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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 사이드 /지금은 없는 공주를 위하여 / 비 그치기를 기다리며
야구장 / 사냥용 나이프 / 오후의 마지막 잔디밭 땅속의 그녀의 작은 개 / 헛간을 태우다 장님 버드나무와 잠자는 여자 / 춤추는 난쟁이 세 가지 독일 환상 / 캥거루 구경하기 좋은 날씨 택시를 탄 흡혈귀 / 그녀의 거리와 그녀의 양 / 강치 축제 1963년·1982년의 이파네마 아가씨 / 5월의 해안선 치즈 케이크와도 같은 모양을 하고 있는 나의 가난 스파게티의 해 / 태엽 감는 새와 화요일의 여자들 사우스베이 스트래트 / 강치 / 월간 《강치문예》 서재 기담(書齋奇談) / 실꾸리고둥 술의 밤 |
Haruki Murakami,むらかみ はるき,村上春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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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신에 영원히 숲 속에서 계속 춤을 추어야 하겠지?'하고 나는 물었다.
'그렇구 말구. 어느 쪽으로 할 것인지는 자네 스스로 선택할 일일세.' 그렇게 말하고 난쟁이는 낄낄거리고 웃었다. 그래도 나는 어느 한쪽을 선택할 수가 없다. 개짖는 소리가 들려온다. 여러 마리가 짖는 소리다. 개들은 바로 가까이까지 와 있는 것이다. --- p.267-26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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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보람있는 일과 높은 연봉과 행복한 가정과 젊은 애인과 튼튼한 몸과 녹색의 MG와 클래식 음반들을 갖고 있었다. 더 이상 무엇을 원하면 좋을지, 그는 알수가 없었다. 그는 그대로 소파 위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제대로 생각을 할 수가 없었다. 그는 담배를 재떨이에 비벼 끄고 멍하니 천정을 올려다보았다. 빌리 조엘은 이번에는 베트남 전쟁에 대한 노래를 부르고 있다. 아내는 아직도 다림질을 하고 있다.
부족한 것이 아무것도 없다. 그런데 정신을 차리고 보니, 그는 울고 잇었다. 양쪽 눈에서 뜨거운 눈물이 계속 흐르고 있었다. 눈물은 그의 뺨을 따라 밑으로 떨어져 소파의 쿠션에 얼룩을 만들었다. 왜 자신이 울고 있는지 그로서는 이해할 수 없었다. 울어야 할 이유가 전혀 없었다. 어쩌면 그것은 빌리 조엘의 노래 탓인지도 모르고, 다림질 냄새 탓인지도 몰랐다. --- p.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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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해 여름, 나는 열일곱 살이었다. 그 해에 그 밖의 어떤 일이 있었는지 떠올리려고 나는 잠시 동안 시도해 보았으나 전혀 소용이 없었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아무것도 떠올릴 수 없었다. 같은 반이었던 몇몇 친구의 얼굴은 즉각 떠올랐지만, 떠올릴 수 있는 것은 거기까지고 그것이 어떤 사건이나 정경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지는 않는 것이다.
기억이 없는 것은 아니다. 기억은 오히려 잔뜩 머리 속에 쌓여잇있었다. 그러나 그것을 능숙하게 바깥으로 끄집어 낼 수가 없었다. 끄집어내기는 커녕, 일종의 제어 장치 같은 것이 작동하여, 머리의 작은 구멍으로부터 간신히 기어 나오는 기억을 마치 가위로 도마뱀을 자르듯이 조각조각 단편으로 바꾸어 버리는 것이다. --- p.2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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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택시에는 운전사 모습을 하고 있는 흡혈귀가 타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뭐니 뭐니 해도, 그녀는 그걸 주의해야 한다. 이 거대한 거리에서는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산이 있다고 생각하면, 거기에 산은 있는 것이다.
--- p.296-29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