 번째 질문은 정신의 실재성에 관한 것이다. 어떤 것이 실재한다고 말하는 것은 그것이 인과관계에 참여한다고 말하는 것과 같다. 따라서 우리의 생각이 실재적인가 하는 문제는 우리의 생각이 무언가의 원인이 되고 무언가의 결과가 될 수 있는가 하는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이에 관한 논의는 자유의 문제로 이어진다. 만일 우리의 생각이 실재적이기 위해 인과 연쇄의 일부가 되어야 한다면, 우리의 생각은 자유로울 수 있을까? 7장과 8장은 인과의 문제가 행위 및 책임의 문제와 어떻게 연결되는지 보여준다. 9장과 10장은 인과의 문제가 윤리사상에 미치는 효과를 설명한다. 인과의 문제는 인식론(앎에 관한 논의)과도 연결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사물에 대한 참된 앎은 그 사물의 원인에 대한 앎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 원인이 목적 또는 존재 이유라고 생각했다. 이런 목적론적 입장은 17세기에 폐기되었고, 따라서 앎에 대한 새로운 설명이 필요해졌다. 11장부터 15장까지는 그 새로운 설명과 그것의 회의론적인 귀결을 논한다. 앎에 대한 새로운 설명은 자기반성에 강조점을 두었기 때문에, 우리의 언어 능력이 내적인 정신 과정에 의존한다는 입장으로 이어졌다. 16장에서 19장까지는 이 입장과 관련된 세 가지 문제, 즉 분류, 지칭, 소통을 살펴본다. 자기반성의 오류 불가능성과 인과의 문제는 20장에서 다룰 지각의 문제와 연결된다. 만일 외적인 대상이 관념의 원인이라면, 또 우리가 우리 자신의 관념에 대해서는 오류를 범할 수 없다면, 우리는 그 관념의 외적인 원인에 관해 신뢰할 만한 정보를 가질 수 있을까? 우리가 원인을 (아리스토텔레스처럼) 목적으로 생각하건, (데카르트처럼) 충격으로 생각하건, (흄처럼) 상관으로 생각하건 간에, 원인 개념은 진리의 문제와도 관련이 있다. 언어의 주된 목적은 진리를 전달하는 것이며, 진리(참)인 문장은 실재와 연결된 문장이다. 진리의 문제(22장과 23장)는 지각의 문제와도 연결된다. 우리가 아는 진리들의 전부는 아닐지라도 많은 부분이 지각을 통해 얻어지기 때문이다. 또 진리는 자연스럽게 신과 연결된다. 전통적으로 신이 모든 진리를 아는 자이자 모든 진리의 원천으로 여겨졌을 뿐만 아니라 우주의 최초 원인이자 최후 목적으로 이해된 것은 우연이 아니다. 저자는 최종적인 결론을 열어놓는다. 과연 목적인을 데카르트처럼 폐기해야 하는지, 인간의 자유와 결정론을 어떻게 조화시켜야 하는지, 관념을 동원하지 않고 인간의 삶을 기술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해 저자는 명쾌한 판정을 유보한다. 이는 철학자다운 신중한 태도이며, 독자들의 주체적인 책 읽기와 토론을 유도하는 장점이다. 각 장의 끝에는 서너 개의 ‘주장’이 있다. 그 주장들은 그 장의 주요 내용을 상기하고 더 심화된 생각의 실마리를 찾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만일 여러 사람이 함께 책을 읽는다면, 그 주장들을 놓고 흥미롭게 토론해도 좋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