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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그 설렘에 대하여
리리는 기오를 만날 생각에 들떠 있다. 거울에 자기 모습을 비춰 보며 새 머리띠를 이리저리 써 본다. 그리고 리리가 아직 알아채지는 못했지만, 할머니도 거울 앞에서 새 스카프를 둘러 보고 있다. 할머니도 누군가에게 예쁘게 보이고 싶은 걸까? 그러다 리리는 할머니가 친한 떡집 할머니와 ‘인도 왕자’를 두고 다투는 장면을 목격한다. 사랑 앞에서 할머니가 8살짜리 여자아이로 변해 친구와 말다툼도 하고 질투도 하는 모습을 보고 리리는 할머니가 느끼는 감정이 자기와 다르지 않음을 알게 된다. 기오가 골라 준 머리띠와 비눗방울이 리리에게 남다르듯, 인도 왕자가 골라 준 거울과 스카프에는 할머니의 설렘이 묻어난다는 것을 이해하게 된 것이다. 어려서 이해 못 할 감정은 없다. 작품은 사랑, 그 설렘에 대하여 세대를 아우르며 부족함 없이 그려 내고 있다. 거울이 갖는 상징과 비유, 공감 작품의 중심에는 ‘거울’이 있다. 거울은 내 모습을 있는 그대로 비춰 주고, 거울 속 나는 나와 똑같이 움직인다. 이처럼 작가는 거울이 갖는 상징과 비유를 통해 아이에게 쉽게 설명하기 어려운 ‘공감’이라는 감정을 아주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그리고 그 공감은 리리가 무뚝뚝하지만 속정 깊은 할머니를 이해하고 조금 더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지름길 역할을 한다. 하나의 손거울에 리리와 할머니가 나란히 얼굴을 비춰 보며 수줍게 미소 짓는 모습이 바로 이를 증명하며,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보다 분명히 해 준다. 그러면서도 마지막에 리리가 돌아가신 할아버지를 만나는 꿈속 장면을 배치해 아이다운 천진난만함을 잊지 않은 작가의 재치가 돋보인다. “할아버지, 그거 알아요? 할머니가 인도 왕자님한테 푹 빠졌대요. 히히.” 보이지 않는 감정을 그려 내다 설렘과 떨림. 이런 감정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작가 이형진은 수줍음에 빨개진 얼굴만큼 붉은 단풍잎을 여기저기 흩어 놓고, 리리는 기오에게, 할머니는 인도 왕자에게 예쁘게 보이고 싶은 떨림을 거울에 비추고, 만날 생각만으로도 들뜨는 설렘을 두둥실 떠오르는 비눗방울로 그려 낸다. 보다 직접적이기에 그 안에 담긴 감정들은 독자들에게 오롯이 전달되고, 분홍과 노랑 등을 주조색으로 사용해 따듯하고 사랑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해 낸다. 작품 내용 리리는 거울 앞에서 새로 산 머리띠를 이리저리 써 본다. 친구들과 가기로 한 단풍 축제에 기오도 오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람들 사이를 지나다 리리의 가방이 떨어지고, 기오가 가방을 밟고 만다. 가방 속에는 할머니에게 받은 손거울이 있다. 리리는 손거울이 깨졌을까 봐 걱정이 되면서도 기오가 알면 미안해할까 봐 아무 말 하지 않는다. 그런데 다음 날, 신기하게도 기오가 리리에게 깨진 것과 똑같은 손거울을 선물한다. 그 거울을 샀다는 가게의 ‘인도 왕자’를 보고, 리리는 한 가지 사실을 알아챈다. 거울 앞에서 스카프를 이리저리 둘러 보며 설레는 표정을 짓던 할머니의 모습이 자기와 무척 닮아 있다는 것을. 리리는 할머니와 같이 손거울을 들여다본다. 할머니와 훨씬 더 가까워진 것만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