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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6단원고약전 《짧은, 그리고 영원한》
2학년 4반(4권)-제 별에서 여러분들을 보고 있을게요 강승묵 소울이 가장 중요한 ‘단세포밴드’ 강신욱 푸근하고 듬직한 신욱이 강 혁 순애씨의 하얀 돼지 권오천 세상을 다 가진 소년 김건우 작은 거인 건우 이야기 김대희 지켜 주고 싶어서 김동혁 엄마가 가져온 변화, 그리고 가족의 행복 김범수 이 똥깔놈! 김용진 마술이 마법처럼 제 삶을 바꿨어요 김웅기 잘 다녀오겠습니다 김윤수 하늘나라 작가가 된 윤수 김정현 형! 나 정현이야 김호연 진중하고 단정한 아이, 호연이 박수현 “사랑”을 입버릇처럼 말하던 소년 박정훈 정든 포도나무, 박정훈 빈하용 제 별에서 여러분들을 보고 있을게요 슬라바 주문을 외우면 안준혁 착한 돼지가 아니면 안 돼지 안형준 “천둥 치는 날, 꼭 와야 해” 임경빈 멋진 발차기 태권 소년 경빈이 임요한 파랑새의 집 장진용 쾌남, 주니어 정차웅 열여덟, 연둣빛처럼 정휘범 886번째 수요일부터 그다음 수요일까지 진우혁 그림, 라면, 게임, 우혁이를 표현하는 세 단어 최성호 벚꽃엔딩 한정무 충분히 좋은 기억 홍순영 여기, 한 아이가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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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 시절에 빠트릴 수 없는 게 ‘오덕방’이에요. 카톡방 이름입니다. 난 첨에 오덕이 뭔가 했어요. 오타쿠를 지들 식으로 부르는 말이에요. 첨엔 남자들 몇이 만들었대요. 범수가 만화를 좋아해서 방 이름을 그렇게 지은 거예요. 그 방에선 일본 만화에 나오는 어투를 썼어요. 이런 식이에요.
“알겠다능” “그렇다능” 이름을 부를 때도 “민희짱, 태욱짱” 하고 불렀어요. 그 카톡방에서 서로 장난치고 진실 게임을 했어요. 오덕방이 인기가 많아져서 나중엔 13명까지 늘었대요. 반 애들이 37명이니까 셋에 하나는 가입한 거죠. 실제 범수가 오덕방에 자주 등장한 건 아니더라고요. 걔는 애니메이션 보느라 자주 들어갈 짬이 없었거든요. 오덕방은 지금도 있어요. 맨 처음 그 방을 만든 범수만 빠진 겁니다. 열세 명 중에 단원고에 간 애는 범수가 유일했거든요. 애들이 오덕방 카톡을 아직도 간직하고 있어요. 몇 년 동안 대화가 쌓여 있어요. 범수가 카톡! 소리를 내며 친구들에게 안부 인사 한 번 전해 주면 아이들이 얼마나 기뻐할까요? --- 416단원고약전 짧은, 그리고 영원한 2학년 4반(4권) 《제 별에서 여러분들을 보고 있을게요》 김범수 〈이 똥깔놈!〉 중에서 안준혁은 누구인가? 착한 돼지. 이 착한 돼지가 어른이 되면 뭘 할까? 준혁이는 친구들 앞에서 어른이 되면 고깃집을 차린 뒤 모두 초대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안준혁은 너무 잘 먹었다! 요리를 잘했다! 가게 이름도 정해 뒀다. '안 먹어 보면 안 돼지'. 2014년 준혁이에게는 꿈이 또 하나 생겼다. 중국에서 일하는 꿈. 만약 준혁이가 고깃집을 차린다 해도 그 식당은 중국에 있을 확률이 높다. 앞날에 대한 꿈이라는 건 언제나 좋은 것이니까, 그런 꿈이라면 많으면 많을수록 좋았다. “너 성격 정말 좋아 최고야!! 고깃집 차려서 동창회 한다는 약속 꼭 지켜.”-홍주 --- 416단원고약전 짧은, 그리고 영원한 2학년 4반(4권) 《제 별에서 여러분들을 보고 있을게요》 안준혁 〈착한 돼지가 아니면 안 돼지〉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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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3월, 그리고 1년이라는 시간
2015년 3월, 세월호 참사를 1주기 앞두고 단원고 희생자들에 대한 약전 기록이 시작됐다. 준비 과정을 밀쳐두더라도 꼬박 1년이 넘은 것이다. 꽃샘추위가 기승인 3월을 시작으로, 안산에서 봄을 맞고, 여름을 보내고, 가을을 함께하고, 겨울에 접어들었다. 그리고 이제 다시 봄이 오고 있다. 일주일을 앓다 약전 취재를 위해 처음 유가족을 만난 날을 기억한다. 그 날은 봄비가 내린 뒤라 꽤 쌀쌀했다. 화랑유원지에 마련된 약전작가 컨테이너에서 아이의 어머니를 기다리는 동안 마음이 초조했다. 무슨 말부터 꺼내야 할지,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 인사말은 뭐가 좋을지 궁리하느라 입술을 잘근잘근 씹었더니 나중엔 피 맛이 났다. 하지만 정말 힘든 건 내 마음을 단단히 하는 거였다. 나는 떨리는 심장을 어쩌지 못하고 서늘한 컨테이너 안에서 식은땀을 흘렸다. 조용히 문을 열고 들어온 어머니는 나보다 단단했다. 5시간 가까이 이야기를 듣는 동안 가져간 휴지 한통은 내가 다 써버렸다. 아이가 태어난 순간부터, 2014년 4월 16일 아침까지 겪은 일들이 내 속에 오롯이 담기는 시간이었다. 그 날 집으로 돌아와 꼬박 일주일을 앓았다. 아이들의 삶이 내 가슴에 문신처럼 새겨지다 시간이 지나자 가고 없는 아이가 내 속에서 되살아났다. 지금도 눈을 감으면, 생전에 한 번도 본 적 없는 아이의 목소리와 웃음소리가 들리는 착각에 빠진다. 그렇게 아이들은 글에서 다시 태어났다. 실제로 대부분의 약전이 세월호 참사 직전까지의 삶을 기록하고 있다. 완성하고 보니 곱지 않은 삶이 없다. 안타까움에 탄식이 절로 나올 만큼 그들은 소중한 존재였다. 그렇게 작가들의 가슴엔 자신이 기록한 희생자의 삶이 문신처럼 새겨졌다. 그리고 이제 그 문신은 무엇으로도 지울 수 없게 되었다. 잊지 않겠다는 약속, 그리고 기억하기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나 생각하면, 할 수 있는 일이 없는 것도 아니다. 거창하지도 않다. 기억하는 일이다. 잊지 않겠다는 처음의 약속을 지키는 거다. 진실이 밝혀지고, 아이들이 가벼운 마음으로 진짜 나비가 되고 별이 되는 날까지 기억하고 기억하는 거. 그게 우리에게 주어진 몫이다. 작가들의 가슴앓이로 완성된 416 단원고 약전이 ‘잊지 않겠다’는 약속을 지키는 희망이 되길 바란다. 더불어 세월호 참사로 상처받은 모든 사람들의 마음에도 치유를 줄 수 있길 희망한다. -오시은(약전발간위원·집필 작가) / 월간 [어린이와 문학] 기고글 중 |