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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작가의 말
2. 폭설 3. 병원 4. 서울국밥집 5. 꽃불로 타오르다 6. 언니의 울음 7. 전화가 오다 8. 고통의 시간 9. 악몽을 꾸다 10. 게스(GUESS) 11. 지숙을 데려오다 12. 병원으로 가다 13. 해후 14. 선고 15. 생의 기록들 16. 푸른색 대문 집 17. 기별 18. 갈등 19. 꿈 20. 모텔 로즈하우스 21. 남자들, 찾아오다 22. 안개 속에서 길을 잃다 23. 열정의 잔해 24. 모성의 본능 25. 몸속에 갇힌 불 26. 터미널 차부다방 27. 송진우 28. 얼굴 없는 눈사람 29. 다시 살다 30. 눈이 그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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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웃음 끝에 고개를 주억거렸다.
「다 먹지는 않았어. 맥주에 여섯 알 먹었는데 혀부터 굳어지더라. 한 알 삼키면서 아버지에게 작별을 고하고, 한 알 삼키면서 어머니를 떠올리고, 또 한 알 삼키면서, 너, 한 알 삼키면서 경미, 그렇게 약 한 알에 한 사람씩 마지막 인사를 하는데 나중에는 혀끝이 굳어 제대로 발음되지 않는 거야. 그러니 겁이 났지. 어떻게 해. 가지고 있는 거 힘껏 던져 버리고 손가락을 찔러 넣어 게워 냈지. 그러고 나니 더 쓸쓸해지더라.」 「경미가 그것 때문에 참 많이 힘들어했어.」 「그게 왜 제 탓이야. 먹은 건 난데. 내가 스스로 먹은 건데.」 「없었으면 누나가 먹었을까 해서.」 「정말 난 그때 죽고 싶었어. 아마 그게 없었더라도 내가 샀을 거야.」 또다시 눈앞에서 붉은 불덩이가 너울거리더니 화기가 솟구쳐 올라왔다. 온몸에 불이 붙었을 때는 느끼지 못했던 열기가 환영으로 불을 만나자 이제야 뜨거웠다. 「으으으으…… 살려 줘.」 경수는 참다 못해 두 팔을 허우적댔다. 「어떻해. 어떻게 해야 해.」 경숙은 뒤로 물러서며 울음 섞인 소리만 내뱉었다. ---pp.189~19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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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의 사랑』은 사회적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금기시되고 터부시되는 사랑을 이야기하는 소설이다. 자신과 같은 성(性), 자신과 같은 족(族)에 사랑을 느끼는 이들이 우리 주위에 존재 하고 있고 그들이 얼마나 힘겨운 가운데서 자신의 사랑을 보듬어 가고 있는가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는 이야기가 이 안에 그려져 있다. 자신과 닮은 존재와 보이지 않는 하나의 끈으로 늘 연결되어 있는 듯한 복수적 관계를 자기 존재의 밑바닥에 깔고 숨쉬는 이들에 대한 애정 어린 시선과 손길이 이 작품을 이끌어 가고 있다.
『소수의 사랑』은 또한 새로운 유형의 가족소설이다. 작품에 등장하는 가족들 개개인은 모두 표면 장력을 지니고 있는 것처럼 자신의 내부로만 응축되어 있다. 그들은 한 가족임에도 각기 다른 외계 언어를 쓰는 사람들처럼 서로 소통되지 않는다. 그러나 이 가족들이 서로 소통하기를 얼마나 갈망하는지, 그 소통의 여부가 그들 하나하나의 삶을 어떻게 주저앉히고 어떻게 일으켜세우는지를 이 작품은 세세하게 보여 준다. 여기에 등장하는 다양한 인물들은 나름대로의 개인사를 바탕으로, 있는 그대로 사실적이고 담담하게 그려진다. 인물들이 모두 서술의 중심이 되어 시점들이 시시각각 교차하고 있으며, 소설안의 시간 순서도 해체되어 이곳저곳을 넘나든다. 이러한 점이 이 소설을 더욱 입체적으로 만들어 주고 있다. 소통불능의 암울한 폭설 가운데에서도 솟아나는 말간 해를 바라보는 사람들, 그러한 사람들에 대한 희망이 이 작품 안에 담겨 있으며 결국 자신에 대한 사랑과 믿음에서 모든 관계가 물꼬를 틀게 될 것이라는 메시지를 이 작품은 선사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