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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글
토스카나는 어떤 곳? 서문 토스카나 1 토스카나 2 에필로그 토스카나를 사랑하는 사람들, 그들만의 특별한 제안 토스카나… 지금 떠나고 싶다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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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 저자 김영주의 두 번째 선택, 토스카나!
세계적인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최근호(2007. 5. 14)에서 ‘여행’을 특집으로 다루었다. 그런데 그 여행의 의미가 눈길을 끈다. “Slow is Beautiful.” 감당하기 힘든 일정에 이곳저곳 돌아보는 빡빡한 일정으로 채워진 여행, 여행지보다 면세점에서 지갑을 여는 게 더 즐거운 여행, 쉼이 아닌 숨이 차오르는 그런 여행이 아닌, ‘느리게’ 세상을 음미하는 여행을 다녀오라는 당부인 셈이다. “2천 년이 넘은 성벽 안에서 1천 년이 넘은 건물에 살며 5대 6대째 내려온 가업을 이어가면서 여전히 구식 열쇠로 집안을 들어가고 나오며 인터넷의 효율성을 비웃고 두세 시간씩 식사를 하며 하루에 한 번 낮잠을 꼭 자는 그들을 생각해 보세요. 꽃 한 송이 나무 한 그루 심고 가꾸는 일에 정성을 다하는,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비록 빵 하나를 만드는 것일지언정 열정을 쏟는 그들을 떠올려 보세요.” 작년 여름, 『캘리포니아』를 통해 ‘머무는 여행’이라는 새로운 여행법을 설파했던 김영주는 우리 시대의 대표적인 ‘Slow Traveler’이다. 이런 그녀가 토스카나를 자신의 두 번째 여행지로 선택한 것은 일종의 운명이었다. 물론 토스카나는 그녀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단 한 순간도 카메라와 노트북, 그리고 수첩을 떼어내지 못한 채 움직였어요. 감성의 울림만큼 ‘기록’이라는 분주한 과정을 거쳐야 했던 순간이었지만 나는 그곳에서 여지없이 나를 사랑할 수 있었답니다. 떠나기로 한 나 자신을 기특해 했고 그 떠남의 종착지가 토스카나라는 사실에 고마워했어요.” 김영주는 토스카나에서 ‘느림’의 가치를 배웠노라고 고백한다. 토스카나는 이렇게 말한다. 좀 더 천천히 살아가라고, 한 번뿐인 짧은 삶을 조금 더 넉넉하게 살라고…. 토스카나의 시계는 서울의 그것과는 달랐다. 좀 더 빠르게, 좀 더 앞서가며, 좀 더 새롭게 라는 구호가 여기저기 뒤덮어 있고, 거기에 맞는 인간형에 모두가 ‘옳은 표’를 던지는 세상에서 토스카나는 저만치 떨어져 있었다. 그 안에는 ‘전통’이라는 토스카나만의 비법이 숨어 있었다. 그렇다. 토스카나식 행복은 바로 자연과 조상의 흔적, 그리고 ‘나’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그래서였을까? 토스카나에 두 차례 머물다 온 김영주는 철저하게 토스카나식으로 살다 왔다. 어느새 토스카나에 길들여진 것이다. 여행을 마친 지금도 그녀는 “이끼 낀 돌바닥과 군데군데 부서진 담벼락과 끝없이 구불거리며 나 있는 좁은 길과 잔잔하게 물결치는 포도밭의 풍경을 도저히 지워낼 수 없어” 힘이 든다고 고백한다. 완만하게 오르내리는 푸른 언덕과 찬란한 태양, 마을 어귀에 둘러앉아 체스를 두던 할아버지, 허리가 굽은 할머니와 유모차의 아이, 직접 만든 치즈와 공예품을 좌판에 내놓고 파는 시골 아줌마, 커다란 앞치마를 두르고 큰 소리로 “본조르노”를 외치던 식당 주인, 성당 창문 밖으로 얼굴을 내밀어 웃음 짓던 신부님, 낡은 자전거에 몸을 싣고 골목 구석구석 한가로이 돌아다니던 젊은이까지…. 김영주는 토스카나 품안에서 느려진 걸음만큼 세상의 아름다운 모습에 조금 더 가까이 갈 수 있었다. 행복과 불행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들이닥치고, 사랑할 사람도 미워할 사람도 없는 혼자의 시간은 ‘나’라는 대상을 놓고 애증의 줄다리기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길 위에서 만큼은, 여전히 설렌다. 해가 들어갔다. 하늘은 먹구름으로 뒤덮이고 가는 빗줄기가 창문 위로 떨어진다. 쓸쓸해진다. 쓸쓸함도 행복이다. 이 두 개의 감성은 서로 밀쳐내는 것이 아니다. 쓸쓸함의 상처를 안아주는 행복은 더 깊고 더 오래 간다. - 본문 중에서 보첼리의 영혼 저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따뜻한 고음이 지금 토스카나의 길 위로 흐드러지게 뿌려진다. 아, 미치도록 좋다. 외로움의 대가가 이것이라면 기꺼이 받아들이겠다. 창문을 다 열고 흙과 나무들의 냄새를 맡았다. 길쭉한 나무줄기의 틈새로 햇빛이 가늘게 들어온다. 활짝 열려진 가슴으로 사랑이, 두근거리는 사랑이 들어온다. 언제였는지 누구였는지도 모르는, 특별한 그리움도 가슴앓이도 없이, 그러나 지금 나는, 생각만으로도 가슴 벅차지는 ‘사랑’ 안으로 들어와 있다. - 본문 중에서 캘리포니아, 그리고 토스카나. ‘Slow Traveler’ 김영주에게 여행이란 강한 ‘중독성’을 품은 존재다. 그녀는 말한다. 여행이란 결코 즐거움과 행복으로만 가득 찬 게 아니라고. 비 오는 골목 어귀를 혼자 걸어야만 하는 외로움과 길을 헤매며 안절부절 못하는 당혹함과 긴 여정 사이에 생길 수밖에 없는 무기력함, 그리고 낯선 곳에서의 팽팽한 긴장과 신체적 고통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고 당부한다. 당연한 질문 하나. 그렇다면 왜 그녀는 여행을 떠나는 걸까? 그건 아마도 여행을 마친 후, 그 모든 것이 가슴 아린 추억이 되기 때문일지 모르겠다.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순간, 어디론가 또 떠나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는 건 그 때문이 아닐까? 이 책은 토스카나에 관한 ‘두근거림과 감동의 기록’이다. 당신이 이 책을 손에 잡은 순간, 그 아름다운 땅에서 불어오는 한줄기 바람이 당신의 영혼을 파고들지도 모르니 잔뜩 기대해도 좋다. 또 다시 여름이 찾아왔다. 여행의 계절이다. 그런데 이번만큼은 그저 그런 여행에서 탈피해보기로 하자. 이번만큼은 ‘토스카나’를 찾기로 하자. 조물주가 정성을 들여 빚어낸 자연의 낙원과 수천 년 간 인간이 보태 놓은 아름다운 창조물을 한 번 제대로 느껴보기로 하자. 설령 그 땅을 직접 밟지 못한다고 해도 너무 슬퍼하지는 말자. 여행이란… 비록 짧은 시간이지만, 인생의 축소판이라고 말해주는 김영주의 『토스카나』가 있으니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