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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주의의 사용
문화사회학의 관점 양장
최종렬
한국문화사 2016.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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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연구재단 저술총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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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서문

여는글 한국사회의 문화풍경
문화풍경 하나: 사당동 더하기 22
문화풍경 둘: 믿거나 말거나, 찬드라의 경우
문화풍경 셋: 풍경
문화풍경 넷: 무산일기
문화풍경 다섯: 혹성탈출

제1장 문화사회학으로 본 다문화주의
국민국가의 형성과 사회적인 것의 영토화
이주의 지구화와 사회적인 것의 탈영토화
문화의 사용: 이데올로기, 전통, 상식
‘다문화주의의 사용’의 관점에서 구성한 연구 분석틀

제2장 서구 다문화주의 정책과 담론
에스닉 집단과 다문화주의 정책
에스닉 집단에 대한 다문화주의 담론: 정의와 자아실현
공공 영역에서의 다문화주의: 공적 프라이버시

제3장 정의: 이데올로기 차원의 다문화주의
윌 킴리카: 개인의 자율성과 전 사회적 문화
낸시 프레이저: 동등한 도덕적 가치와 동등한 참여

제4장 자아실현: 전통 차원의 다문화주의
찰스 테일러: 지평의 융합과 포용적인 상호작용 문화
악셀 호네트: 자아실현을 위한 인정투쟁

제5장 공적 프라이버시: 상식 차원의 다문화주의
린 로플랜드: 근대성과 공공 영역의 출현
어빙 고프만: 성스러운 게임과 공적 프라이버시

제6장 한국의 다문화주의
국민국가가 사용하는 다문화주의
국가의 탈영토화
시장의 탈영토화
공론장의 탈영토화
가족의 탈영토화
공동체의 탈영토화
공공장소의 탈영토화

닫는글 민주주의와 사회적 공연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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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저자 : 최종렬
계명대학교 사회학과 교수이며, 동대학 이민다문화센터 소장과 정책대학원 이민다문화사회학과 학과장을 맡고 있다. 한국문화사회학회 학술지 『문화와 사회』 편집위원장과 학술위원장을 역임하고 현재 부회장을 맡고 있다. 주요 관심분야는 문화사회학, 사회/문화이론, 질적 방법론이다. 사회학의 문화적 전환을 정당화하는 이론 작업과 이를 구체화하는 경험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저서로는 『지구화의 이방인들: 섹슈얼리티·노동·탈영토화』(2015, 2013), 『사회학의 문화적 전환: 과학에서 미학으로, 되살아난 고전사회학』(2009), (2004), 『타자들: 근대 서구 주체성개념에 대한 정신분석학적 탐구』(1999), 『여러 갈래길 누가 말하나』(1994, 소설)가 있다. 공저로는 『베버와 바나나: 이야기가 있는 사회학』(2015), 『한국사회의 문화풍경』(2013), 『문화사회학』(2012), 『한국의 사회자본: 역사와 현실』(2008), 『뒤르케임주의 문화사회학: 이론과 방법론』(2007)이 있다.

품목정보

발행일
2016년 03월 25일
판형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360쪽 | 153*225mm
ISBN13
9788968173448

책 속으로

1930년대 중반 청계천 주변의 풍경을 그려낸 박태원의 소설 ??천변 풍경??이 시작되는 첫 구절이다. 제목에 걸맞게 소설에는 빨래터, 한약국, 신전집, 하숙옥, 선술집, 객줏집, 포목전, 요릿집, 기생집, 권번, 은방, 반찬가게, 고물상, 이발소, 미용원, 세탁소, 자전거포, 백화점, 카페, 당구장, 극장, 여관, 양복점, 양화점, 양약국, 병원, 신문사, 담뱃가게, 전매국, 목욕탕, 유치원, 공장, 전차, 경성역, 예배당, 우편소, 경찰서 등 다종다양한 공간들이 나온다. 왜 여러 공간이 나오는가? 그건 전통적 공간이 분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제가 강점한 땅이기는 하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일상을 살아가며 상호작용하고 그 과정에서 삶의 새로운 공간들이 분화된다. 물론 기존 공간도 살아남아 힘을 발휘하고 있다. 하지만 그로부터 새로운 공간들이 분화되어 나오게 되면 기존 공간의 성격도 바뀌기 시작한다.

