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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회 <동인문학상> 수상작 환멸을 찾아서
제2회 <황순원문학상> 수상작 손풍금 제10회 <이수문학상> 수상작품집 《슬픈 시간의 기억》중 나는 나를 안다 제20회 <만해문학상> 수상작품집 《푸른 혼》중 임을 위한 진혼곡 해설 정호웅 |
金源一, 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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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멸을 찾아서」는 북녘이 고향인 아버지를 둔 시인이자 교사인 주인공 윤기를 통해 전해지는 좌익 월북자 ‘박중렬’의 이야기이다. 어부인 윤기의 아버지는 어느 날 바다에 나갔다가 비닐에 싸인 물건을 건지는데, 그것이 바로 박중렬이 남으로 띄워보낸 자신의 회고록이다. 국가 안보가 삼엄하던 시절, 경찰서에 신고를 하러 시내로 나간 윤기는 친구 정호를 통해 회고록을 한 부 복사해 따로 보관한다. 회고록을 읽은 윤기는 이 기이한 인연에 감명받고, 회고록을 박중렬이 바란 대로 그의 가족들에게 직접 전하기로 마음먹고 여행길에 오른다.
「손풍금」은 대학원생 경식과 그의 할아버지 박도수의 시점이 교차되어 나타나는 작품이다. 경식은 석사 논문 주제로 비전향 장기수로 오래 복역했던 작은할아버지 ‘박광수’의 삶을 택한다. 작은할아버지의 삶의 궤적을 탐색해나가지만 정작 핵심을 알고 있는 할아버지는 입을 떼지 않는다. 이에 전쟁 전 젊었던 할아버지가 북쪽 고향에 살 때에, 음악에 재주 많던 작은할아버지가 잘 켰다는 ‘손풍금’을 배워 할아버지의 마음을 움직여보려 한다. 6?25 때 남쪽으로 피난 내려와 넝마주이로 시작해 자수성가한 박도수는 수사관처럼 자꾸만 동생의 이야기를 캐물어오는 손자를 못마땅해하며, 기억 속에 묻어둔 해방공간의 행복한 고향을 슬며시 떠올린다. 「나는 나를 안다」는 ‘한맥기로원’이라는 이름의 양로원에서 만년을 보내는 일흔아홉의 ‘안 노인’의 이야기이다. 그녀의 회상과 말을 통해 드러나는 평생은 남루하고 기구하다. 가난하게 태어난 죄로,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병신인 데다 정신능력이 천치나 다름없는 부잣집 아들과 결혼해야 했고, 여러 자식을 잃었으며, 병신자식을 낳아 길렀고, 살기 위해 살인도 저질러야 했다. 함께 방을 쓰던 윤 선생마저 여행을 가버리고 혼자 남아 있던 어느 날 밤, 갑자기 안 노인의 몸이 마비되어 말조차 제대로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른다. 「임을 위한 진혼곡」은 1975년 ‘인민혁명당 재건위원회’ 사건을 바탕으로 쓰인 작품이다. 인혁당 재건위의 주축으로 지명되어 고문을 받다 즉결처형 당한 ‘하시완’의 아내의 목소리를 빌어 작품은 전개된다. 그의 아내가 죽은 하시완에게 보내는 편지 같기도 하고 제문(祭文) 같기도 한 글을 통해 화자는 땅이 내려앉고 하늘이 무너지는 그날 새벽의 참사에 이르기까지 일의 전개과정과 그날 이후 가족들이 걸어온 슬픔과 고통의 세월을 저승의 남편에게 들려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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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의 상처를 위무하는 김원일 문학의 가슴 벅찬 감동
