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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kako Sato,さとう たかこ,佐藤 多佳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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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감이라는 말에 한순간 가슴속이 찢기는 듯한 날카로운 아픔을 느꼈다.
나는 료에게 자신감을 가지라고 말했다. 몇 번이나 거듭 말했다. 무책임하게 반복했다. 나는 태어난 이래 할아버지의 물불 안 가리는 지나친 편애 교육 덕인지, 정말이지 나 자신에게 부당한 자신감을 품고 지내왔다. 자신감이 없는 사람을 이해할 수 없었다. 손발과 눈코가 달려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자신감은 모든 사람이 당연히 갖고 있는 거라고 생각했다. 아니, 생각할 것조차 없었다. 스물여섯이 되어 일과 사랑에 걸려 넘어지고서야 비로소 근거 없이 철벽처럼 단단하던 자신감이 흔들렸다. 자신감이란 도대체 뭘까. - 본문 중에서 스승의 라쿠고도 상당히 오래간만이었다. 서두를 들으니 <화염북>을 할 모양이라 마음이 설렜다. <화염북> 하면 신쇼지만 스승도 십팔번으로 삼고 있다. 관객들은 기분 좋게 들었다. 풋 하고 안으로부터 솟아오르는 자연스럽고 즐거운 웃음소리가 좋다. 유쾌하게 들린다. 어느새 나는 멍하니 듣고 있었다. 술에 살짝 취하여 욕조에 몸을 담그고 있기라도 한 것처럼 편안하고 느긋한, 참으로 완벽하게 좋은 기분이 되었다. 느긋해할 때가 아니지 않나. 세세한 데까지 잘 듣고, 어떻게 하는지, 어디가 좋은지, 잘하는지 훔쳐야 하는데. 하지만 나는 윌리 더 라이온 스미스의 피아노를 듣듯이 스승의 목소리를 듣고 있었다. 왜 쇼산몬 스승의 제자로 들어갔는지가 생각났다. 좋아서다. 좋아하는 건 어찌됐건 좋아할 수밖에 없다. 비슷해도 된다. 스승의 라쿠고가 내 원점이다. 원형이다. 거기서부터 모든 것이 시작된다. 기예의 전승이란 아마도 그런 걸 거다. 그냥 흉내 내는 게 아니다. 빈틈없이 똑같이 이어받아 지키고, 소중히 내 안에서 숙성시킨다.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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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혈 라쿠고 청년, 말하기 트레이닝 스승(?)으로 데뷔!
* 라쿠고 : 일본의 전통 만담극. 무대 위에 혼자 앉아서 일인다역을 연기하는 코미디 라쿠고를 세 끼 밥보다 더 좋아하는 26세의 열혈 청년 곤자쿠테이 미쓰바. 최고의 라쿠고 배우가 되겠다는 청운의 꿈을 안고, 고교를 졸업하자마자 라쿠고 세계로 뛰어든 지도 8년. 어째서인지 벽에 부딪힌 것처럼 라쿠고 실력이 나아지질 않는다. 이런 시기에 느닷없이 라쿠고를 가르쳐 달라고 조르는 사람들이 나타났다. 낯가림이 심한 탓에 말을 더듬는 사촌동생, 남을 할퀴는 말밖에 하지 못하는 새까만 미녀, 사투리 쓴다고 왕따당하는 초등학생, 야구 중계할 때면 꿔다 놓은 보릿자루가 되는 야구 해설자. 아니, 말하는 것에 자신이 없으면 발성 연습이라도 할 것이지 왜 라쿠고를 배우겠다는 거야? 하지만 그 해 여름, 미쓰바는 깨닫게 된다. 그 역시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말하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는 것을. 아무리 말해도 말해도, 마음이 입속에 틀어박힌 채 나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같은 우리나라 말인데 왜 이렇게 말이 안 통하지? 