이 공간들은 단지 물리적 풍경인 것만은 아니다.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청계천 주변에서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보내며 살아가는 인물들이 어림잡아 70여 명 등장한다. 먼저 이미 터 잡고 사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서로 사는 내력에 대해 샅샅이 알고 있는 이웃이다. 한약국 집 안잠자기 귀돌 어멈, 민주사집 행랑에 얹혀사는 얽음뱅이 칠성 어멈, ‘감때 사나웁게 생긴’ 수다쟁이 점룡이 어머니, 남편 사별 후 홀로 이쁜이를 키워온 이쁜이 어머니, 기생집에 드난을 살고 있는 필원이네와 같은 빨래꾼은 물론 재력가로 밤마다 마작을 일삼는 사법서사 민주사와 관철동 작은 마누라 안성댁, 경성부회의원 매부를 둔 중절모의 신수 좋은 포목점 주인, 다리 밑 거지대장과 깍쟁이들, 한약국 집 주인 영감 내외와 동경 어느 사립대학 영문과를 나온 한약국 집 큰아들, 입만 열면 기생 얘기, 여급 얘기, 갈보 얘기를 한바탕 늘어놓는 것을 좋아하는 은방 주인, 행여 청계천이 덮여 돈벌이를 잃지 않을까 걱정하는 샘터 주인 김 첨지, 나막신을 팔다 새로 나온 싸구려 고무신에 밀려 낙향하는 서울 태생 신전집 주인, 신전집 행랑에 있다가 독립해 돈푼깨나 번 미장이 신 첨지 등이 그러하다.

새로 이주해와서 살아가는 사람들도 등장한다. ‘들어온 지 얼마 안 된 게 주짜만 빼려 드는’ 젊은 이발사 김 서방과 유리창 너머 바깥구경에 권태를 느낄 틈이 없는 김 서방 조수 소년 재봉이, 여름에는 아이스크림 장사를 겨울에는 군밤 장사를 하는 점룡이, 서방 잘못 만난 탓에 시골에서 올라와 약국 행랑에 드난살이하는 만돌 어멈, 시골 가평에서 아버지 손에 이끌려 한성으로 올라와 한약국 사환이 된 창수, 15살 남편을 ‘호열자’로 잃고 금전꾼을 따라 천변으로 흘러든 금순이, 일본으로 밀항하려다 실패하고 서울로 온 금순이 친정아버지 용 서방과 아들 순동이, 부모형제는 물론 일가친척도 없고 가난하고 못생겼지만 협기 넘치는 카페 여급 기미꼬, 지방 순회 전문 극단을 따라다니다가 카페 여급이 된 메리, 광교 모퉁이 은방 2층을 세내어 ‘동아 구락부’라는 당구장을 새로 시작한 ‘사이상’, 빚에 쫓겨 알몸 하나 가지고 서울로 올라온 근화식당 주인, 남대문 밖 어느 석유회사 주인 등. 하지만 이들은 완전한 이방인이 아니다.

시간이 지나면 천변 어느 공간엔가 자리를 잡아 자신이 살아온 삶의 내력을 드러낸다. 낯선 이도 곧 친숙한 존재로 바꾸는 독특한 공간이 바로 천변이다. 물론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도 있다. 카페에 객으로 온 ‘신사’, 샘터에 처음 빨래하러 나온 시골뜨기 ‘낯선 여편네’, 한약방에 온 애꾸눈 시골 손님, 금광 ‘뿌로카’, 금전꾼, 모군꾼, 등장수, 인력거꾼, 경찰, 신문 배달부, 음식점 배달부, 요릿집 보이, 당구장 ‘게임도리’, 카페 보이, 바텐더, 버스 걸, ‘내력을 알 수 없는 남자들.’ 이들도 ‘남들의 뒷공론’에 곧 정체가 밝혀질 터이지만, 근대 도시의 특성인 ‘익명성’이 어느 정도 그 모습을 갖춰가는 형국이다.

__본문 중에서

출판사 리뷰

다문화주의는 국민국가를 넘어 더 나은 삶으로 우리를 안내하는 개념이다. 개념은 한순간을 다른 순간으로 연결시켜준다. ‘쉴 수 있는 집’이라는 개념이 숲에서 길을 잃은 사람들에게 고립에서 벗어나 다른 존재들로 향하도록 만드는 것과 같다. 누구라도 이 개념을 잘 사용하여 길을 나서면 미로와 같은 숲에서 빠져나올 길이 열린다. 그런 점에서 개념은 누구에게나 가용한 공적 상징체계다.

