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마테오 팔코네
타망고 일르의 비너스 옮긴이 후기 주(註) |
최수연의 다른 상품
정장진의 다른 상품
|
<마테오 팔코네>-의리를 저버린 아들을 처형한 비정한 아버지
<마테오 팔코네>의 줄거리는 간단하다. 한낱 은시계의 유혹에 넘어가 사나이라면 의당 지켜야 할 의리를 저버린 10살 된 아들을 처형하는 비정한 아버지의 이야기이다. 이러한 이야기의 줄거리는 작품의 배경이 되는 코르시카 섬에 관한 문헌들에서 가져온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러한 출처를 모르는 사람들은 이 잔인한 장면을 메리메의 순수한 창작으로 간주하면서 비정한 주인공을 작가와 동일시하며 질책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냉혹한 장면을 통해 작가가 드러내고자 하는 것은 달리 있었다. 그것은 “인간은 비열하게 살아서는 안 된다”는 초월적인 도덕적 관념이다. 메리메는 아버지가 아들을 자신의 손으로 처형하는 장면을 장황하지 않은 간결한 언어로 묘사하고 있다. 이는 그가 17세기에 형성된 프랑스 고전주의의 전통을 계승하고 있는 작가임을 드러내주는 것이다. 하지만 시대가 흐르고 사람들의 생각이 바뀐 지금 우리에게 이 작품이 시사하는 스펙트럼은 다양하다. ‘인권’이 보편적 가치로 자리 잡은 오늘날 아들을 처형하는 아버지의 행동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아들이 아버지의 소유물이 아닐뿐더러, 아이의 생명 역시 존엄한 것인데, 어떻게 아버지가 마음대로 아들을 처형할 수 있을까 하는 논란이 일 수 있다. 이것은 ‘아버지’라는 이름을 더럽히는 ‘야만’일 뿐이라 보는 것이다. 아무튼 메리메의 이 작품은 자기 손으로 어린 아들을 죽이는 비정한 아버지의 한 모델을 보여줌으로써 자녀를 자신의 소유물로 보는 부모들에게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반성의 경종을 울려주는 동시에, 무엇이 인간의 참된 도덕률이냐는 질문을 단편소설의 형식을 통해 함께 던져주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런 점에서 이 작품은 부모와 자녀의 관계, 인간 생명의 존엄성, 정의와 용기, 참된 도덕 등 여러 주제에 대해 토론할 수 있는 재료를 제공해주고 있다. <타망고>-노예들의 선상반란, 그리고 그후 <마테오 팔코네>와 같은 해에 발표된 <타망고>는 당시 지식인들과 예술가들이 강력하게 반대하던 노예무역의 잔혹한 실상을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유럽이 아닌 아프리카를 무대로 하고 있는 이 작품은 낭만주의의 한 요소인 이른바 이국 취향이 잘 반영된 작품이다. 작가는 단순히 아프리카 흑인들의 무지몽매한 상황이나 백인들의 잔혹한 노예무역의 실상만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양자 모두에게 시니컬한 시선을 던지고 있다. 작가는 르두 선장이 선상반란을 일으킨 흑인 노예들에 의해 죽임을 당하는 장면을 통해 백인들의 노예무역을 질타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동족인 흑인들을 노예로 팔아넘기고 급기야는 백인 군악대원이 되었다가 독주에 취해 죽음을 맞고 마는 타망고를 통해서 흑인들의 어리석음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타망고>를 객관적 시선으로 현실을 묘사한 사실주의 작품으로 간주하곤 한다. <타망고>는 1819년 살롱전에 출품되어 큰 반향을 일으킨 낭만주의 화가 제리코의 회화 <메두사호의 뗏목>으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은 작품이기도 하다. <일르의 비너스>-어느 작은 시골 마을에서 일어난 기괴한 살인사건 이 작품은 앞의 두 작품과는 전혀 다른 계열에 속하는 작품이다. 프랑스 남쪽 지방의 한 작은 마을인 일르에서 일어난 기괴한 살인사건을 줄거리로 삼고 있는 <일르의 비너스>는 문화재청에서 일했던 작가의 경험이 잘 드러나는 작품이다. 