국민 오락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은 <무한도전>. 보고 있자면 어쩜 저렇게 말을 잘 받아칠까 싶어서 부러워진다. 세치 혀로 전 국민에게 큰웃음 주는 그들에게도 말문이 막히는 순간이란 게 있을까? 사람은 누구나 말을 하고 말로 소통하지만, 평생을 해도 어려운 것이 말이라는 녀석이다. 아무리 말을 해도, 어느 순간 말로는 절대 설명할 수 없는 무언가가 있음을 깨닫고 당황하게 된다. 이 책의 주인공들은 모두 그 벽에 가로막혀서 좌절한 사람들이다. 말로 관객들을 웃기며 먹고사는 미쓰바조차도. 타인과의 소통이 두려워서 움츠러든 사람들의 상처가 라쿠고를 배운다고 치유될 리 없다. 하지만 라쿠고 교실의 유일한 초등학생인 무라바야시가 말썽을 일으키자, 비로소 사람들은 무라바야시에 대해서, 서로에 대해서, 자신에 대해서 관심을 갖기 시작한다. 서툴렀지만 그것이 소통하기 위한 첫걸음이었다. 이러한 치유의 과정은 아이러니하게도 좌절의 아픔을 수반해야만 이루어진다. 미쓰바는 말해도 말해도 제자리걸음인 라쿠고 실력에 좌절하고서야, 말 때문에 고민하는 사촌동생을 처음으로 이해하게 된다. 그것은 새로운 소통의 시작이었다. 20대의 꿈과 방황 사이로 겹쳐지는 일본 문화 엿보기 『말해도 말해도』에는 라쿠고라는 일본의 전통 1인극이 비중 있게 등장한다. 생소한 문화라서 자칫 다가가기 어려울 것 같아 보이지만, 염려 마시라. 한국인이 모두 판소리를 즐기지 않듯이, 일본인도 대개 라쿠고와 인연 없이 살아간다. 사전지식 없기로는 피장파장이다. 라쿠고, 다도, 기모노, 마쓰리 등 여러 고유문화가 등장하는데도 위화감이 크게 느껴지지 않는 이유는 주인공 미쓰바의 시선 때문이다. 미쓰바는 라쿠고가 너무 좋아서 무작정 그 세계로 뛰어든 열혈 청년이다. 그렇지만 망설임이 없을 리야 없다. 암담한 전통문화계의 전망에 대해 걱정하고, 자신에게 재능이 없는 게 아닐까 고민하고, 그러면서도 좋아하는 일이라 그만둘 수 없다고 마음을 다잡는 미쓰바의 방황은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20대라면 누구나 겪는 방황이기에 쉽게 이입할 수 있다. 또한 미쓰바가 그토록 목매고 있는 라쿠고에도 자연스레 관심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사람의 내면을 꿰뚫는 작가, 사토 다카코의 대표작 사토 다카코는 『한순간 바람이 되어라』나 『노란 눈의 물고기』 등으로 국내에 소개된 작가다. 그녀의 섬세한 이야기 솜씨는 『말해도 말해도』와 같은 초기작에서도 빛이 난다. 20대가 겪는 방황에 초점을 맞춘 이 작품에는 내면을 깊게 파헤치는 그녀의 장기가 남김없이 발휘되어 있다. 내적으로는 인간의 마음을 응시하여 공감을 끌어내고, 외적으로는 질감 있는 문장을 구사하는 기교를 보여 준다. 현실에서 우러나오는 진실성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그녀답게 라쿠고 취재에만 7년 이상을 들였다고 한다. 세밀한 풍경화와도 같은 묘사력과 현실감은 사토 다카코 최대의 장점이다. “거짓말이라는 전제를 깔고 시작하는 것이 픽션입니다만, 거짓말 같은 픽션은 쓰고 싶지 않기 때문에 리얼리티에 집착하게 됩니다.” - 사토 다카코, 2007년 5월「NEWS ZERO」의 인터뷰에서 『말해도 말해도』는 사람과 사람 간의 소통에 대해서 다루고 있는 만큼 그냥 가벼운 주제라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전개는 무겁지 않다. 오히려 밝고 재미있다. 작가는 말을 잘 못하는 사람들끼리 부딪치면서 발생하는 좌충우돌 사건들을 따스하게 바라본다. 라쿠고 교실이 현실적으로 아무런 해결책도 제시하지 못하는데도 불구하고 암담하게 느껴지지 않는 것은 작가의 이러한 시선 덕일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