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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 3
르네상스부터 계몽주의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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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사생활의 역사를 위하여ㅣ필립 아리에스

1부 근대성의 상징들
정치와 사생활ㅣ이브 카스탕
종교개혁들 : 공동체적 예배와 개인적 신앙ㅣ프랑수아 르브룅
글의 관행들ㅣ로제 샤르티에

2부 사적 영역화의 유형들
예절의 기능ㅣ자크 르벨
내밀성의 은신처ㅣ오리스트 레이넘
맛에 의한 구별짓기ㅣ장-루이 플랑드랭
어린이의 개인화ㅣ자크 젤리
내면 세계의 기록ㅣ마들렌 푸아질
문학 행위 또는 사생활의 공개ㅣ장 마리 굴모

3부 촌락 공동체, 국가, 가정 : 동향과 갈등
공적인 것과 사적인 것ㅣ니콜 카스탕
우정과 사교적인 기질ㅣ모리스 에마르
가정, 거주와 동거ㅣ알랭 콜롱
가정, 사생활과 관습의 대립ㅣ다니엘 파브르
가정, 명예와 비밀ㅣ아를레트 파르주

결론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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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3

조르주 뒤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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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orges Duby

1919년 파리에서 태어났다. 20세기 최고의 중세사 연구자로 자크 르 고프 등과 함께 3세대 아날학파를 이끌었다. 1970년에는 콜레주 드 프랑스의 중세사 담당교수로 취임하였고, 이어 1988년에는 학자의 최고영예인 아카데미 프랑세즈 회원이 되었다. 대표적인 저서로는 『중세 서양의 농촌 경제와 생활』 『서기 천년』 『부빈의 일요일』 『대성당의 시대 980~1420 : 예술과 사회』 『중세의 결혼』 『12세기의 여인들 1~3』 『전사와 농민』 『봉건제의 상상체계』 『역사는 계속된다』 등이 있다. 또한 『사생활의 역사』 5권, 『여성의 역사』 5권, 『프랑스 농촌사』 4권, 『프랑
1919년 파리에서 태어났다. 20세기 최고의 중세사 연구자로 자크 르 고프 등과 함께 3세대 아날학파를 이끌었다. 1970년에는 콜레주 드 프랑스의 중세사 담당교수로 취임하였고, 이어 1988년에는 학자의 최고영예인 아카데미 프랑세즈 회원이 되었다. 대표적인 저서로는 『중세 서양의 농촌 경제와 생활』 『서기 천년』 『부빈의 일요일』 『대성당의 시대 980~1420 : 예술과 사회』 『중세의 결혼』 『12세기의 여인들 1~3』 『전사와 농민』 『봉건제의 상상체계』 『역사는 계속된다』 등이 있다. 또한 『사생활의 역사』 5권, 『여성의 역사』 5권, 『프랑스 농촌사』 4권, 『프랑스 도시사』 5권 등의 출간을 지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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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 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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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chelle Perrot