다문화주의는 ‘원래’ 서구 자유민주주의 나라에서 만들어졌다. 하지만 원래 출처가 어디인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갖다 쓰면 오롯이 내 것이 된다. 지금까지 한국국민은 국민국가 프레임 안에서만 작동하는 공적 상징체계를 사용해서 삶을 살아왔다. 국민국가의 불멸성! 현재 우리는 이러한 삶의 의미가 위기에 처한 것을 눈앞에서 보고 있다. 새로운 의미를 구성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공적 상징체계가 필요한 이유다.

다문화주의는 바로 우리가 사용해서 새로운 삶의 의미를 구성해야 할 공적 상징체계다. 이를 사용하면 새로운 미래가 보인다. 이 미래에는 국민국가가 없는 게 아니다. 국민국가는 국민을 생존에 급급한 경제적 동물로 추락시킬 수도 있고 성스러운 자아를 지닌 인간으로 상승시킬 수도 있는 ‘제도’다. 분명, 악한 제도 아래에서 선한 삶을 살기는 어렵다. 그렇다고 제도 그 자체를 없앨 수는 없다. 문제는 선한 제도를 만드는 것이다.

제도는 행위자들의 행위와 무관하게 스스로 작동하는 이해 불가능한 체계가 아니다. 행위자들이 공동의 삶을 살기 위해서는 반드시 의존해야 하는 유형화된 행위 방식이다. 행위자들의 삶은 제도 안에서 그리고 제도를 통해서 이루어진다. 제도는 행위자들의 삶을 제약하기도 하지만 행위를 할 수 있는 역량을 부여하기도 한다. 따라서 행위자들이 함께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서는 반드시 더 나은 제도가 필요하다. 제도는 함께 더불어 사는 유형화된 행위 양식이기 때문이다.

유형화된 행위를 한다는 것은 의사소통한다는 것이다. 의사소통은 공적 상징체계를 사용해서 이루어진다. 사적 상징체계를 사용하면 고립된 신비의 영역으로 갇히는 것을 보면 바로 알 수 있다. 어떤 공적 상징체계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의사소통이 다르게 나타나며, 제도의 성격도 바뀐다.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표상하는 새로운 공적 상징체계를 도입해서 의사소통하고 새로운 제도를 구축해야 할 이유다. 다문화주의는 바로 그러한 공적 상징체계다.

다문화주의의 사용!

다문화주의가 참인지 아닌지는 실제로 사용하여 결과를 얻어야만 알 수 있다. 아무쪼록 많은 사람이 다문화주의를 사용하여 좁은 국민국가 프레임 안에 안주하지 말고 더 나은 삶을 만드는 데 나서기를 희망한다. 사용하려면 우선 깊게 읽고 내면을 성찰하고 연단해야 한다. 이를 통해 각자 더 좋은 삶에 대한 독자적인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서로 주고받아야 하고 그런 뒤얽힌 이야기 덩굴을 타고 ‘우리 모두’ 더 나은 세상으로 올라가야 한다.

글의 짜임은 다음과 같다.

여는 글에서는 한국사회의 문화풍경 다섯 개로부터 이 책을 시작한다. 이 문화풍경에는 모두 한국국민과 다른 문화를 가졌다고 상상되는 이방인이 등장하여 한국국민에게 문제적 상황을 야기한다. 이들이 사용하는 공적 상징체계를 살펴보면 한국국민이 지금까지 당연시해왔던 일상생활의 실재가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제1장에서는 국민국가의 형성을 사회적인 것의 영토화로 개념화하고 이주의 지구화가 사회적인 것을 탈영토화시키고 있다는 테제를 제출한다. 이어 탈영토화된 공간에서 이주자와 한국국민이 주고받는 상호작용을 탐구하기 위해 물화된 문화 개념을 의미화 실천으로 재개념화한다. 또한 문화의 사용 방식을 이데올로기, 전통, 상식이라는 세 분석적 차원으로 나누고, 이에 맞추어 다문화주의 연구틀을 구성한다.
제2장에서는 서구에서 전개된 다문화주의 정책과 담론에 대해 논의한다. 먼저 다문화주의 정책이 각 국민국가 내부에 존재하는 에스닉 집단 유형(원주민, 준국민집단, 이민자집단)에 따라 다르게 적용된다는 점을 밝힌다. 다음으로 에스닉 집단을 대상으로 한 서구의 다문화주의 담론이 정의와 자아실현이라는 두 축을 통해 이루어져 왔음을 지성사적으로 추적한다. 이어 기존의 다문화주의 담론이 공공장소에서 이루어지는 일상의 삶을 조망하지 못하는 한계를 지님을 밝힌다.

