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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황하는 칼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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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저자 소개 1

히가시노 게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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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igo Higashino,ひがしの けいご,東野 圭吾

일본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 1958년 오사카 출생. 오사카 부립 대학 졸업 후 엔지니어로 일했다. 1985년 《방과 후》로 제31회 에도가와란포상을 수상하면서 작가로 데뷔하였다. 1999년 《비밀》로 제52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 2006년 《용의자 X의 헌신》으로 제134회 나오키상과 제6회 본격미스터리대상 소설부문상, 2012년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으로 제7회 중앙공론문예상, 2013년 《몽환화》로 제26회 시바타렌자부로상, 2014년 《기도의 막이 내릴 때》로 제48회 요시카와에이지 문학상을 수상했다. 주요 작품으로는 《동급생》 《라플라스의 마녀》 《가면산장 살인사건》
일본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 1958년 오사카 출생. 오사카 부립 대학 졸업 후 엔지니어로 일했다. 1985년 《방과 후》로 제31회 에도가와란포상을 수상하면서 작가로 데뷔하였다. 1999년 《비밀》로 제52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 2006년 《용의자 X의 헌신》으로 제134회 나오키상과 제6회 본격미스터리대상 소설부문상, 2012년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으로 제7회 중앙공론문예상, 2013년 《몽환화》로 제26회 시바타렌자부로상, 2014년 《기도의 막이 내릴 때》로 제48회 요시카와에이지 문학상을 수상했다. 주요 작품으로는 《동급생》 《라플라스의 마녀》 《가면산장 살인사건》 《몽환화》 《위험한 비너스》 《눈보라 체이스》 《연애의 행방》 《녹나무의 파수꾼》 《숙명》 등이 있으며, 그 외에도 동화 《마더 크리스마스》, 에세이 《히가시노 게이고의 무한도전》을 출간하였다. 2026년 7월 23일 향년 68세 대장암으로 별세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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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 이선희
1962년 서울에서 태어나 부산대학교 일어일문학과를 졸업하고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육대학원 일본어교육과에서 수학했다. 부산대학교 외국어학당 한국어 강사를 거쳐 삼성물산, 숭실대학교 등에서 일본어를 강의했다. 현재 SBS 아카데미 일본어 영상번역 과정 강사로 있으며, 외화 및 출판 번역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우리말로 옮긴 주요 소설에는 『천국까지 100마일』『못생긴 꽃』『흑소소설』『독소소설』『괴소소설』『산타 아줌마』『비밀』『변신』『검은 집』등이 있다.

품목정보

발행일
2008년 02월 27일
쪽수, 무게, 크기
544쪽 | 598g | 128*188*35mm
ISBN13
9788958830559

책 속으로

가이지는 지금 두 종류의 약을 가지고 있다. 하나는 클로로포름이다. 어디서 구했는지는 모르지만, 그의 말에 따르면 그 약을 이용해서 지금까지 많은 여자들을 성폭행했다고 한다. 여자를 기절시키기만 하면 그 다음은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성폭행한 다음 여자를 그 자리에 버려두고 재빨리 도망친다. 물론 피해자는 경찰에 신고했겠지만 지금까지 가이지에게 수사의 손길이 미친 적은 한 번도 없다. 그 때문에 그가 이 달콤한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는 것이다.
그가 가지고 있는 다른 하나의 약은, 그의 말을 빌리자면 ‘마법의 가루’라고 한다. 각성제의 일종인 그 약을 보며 그는 자랑스럽게 말했다.
“이것만 있으면 어떤 여자라도 내 마음대로 할 수 있어. 이 약을 사용하면 제발 내 안에 넣어주세요, 하고 애걸복걸하거든.”
그는 2, 3일 전에 시부야에서 구입한 그 약을 사용하고 싶어서 안달복달했다.
“여자 사냥을 가자!”
--- pp.11~12