1928년생. 프랑스의 대표적인 역사학자로 현재 파리 디드로대학의 명예교수로 재직 중이다. 노동운동의 역사에 관한 작업을 해왔고 에르네스트 라브루스, 미셸 푸코 등과 함께 연구활동을 했다. 여성의 역사와 젠더 출현의 문제 등 여성학 분야의 개척자다. 오늘날에도 활발하게 여성사에 관한 학문활동을 펼치고 있을 뿐 아니라 여성운동의 실천에도 앞장서고 있으며, 우리나라 여성사 연구자들 사이에서는 대모 격으로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여성사 연구 외에도 넓은 학문세계를 구축했으며, 무엇보다 1971년 계량화 작업을 토대로 파업과 경제 주기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국가박사학위 논문 「파업하
1928년생. 프랑스의 대표적인 역사학자로 현재 파리 디드로대학의 명예교수로 재직 중이다. 노동운동의 역사에 관한 작업을 해왔고 에르네스트 라브루스, 미셸 푸코 등과 함께 연구활동을 했다. 여성의 역사와 젠더 출현의 문제 등 여성학 분야의 개척자다. 오늘날에도 활발하게 여성사에 관한 학문활동을 펼치고 있을 뿐 아니라 여성운동의 실천에도 앞장서고 있으며, 우리나라 여성사 연구자들 사이에서는 대모 격으로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여성사 연구 외에도 넓은 학문세계를 구축했으며, 무엇보다 1971년 계량화 작업을 토대로 파업과 경제 주기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국가박사학위 논문 「파업하는 노동자들」을 통해 사회사가로 우뚝 섰다. 조르주 뒤비와 함께 『사생활의 역사』(1985~1987) 총서 작업을 주도하면서 페로의 학문세계는 넓고 깊고 섬세해졌다. 이후 여성사 연구에 집중하며 『서구의 여성사』(1991~1992), 『공적 여성들』(1997), 『여성들 혹은 역사의 침묵』(1998) 등을 출간하면서 특히 조르주 상드에 관심을 보였다. 2001년에는 『역사의 그늘』을 통해 감옥의 역사를 선보였다. 2009년에는 기념비적인 역작 『방의 역사』로 프랑스 페미나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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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여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사학과에서 석사학위(서양사 전공), 고려대 서양사학과에서 문학 박사학위(서양사 전공)를 받았다. 수원대학교와 이화여자대학교 강사를 역임했고, 서울대학교 국제지역대학원 초빙교수를 거쳐 현재 수원대학교 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면서 역사교육학회 편집이사를 맡고 있다. 주요 연구관심 분야는 서양근대사, 문화사, 여성사, 교회사 영역이다. 주요 저서로는 『루이 14세는 없다』, 『근대유럽의 형성』(공저), 『교육과 정치로 본 프랑스사』(공저), 『서양사』(공저), 『프랑스 구체제의 권력구조와 사회』(공저) 등이 있고, 번역서로 『앙시앵 레짐』, 『사생
이화여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사학과에서 석사학위(서양사 전공), 고려대 서양사학과에서 문학 박사학위(서양사 전공)를 받았다. 수원대학교와 이화여자대학교 강사를 역임했고, 서울대학교 국제지역대학원 초빙교수를 거쳐 현재 수원대학교 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면서 역사교육학회 편집이사를 맡고 있다. 주요 연구관심 분야는 서양근대사, 문화사, 여성사, 교회사 영역이다. 주요 저서로는 『루이 14세는 없다』, 『근대유럽의 형성』(공저), 『교육과 정치로 본 프랑스사』(공저), 『서양사』(공저), 『프랑스 구체제의 권력구조와 사회』(공저) 등이 있고, 번역서로 『앙시앵 레짐』, 『사생활의 역사 3』, 『루이 14세와 베르사유 궁전』, 『방의 역사』, 『파리의 풍경』(공역)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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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 로제 샤르티에
생-클루 고등사범학교를 졸업하고 지금은 사회과학 고등연구원 교수로 있다. 아날학파의 제4세대를 대표하는 학자이다. 저서로『프랑스 혁명의 기원』『독서의 문학사』등이 있다.
편집자 : 필립 아리에스
소르본 대학을 졸업하고 국립도서관, 열대농업 조사기관, 출판사 등 아카데미즘 밖의 직업에 종사하면서 '일요 역사가'로 활동했다.『앙시앵 레짐 하에서의 아동과 가족의 삶』과『죽음 앞에 선 인간』등을 통해 새로운 역사학의 영역을 개척한 동시에 심성사를 근본적으로 혁신시킨 역사가라는 명성을 얻었다. 1979년에는 학사학위만으로 <사회과학 고등연구원 EHESS>에 초빙되었다.

품목정보

발행일
2002년 02월 28일
쪽수, 무게, 크기
816쪽 | 1444g | 178*227*40mm
ISBN13
9788955591071

책 속으로

여성은 당시 사회에서 가정에 갇혀 있었던 만큼 '여성의 사생활' 이라는 표현 자체가 모순처럼 여겨질 수도 있다. 확실히 그리고 일반적으로 여성은 공적인 역할, 정치, 행정, 도시의 자치 기구, 동업조합 등 외부 세계의 책임에서 배제되었다. 나탈리 데이비스는 16세기 리옹의 사례를 분석함으로써 이 점을 분명하게 보여주었다. 여성에게는 비공식적인 역할이, 그나마도 가혹하게 인정되었을 뿐 공식적인 역할은 주어지지 않았다.

