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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저 먼 외딴 길목에서 루 안드레아스 살로메를 위하여 행복을 향해 걷다가 한 송이의 장미처럼 도착 마리 테레제 투른 운트 탁시스 공주 마르테 헤네베르트에게 내적인 장미를 가득 채우라 너의 모습 묘지에서의 생각 나비와 장미 여름밤 꿈V 꿈XV111 사랑XX 모든 장미들을 향하여 손짓하네 꽃밭의 장미들은 모두 떨고 있네 강림절. 발견 시든 장미를 꽂아 주리라는 걸 장미들은 모두 바람결에 첫 장미들 눈을 뜰때 영혼 속 아픔까지도 알고 계시니 <가수 크리스토프 릴케의 사랑과 죽음의 노래> 중에서 장미들 중의 장미 순례의 길에 피어나는 장미 수호천사 장미꽃 쟁반 장미의 내면 기념비를 세우지 말라 장미, 왕좌 위의 그대여 노래하라, 내 사랑아 장미의 말 연작시 『장미 Les Roses』(1-27편) 부록(장미를 주제로 한 속담, 명언, 꽃말 등) 해설 |
Rainer Maria Ril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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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가 없으면 장미 시인이라 불리는 릴케에겐 어쩌면 남는 것이 아무 것도 없을지 모른다. 평생 사랑했던 장미였기에... 그러나 장미로 인해 목숨을 잃게 되는 것 또한 모순일까?
시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1825-1926)는 어느 날 벗에게 바칠 꽃다발을 엮다가 가시에 찔린 후, 백혈병을 얻어 생을 마감하고 만다. 이런 그의 죽음을 두고 여성시인 말리에뜨 오드는 “그는 죽었다. 장미 가시에 찔려!/ 시인이란 다른 일로는 죽지 않는 것”이라는 말로 애도했다. 장미는 릴케의 삶 자체이자, 예술적 고통의 표현이었다. “라론의 교회당 옆 높은 쪽에 있는 묘지에 묻혔으면 합니다. 바로 여기가 이 마을의 바람과 빛을 받을 수 있는 첫 자리이니까요.” 한 많은 삶의 종막을 예감한 탓일까. 1년 전인 1925년 10월 27일 시인은 세상에 남길 마지막 말들을 담아 긴 편지를 띠운다. 장미꽃잎처럼 겹겹이 쌓인 구슬 같은 낱말들... 시인이 바라던 스위스 발리스의 라론 교회묘지에 이런 묘비명이 세워진다. 장미여, 오 순수한 모순이여 수많은 눈꺼풀아래 누구의 잠도 아닌 즐거움이여. 꽃의 피어남은 누구를 위해서이랴. 어떤 의미를 나타내려는 것도, 그 무엇을 목표로 삼는 것도 아니었다. 오직 자기 자신 안에 있는 자체적인 현실을 바라보기 위함이었다. “누구의 잠도 아닌 즐거움”이 ‘눈꺼풀-이파리’의 가득함에 맞서서 그는 “무”, “아무도”, “수많은”에 이어지는 “순수한 모순”을 엮는다. 꽃에는 위도, 아래도 존재하지 않는다. “수많은 눈꺼풀” 속에는 “잠도 아닌 즐거움”을 사명으로 느끼는 시인의 눈길만이 요구된다. 순수함과 조화로움에 대한 갈망이 모든 데서 해방된 초극의 시간과 만나면서...... 지구상 3천만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는 장미. 그 장구한 세월 이상으로 꽃은 영원성을 희구해온 시인에게는 삶의 본질이자 세계 자체이다. 참다운 예술에 이르는 노정을 가늠하는 상형문자라고도 표현한다. 이런 릴케의 시세계는 그가 삶 자체보다도 더 소중하게 생각해 온 장미를 도외시하고는 이해의 지경을 한 발자국도 넓힐 수 없다. 그런 만큼 그에 관해 지금까지 과도할 정도로 자주 언급되어 왔다. 하지만 늘 가던 길만 통행하면서 원치 않은 편견과 편향된 시각이 생겨난 것도 사실이다. 이 책은 이에 대한 보완의 토대 위에서 기획되었다. 무엇보다 역자는 릴케문학을 재조명하는 차원에서 그간의 수용의 과정에서 나타난 결점을 딛고 일어서 균형적인 시각을 얻기 위해 주력했다. 따라서 주옥같은 그의 장미 시들을 시대적, 작품별로 고르게 선정하여 다루었다. 그간 주로 알려진 초기 시와 『신시집』의 몇몇 시의 한계에서 벗어나 별로 소개되지 않은 후기 시와 프랑스어로 쓴 시 부분에도 큰 관심을 부여하였다. 이 책의 부록에는 독자들을 고려하여 장미시인 릴케에 대한 몇몇 작가들의 평, 장미와 관련된 꽃말, 장미를 주제로 한 속담 또는 명언, 관련 그림 등이 실렸으며, 앞에 나온 장미시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역자의 꼼꼼한 해설도 들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