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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는 말_이채윤
01 쿠데타로 최고신의 자리에 오른 제우스 02 세상의 모든 여자를 사랑한 제우스 03 ‘인간의 새벽’을 연 프로메테우스 04 가장 완벽한, 그러나 가장 위험한 여자 판도라 05 최초의 인간 복제 시스템을 개발한 데우칼리온 06 ‘섹시 여신’의 지존 아프로디테 07 영원한 ‘미스터 그리스’ 아폴론 08 스마트한 커리어우먼 아테나 09 인간의 영혼을 구원한 와인 전도사 디오니소스 10 진정한 멀티플레이어 헤르메스 11 사랑이 어떻게 움직이니? 질투의 화신 헤라 12 올림포스의 천재 ‘공돌이’ 헤파이스토스 13 세상을 떠받치는 어둠의 신 하데스 14 어딘가 어설픈 만년 2인자 포세이돈 15 ‘부엌데기’지만 괜찮아! 화로의 여신 헤스티아 16 콧대가 하늘을 찌르는 처녀신 아르테미스 17 소리 없이 대지를 적시는 농심(農心) 데메테르 18 못 먹어도 고! 무모하기 짝이 없는 전쟁의 신 아레스 추천사_유재원 |
李彩潤,본명 : 김용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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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들도 싸움을 한다. 그것도 주먹으로 치고받는 싸움이 아니라 총칼을 들고 너 죽고 나 살기 식으로 하는 싸움이다. 그 으뜸은 단연 제우스(Zeus)다. 제우스가 신 가운데 최고의 신이라고 불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인간의 잣대로 보면 제우스는 왕위를 빼앗은 반역자다. 더구나 아버지를 용상에서 몰아냈으니 패륜아다. ---p.10 사람들은 휴 헤프너를 보면 플레이보이의 대명사 카사노바(Giovanni Giacomo Casanova)나 돈후안(Don Juan)을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그에 못지않은 플레이보이가 있으니 바로 천상의 신 제우스다. 그리스 신화의 기록만 해도 수만 년이 넘는 세월 동안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여인과 사랑을 나누었으니 휴 헤프너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 경력을 자랑하는 셈이다. ---p.26 프로메테우스는 인간에게 날씨를 미리 아는 법, 농사를 짓고, 가축을 기르고, 집을 짓고, 글을 쓰고, 셈을 하고, 배를 만들어 바다를 향해하는 방법까지 가르쳐주었다. 프로메테우스는 자기가 만든 영특한 인간에게 많은 애정을 느꼈다. “너희는 나의 작품이자 내 새끼나 다름없어. 난 무조건 너희에게 잘해주고 싶어.” 프로메테우스는 꿈에서도 인간 걱정뿐이었다. 인간에게 무엇을 줄지 궁리하기에 바빴다. ---p.48 어느 날, 심심해 죽을 지경이던 판도라는 문득 상자를 열어보고 싶어졌다. 절대로 열지 말라는 말을 상기할수록 호기심은 더욱 자극되었다. ‘절대로, 절대로 안 돼요, 안 돼요, 돼요, 돼요, 돼요…….’ 판도라는 마침내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다락방에 올라가서 상자를 꺼내왔다. “이 안에 엄청난 보물이 들어 있는지도 몰라. 아니지, 가벼운 것을 보니 보물이 아니라 땅문서나 집문서일까?” ---p.71 “저건 뭐야? 배 아니야? 이런 육지에서 무슨 배가 필요하다고. 저놈, 맛이 간 것 같은데. 쯧쯧쯧…….” 데우칼리온이 방주를 만드는 것을 보고 사람들이 저마다 한마디씩 했다. 하지만 데우칼리온은 상관하지 않고 묵묵히 작업에 열중했다. 방주를 완성하자 과연 대홍수가 시작되었다. 9일 낮 9일 밤 동안 하늘은 수문을 있는 대로 열어놓고 물을 토해냈다. 그것은 마치 나이아가라(Niagara) 폭포 수십만 개가 동시에 떨어져 내리는 것 같았다. ---p.86 “여기는 ‘올림포스 예식장’입니다. 