여성의 임무는 무엇보다도 가사를 돌보는 것이었으므로 가정이 여성의 활동 무대였다. 여성은 교회와 세속 사회가 부여한 아내와 어머니로서의 이미지를 구형하는 것을 소명으로 여겼다. 그것은 단정한 몸가짐, 가족에 대한 헌신, 좋은 평판의 유지 등으로 요약되는 이른바 명예에 대한 요구였다. 따라서 한지붕 밑에서 한솥밥을 먹는 모든 사람에게 헌신하는 것이 여성의 운명이었다.

다시 말하면 여성은 아이에게 젖을 먹이고 양육하며 병자를 돌보고 임종을 지켜야 했다. 아무런 대가 없이 그런 일에 헌신하는 것이 여성의 직분이었다. 여성이 실제로 생산에 참여했다고 할지라도 여성을 칭찬하고 그러한 사실을 유언장에 기록하는 것은 당시의 관습에 어긋나는 것이었다. 훗날 프랑스에 카르멜 회를 창설한 아카리 부인도 가정과 딸들에게 직분을 다했다. 그녀는 딸들을 엄격하게 교육시켰으며, '딸들을 교육시키고 마음을 어루만지는 정다운 대화'를 나누기 위해 딸들을 하나씩 곁으로 불렀다. 그것이 주어진 역할이었던 만큼 그녀는 매순간 봉사해야 했던 것이다.

그런 점에서 올바크 남작의 장모였던 엔느 부인도 마찬가지였다. 그녀는 매년 여름 그랑발 성에서 자기 자식들 외에도 수많은 손님들을 맞아들였다. 그 집은 상당히 컸다. 1760년대에 그 집의 단골 손님이던 디드로는 다른 사람들을 편안하고 즐겁게 해주기 위해 세심하게 신경쓰던 안주인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어떤 요리에 관심을 보이면 다음날 그 요리가 제공될 정도였다. 사람들은 매사에 그와 같은 방식으로 대접받았다.”

결국 여성은 하녀인 동시에 안주인이었다. 실제로 여성은 가장으로부터 가사를 돌보는 데에 필요한 권한을 부여받았다. 대신 가장은 여성에게 겸양과 헌신 그리고 근면을 요구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여성을 가장에게 철저히 종속된 존재로 간주하는 시각은 재고되어야 한다.

--- pp.535~536

귀족 작위도 사회적 지위도 없는 가정의 경우 폭력, 구타, 도둑질, 배신, 사기 등에 관련된 싸움에서 명예를 내세우는 것은 일종의 존재 방식이자 타인의 말에 맞서 싸우는 수단이었다. 가족의 고발과 뒤이은 경찰 조사에 따른 감금은 가정적인 결함으로 인해 뒤집어쓰게 될지도 모르는 참을 수 없는 공개성, 즉 이웃의 쑥덕거림과 손가락질의 대상이 되는 것을 막아주었다. 만약 왕이 정식 재판을 거치지 않고 사적으로 비밀리에 말썽꾸러기를 감금시킨다면 명예는 더이상 손상되지 않았다. 그와 더불어 가정의 수치도 감옥의 어둠 속에 숨겨졌다. 바깥으로 드러날 수도 있엇던 불명예가 갑작스럽게 숨겨짐으로써 가정은 순수함을 회복하고 아무 흠도 없는 공적인 외양을 되찾을 수 있었다.

이런 수단을 통해 가정은 공적인 생활과 사적인 생활 사이의 불가피한 혼합 땜문에 감출 수 없었던 부분을 숨겼다. 가정은 비밀과 어느 정도의 내밀성을 지키기 위해 군주권에 가장 절대적인 성격을 부여한, 가장 전제적인 국왕의 제도에 의존했던 셈이다. 여기에서 이러한 과정은 적어도 두 가지 점에서 민중층의 가정에 도움이 되었다는 놀라운 모순을 지적해야 할 것이다. 우선 민중층이 귀족 및 부르주아와 동등한 자격을 지닌 신민임을 인식하게 되었으며, 또한 품위를 손상시키는 재판의 낙인을 모면하고 명예를 회복함으로써 치욕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었던 것이다.

