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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산세계문학총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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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제1장 왕과 별
제2장 어느 겨울날의 오후
제3장 가족
제4장 여자들의 여왕
제5장 고뇌
제6장 운명의 입맞춤
제7장 성채
제8장 작별인사

옮긴이 해설 / 엘사 모란테의 삶과 『아서의 섬』
작가 연보

저자 소개 1

엘사 모란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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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sa Morante

이탈리아 신사실주의 문학의 중심에 섰던 작가이다. 그녀는 1912년 이탈리아 로마에서 태어났다. 고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독립하였으나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에 대학 문학부를 중퇴하였다. 논문 작성을 돕는 일과 라틴어 교습, 신문사와 잡지사 등에서 일하다가 아동문학 작가로서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동화 『양갈래 머리 카테리의 모험 이야기(Le bellissime avventure di Cateri dalla trecciolina)』을 출간한 이후에 장편소설 『거짓과 예언 (Menzogna e sortilegio)』 『아서의 섬 (L’isola di Arturo)』 『이야기 (La s
이탈리아 신사실주의 문학의 중심에 섰던 작가이다. 그녀는 1912년 이탈리아 로마에서 태어났다. 고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독립하였으나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에 대학 문학부를 중퇴하였다. 논문 작성을 돕는 일과 라틴어 교습, 신문사와 잡지사 등에서 일하다가 아동문학 작가로서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동화 『양갈래 머리 카테리의 모험 이야기(Le bellissime avventure di Cateri dalla trecciolina)』을 출간한 이후에 장편소설 『거짓과 예언 (Menzogna e sortilegio)』 『아서의 섬 (L’isola di Arturo)』 『이야기 (La storia)』 『아라코엘리 (Aracoeli)』 등을 발표했으며, 그 외 단편소설 『안달루시아 숄 (Lo scialle andaluso)』과 시집 『알리바이 (Alibi)』 『아이들이 구한 세상 (Il mondo salvato dai ragazzi)』 등을 출간하였다. 『거짓과 예언』으로 비아레지오(Viareggio)상(1948)을, 『아서의 섬』으로 스트레가(Strega)상(1957)을 수상했다. 1985년 11월 25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생을 마감하였다.

엘사 모란테의 다른 상품

역자 : 천지은
1967년 경기도 수원에서 태어나 한국외국어대학교 이탈리아어과를 졸업하고 같은 과 대학원에서 수학하였다. 1996년부터 7년간 이탈리아에 체류하면서 엘사 모란테의 『아서의 섬L’isola di Arturo』을 번역하였다.

품목정보

발행일
2007년 11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498쪽 | 724g | 153*224*30mm
ISBN13
9788932018263

책 속으로

어느 날 나는 그녀가 없는 방에 살짝 들어가 그녀의 옷에 입을 맞추고 싶은 유혹에 사로잡혔다. 하지만 또다시 평소의 그 자존심이 나를 제지했다. 그녀는 한 남자의 아내이며 나는 그녀의 보살핌을 받는 가엾은 존재라고 말이다. 그러나 결국은 그 유혹에 승복하고 만 적도 있었다. 부엌의 식탁 위에 놓여 있는, 그녀가 먹다 만 빵 조각을 집어들고 몰래 한 입을 뜯어 먹은 것이었다. 범죄를 저지르고 난 뒤의 성취감 같은 것이 느껴졌다. 그와 동시에 마치 벌집을 훔친 것처럼 아파오기도 했다. --- p.308

3월의 추위 탓에 그녀의 입술은 차가웠다. 첫 느낌은 풀을 씹을 때나 바닷물을 맛볼 때와 그다지 다르지 않은 것 같았다.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은 ‘이제 나도 입맞춤이 무엇인지 알아! 이게 내 첫번째 입맞춤이다!’ 하는 것이었다. 그런 생각과 함께 조금은 으스대는 기분이 되었던 나는 그녀가 마음이 상한 것처럼 보이는 데 적잖이 놀랐다. 처음에는 무방비 상태에서 당한 일이 당황스러웠던지 어떤 대답도 거부도 하지 않던 그녀는 내 입술 사이에서 ‘아서’ 하고 중얼거렸다. 마치 나를 낯설게 느끼는 것처럼 나를 붙잡고는 도움을 구하는 것 같았다. 뻔뻔스럽게 나름대로 확신을 한 나는 더욱 세게 그녀를 붙잡고 입술을 눌렀다.
부드러운 그녀의 눈꺼풀 주위가 놀라 핏기마저 사라졌다. 차가운 입술은 발갛게 달아올랐다. 그때서야 나는 입 안에 달콤함이 느껴지고 잠시 머릿속이 혼란스러워졌다. 갑자기 그녀의 이름이 튀어나왔다.
“눈치아타! 눈치아타!” --- pp.333~334