올림포스의 여러 신들이 모인 가운데 영웅 펠레우스와 여신 테티스의 결혼식이 열리고 있습니다. 이 결혼식은 여신과 인간 사이에 이루어지는 결혼식이기 때문에 여러 신들도 아주 많은 관심을 가지고 참석했습니다. 천상의 왕 제우스께서 주례를, 전령의 신 헤르메스께서 사회를 맡아주시고, 음악의 신 아폴론께서 악기를 연주하며, 아홉 명의 뮤즈들이 축가를 부르는 가운데 결혼식은 성대히 열리고 있습니다.” ---p.105 “일도 잘하지만 놀기도 잘하는 사람이 진짜 멋진 사람이지, 암.” 새벽까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놀다 보니 혼곤해진 여신들이 하나같이 아폴론을 칭찬했다. 그런데 정작 아폴론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단정하고 밝은 모습으로 출근 채비를 하고 있다. 헬라오스의 뒤를 이어 태양신의 자리에 오른 아폴론은 바쁜 일과를 보내야 했다. 새벽부터 저녁까지 입에서 불을 뿜는 네 마리의 말이 끄는 황금 마차를 몰고 동쪽에서 서쪽까지 달려야 하루 일과가 끝나는 것이다. “역시 우리 오빠는 멋쟁이야. 밤새 놀고도 피곤한 기색 하나 없이 일하러 가는 거 봐. 난 그런 오빠가 정말 좋더라.” 여신들의 찬사를 뒤로하고 아폴론은 늠름하게 마차에 오른다. ---p.124 “나는 현대인의 표상인 똑똑한 커리어우먼. 가만 보니까 미국의 국무장관 라이스(Condoleezza Rice)가 내 흉내를 내고 있구먼. 시집 안 갔지, 냉정하지, 넘버원의 신임을 한 몸에 받지.” 아르테미스가 유달리 처녀성을 강조하는 반면, 아테나는 남성을 멀리하지 않고 오히려 남성적인 행동을 즐겼으며, 싸움터에 가는 용사들을 앞장서서 응원했다. ---p.143 그 무렵 디오니소스는 늙은 스승 실레노스의 가르침을 받고 있었다. “디오니소스여, 그대는 아주 훌륭한 음료수를 개발한 것 같소. 어서 특허청에 가서 특허권을 따고 상표 등록도 합시다.” 그날부터 디오니소스와 실레노스는 포도 재배법과 포도주를 만드는 법을 체계화시켰다. ---p.159 지혜로운 헤르메스는 말과 행동이 생각만큼이나 빨랐다. ‘나는 꼼지락거리는 인간들이 싫어. 어차피 나는 신의 아들이니까 날아다니면서 제우스의 일을 할 거야. 아, 올림포스의 그날을 위해 오늘도 열심히 달려야지!’ 헤르메스는 이처럼 올림포스의 주류로 수직 상승해서 깊숙이 치고 올라왔다. 영악스런 캐릭터는 그렇게 스스로 만들어낸 것이었다. ---p.192 “으악! 또 날아간다!” 헤파이스토스는 아침부터 밤까지 온종일 흐르는 별처럼 하늘을 날아와 섬에 떨어졌다. 이번이 벌써 두 번째다. 첫 번째는 아무 잘못도 없는데 어머니 헤라가 냅다 집어던졌다. 헤파이스토스는 응애응애 울며 하루 종일 날아서 렘노스 섬에 떨어졌다. 쿵! 헤라가 갓 낳은 아들을 집어던진 것은 자기 아이 같지 않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올림포스 신들의 기대와 축복 속에서 태어난 첫아들이 너무나 실망스러운 몰골이었기 때문이다. 칠삭둥이로 태어난 헤파이스토스는 그야말로 생기다 만 몰골이었다. ---p.222 “쟤, 전쟁의 신 맞아?” “아니, 동네 양아치 같은데.” 이것이 아레스에 대한 주변의 평가였다. ---p.35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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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신화의 세계