--- pp.760

감정의 분리는 사적인 개인을 공적인 열정에서 떼어놓는 결과를 낳았으나, 그의 사적 영역 안에서만큼은 사적인 개인을 일종의 국가 이성과 같은 최고의 존재로 인정해주었다. 그러나 18세기 동안 이런 구분은 더이상 사적인 개인에게 만족스럽게 여겨지지 않았던 것 같다. 이제 인간의 정신과 마음 모두가 그런 구분으로 인해 피해를입고 있음을 인식하게 되었다. 조국을 위해 자유롭고 신중하게 헌신할 수 있는 영광스런 기회가 부당하게도 시민에게는 차단되었고, 정치적인 기획에 따라 추진되었던 가정의 발전은 거창하게 계획했던 대로 영역을 확대시키기는 커녕 정반대로 사적인 감수성의 자연스런 만개를 억압했던 것이다.

앙시앵 레짐 말기에 튀르고는 사회의 풍속이 '일반 사회'를 향해 떠내려가고 있다고 개탄했는데, 이 때 그는 가정적인 감정이 고갈되었음을 통탄한 젊은 페루 여인에게 공감을 표시했다. 교양 있는 아니면 사교적인 대화수준에 도달하지 못한 여자와 어린이들에 대한 연민과 관대함은 이제 더이상 존재하지 않았다 따라서 여자와 어린이는 그들이 속해 있는 평범한 수준을 넘어선, 좀더 중요한 문제가 논의되는 자리에서 배제되었다. 사람들은 여자와 어린이에게 적어도 그들이 받아 마땅한 세심한 배려조차 베풀지 않았다. 가정에서의 보살핌은 시대에 뒤떨어진, 다시 말하면 해로운 것처럼 여겨졌다. 어린이 교육은 하인들에게 맡겨졌으며 사람들은 그들이 그러한 의무에 충실하다고 믿고 싶어했다.

청소년은 훗날 그 교육적 기능이 문제시된 수도원이나 콜레주로 보내졌다. 그곳에서 돈으로 고용된 교사들로부터 지식을 전수받으며 성장한 젊은이들은 각자의 재능에 따라 사회에 진출했다. 사회는 이제 활기와 개방성을 요구했는데, 그것은 가정 안에서 교육받은 사람들을 실격시킬 수도 있었다. 왜냐하면 가정교육은 각자의 상황에 맞게 다 다른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바람에 '사적인 개인들' 로 하여금 집 안에서의 안락함만을 추구하며 필요한 관계에만 집착하게 만들 가능성이 컸기 때문이다.

--- pp.94~95

출판사 리뷰

<역사 연구의 신기원을 이룬 기념비적인 명저>
사르트르의 『존재와 무』 그리고 푸코의 『말과 사물』이 철학책인데도 마치 빵처럼 팔려나갔다면 이 방대한 시리즈는 유럽의 모든 나라에서 나오자마자 '상업적 베스트셀러만큼이나 많이 팔려나갔다.'(프랑스에서만 20만질이 팔렸다고 함) 일종의 '학술서'에 가깝고 전권 합해 거의 4,000여 페이지에 달하는 분량임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 14개 언어로 완역되어 있는 것은 그러한 말이 과장이 아님을 확인해준다. 물론 이 시리즈는 '베스트셀러만큼이나 많이 팔려나간' 상업적 성공만을 거둔 것은 아니다. 이와 동시에 '역사 연구의 신기원을 이룬 기념비적인 명저'라는 학문적 평가와 함께 새로운 출판 편집의 이정표라는 호평을 얻기도 했다.

우선 이 책의 다채로운 연구 주제와 다양한 연구 방법론들은 '새로운 역사'를 주창하고 있는 새로운 역사가들이 역사와 인간을 바라보는 눈이 얼마나 혁신적인가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그리고 전공 영역과 국적을 허물고 국제적인 대가들로 팀을 이루어 작업한 방식도 지식의 교류와 소통의 새로운 장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또 '눈(眼)을 위한 축제'라는 평이 따랐을 정도로 텍스트와 도판이 정교한 하모니를 이루도록 한 것은 이 시리즈를 단순히 하나의 책을 넘어 하나의 '작품'으로 만들어주고 있다. 예컨대 4권을 1부 '막이 오르면', 2부 '배우들', 3부 '무대 그리고 장소', 4부 '무대 뒤켠' 하는 식으로 정교하게 배치해놓은 데서 보이듯 각 권이 건축술적으로 정교한 완성미를 뽐내고 있기도 하다. 이처럼 역사와 인간을 바라보는 다채로운 시선과 시각이 책을 구성하는 다양한 편집술 및 배치술과 정교하게 조화를 이루면서 이제까지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일종의 오케스트라화를 통해 인간과 역사의 본질 그리고 우리의 현재의 삶을 새롭고 깊이 들여다 볼 수 있는 화려한 글읽기의 축제가 시작되고 있다.