실베스트로가 표를 가지고 왔다. 손님이 탈 수 있도록 선원들이 계단을 놓았다. 실베스트로가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나는 어젯밤 N이 보낸 귀걸이를 주머니에서 꺼냈다. 그리고 아무도 모르게 그것에 입을 맞추었다.
갑자기 마음이 약해져 눈앞이 흐려졌다. 그 순간 그것이 무언가를 뜻하는 소리가 되어 귓가에 들려왔다. 이별, 신뢰, 슬프고도 놀라운 친근감! 이렇게, 나는 이제야 그 귀걸이가 내가 사랑하는 여인이 보낸 친밀감의 표시라는 것을 알았다! 내가 깨닫지 못했을 뿐, 그것은 사실이었다. 여자의 다른 어떤 인사가 이보다 더 아름다운 사랑의 표현이 될 수 있단 말인가? 그녀는 나의 사랑과 입맞춤에 대한 기억 때문이 아니라, 내가 한 무례에 대한 기억의 표시로 그것을 보냈을 것이다. 너의 무례함도 내게는 사랑의 표현이었어, 하고 말하듯이. --- p.484

엘사 모란테는 주인공이 성숙한 어른이 되면서 겪는 통과의례를 전체적으로 환상적이고도 암시적이며 아름다운 문체와 내용으로 담아냈다. 전설적이고 동화적인 이름 ‘아서’에 대한 소개로 출발하는 주인공의 회상은 상징적이고 가공된 느낌을 주지만, 어른이 되어가는 심리 상태는 극히 섬세한 현실주의적 묘사로 펼쳐낸 것이다. 그 심리 상태에 이용되는 도구들을 살펴보면, 여자-어머니-연인으로 이어지는 민감한 과정과 죽음과 연관된 삶, 그리고 우상화된 아버지다. 어머니의 사랑을 모르고 자란 아서가 ‘금녀의 집’에 들어온 새어머니에게 사랑을 갈구하며, 또 그녀가 낳은 아들이 독차지하는 모성애에 대해 강한 질투를 느낀다. 결국 모성애를 찾아 방황하던 주인공은 섬의 다른 여자와 사랑이 없는 육체관계를 맺게 된다. 또, 어릴 적부터 죽음이라는 것에 커다란 의미를 부여했던 아서는 새어머니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 자신의 용감함을 보이는 구실로 자살을 선택한다. 그가 말한 ‘헤라클레스의 기둥’이란 어른이 되기 위해서 넘는 또 하나의 경계가 아닐까 싶다. 그렇게 사춘기를 맞은 아서는 아버지가 동성애적인 성향을 가진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드디어 그에 대한 환상을 무너뜨리기 시작한다. 그 결과, 아서는 섬을 떠남으로써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지 모르는 성인의 세계에 도전을 하는 것이다.
이탈리아는 제2차 세계대전을 겪고 난 후, 영화와 문학을 중심으로 네오레알리스모Neorealismo 운동이 일기 시작한다. 이 운동은 파시즘이 부과했던 전쟁과 구속으로부터 벗어난 이탈리아인들이 과거의 전통적인 틀에서 벗어나려는 시도에서 비롯된 것이다. 엘사 모란테는 전후 서정적인 작품들로 이어지는 과도기에서 네오레알리스모에 가까우면서도 그 틀을 벗어났다는 평을 받는다. 특히 인간의 고독과 외로움이 작품마다 그 바탕을 이루고 있으며, 우화적이고 상징적인 문체로도 호평을 받는다. 또한 심리적인 표현에 있어서 순수함과 신비로움이 완벽한 조화를 이룸으로서 그녀의 문학적 성향이 완성되었다는 평을 받는다. 엘사 모란테는 프리모 레비Primo Levi나 파솔리니Pier Paolo Pasolini, 프라톨리니Vasco Pratolini 같은 거장들과 함께 전후 이탈리아 문학을 주도한 작가임에 의심할 여지가 없다. 『아서의 섬』은 출판되자마자 커다란 반응을 불러 일으켜 스트레가상을 수상하였으며, 세계 여러 언어로 번역 출판되었다.