이보다 유쾌하고 만만한 그리스로마신화는 없다! 왜 다시 그리스로마신화인가? 그리스로마신화는 저마다 개성있는 성격을 지닌 수많은 신과 요정, 인간이 등장하여 모험과 사랑, 질투와 번민 등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감정과 관계들이 얽히고설키면서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전개한다는 점에서 인간 세계를 이해하기 위한 가장 적절한 창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리스로마신화는 세대를 거듭하여 미술작품으로, 음악으로, 건축으로, 철학으로 끊임없이 재생산되어왔다. 이른바 상상력의 원천이자 인류 문화의 보고인 셈이다. 그리스로마신화가 교양 필독서로서 지금도 전 세계에서 수많은 독자의 사랑을 받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런데 한국의 독자들은 그리스로마신화를 읽는 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왜 그런가? 왜 《엽기 그리스로마신화》인가? 그리스로마신화가 수천 년간 인류의 상상력을 자극해온 것처럼, 그리스로마신화의 생명력은 스스로 상상의 대상이 될 때에만 그 가치가 더욱 빛을 발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껏 그리스로마신화를 소개한 책들은 어땠는가? 이미 꽉 짜여있는 신화 세계를 ‘수입’해 와서 그대로 ‘유통’시키는 데 급급했을 뿐이다. 이런 유의 그리스로마신화를 읽는 독자는, 그리스로마신화가 아무리 인류의 상상력이 집약되어 있는 보고라고 강조를 해도, 또 그 신화의 세계가 아무리 장대하고 스펙터클하다 해도 쉽게 접근할 수 없으니, 그 이유는, 그 방대한 이야기 구조와 낯선 이름과 용어들이 큰마음을 먹어야 겨우 한번 읽어낼 수 있을 만큼 어렵고 복잡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독자들이 읽기도 전에 질려버리거나, 읽다가 포기하거나, 의무감으로 읽어내는 고통을 감수하고 있다. 그렇다면 그리스로마신화를 쉽게 읽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엽기 그리스로마신화》는 이런 질문으로 시작되었다. 결론은 상상력이었다. 그리스로마신화는 상상력이 살아있어야 진정한 가치가 발휘되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독자가 그리스로마신화를 쉽고, 재미있고, 유쾌하게 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그리스로마신화’ 자체에 상상력의 메스를 가했고, 그리스로마신화는 《엽기 그리스로마신화》라는, 보다 현대적이고, 보다 한국적인 코드로 다시 태어났다. 이 책은 그 첫째 권으로, 쿠데타에 성공하여 신권(神權)을 장악한 제우스와, 그가 재편한 신들의 세상, 즉 올림포스를 배경으로 활약하는 12신과 태초의 인간 등 총18편의 이야기를 담았다. 앞으로 2권 ‘신과 요정과 인간의 사랑’, 3권 ‘영웅과 모험’, 4권 ‘트로이 전쟁과 오디세이’ 편이 이어서 출간될 예정이다. 《엽기 그리스로마신화》는 무엇이 다른가? 그리스로마신화를 읽으면서 유쾌한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다는 점과 더불어 이 책을 여타의 그리스로마신화 책들과 구별하게 하는 차이점은 술술 읽히는 경쾌한 문체와 곳곳에서 튀어나오는 유머와 해학이다. 작가는 어려운 신화 용어를 늘어놓는 대신 재기발랄한 입담으로 읽는 이의 귀를 즐겁게 해준다. 《엽기 그리스로마신화》는 하물며 그리스로마신화를 읽고, 외우고, 익혀야 한다는 강박관념마저 없애버렸다. 그리스로마신화를 읽기 위해 머리를 싸매고 신의 이름과 역할, 그 관계를 외우던 노력은, 적어도 이 책을 읽을 때는 필요가 없다. 이 책은 누구나 사전 지식 없이도 읽을 수 있을 만큼 만만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엽기 그리스로마신화》는 그리스로마신화의 권위를 훌훌 벗어던져버리는 대신 더 한층 독자 곁으로 다가갈 것이며, 독자는 그 어디에서도 이보다 더 유쾌하고 만만한 그리스로마신화를 만나볼 수는 없을 것이다. 따라서 이 책은, 그리스로마신화를 처음 접하는 독자뿐만 아니라, 꼭 한번은 읽어야 할 교양 필독서이지만 어렵고 낯선 신화 용어와 복잡하기 그지없는 계보 때문에 읽기도 전에 질려버렸거나 읽다가 포기한 독자에게 특히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