<국가와 민족, '정치'로부터 '인간'과 나의 성찰로>
원래 이 책은 프랑스의 명문 출판사인 쇠유 출판사의 역사학 분야를 담당하고 있는 미셸 비녹의 제안으로 1976년부터 10여 년 간의 작업을 거쳐 1985년에 출판되었다. 이 작업을 주도한 것은 '일요 역사가'로 자임하고 있던 필립 아리에스와 조르주 뒤비였는데, 이 두 사람의 학문적 경로를 보면 이 시리즈의 독특한 특징을 읽어낼 수 있다. 원래 소르본 대학을 졸업한 아리에스는 대학교수 시험에 몇 번 실패한 후 국립 도서관 사서, 열대 농업 조사관, 플롱 출판사 편집자 등 대학의 아카데미즘과는 무관한 경로를 걸었다. 하지만 '일요 역사가'라는 말대로 역사 연구는 한번도 멈추지 않았다. 그가 얼마나 예리한 눈을 가졌는가는 갈리마르 출판사에서 퇴짜를 맞은 미셸 푸코의 처녀작을 플롱 출판사에서 과감히 출판해낸 데서 잘 알 수 있다. 이어 그는 아이들이 자연적 산물이 아니라 근대에 들어오면서 제도적·정치적으로 '탄생'했다는 혁신적인 명제를 제출한 『앙시앙 레짐기의 아동과 가족의 삶』이라는 명저를 통해 소위 심성사의 혁명을 선구적으로 알린다. 이 책이 나왔을 때만 해도, 파리의 출판계와 지성계에서는 (그가 열대 농업 조사관으로 일한 경력을 들어) "바나나 수입업자가 가히 혁명적인 역사책을 준비하고 있다"는 풍문이 돌 정도로 그는 대학이라는 제도나 아카데미즘과는 거리가 멀었다. 게다가 더욱 신기한 것은 그가 "악숑 프랑세즈"라는 극우파 노선을 따른 가문 출신으로 젊은 시절에 이 운동에 심취했으면서도 막상 역사학에서는 '혁명가'가 되었다는 것이다. 이어 그는 『죽음 앞에 선 인간』이라는 명저를 통해 역사와 인간과학의 시선에 포착되지 않은 역사의 그늘을 심층적으로 파헤치면서 역사와 인간을 바라보는 시선을 가장 혁명적으로 바꾼 역사가로 기록되고 있다. 그리고 조르주 뒤비의 경우 아카데미 프랑세즈의 회원이자 콜레주 드 프랑스의 중세사 담당 교수라는 이력이 잘 보여주듯이 역사학계의 대가 중의 대가이다. 그리고 동시에 화집의 빼어난 소개자이자 아마추어 오케스트라 지휘자로도 이름이 높았던 데서 알 수 있듯이 아카데미즘에 갇힌 연구자는 아니었다.

따라서 이 빼어난 책임 편집자들의 안내로 이 시리즈는 이제까지 인간의 삶을, 인간의 본질을 바라보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전환시키고 있다. 우선 '사생활의 역사'라는 제목이 주는 선입견과 달리 이 책은 결코 내밀한 부분 또는 어떤 비밀스러운 영역을 새로 '들추거나' 드러내는 것만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 오히려 인간과 삶을 바라보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전환시켜 인간 이해의 미지의 영역으로 들어가 인간과 역사를 전혀 새롭게 조망하고자 한다. 집을 들어 비유하건대 이전까지의 역사가 인간의 삶을 오직 거실이라는 공적인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것으로 보았다면 이 시리즈는 이러한 공간에 다락방과 침실, 그리고 지하실을 모두 합해 우리의 삶을 새롭게 바라보려고 한다. 즉 이제까지의 역사학이 인간을 궁정과 정치, 왕조를 중심으로 보았다면 이제 이를 인간과 인간의 삶을 중심으로 다시 펼쳐보겠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책은 세간에서 아날 학파하면 얼핏 떠올리는 '미시사'와는 거의 관계가 없다. 오히려 풍속사와 예술사, 정치사, 표상들의 체계의 역사, 일상사 등을 하나로 결합시키고 있는 '아래로부터의 종합사'라고 할 수 있다.