제3장은 정의의 관점에서 다문화주의를 주창하는 대표적인 학자 윌 킴리카와 낸시 프레이저의 논의를 살펴본다. 킴리카와 프레이저가 제출한 다문화주의는 정치 영역과 경제 영역에서 사용될 수 있는 공적 상징체계다. 정치 영역에서는 평등, 경제 영역에서는 성취라는 공적 상징체계를 이데올로기적으로 사용하여 정의를 추구한다.
제4장은 자아실현의 관점에서 다문화주의를 제창한 찰스 테일러와 악셀 호네트의 논의를 살펴본다. 테일러와 호네트가 그려낸 다문화주의는 시민 영역과 친밀성 영역에서 사용될 수 있는 공적 상징체계다. 시민 영역에서는 탁월성, 친밀성 영역에서는 사랑이라는 공적 상징체계를 전통으로 사용하여 자아실현을 추구한다.

제5장은 공공장소의 대면적 질서를 탐구한 어빙 고프만의 논의를 공적 프라이버시라는 다문화주의 담론으로 재구성한다. 이는 공공 영역에서 사용될 수 있는 공적 상징체계다. 공공 영역에서는 예의 바른 무관심이라는 공적 상징체계를 상식으로 사용하여 공적 프라이버시를 추구한다.

제6장에서는 국민국가가 다문화주의를 사용하여 새로운 국민 만들기를 실행하는 모습을 살펴본다. 핵심은 이주의 지구화 시대 사회계층의 맨 밑바닥에서 더러운 일을 전담할 사회적 형식을 창출하는 것이다. 이러한 국민국가의 기획이 실패할 수밖에 없음을 지적하고, 사회적인 것이 탈영토화되고 있다는 관점으로 지금까지 한국사회에서 진행되어 온 다문화주의 담론을 비판적으로 성찰한다.

맺음말에서는 국민국가 차원을 넘어선 민주주의의 성숙과 인간의 성스러움의 보편화를 위해서는 사회의 각 영역이 각자 자율성을 지닌 사회적 공연장이 되어야 한다는 점을 제시한다. 더 나아가 모든 영역을 아우르는 연대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사회 전체가 시민 영역의 공적 상징체계를 활용하여 사회적 공연에 들어가야 함을 밝힌다.

고마운 사람들에게 감사를 표해야겠다. 두 아이의 육아로 바쁜 가운데도 귀중한 틈을 내어 자신의 책처럼 세세하게 읽고 다듬어준 최인영에게 감사한다. 하루도 빠짐없이 학교에 나와 꼼꼼히 읽고 때론 도발적인 질문까지 던진 이예슬도 고맙다. 장부배는 색다른 시선으로 빠르게 읽어주었다.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는데도 김경자, 최종희, 백종숙은 고맙게도 학교에 나와 즐겁게 읽어주었다. 마지막에 힘을 보탠 김영은은 미처 깨닫지 못한 미세한 부분까지 잡아냈다. 말끔한 책으로 만들어준 이은하 편집자의 노고에 감사한다. 이 연구가 진행될 수 있도록 지원해준 한국연구재단에도 고마움을 전한다.

이 책은 내가 지난 7~8 년간 문화사회학의 관점에서 다문화주의에 관해 연구한 것을 이론적으로 풀어놓은 것이다. 나는 이론이 안내하는 경험적 연구로서 2013년 ??지구화의 이방인들: 섹슈얼리티·노동·탈영토화??를 냈다. 2015년에는 소수자 연구의 구체적인 방법론으로서 서사사회학을 소개한 ??베버와 바나나: 이야기가 있는 사회학??을 제자들과 함께 펴냈다. 이 책은 앞의 두 책과 연장선상에 있으면서, 두 책을 이론적으로 아우르는 완결판이다. 따로 읽어도 좋고, 함께 읽으면 이해가 잘 되니 더욱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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