--- pp.491~493

줄거리

주인공 아서 제라체는 오랜 세월이 흐른 뒤 프로치다 섬에서 보낸 어린 시절을 회고한다. 이 글은 모란테 자신이 쓴, 「레모 N.에게 바침」이라는 시로 시작되는데, 그 마지막 시구, “림보를 벗어난다고 해서 천국은 아닐진대’는 이 소설의 열쇠가 되는 의미를 담고 있다.
아서는 출생과 동시에 어머니가 숨지는 바람에 유모 실베스트로의 손에 의해 염소젖으로 키워졌으며, 아버지를 우상으로 여기는 소년이다. 그러나 빌헬름 제라체는 냉정하고 정이 없는 아버지이며, 자신을 숭배하는 아들에게는 거의 무관심하다. 그의 계속되는, 목적지를 알 수 없는 여행도 아서에게는 아버지가 인류를 위해 무언가 대단한 일을 하고 다니는 것처럼 여겨지며, 그가 잠깐씩 머무는 섬에서의 생활도 아서는 대단한 축복이며 자신에게 아량을 베풀어주는 것이라 여긴다. 아서는 외로운 어린 시절을 보내지만 동시에 프로치다 섬의 자연을 만끽하며 자유롭고 행복하게 보낸다.
제라체 부자는 여자를 경멸하며 일평생을 살았으며, 지금은 사람들에게 하나의 전설로 남아 있는 아말피 사람 로메오가 물려준 거대한 성 ‘괄리오네의 집’에서 쓸쓸하게 살아간다. 왜냐하면 집주인이었던 로메오 노인은 여자를 저주했으며, 그 본보기로 아서의 어머니가 그 집에서 아서를 낳다가 죽었기 때문이다.
나르시스처럼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는 완벽한 거울이 깨진 첫번째 사건은 노산으로 인해 맞게 된 이마콜라텔라의 죽음이다. 이마콜라텔라의 죽음과 함께 아서의 유년 시절인 십오 년이 제1장에서 그려지며, 그 후 섬을 떠날 때까지의 이야기가 나머지 일곱 장에서 다루어진다.
아서의 인생을 근본적으로 바꾸었으며, 그를 성숙시킨 대단한 사건은 아버지 빌헬름의 두번째 부인 눈치아타가 섬에 도착한 순간부터 시작된다. 동년배인 나폴리 여인 눈치아타가 프로치다 섬에 도착하는 순간 아서의 인생은 완전히 달라진다. 그녀는 어머니의 죽음 이후 제라체의 집에 처음으로 들어온 여자이다. 아서는 새어머니에게 복잡한 감정을 갖게 된다. 즉, 처음에는 질투와 증오로 시작하지만 그것은 곧 사랑으로 발전한다. 아니, 처음부터 가졌던 감정이 사랑이었음을 뒤늦게 깨닫게 되는 것이다. 그리하여 어머니에 대한 사랑의 발견이라는 착각 속에서 그의 감정은 입맞춤으로 표출되고, 그로 인해 새어머니와의 관계는 더욱 복잡해진다. 결국 그는 섬의 다른 여자와 관계를 맺는다. 그러나 눈치아타는 아서에게 애정을 느끼면서도 그를 냉정하게 거부하고 남편에게 충실함으로써 아내와 어머니의 자리를 지킨다.
사랑을 알고 성에 눈을 뜬 아서는 이제 어린아이가 아니지만, 그와 동시에 그가 느끼기 시작한 것은 괴로움이다. 그리고 아버지에 대한 환상마저 깨지기 시작한다. 스텔라라는 친구를 데리고 등장한 아버지는 신과 같은 대단한 존재가 아니라 초라한 인간에 불과했던 것이다. 어린 시절을 보낸 섬에 대해 더 이상 애정을 느끼지 않게 된 아서는 섬을 떠나기로 결심한다. 림보를 벗어난다고 해서 천국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말이다. 이렇게 해서 그는 어른의 세계로 뛰어들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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