지난 20세기는 우리에게는 정치와 민족, 국가의 시대였다. 그리고 21세기말이 되어서도 지연, 학연 등 비정상적인 사적인 네트워크가 우리 사회의 음지를 구성하고 있다. 그리고 자유주의와 민주주의를 표방했지만 우리에게 '개인'은 거의 한번도 성찰과 고찰의 대상이 되어본 적이 제대로 없다. 예를 들어 술자리에서 남자들이 주요하는 이야기는 정치 이야기뿐이다. 그리고 사생활은 '수다'로 격하되어 왔다. 그런데 지금 모든 상황이 급변하고 있다. 아마 90년대 이전까지 개인을 가장 잘 표상하는 것이 '주민'등록번호였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제 개인을 가장 잘 표상하는 것은 핸드폰 번호와 인터넷 ID가 되었다. 국가를 구성하는 '주민'에서 우리는 이제 결정적으로 개인의 영역으로 들어선 것이다. 하지만 우리 문화는 (인터넷) ID가 곧장 (프로이트 식의) id로 변해 개인이 익명의 공간에서 개인의 욕망만 무차별적으로 배설하는 수준을 크게 벗어나고 있지 못하다. 실제로 신세대의 등장과 인터넷의 확산은 우리가 정치 과잉에서 벗어나 개인에 대한 성찰로 제대로 넘어가고 있지 못하다는 것을 보여주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이와 관련해 이 시리즈는 다시 질문한다. 나는 누구인가? 삶을 살아가는 것이란 과연 무엇인가? 그리고 아주 다채롭고 경이로운 인간의 삶의 장면과 역사의 풍경을 우리 앞에 펼쳐 놓는다.
<가장 위대한 역사가들과 재능 있는 젊은 연구자들이 조화를 이루어 그려 보이는 대하 드라마>
그리고 이처럼 엄청난 작업을 수행할 수 있었던 것은 역사학의 혁명을 연 아날의 노장 세대와 소장 세대, 그리고 각 국의 대가들이 다 함께 참여해 만들었기 때문일 것이다. 아리에스와 뒤비와 함께 40여명에 달하는 국제적 대가들이 다 함께 참여하고 있는 이 시리즈는 자칫 지엽말단으로 흐르기 쉬운 이 주제가 장강처럼 유유히 흘러가면서 역사의 미지의 영역들을 촉촉이 적시는 것을 가능하게 해준다. 고대→중세로 이어지는 역사 분류법을 고대→후기 고대→중세라는 분류법으로 대체할 것을 제안할 정도로 뛰어난 역사학 성과를 내고 있는 피터 브라운부터 시작해 『고양이 대학살』이나 『프랑스 혁명의 가족 로망스』 등을 낸 린 헌트에 이르기까지 각 분야의 40여명의 전문가들의 이력만으로도 이 책이 얼마나 흥미진진한 기획이 될 수 있는지를 충분히 감지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국내에서 그리스 로마 신화가 유행하고 있는데 로사마 연구의 일인자인 폴 벤느의 글을 보면 이를 좀더 심층적이고 너른 맥락에서 즐겁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아이를) '기를 것인가 버릴 것인가'(이 시리즈의 1권에 나오는 첫 제목임)부터 시작해 그리스와 로마에서는 종교와 신이 어떤 의미였는가를 탐구하는 그의 빼어난 글은 최근 국내에서 불고 있는 그리스 로마 신화 바람을 단순한 이국취미에 그치지 않고 바로 지금 여기에서의 우리의 삶을 되돌아볼 수 있는 좋은 자극제로 만들어주고도 남는다. 예컨데 이미 『그리스 사람들은 신을 믿었는가』라는 명저를 통해 이 세계를 파헤친 바 있는 그는 신과 저승 세계가 따로 존재하지 않았던 이 세계의 상상 세계가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를 때로는 유머로 때로는 날카로운 통찰로 매우 거시적으로 보여준다.(1권의 내용)