그는 문득 생각난 듯 책상 서랍을 열었다. 거기에는 핑크빛 휴대전화가 들어 있었다. 에마가 가지고 있던 것이다. 그날 이후, 한 번도 전원을 켜지 않았다. 사체가 발견될 때까지 그녀의 부모와 친구들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전화를 걸었으리라. 문자메시지도 보냈으리라. 그러나 그들의 목소리나 문자메시지는 그녀에게 닿지 못했다.
별안간 사람이 살아 있다는 것이 무엇인지 알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것은 단지 밥을 먹고 숨을 쉬는 것이 아니다. 주위의 많은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의견을 주고받는 것이다. 사람은 커다란 기계에 있는 하나의 톱니바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사람이 죽는다는 것은 기계에서 톱니바퀴 하나가 사라진다는 것이다.
강한 불안과 공포가 그의 가슴을 압박했다. 가벼운 휴대전화가 돌연 무겁게 느껴졌다. 에마는 이 휴대전화를 통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과 이어져 있었을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한 줄기 희망에 매달려 이 휴대전화번호를 눌렀을까?
--- pp. 59~60

생기라곤 손톱만큼도 찾아볼 수 없는 그 소녀가 에마라는 사실을 깨달을 때까지, 그에게는 약간의 시간이 필요했다. 아니, 소녀가 등장하는 순간 알아차렸지만, 그의 내부에서 인정하는 마음과 인정하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치열하게 싸우고 있었던 것이다.
그는 손으로 입을 막았다. 비명을 지를 뻔했기 때문이다. 입을 막는 것만으로는 새어 나오는 비명을 막을 수 없어서 그는 가운뎃손가락을 힘껏 깨물었다.
에마는 전라의 모습으로, 남자의 손에 머리를 눌린 채 그에게 봉사하고 있었다. 공허한 눈과 얼굴에서는 인간의 표정을 전혀 느낄 수 없다. 저항하고 있는 기색조차 찾아볼 수 없다.
누군가의 웃음소리가 들렸다. 캠코더로 찍고 있는 남자인지, 에마에게 봉사를 받고 있는 남자인지는 알 수 없다. 남자들은 다시 무슨 이야기를 나누었다. 내용은 알아들을 수 없다. 그러나 그들의 말투에서 음모에 가득 찬 즐거움이 느껴졌다.

--- pp. 97~98

출판사 리뷰

히가시노 게이고의 블랙 유머 소설 ‘웃음 3부작’을 기억하는가? 지난해 출간되어 독자들의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던 『흑소소설』『독소소설』『괴소소설』은 이제까지 우리가 알고 있던 히가시노 게이고와는 전혀 다른 그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는 앞서 언급한 소설집 속의 몇몇 단편에서 웃음이라는 소재를 통해 사회문제를 건드려 우리를 조금 불편하게 만든 바 있다. 그리고 이번에는 한 걸음 더 나아가 본격적으로 사회문제를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냈다. 바로 『방황하는 칼날』이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왜 ‘소년범죄’에 주목했는가?
『방황하는 칼날』에서 그가 주목한 것은 소년범죄다. 어리다는 이유 하나로 잔혹한 범죄를 저질러도 ‘갱생’이라는 이름 아래 가벼운 처벌을 받고 풀려나는 미성년자들. 그리고 그 상황을 지켜보며 다시 한 번 상처받고 복수를 생각하게 되는 피해자와 그 가족들. 소년범죄의 심각성은 비단 일본만의 문제는 아니다. 현재 우리나라도 <소년법> 아래 비슷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한 예로 얼마 전 같은 학교에 다니는 한 여학생을 집단으로 성폭행한 소년 10여 명이 훈방으로 풀려나 사회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피해자의 아픔이 너무 소홀히 여겨지고 있다. …… 복수가 좋은 일이 아니라는 사실은 알고 있지만, 지금의 사회 시스템에는 큰 결함이 있어 그것을 어떻게든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이 책의 집필 이유를 밝혔다.
그는 『방황하는 칼날』에서 ‘미스터리의 거장’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좀 더 깊고 날카로운 시선을 가지고 세상으로 파고들어가 독자에게 피할 수 없는 질문을 던진다. 당신은 소년범죄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한 적이 있는가?

