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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괴천국
엔젤 도미오카 부인의 티파티 메뉴얼 경찰 나 홀로 집에 - 할아버지 인형 신랑 여류작가 살의취급설명서 속죄 영광의 증언 미스터리 진품명품 감정쇼 유괴전화망 역자 후기 |
Keigo Higashino,ひがしの けいご,東野 圭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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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로 데려가면 어떻겠나? 한 열흘 동안 외국에 가서 실컷 놀고 오면 되잖나? 내가 크루저를 빌려줌세. 얼마 전에 30명 정도 탈 수 있는 크루저를 새로 샀거든. 일하는 사람들을 태우고 손자와 둘이 세계 일주를 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은데.”
복덩이가 어이없는 표정을 지었다. “말은 고맙지만 나중에 딸에게 잔소리 들을 것을 생각하니 벌써 골치가 아프군.” “딸에게 비밀로 하고 몰래 데려가면 되잖나?” “말도 안 돼! 그건 유괴가 아닌가?” “그래, 그건 좀 심하지? 푸하하하하.” 돈방석이 삼국지에 나오는 장비처럼 호탕하게 웃었다. 보물선이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잠깐만! 그거 좋은 생각인 것 같은데. 맞아, 손자를 유괴하는 걸세!” _ 독소소설 <유괴천국> 중에서 『살의취급설명서』. 정말 독특한 제목이다. 생각해보니 소설인지 에세이인지도 모른다. 설마 실용서는 아니겠지. 살의를 어떻게 취급해야 하는지 가르쳐주는 책은 없을 테니까. 그런데……. 책의 첫 페이지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 ‘살의는 누구든지 쉽게 손에 넣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떻게 사용해야 할지, 정확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거의 없습니다. 더구나 어설픈 지식으로 사용하면 대단히 슬픈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 이것은 살의를 처음 사용하는 분이 안전하고 올바르게 살인에 이를 수 있도록 설명해놓은 책입니다. 끝까지 읽으신 후에는 목적을 달성할 때까지 소중히 보관하십시오.’ _ 독소소설 <살의취급설명서> 중에서 “흐흐흐, 놀랐지? 그래, 난 유괴범이야.” “어, 어, 어느 집 아이를 유괴했나요?” “어느 집 아이든 무슨 상관이야? 당신과 아무 관계가 없는 아인데. 하지만 아이의 목숨을 구할 수 있는 사람은 당신뿐이야. 지금부터 그렇게 될 거야.” “그, 그게 무슨 뜻이죠?” “내 말 잘 들어. 난 아이를 유괴했어. 하지만 사정이 있어서 그 애 부모한테는 몸값을 요구할 수 없지. 그러니까 당신이 대신 돈을 내줘야겠어. 무슨 말인지 알겠지?” 하지만 여자는 대답하지 않았다. 말을 잃어버렸는지, 생각에 잠겼는지는 알 수 없다. 한동안 지속된 침묵으로 불안에 빠졌을 때, 여자가 입을 열었다. “저기…… 그 애는 저와 아무 관계가 없는 애라고 하셨죠? 그런데 왜 제가 몸값을 내야 하죠?” 우하하하하.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그야 그렇겠지. 이거 제법 재미있는데! “당신을 선택한 건 우연이야. 그냥 재수에 옴 붙었다고 생각해. 어쨌든 3천만 엔을 내놔. 그게 아이의 몸값이야.” “3천만 엔……! 그런 돈이 어디 있어요?” 뭐 그렇게 대답하는 게 당연하리라. “돈을 내놓지 않으면 아이를 죽여버리겠어!” 나는 위협하듯 목소리를 나지막하게 내리깔았다. 움찔거리는 쾌감이 등을 가로질렀다. 협박이 이렇게 즐거운 일인지 처음 알았다. _ 독소소설 <유괴전화망> 중에서 --- 본문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