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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풀물 들이는 아침
꽃씨를 뿌리고 또 거두며 봄비 내리는 날 풀물 들이는 아침 향기로 말을 거는 꽃처럼 장미를 보면 장미가 되지 가슴에 별이 되는 시 초록의 기도 나무는 나에게 맛있는 하루 미열 늘 푸른 평상심을 지니고 은밀한 기쁨 어머니의 꽃골무 편지의 숲 속에서 좁은 문 넓은 마음 아파도 웃음이 나오네 2. 합창을 할 때처럼 기차를 타면 오래된 물건의 향기 꽃을 닮은 사람들 수녀 이모 앞치마 이야기 어린이의 새 얼굴 합창을 할 떄처럼 편지를 쓰세요 잊을 수 없는 스승 보이지 않는 슬픔 때론 눈물겹다 나의 길벗 넓게 더 아름답게 수첩을 펼치며 미국 여행길에서 해인글방의 글쓰기 3. 지혜를 찾는 기쁨 마음에 사랑이 넘치면 시간을 내어주는 자유로움 마음으로 참아내기 나와의 약속 사람을 키우는 좋은 말 고운 말 연습하기 귀기울이는 사랑 마음을 위한 기도 숨을 곳을 찾는 이유 이하 생략 |
李海仁
이해인의 다른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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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윤선(yunseon@yes24.com)
이순(耳順)이 몇 년 남지 않았다는 이해인 수녀의 글은 한결같이 고운 감수성이 배여 있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은은한 향기가 있다. 월간 <샘터> 등에 연재했던 글을 모아 홍익대 하정민 교수의 삽화를 곁들여 5년만에 펴낸 산문집 『향기로 말을 거는 꽃처럼』도 그 `한결 같은' 향기가 난다. 봄비처럼 고요한 노래가 되기도 하고 꽃처럼 향기로운 말을 건네기도 한다.
수녀원 안에 있는 글방 앞에 꽃씨를 뿌려 꽃을 보게 된 기쁨을 얻어 쓴 글부터 기도 일기, 편지까지 다양한 글이 담겨 있는데, 지금은 고인이 된 동화작가 정채봉의 편지도 눈길을 끈다. 이렇게 일상에서 건져올린 `작고 소박한 것의 아름다움'은 이해인 수녀에게 가서는 이내 `시'가 되고 `노래'가 되어버린다. 조그마한 풀꽃에게조차 귀를 기울이며 대화하는 시인의 산문들은 글방 앞에 핀 꽃처럼 향기롭다. “많은 말이나 요란한 소리 없이 고요한 향기로 먼저 말을 건네오는 꽃처럼 살 수 있다면, 이웃에게도 무거운 짐이 아닌 가벼운 향기를 전하며 한 세상을 아름답게 마무리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정말 이렇게만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특히 이번 산문집에서 눈에 띄는 글들은 `고운 말의 필요성'에 대한 글들이다. 인터넷 등 생활 곳곳에서 극단적, 부정적인 언어가 범람하는 현상을 지적하며 사소한 말 한마디가 상대방에게 상처 대신 사랑을 줄 수 있음을 강조한다. “행복하다고 말하는 동안은 나도 정말 행복한 사람이 되어 마음에 맑은 샘이 흐르고 ...... 아름답다고 말하는 동안은 나도 잠시 아름다운 사람이 되어 마음 한 자락 환해지고 좋은 말이 나를 키우는 걸 나는 말하면서 다시 알지” (이해인의 시 <나를 키우는 말> 중에서) 김용택 시인이 추천사에도 썼던 것처럼 이해인 수녀의 글은 “따사로운 손길” 같고 “사랑에 상처 받고 괴로워하는 사람들에게 사랑을 이기고 더 큰사랑을 얻는 힘이 될 것이며, 일상에 지친 사람들에게 집 같은” 평안과 위안을 준다. 수도자라는 신분의 특성상 이해인 수녀는 늘 다른 사람들의 슬픔과 절망을 접하며 산다. 그럼에도 늘 기쁨과 행복을 속삭인다. 그런 속삭임은 “많은 이들을 적시는 고요한 노래가 되어” 그가 심은 꽃처럼 은은한 사랑의 향기를 배달한다. 이해인 수녀는 1976년 첫 시집『민들레의 영토』 이후 『내 혼에 불을 놓아』, 『오늘은 내가 반달로 떠도』 등의 시집과 『두레박』, 『꽃삽』, 『사랑할 땐 별이 되고』, 『고운 새는 어디에 숨었을까』 등 산문집을 펴냈으며 기도와 묵상을 통해 일상에서 누리는 작은 행복과 기쁨을 노래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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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 지혜로운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요?
항상 예의바르게 행동하지만 과장하지 않고 자연스런 분위기를 지닌 사람, 재치 있지만 요란하지 않은 사람, 솔직하지만 교묘하게 꾸며서 말하지 않는 사람, 농담을 오래 해도 질리지 않고 남에게 거부감을 주지 않는 사람, 자신의 의무와 책임을 남에게 미루지 않는 사람, 들은 말을 경솔하게 퍼뜨리지 않고 침묵할 줄 아는 사람, 존재 자체로 평호를 전하는 사람, 자신의 장점과 재능을 자랑하거나 교만하게 굴지 않고 감사하게 나눌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 남의 입장을 먼저 배려하기에 자신의 유익이나 이기심은 슬쩍 안으로 감출 줄 아는 사람 등 생각나는 대로 나열을 해보며 지혜를 구합니다. --- pp.140-14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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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을 자는 동안에도 당신을 깊이 사랑할 수 있기를! 늘 사랑이 낳아 주는 맑고 순한 마음을 잃지 않기를! 아침에 일어나서 거울을 보고 '내가 어제보다는 좀더 순해진 것 같아. 좀더 아름다워진 것 같아.'라고 빙그레 웃으면서 말할 수 있기를! 선한 갈망, 고운 갈망을 심어주신 나의 님시이여, 오늘도 찬미 받으소서!