그러나 이 작품은 동시에 이른바 환상 소설로 분류되는 특이한 장르에 속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이런 면에서도 모파상 등에게 많은 영향을 끼쳤다. <일르의 비너스>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비너스와 관련된 피그말리온 신화를 참조할 필요가 있다. 자신이 조각한 여인상에 반한 나머지 피그말리온은 여신 비너스에게 자신의 조각을 살아 있는 여자로 만들어 달라고 기도한다. 여신은 이 소원을 들어줘 피그말리온에게 조각과 입맞춤을 하라고 지시했고, 그 지시대로 입을 맞추자 조각은 살아 있는 여자로 변해 두 사람은 결혼했다. 소설 <일르의 비너스>에서 알퐁스는 비너스의 손에 약혼반지를 끼워 주었다. 이 행위는 신화 속에서 조각에 입을 맞추는 행위와 같은 의미를 지닌다. 즉 우연의 일치이지만 어쨌든 알퐁스로부터 결혼반지를 받은 사람은 비너스였던 것이다. 알퐁스는 이를 잊고 결혼반지를 빼먹은 채 결혼식에 참석해 진짜 신부에게는 다른 반지를 끼워 주고 말았다. 그러니 신방에 들어와 신랑과 함께 첫날밤을 보내야 할 여인도 비너스여야만 했던 것이다. 이를 목격한 신부는 결국, 이를 믿지 못하는 사람들로부터 정신을 잃은 사람 취급을 받고 만다. 미와 사랑과 다산의 의미를 지니고 있지만, 동시에 남자를 유혹해 타락하게 하고 파멸에 이르게 하는 요부, 즉 팜므 파탈(Femme Fatale)의 이미지도 갖고 있는 비너스의 조각상이 과연 알퐁스를 죽였을까? 작가는 이 질문에 답을 하지 않은 채 작품을 끝내고 만다. 이 답은 독자 스스로 찾아야만 한다. |
|
우리나라에서는 처음 소개하는 <메리메 단편선>
프랑스의 극작가이자 소설가였으며, 우리에게 비제의 오페라로 널리 알려진 『카르멘』의 원작자, 프로스페르 메리메(Prosper Mrime, 1803~1870). 그는 러시아 작가들의 작품을 프랑스에 소개한 번역가이기도 했는데, 톨스토이와 도스토예프스키를 프랑스에 소개한 최초의 인물이다. 또한 고고학자로서 미술과 문화재에도 깊은 관심을 갖고 있었다. 실제로 그는 문화재청장에 해당하는 공직을 수행하며, 파리의 노트르담 성당을 복원하는 등 많은 업적을 남기기도 했다. 메리메는 모파상과 더불어 프랑스 문학이 낳은 단편 작가의 쌍벽이라 일컬어지며, 단편소설의 거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낭만적 고전주의자”라고 불린 그는 낭만적 주제에 고전적이고 절제된 문체를 사용해 프랑스 문학의 전통인 심리분석과 인간의 어리석음에 대한 통찰로 가득 찬, 간결하고 구성이 빼어난 작품을 쓴 것으로 유명하다. 이는 곧 그가 낭만주의 시대에도 프랑스의 고전적 취향을 견지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일러준다. 결국 그는 낭만주의 시대에 활동했지만 프랑스 문학사에서 낭만파로부터 좀 떨어진 곳에 자리한다. 이 점에서 메리메는 절친한 친구였던 스탕달의 경우와 비슷하다. 문학평론가였던 고(故) 김병걸 선생은 “문학에 드러난 메리메의 특징은 강렬한 정서 특히 공포감을 창조하는 것이었고, 그의 주제는 비극적이고 행동은 야성적이었다”고 평가한다. 그리고 그는 메리메가 사회의 법칙을 무시하는 인간, 명예를 위해 목숨을 바치는 인간, 고독으로 괴로워하는 인간 등을 즐겨 다루었는데, “강도, 밀수자, 변절자, 투우사 등에 대한 그의 공감은 바로 사회의 인습에 대한 그의 반항심의 발로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버지가 아들을 냉혹하게 죽이는 <마테오 팔코네>와 아프리카의 노예상에 대한 소름끼치는 장면을 보여주는 <타망고>가 그 대표적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에서는 이러한 메리메의 작품 가운데 대표적인 단편인 <마테오 팔코네>(1829), <타망고>(1829), <일르의 비너스>(1845) 등 세 작품을 싣고 있다. 프랑스 문학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에 비해 우리나라에서는 많이 알려지지 않은 그의 단편들 가운데 메리메 문학의 특성이 가장 잘 드러나는 작품들을 골라 뽑았다. 메리메에 관한 권위자인 고려대학교 불어불문학과 정장진 교수의 번역과 추천으로 우리나라에서 처음 소개하는 <메리메 단편선>은 메리메 문학의 정수를 만나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