<눈(眼)을 위한 화려한 축제>
학문적으로나 생활 면에서 국가와 정치로부터 개인과 인간으로 주된 관심사가 이동한 것이 지난 80-90년대의 유럽의 기본적인 양상이고 지금의 우리의 삶의 양상이라고 할 수 있다면, 아마도 여기에 이미지의 시대의 도래를 또 다른 주요한 역사적 변화로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스펙타클의 시대니 이미지 시대니 하는 말이 너무 자연스럽게 들려오고 '문자 문화의 종말' 등의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아마 이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은 이미 80년대에 선구적으로 이미지와 문자가 적대적인 것이 아니라 상보적인 것이며, 아니 절대적으로 조화를 이루어야 하는 것임을 보여주었다. 그래서 이 책에는 "눈을 위한 화려한 축제"라는 명성이 따라 다니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각종 도판과 이미지들이 텍스트의 이해를 돕기 위한 무슨 부속물처럼 사용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역으로 사생활을 무의식적으로 가장 은밀하고 정직하게 드러낼 수 있는 것은 오히려 낙서와 일기, 그림 등이었다는 정황을 고려해볼 때 역사학을 비롯한 인간과학에서 종종 사료로서의 가치를 망각해온 인간의 삶의 이면의 자료들은 충분히 역사적 조망을 받아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 책이 "눈을 위한 화려한 축제"라는 명성을 얻게 된 것은 이러한 새로운 역사학적 방법론의 요청이 이 시리즈에서 성공적으로 달성되었다는 평가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독자들은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놀라운 분야를 빼어나게 조명해 들어가는 텍스트 외에도 역사의 이면과 진실을 동시에, 그리고 아주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각 장의 도판들을 통해 역사와 인간의 진실을 통찰하는 즐거움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고대 편을 다루고 있는 1권에서는 로마 사회부터 비잔틴 사회를 마치 5폭의 병풍처럼 펼쳐 보여주었다가 근대의 탄생과 함께 근대적 인간의 등장을 보여주는 근대 편에서는 삶을 마치 오케스트라처럼 다채롭게 연주하고, 거리와 도시가 삶의 주요한 무대가 된 4권에서는 이것을 마치 하나의 무대에서 전개되는 것처럼 보여주는 편집 솜씨는 이 책이 얼마나 빼어나게 구상되었는지를 잘 보여준다. 이 책이 출간되기 전부터 이탈리아, 미국, 영국, 독일, 스페인 등 각 국의 수많은 편집자들이 이 시리즈에 비상한 관심을 기울인 것 또한 아마 이 때문일 것이다. 따라서 이 시리즈는 어찌 보면 우리의 삶과 역사를 어떤 권에서는 예술품처럼(1권), 다른 권에서는 음악회처럼(3권), 그리고 또 연극처럼(4권) 보여준다.

<인간의 삶과 관련된 모든 학문이 다채롭게 퓨전된 풍성한 이야기상>
이 시리즈는 역사책이지만 동시에 통상적인 역사책의 범주를 넘어선다.
오히려 시대에 관한 거대한 박물지(博物誌)에 가깝다. 즉 이 책은 각 시대의 남과 여, 그들의 사고와 감정, 몸, 삶의 태도와 관습, 코드 체계, 흔적, 기호들을 관찰하고 양피지 문헌들, 비단옷과 승려복, 그리고 저택의 돌에 새겨져 있는 사적인 것의 이미지들을 추적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그리하여 이 책은 어떤 하나의 단일 주제와 방법론에 의한 하나의 체계적인 종합을 시도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영역과 다양한 주제, 다양한 접근 방법과 다양한 방법론이 하나의 거대한 조화를 이루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리하여 이 책은 어떤 면에서 보면 '풍속의 역사'가 되기도 하고, 다른 면에서 보면 '예술의 역사'가 될 수도 있고, 또 다른 면에서 보면 '심성의 역사'가 될 수도 있다. 또 이념의 역사가 될 수도 있고 심층에 있는 대중들의 심성의 변화를 통해 '혁명'의 동력과 함께 혁명이 실제로 인간의 삶에 미친 영향도 역추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마치 요리에서도 '퓨전' 요리가 새로 주목받듯이 다양한 주제와 방법론을 종합해 놓은 삶과 역사를 바라보는 시선을 하나만 있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개 일 수 있다는 지극히 상식적인 입장을 고수하는데, 이것은 이제까지 획일적인 삶과 일치된 시선을 강요받아온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많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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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과 계몽은 혁명의 원인이 아니라 결과다
    책과 계몽은 혁명의 원인이 아니라 결과다
    2006.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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