--- pp.172-17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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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녀는 '누군가를 위해 대신 울어주는 여자'란 생각을 새롭게 해본 겨울 바닷가에서입니다. 요즘은 걸핏하면 눈물이 나는데, 이 눈물을 단순히 감상적인 것이 아닌 사랑의 맑은 눈물, 이웃의 아픔에 기꺼이 동참하고 싶은 따뜻한 눈물이라고 스스로 위로합니다. 누군가 대신 진심으로 울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큰 도움은 못 되더라도 함께한다는 마음의 표현을 한방울의 눈물로나마 할 수 있다면 이 또한 작지만 의미 있는 숨은 선물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p.2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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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게 더 아름답게
-아주 사소한 일이지만 남을 배려하지 않고 먼저 자기 실속만 차리려는 경향에 빠져드는 자신을 볼 때 어른 '넓게 더 아름답게!'하고 속으로 외칩니다. -늘 함께 지내는 이의 행동이 못마땅하고 그를 향한 이해의 폭이 자꾸만 좁아지려 할 때, '넓게 더 아름답게!' 하고 마음을 다독입니다. -세계에서 일어나는 큰 일들에 무관심하고 냉담한 반응을 보이며 오로지 자신의 일에만 골몰해 있을 때, '넓게 더 아름답게!'를 조용히 외칩니다. -남의 호의를 무시하고 의심하는 옹졸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때, '넓게 더 아름답게!'를 외웁니다. -다른 종교, 다른 문화권의 사람들을 만나 자칫하면 빠지기 쉬운 편견과 선입견을 극복하기 위해서도 '넓게 더 아름답게!'를 반복합니다. -남의 작은 실수도 용납하지 못하고 용서가 안 돼 속을 끓일 때도, '넓게 더 아름답게!'를 읊조립니다. -모든 일에 '넓게 더 아름답게!'를 기도처럼 끊임없이 외우고 실천하면서 봄 여름 가을 겨울 삶의 길을 우리 함께 걸어야겠지요? 어느 새 봄이 오는 바닷가에서 나는 오늘 이렇게 고백해봅니다. '큰 하늘을 담은 바다처럼 내 마음도 한없이 넓어지고 싶습니다. 늘 부서질 준비가 되어 있는 파도처럼 내 마음도 더 낮아지고 깨지고 싶습니다. 그래야 넓고 아름다운 사람이 될 수 있음을 온몸으로 가르치는 바다여 파도여 사랑이여... .' --- p.9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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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녀 시인의 깊이 있는 인생 관조
몇 년 후면 耳順을 바라보는 이해인 수녀. 오랜만에 펴내는 산문집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이 책에서는 그녀가 살아온 세월만큼이나 진한 연륜과 철학이 묻어난다. 수도자라는 신분 때문인지 기쁨보다는 슬픔을 나누기 위해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은 해인 수녀는 유독 삶과 죽음, 이별과 절망의 순간들을 직간접적으로 체험한다고 한다. 그렇게 기도와 경험에서 건져올린 일상의 소중함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이 책은 읽는 이의 마음에 울림있는 목소리로 전해진다. 많은 사람들이 그러했듯, 이해인 수녀가 말하는 삶의 행복은 '작고 소박한 것의 아름다움'에 있다. 이해와 사랑보다는 불만과 이기심이 팽배하는 이 사회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나를 아끼고 사랑하는 것, 바로 곁에 있는 사람을 한번 더 바라보는 배려라고 말한다. 자신의 삶을 이해하고 보듬을 줄 아는 자기애를 가질때 또다른 사랑도 가능하다는 메시지에는 흔하지만 결코 흘려들을 수 없는 진실이 담겨 있다. 자연과 사람, 감정, 사랑, 희망, 이웃, 기도, 계절, 우정, 어린이, 가족 등 우리 일상에서 흔히 마주치고 느끼고 볼 수 있는 이야기들이 조목조목 잘 정리되어 있다. 특히 학생들, 친구, 수녀원을 방문하거나 편지로 대화하는 이웃들, 가족, 수녀원에 대한 다정한 이야기들은 읽는 이의 마음까지 환하게 만들어준다. 이 책에는 하정민 화가의 그림 40여 편이 함께 수록되었다. 하정민씨는 홍익대학교 겸임교수로 있는 동양화가. 대한민국 미술대전에서 대상을 수상하면서 실력을 인정받았으며 다양한 주제와 기법으로 촉망받는 젊은 작가로 손꼽힌다. 이해인 수녀의 글에 하정민씨의 그림은 눈을 즐겁게 하고, 사색의 여유를 만들어준다. 이해인의 글이 초록빛이라면, 하정민의 그림은 꽃분홍이다. 두가지 색깔이 조화를 이루면서 읽는 페이지마다 새로운 책읽기의 맛과 향기를 선사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