‘방황하는 칼날’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방황하는 칼날』은 고등학교를 중퇴한 2명의 미성년자가 어린 소녀 에마를 성폭행하면서 시작된다. 성폭행 도중 예기치 않게 에마가 죽어버리자 범인들은 시체를 강에 버린다. 경찰이 발견한 시체로 딸의 죽음을 확인한 나가미네. 그에게 수수께끼의 남자가 딸을 죽인 범인이 누구인지, 그가 사는 곳이 어디인지를 알려주는 메시지를 남긴다. 그는 경찰에 연락을 할까 망설이다, 일단 자신의 눈으로 확인해보기로 한다. 범인의 집에 찾아간 그는 그곳에서 딸이 마약에 취한 채 성폭행당하는 장면이 녹화된 비디오테이프를 보게 되고, 분노가 절정에 달한 순간 집에 들어온 범인을 순간적으로 처참히 죽여버린다. 이때부터 나가미네는 피해자 가족이 아닌 용의자가 되고, 경찰은 도망친 또 다른 범인을 쫓고 있는 그를 막기 위해 지명수배령을 내린다.
이때부터 형사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은 갈등한다. 성년이라면 무거운 형벌을 받을 것이 분명한 죄를 저지른 범인, 하지만 미성년자라서 가벼운 형벌을 받게 될 범인을 지키기 위해 정말 나가미네를 추적해야 하는가? 정말 경찰은 미성년의 범인을 지켜야 하는 것인가? 그렇지 않다면 나가미네가 복수하도록 놓아두어야 하는가?
세상 속에 그리고 사람들의 마음속에 자리 잡은 ‘정의’가 방황하게 되는 바로 이 지점에서 이 책의 제목 『방황하는 칼날』의 숨은 의미가 드러난다.

소년범죄자를 쏟아내는 세상을 만든 것은 무엇인가?
딸을 잃고 복수심에 사로잡힌 나가미네, 도주하는 성폭행범, 이들을 추적하는 형사들, 성폭행범의 친구, 사고로 아들을 잃은 여자, 나가미네에게 범인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는 수수께끼의 남자, 그리고 또 다른 피해자의 아버지가 이 책의 주요 등장인물이다. 이들과 더불어 『방황하는 칼날』을 읽으며 독자가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되는 중요한 요소가 바로 이 등장인물들을 둘러싼 ‘세상’이다.
나가미네의 복수에 내심 동조하면서도 ‘심정은 이해하나 경찰에 맡겨야 한다’는 뻔한 이야기를 늘어놓는 세상. 자기의 생활만 보장되면 다른 사람의 일은 아무래도 상관없는 세상. 나가미네는 자신도 딸을 잃기 전까지는 그런 뻔한 이야기를 늘어놓는, 다른 사람의 일에는 무관심한 세상의 일부였음을 고백한다. “왜 그런 녀석들이 태어나고 방치된 것일까? 세상은 왜 그런 녀석들이 일을 벌이도록 놓아둔 것일까? 아니, 놓아둔 것이 아니다. 다만 무관심할 따름이다. …… 그제야 그는 깨달았다. 자기 역시 세상을 이렇게 만든 공범자라는 사실을. 공범자에게는 죗값을 치러야 할 책임이 똑같이 존재한다. 그리고 이번에 선택된 사람은 자신이었다.”
그리고 히가시노 게이고는 이러한 세상을 만든 또 하나의 공범자로 ‘법’을 지목한다. 사람들이 정의의 칼날이라고 믿는 법이란 것이 절대적으로 옳을까? 절대적으로 옳다면 왜 끊임없이 개정되고 있을까? 그 완벽하지 않은 법을 지키기 위해 왜 경찰은 정신없이 뛰어다니는 걸까? 그 법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선량한 사람들의 마음을 마구 짓밟아도 되는 걸까? 게다가 범인을 체포하고 격리하는 것은 다른 관점에서 보면 그들을 보호하는 것이 아닐까? 그들은 죄를 저질러도 보복당하지 않도록 국가가 자신들을 지켜준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 않을까? 히가시노 게이고는 법을 집행하는 경찰이라는 조직에 몸담고 있는 형사반장 히사쓰카와 오리베의 입을 통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며, 우리가 이제껏 아무 의심 없이 정의의 칼날이라 믿어온 ‘법’의 존재와 그 역할에 대해 한번 생각해보라고 권한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소년범죄에 대한 다양한 세상의 시선을 여러 등장인물들의 입을 통해 드러내어 독자를 혼란스럽게 만들어놓고는 빠른 전개로 상황을 마무리 짓는다. 그럼으로써 책을 덮은 후에 독자로 하여금 생각하게 만드는 자신만의 마무리 방식을 『방황하는 칼날』에서도 고수한다.
“『방황하는 칼날』이 어떤 결말을 맞이하더라도 독자는 납득할 수 없다. 한마디로 해피 엔드를 기대할 수 없는 작품이다.”라는 한 독자의 서평처럼 나가미네의 복수가 성공하든 실패하든 독자는 스스로에게 이렇게 물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것이 정말 옳은 결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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