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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적전차
할머니 골수팬 고집불통 아버지 역전동창회 초 너구리 이론 무인도의 스모 중계 하얀 들판 마을 vs 검은 언덕 마을 어느 할아버지 무덤에 향을 동물가족 저자 후기 역자 후기 |
Keigo Higashino,ひがしの けいご,東野 圭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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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해요, 죄송해요. 정말 죄송해요!”
그녀는 비닐봉투로 주위에 있는 승객들을 치면서 빈자리를 향해 거침없이 돌진했다. 몇 명이 끌끌 혀를 찼지만 그녀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결국 그녀는 목표지점에 도달했다. 남자아이가 앉아 있던 자리는 겨우 20센티미터에 불과했다. 하지만 그 사실에 대해서 그녀는 깊이 생각하지 않았다. 이런 경우 가장 중요한 것은 어쨌든 빈자리가 생겼다는 거니까. 이 20센티미터 남짓한 공간을 만들어낸 사람들은 두말할 필요도 없이 양쪽에 있는 사람들이었다. 한 사람은 후지모토 슈코라는 여자이고, 또 한 사람은 이치하라 게이스케라는 남자였다. 두 사람은 뚱뚱한 중년 여자가 자기들 옆자리를 향해 돌진하는 것을 보고 동시에 똑같이 생각했다. ‘우아! 설마 이 자리에 앉으려고 하는 건 아니겠지?’ _ 「울적전차」 중에서 그들의 발소리가 멀어지고 나서 그녀는 눈을 떴다. 그리고 혀를 끌끌 차며 몸을 비틀어 시계를 쳐다보았다. 큰일 났다! 벌써 오후 4시가 넘었다. ‘어떡하지? 이러다 콘서트에 늦겠어.’ 이대로 있으면 병원에 끌려가리라. 그러면 콘서트에 갈 수 없다. 겐 사마를 만날 수도 없다. 그녀는 혼신의 힘을 다해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리고 걸려 있던 옷을 옷걸이째 낚아채 가방과 함께 옆구리에 끼고, 새로 산 신발을 신고 집을 나섰다. 아직 평형감각이 돌아오지 않아서 그러는 동안에도 그녀는 계속 비틀거려야 했다. 그녀는 여기저기에 부딪치며 집을 뒤로 했다. 다행히 집주인에게 들키지는 않았지만, 지나가던 사람들이 모두 귀신이라도 보는 듯한 얼굴로 그녀를 쳐다보았다. _ 「할머니 골수팬」 중에서 “너구리는 불을 내뿜습니다.” 다음 순간, ‘뭐야? 말도 안 돼!’라는 식의 얼빠진 감탄사가 스튜디오 전체를 휘감았다. 남자 사회자가 황급히 물었다. “잇페이 씨. 너구리가 불을 내뿜다니, 그게 무슨 뜻이지요?” “너구리는 체내에서 몇 종류의 가스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메탄 가스이지요. 메탄 가스는 사람의 방귀에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 가스가 항문에서 나올 때 어떤 방법으로 불을 붙이면, 화염방사기처럼 불길이 뿜어 나오는 겁니다.” 사람들은 일제히 고개를 끄덕였다. 사람의 방귀에도 불이 붙는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 아닌가? _ 「초 너구리 이론」 중에서 모두 제각기 한마디씩 불평을 쏟아냈다. 개중에는 황당한 말을 하는 사람도 있었다. “차라리 어디에다 적당히 묻어 버릴까요?” “안 돼요! 그러다 다른 사람에게 들키기라도 하면…….” 한동안 진담인지 농담인지 알 수 없는 대화가 이어졌다. 그런 분위기에 휩쓸려, 내 입에서도 뜻하지 않은 말이 튀어나왔다. “차라리 검은 언덕 마을에 갖다 버릴까요? 하하하.” “예?” 그 순간, 그때까지 투덜거리던 사람들의 표정이 일제히 정지했다. 그리고 모두의 시선이 나에게 쏠렸다. 시마다가 물었다. “지금 뭐라고 하셨죠?” “하하하. 농담입니다, 농담이에요.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마세요.” 나는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얼굴 앞에서 하늘하늘 손을 흔들었다. 엔도가 진지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흐음, 그래요. 그런 방법이 있었군요. 내가 왜 그런 생각을 못했을까? 검은 언덕 마을이라……. 흐음, 굿 아이디어입니다.” _ 「하얀 들판 마을 vs 검은 언덕 마을」 중에서 니지마 선생님은 천재가 아닐까? 선생님의 말씀은 거짓이 아니었다. 나는 분명히 젊어지고 있다. 오늘은 그것을 똑똑히 느낄 수 있었다. 목욕탕 거울 앞에 섰을 때, 처음에는 딴사람이 아닐까 생각했다. 자세히 쳐다본 다음에야 10년 전의 내가 틀림없다는 것을 확인했다. 대머리에 짧은 머리칼이 자라고, 몸에도 살이 많이 붙었다. 하나다 씨에게 말했더니 “우리는 이미 느꼈어요”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의 내가 자신과 나이 차이가 별로 나지 않아 보인다고도 말했다. 뭐, 그것은 인사말에 불과하겠지만. 밤에는 텔레비전 소리가 몹시 크게 들려서 볼륨을 낮추었다. 지금까지는 알아듣기조차 힘들었는데 말이다. 그리고 어제부터는 돋보기도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나는 니지마 선생님에게 고마워해야 한다. 선생님은 신이다. _ 「어느 할아버지 무덤에 향을」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