1966년 「1961·알제리」로 등단, 1967년 「어둠의 축제」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작품활동을 펼친 이래, 올곧은 정신과 진실된 글쓰기로 파헤쳐낸 한국인의 근원적 상처를 날카로운 문체로 형상화해온 작가 김원일의 문학상 수상작 모음집 『나는 나를 안다』가 도서출판 푸르메에서 출간되었다. 김원일의 문학적 궤적을 관통하는 것은 바로 ‘냉철한 현실인식’이다. 그를 분단문학의 거장으로 주목받게 했던 『불의 제전』『마당 깊은 집』을 비롯하여 최근의 『푸른 혼』『전갈』까지 그의 작품들은 결코 이 세계를 떠나지 않는다. 메스를 들이댄 듯 섬세하고 예리하게 포착된 현실은 김원일 특유의 능란하고 거침없는 수사로 작품 속에서 더욱 생생하게 실현된다. 이번 선집에서는 분단소설을 넘어 한 단계 도약한 최신작들만을 엄선하여, 단순한 과거의 재현이 아닌 격조 높은 리얼리즘을 선보인다. 방대하면서도 깊이 있는 그의 작품 세계는 분단의 역사에 대한 심층적 탐구에서부터 한국적 교양소설의 가능성에 대한 천착에 이르기까지 실로 폭넓다. 문학평론가 정호웅은 김원일을 일컬어 ‘40년이 넘는 긴 세월 붓을 곧추세우고 문학 일로를 걸어온 큰 작가’라 칭하며 한국 현대사와 더불어 전개된 그의 문학과 시간이 흘러도 결코 녹슬지 않은 필력에 찬사를 보낸다. 특히 대상에 대한 주의 깊은 관찰에서 우러난 핍진한 묘사는 단연 압권으로 김원일의 ‘무르익은 붓길’이 당도한 수준을 가늠할 수 있다. 문학평론가 하응백은 ‘자기의 소설 세계를 갱신하고 확대하는 작가’로 주저없이 김원일을 꼽는다. 다양한 소재를 다룬 초기 단편에서부터 분단을 소재로 한 장편과 보편적 인간형에 대한 고민을 다룬 작품들까지 그의 문학 세계는 단편에서 장편?대하소설로, 자아 탐구에서 역사 탐구, 다시 보편성의 추구로 형식뿐 아니라 내용에서도 심화되고 확장되어왔다. 이번 선집『나는 나를 안다』에는 분단뿐 아니라 6?25 이후의 피란민과 비전향 장기수의 삶, 한 많고 굴곡진 인생을 산 노인들의 이야기, 인민혁명당 재건위원회 사건 등 실로 다양한 소재를 다룬 작품들이 실려 김원일 문학의 모범적인 자기확대와 발전적 면모를 한눈에 가늠할 수 있다. 분단문학의 거장 작가가 일곱 살에 겪은 전쟁과 월북한 아버지로 인한 결손가족의 애환은 이후 그의 소설사를 관통하는 문학적 화두로 작용했다. 특히 분단 현실을 보편성의 차원으로 끌어올려 빼어난 소설로 승화시키며 분단문학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그의 분단소설이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시대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나아간 그의 발자취가 곧 한국 현대 분단문학의 그것과 같기 때문이다. 분단으로 인한 무의식적 억압에서 벗어나고 이념적 편견 없이 금기시되던 대상을 투명하게 묘사하는 등 엄정한 글쓰기를 통한 그의 문학적 성과는 진정한 리얼리즘의 극치이다. 사람다운 삶의 길을 찾아서 김원일은 “문학은 글을 쓸 때의 즐거움이나 보람보다는 우선 나에게 ‘사람다운 삶의 길’을 가르쳐준다는 데 고마움을 느낀다”고 말하며 그의 소설이 자신의 삶과 밀접하게 닿아 있음을 고백한 바 있다. 자신이 가진 막막한 불안을 치료하거나 극복하는 대신 그것을 붙들어두고 글로 써야 한다고 인식했던 것이다. 이처럼 자기 체험을 바탕으로 한 글쓰기는 체험을 공유한 이들에게는 분명 따뜻한 위안이자 돌파구일 것이다. 문학평론가 정호웅은 “문학은 때로, 할 말은 차고 넘치지만 이것저것에 가로막혀 말할 수 없는 사람들을 대신하여 말하는 대언(代言)의 기능을 수행”하는데, 김원일 문학은 “진실을 향해 나아가는 곧은 정신의 굳센 발걸음과 억울하고 원통한 사람들의 한을 위무하는 따뜻한 마음이 어우러”졌다며 김원일 문학이 가지는 또 다른 의미를 제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